사이판, 트래블버블…이르면 이달말 여행 개시
코로나 '1212명' 재확산에 델타 변이도 늘어
방심하면 확산…국토부는 "상황 지켜보는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200명을 넘어서며 '4차 대유행' 위기감이 커지자 이달 말을 목표로 추진하던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시행을 통한 해외여행도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면 괜찮다'는 입장이지만 섣부른 규제완화가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일단 '7월말, 8월초' 시행을 기존대로 추진하되, 확산 추이를 보고 연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7일 국토교통부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가 사이판(북마리아나제도)과의 트래블버블 시행을 발표한지 일주일만에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30일 사이판과 트래블버블 합의문 서명식을 갖고 여행사와 항공사의 모객을 허용한 바 있다. 계획대로라면 우리나라와 현지의 사전방역 점검을 거쳐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에는 사이판부터 해외여행이 시작된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에서 시작된 집단감염과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토부는 백신 접종자에 한해 단체여행만 실시하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여행 전후 6번에 달하는 코로나19 검사와 트래블버블 시행 이후 여행을 일시 중단할 수 있는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마련했으나 해외여행이 휴가철과 맞물려 '방역 방심'을 야기할 수 있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많다.
운항재개를 준비하고 있던 여행업계에서는 트래블버블을 서둘렀다가 방역 악화로 중단되면 오는 9월 추석 연휴 여행 수요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사이판, 괌 외에도 싱가포르, 홍콩 등과 트래블버블을 추진 중이지만 이 역시 국내 방역 상황이 나빠지면 추진이 쉽지 않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지난 5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사이판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등 더 많은 방역안전 국가와 트래블버블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추진을 약속했다. 일단 국토부는 1000명대 확진자 추세가 유지될 지 알 수 없는 만큼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방역당국과 확진자 증가에 따른 트래블버블 재검토 논의 계획도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토부는 합의 이후라도 확진자수 늘면 개시일자 연기하겠다는 입장 밝힌 바 있으나 구체적인 기준은 없는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양국의 상황이 다르고 확진자 추세도 중요하기 때문에 개시일자를 연기하는 정량적 기준은 없고 분위기나 상황을 봐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아직은 기존 7월말 8월초 시행을 미룰만한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