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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가요의
메리다 MTB 마라톤(일명 오디랠리) 완주기
원문 읽기 : http://cafe.naver.com/bikeclinic/8242
1. 바이키안과 오디랠리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여의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마음에 쌓인 찌꺼기를 씻어내듯 산에 올랐던 30여년의 세월을 뒤로 보내고 이젠 자전거를 타고 바람과 구름과 나무와 풀의 향기를 맡으며 이 산 저 산을 누비게 되었다. 그 향기에서는 언제나 내가 평생 꿈꾸어 왔고, 무채색처럼 투박한 현실적 삶에서는 여간해서는 맡기 어려웠던 채색된 자유의 냄새가 묻어났다.
작년 말, 바이키안과 만나면서 나는 자전거 인생의 허물을 벗었다. 항상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각양각색의 산길은 그 지형지물 자체로 나에게 신천지였다. 그곳에는 규칙적인 페달링으로 이루어지는 도로와 임도 라이딩에서는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매 순간마다의 짜릿한 울림이 있었다. 그것은 감각적인 동요와 정신적인 흥분 상태를 모두 포함하는 경험이었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매혹적인 자극이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산뽕’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싱글 트랙은 정말로 히로뽕보다도 중독성이 강한 산뽕이었다. 나는 바이키안과 만나면서 어느새 산뽕 중독자가 되어 버렸다. 그런 어느 사이 애벌레였던 나는 허물을 벗고 나비가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아치님이 찍어주신 내 모습 : 강남300 지점>
내 자전거의 사부가 공주바이크의 바람여울이었다면, 싱글 트랙의 사부는 바이키안의 모래추, 스와이, 안토니오, 경모애비였다. 그들은 물론 ‘챔피언처럼 타는’ 프로 라이더는 아닐지라도 ‘트레일에서 살아남는 수준’은 되는 분들이었다. 가볍게 턴하고 솟구치고 떨어지고 범에서 속도를 붙이는 법을 몸으로 가르쳐 주었다. 나는 대부분 형편없는 품새로 우왕좌왕 따라갔지만, 어느 사이엔가 가끔씩 내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기분을 느끼기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도솔산 야간라이딩 출발 전에 스와이님이 오디랠리 이야기를 꺼냈다.
“작년에 개최하지 않았던 오디랠리를 올해는 연다는데요....”
작년 280랠리 이후 랠리의 매력에 흠씬 빠져 있던 내 귀가 번쩍 뜨였다.
“오디랠리는 어때요?”
“기가 막히죠. 특히 전반부 랠리는 코스가 환상적이었어요. 도로나 임도로 업힐한 후 기막힌 코스로 딴힐을 하는데, 그런 코스가 계속 이어지죠. 이런 훌륭한 길들이라면 하염없이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매력 있는 랠리에요.”
그 후 경모애비님의 주도로 오디랠리 팀이 구성되었고, 허수 안토니오 솔로 프레스맨 봄비 모래추 송죽 경모애비 핫산 보드맨 하얀바퀴 그리고 나, 모두 12명이 참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벨박, 월매, 매형, 아치, 배사장 총 5명이 기꺼이 지원을 맡아 주셨다.
2. 준비 상황
먼저 시간 나는 대로 오디랠리 홈페이지에 공지된 코스를 네이버 지도와 다음 지도로 살펴보았다. 아마 열 번은 족히 마음속으로 랠리 코스를 달렸을 것이다. 그리고 대전 둘레길 50Km 싱글 라이딩과 공주대간 50Km 싱글 라이딩 등으로 부족한 몸을 조금씩 만들어 갔다.
5월 11일 최종 코스가 발표되자마자 구간별 시간계획서를 작성했다.
바이키안 참가자들의 체력적 조건이 많이 달랐기 때문에 봄비님을 기준으로 빠른 속도로 달릴 때의 시간과 토니 형을 기준으로 천천히 즐기며 달릴 때의 시간을 계산해 보았더니 매우 큰 차이가 났다.
아주 빠르게 쉬지 않고 달린다면 9시간 이내에도 완주가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속 12Km 정도의 속도만 낼 수 있다면 밥 먹는 시간 포함해도 그리 오랜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9시간 내에 완주가 가능해 보였다. 작년 280랠리 1등으로 완주한 사람은 핸들바에 햇반을 거치해 달고 먹으면서 달렸다고 하지 않았는가. 봄비님이나 하얀바퀴 정도의 강철 체력이라면 워낙 업힐 능력이 뛰어나고 다운힐에도 강하니 9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았다.
하지만 토니 형을 비롯해 몇몇 참가자들은 근지구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총 12개의 산을 넘어야 하는 장거리 레이스이기 때문에 근지구력을 충분히 고려해서 시간 계획을 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5시간을 초안으로 잡았다. 그러면 오후 3시에 도착할 것이다. 처음 구간인 <분당천변-탄천변-동막천변-손곡천변>에서 가벼운 페달링으로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고, 나머지 구간을 도솔산 라이딩하듯 사진도 찍고 즐기면서 룰루랄라 간다면 다운힐이 워낙 강한 분들이니 평속 8Km는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식사 시간도 한 시간씩 할애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라이딩한다면 바이키안의 후발 주자들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랠리를 즐기면서 전원 완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때 오디랠리의 책임을 맡은 경모애비님이 지원 포인트를 카페 홈에 올렸는데, 내 생각과 약간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기게 되었다. 나는 아침 식사 장소로 우담산을 내려와서 지강건설 부근에서 먹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디랠리 두목님은 아침 식사 지원 포인트를 불곡산 입구로 잡았던 것이다. 할 수 없이 거기에 맞춰 초안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초반 천변 자전거도로에서의 속도가 빨라졌고, 업힐 속도에도 그다지 여유를 두기가 어려웠다. 막상 시간계획표를 다 짜놓고 나니 눈꼽만큼 걱정도 되었다. 그 날 상황 봐서 조정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작성된 최종 시간계획표는 아래와 같다.
http://cafe.naver.com/bikeclinic/8211
<오전 11시, 도착지점에서. 왼쪽에서 두 번째:봄비, 오른쪽에서 두 번째:하얀바퀴>
<끝까지 나와 함께 한 모래추님>
<끝까지 나와 함께 한 토니 형>
<끝까지 나와 함께 한 솔로님>
3. 천당 아래 분당으로 출발
5월 14일 저녁 7시 30분, 샵에 도착했더니 왁자지껄 분주하다. 전투조와 지원조 대부분이 이미 샵에 도착해 있었다. 모두의 음성과 표정에서 가벼운 흥분 상태가 느껴졌다. 그런데 단 한 분, 허수 형님의 표정이 어둡기 짝이 없다. 감기몸살로 열이 장난이 아니다. 얼핏 보기에도 랠리 참가가 불가능해 보이는데, 주변에서는 매몰찬 권유들이 오고간다.
“형님, 일단 자전거는 싣고 보죠.”
“지금 분당으로 안 가시면 집에 가서도 절대 잠 못 자요. 밤새 더 끙끙거리실 걸요. 랠리를 완주하든 못하든, 일단 차 타고 출발하느니만 못해요.”
허수 형님의 갈등하는 모습이 표정으로 숨김없이 나타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적 상황은 한 동안 지속되지만...... 하지만 쉬고 싶은 욕망보다 후회하고 싶지 않은 욕망이 더 크다!
벨박님의 사탕발림도 한 몫 단단히 했을지 모른다.
“형님이 가신다면 제 차로 모시고 가겠습니다.”
결국 벨박님의 큰 차에 탄 오다이 다섯 명 + 사학년 두 명의 수다스러운 웃음꽃 속에서 감기몸살도 고속도로의 정체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
<트럭에 자전거를 싣고 출발 준비하는 모습(위)과 율동공원에 도착해 자전거를 내리는 모습(아래)>
율동공원에 도착해서 월매표 홍합 미역국으로 출출해진 배를 채웠다. 맛도 정성도 감동이었다.
토니 형 왈,
“월매님은 바이키안의 보배야. 월매님은 어떤 잘못을 해도 용서할 수 있는 여인이지!"
내 머리 속에서는 이런 언어유희가 스쳐갔다.
“월매가 존재하기 전의 바이키안과 월매가 있을 때의 바이키안으로 나눕시다. BW 시대와 AW 시대로! ㅎㅎㅎㅎㅎ”
<월매표 홍합 미역국으로 속을 풀고 있는 바이키안 회원들>
출발하기 전 잠시 짬을 내어 벨박님의 차에서 눈이라도 붙이고 싶었지만 잠이 올 리 없다. 세상 모르고 잠든 사람은 오직 한 명, 하얀바퀴뿐이다. 자전거를 싣고 온 트럭 짐칸에 누워 어디서 가져왔는지 담요 한 장 덮고 단잠에 빠져있다. 나도 어디 가면 ‘야전형 인간’ 소리 잘 듣는 편인데, 하얀바퀴에 비하면 ‘야전형 인간’은커녕 오히려 ‘온실형 인간’에 더 가까워 보인다. 역시 하얀바퀴다. 대전 둘레길 181Km 산악 랠리 코스를 거의 혼자서 설계하고, 또 한 번도 쉬지 않고 밤을 꼬박 새워, 18시간만에 그 거의 완벽한 산길을 혼자서 답사한 괴물형 인간이다.
하얀바퀴가 설계한 대전랠리 코스는 이러하다.
http://cafe.daum.net/PASSIONMTB/HQp4/69
4. 우리는 이렇게 오디랠리를 완주했다
<율동공원 본부석 앞에 모여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바이키안 회원들>
밤 1시, 드디어 율동공원을 출발한다. 빠른 완주를 원한다면 본부석 왼쪽 라인에서 대기하다가 재빨리 천변 자전거도로로 진입하고, 최대한 빨리 달려 선두권에서 싱글에 진입해야겠지만, 어차피 내 계획은 토니 형님 등과 사진도 찍으면서 최대한 랠리를 즐기는 것이기 때문에 어중간한 자리에서 대기하다가 어중간한 위치에서 출발한다. 허수 형님, 토니 형, 프레스맨 회장님, 모래추님 등과 함께 이곳을 왜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일컫는지를 눈으로 확인해 가면서 분당천을 지나 탄천을 지나 동막천을 지나, 도로로 올라붙어 성지코스 진입로인 공동묘지로 달려나간다.
중간에 하얀바퀴와 봄비님이 쏜살같이 추월해 나간다. 크, 아마도 트럭에서 자고 있던 하얀바퀴를 아무도 깨우지 않아, 봄비님이 뒤늦게 발견하고 깨워 출발한 모양이다.
출발 전에 우리가, “1등으로 들어와야죠?”하고 물으면, “에이, 천천히 갈 거에요.”하고 대답하지만, 싱글에서 허접 라이더들에게 막혀 제 속도로 달리지 못하는 것은 견디지 못할 스피드맨들이니.... 결국 그 둘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 달릴 것이 뻔하다.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아서 중간 중간에서 속도를 조금만 줄이자고 제안해 보지만, 모두의 머릿속에서는 싱글에서 걸리작거릴 참가자들이 오락가락하는 탓인지 아무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든 잘되겠지.
1시 40분, 성지코스 입구에 도착한다. GPS를 보니 15Km 지점이다. <손곡성지>라고 쓰인 도로표시판을 보면서 왜 성지코스라고 명명했는지 직감한다. 힘을 아끼기 위해 1-1단으로 천천히 빨래판을 기어오른다. 공동묘지가 끝나갈 즈음부터 흙길로 바뀌더니 이내 산길로 접어든다. 대부분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업힐 구간을 오르자 철책과 쉴 수 있는 의자가 마련되어 있는 고갯마루에 도착한다. 먼저 와 있던 보드맨은 그곳에서 펑크를 때우고 있다. 우리는 껴입었던 옷을 껍질 벗듯 하나 둘씩 벗어버린다.
<성지코스에서 라이딩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바이키안 회원들 : 허수 형님의 표정이 완전히 살아났죠?>
다시 짧은 오르막 끝에 3Km 가까운 쾌적한 딴힐이 이어진다. 하지만 길게 늘어선 불빛과 꽉 막힌 싱글 트랙은 신나는 딴힐과는 거리가 멀다. 빨리 가고 싶은 욕심에 비해 아직은 실력이 붙지 않은 다운힐러들이 앞을 군데군데 막고 있다. 그들로 인해 신나는 딴힐은 꿈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뭐 그렇다고 해서 짜증이 나거나 짜증을 내지는 않는다. 이미 충분히 예상했던 상황이고, 바로 엊그제만 해도 내가 바로 다른 다운힐러들에게 장애물 같은 존재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싫었다면 진작 천변에서 40Km 이상으로 달려 나갔어야 했을 것이다. 내 뒤에 오던, 작년에 280랠리를 함께 해 이젠 오랜 친구처럼 느껴지는 특허청 소속의 조약돌님은 연신 공자님같은 인자한 웃음만 날린다. 끌든지 타든지 그냥 다 좋은 것이다. 애시당초 시간에 대한 욕심이 없으니, 짜증이 날 리 없다.
<나만 따라가겠다며 농담하고 웃는 조약돌님의 천진(?)한 모습 ㅎㅎㅎ>
성지코스를 내려와 낙생저수지를 거쳐 고분재로 나아간다. 길 양옆으로는 각종 음식점과 펜션이 즐비한데, 한밤중이라 그런지 쓸쓸해 보일 뿐이다. 다음지도에는 <허브향기>에서부터 바라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것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나는 그 푯말을 주의 깊게 찾아가며 오른다. 바라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경사가 급하지 않다. 처음 부분은 평상시라면 충분히 타고 오를 만하다. 정상 가까이 갈수록 좀더 경사가 급해지기는 하지만 끌바 또한 평이해서 힘빼는 구간은 아니다. 단지 정상까지 라이트 불빛이 실처럼 이어진 것이 꽉 막힌 딴힐을 예고하고 있어 아주 조금은 김이 빠지는 느낌이 있을 뿐.....
2시 40분, 그다지 어렵지 않게 바라산 정상에 올라 고기리 쪽으로 다운힐하는데, 산길이 아기자기하고 가끔 나무턱이 깔깔한 것이 쾌감을 자극한다. 다행스럽게도 앞을 막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몇 명의 참가자들이 나무턱이 있는 급경사 지역에서 자리를 피해주는 바람에 프레스맨, 모래추, 나, 토니 형, 조약돌, 허수 형님 순으로 아주 조금씩 밀리는 가운데, 그나마 신나는 딴힐의 맛을 충분히 즐긴다. 이 정도면 야호~~! 소리가 나올 만하다.
<바라산 구간에서의 바이키안>
도저히 타고 내려갈 수 없는 마지막 급경사 지점을 지나 잠시 쉬며 간식을 먹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시야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는 허수 형님이 아무리 기다려도 내려오지 않는 것이다. 불현듯 걱정되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는데, 설마 감기몸살이 심해져서.... 에구구....
한참 뒤에야 자전거를 끌고 나타나신 허수 형님 왈, “뒷드레일러가 말을 듣지 않어! 이거 고칠 수 있는 사람 없나?” 그 때부터 뒷드레일러가 허수 형님의 발목을 꽉 붙들어매고 풀어주질 않는데....
배사장님을 불러오기도 그런 상황이고 해서, 결국 일부 기어비를 포기한 채 운행하기로 결정하고 고고싱하는데....
서광사의 현란한 연등을 바라보며 붓골재에 올라, 드디어 본격적인 우담산 능선으로 업힐을 시작하는데, 지금까지보다 오르막길은 길어지고, 힘은 조금씩 더 들기 시작한다.
우담산 능선에 올라 좌회전하여 평이한 멋진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가 다시 갈래길에서 우회전하여 본격적인 딴힐이 시작되는데, 그곳이 바로 나와 봄비님이 지도를 보면서 추정한, 가장 신나는 딴힐 구간 중 하나인 것이다.
그런데 그 멋진 딴힐 구간에서 앞에 가던 한 여성 라이더가 제대로 내려가지를 못하고 계속 멈추는 것이다. 중간까지 지루하게 멈추다 가다를 반복하며 내려오다가, 도저히 안 되겠기에, “죄송하지만 먼저 좀 가면 안 될까요?”를 내뱉고 만다. 그 이후에는 정말로 신나는 다운힐, 내가 이 랠리에 참가한 의미를 조금은 느끼게 해준다.
도로로 내려오기 직전에 랠리 운영위원들이 야광복을 입고 속도를 줄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나는 그곳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우리 팀이 모두 내려올 때까지 카메라를 들고 기다린다.
4시 20분, 도로에 내려섰더니 보드맨이 전혀 모르는 어떤 참가자의 펑크를 때워주고 있다.
나는 반가워서, “어, 여기서 만났네.” 했더니,
“배터리가 완전 방전되는 바람에 꼭대기부터 여기까지 깜깜한 길을 몽땅 걸어내려 왔어요.” 하는 것이다. 허걱, 이런 비극적인 일이.... 결국 배터리 때문에 보드맨은 지원조로 온 매형님에게 전화해서 배터리 가지고 백운호수로 와달라고 했단다. 허 참....
마침 두 개의 라이트를 가지고 간 나는 자전거에 거치되어 있는 한 개를 풀어 보드맨에게 주었다. 그래야 바로 출발할 수 있지.
화장실 옆으로 올라가 아주 짧은 업힐 후에 백운호숫가로 나 있는 운치 있는 산길을 따라 학현마을로 가고 있는데, 내 앞에 가고 있던 한 참가자가 자기 일행에게, “도대체 왜 이런 길을 코스에 넣은 거야?” 하며 볼멘소리를 한다. 길이 너무 마음에 든 나는 좀 어리둥절하다. 이렇게 운치 있고 멋진 길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니.... 너무 짧은 게 흠이긴 하지만.... 아, 역시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긴 엄청 다르구나.
<학현터널 직전의 완경사 업힐에서>
4시 40분, 학현마을회관에서 첫 번째 체크포인트를 찍고, 선두에서 학현터널 쪽으로 가고 있는데, 랠리 운영위원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길을 잘못 들었다고, 저 위로 올라가라고 알려준다. 학현터널로 직통하는 길을 놓치고 옆길로 살짝 빠진 것이다.
“수고들 하십니다.” 아직은 밝고 힘있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고, 학현터널 위 야생동물 생태로를 통과해 조금 올라가자 천주교 공동묘지 옆으로 꽤 긴 오르막길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일부 회원님들의 표정에서 조금씩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이기 시작한다. 공동묘지 꼭대기에서 잠시 쉬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간식도 먹는다.
5시 10분, 능선에 올라붙자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몇 차례 반복된다.
허수 형님의 뒷드레일러는 끊임없이 말썽을 부린다. 그 바람에 뒤늦은 5시 47분에야 비로소 우담산 정상에 도착한다. 산은 조금씩 먼동이 터 밝은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하고, 전 랠리 코스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다운힐할 수 있는 상쾌 경쾌 장쾌하기 짝이 없는 우담산 딴힐의 쾌감에 빠져든다. 군데군데 마련해놓은 점프대가 딴힐의 매력을 더한다. 뒤에서 바라보니 점프대를 통과하는 토니 형님의 모습이 너무나 멋있다. 처음 서너 번의 점프대에서는 핸들을 쭉~ 밀면서 일직선으로 날아가는데, 그 모습이 마치 시위를 떠난 화살같이 시원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계속되는 점프대에 지쳤을까, 뒷부분에서는 그저 무겁지 않게 떨어지는 정도로 점프대를 통과한다. 어쨌든 폭풍같은 속도로 꽤 긴 우담산 딴힐을 내려가는데, 모래추님은 아예 시야에서 사라져 보이지를 않는다. 모래추, 프레스맨, 토니 형, 나, 조약돌 순으로 내려왔는데, 선두에서 내뺀 나의 싱글 사부 모래추님은 그 기막히게 멋진 딴힐에서 도대체 얼마의 속도를 낸 것일까? 업힐에서는 골골거리더니 딴힐에서는 완전히 자기세상 만난 격이다.
도로에 내려오니 모래추님이 기다리고 있다.
토니 형이 크게 소리친다. “어떻게 된 게 순식간에 그냥 사라지더니 안 보여!”
<천주교 공동묘지를 오르고 있는 토니 형과 송죽님>
<우담산 정상 직전 : 조약돌님과 토니 형>
<우담산 정상에서 : (왼쪽부터) 나, 모래추님, 토니 형, 솔로님, 조약돌님>
<운중터널을 향해>
<우담산 딴힐 중 : 송죽님>
너무나 멋진 우담산 딴힐을 마치고 첫 번째 지원 포인트인 운중터널 꼭대기로 올라간다. <바이크 클리닉>이라 써있는 우리의 트럭이 반긴다.
6시 10분, 운중터널 위에서 잠시 바나나 등으로 간식을 먹고,
나는 언덕 너머 과수원 옆에다 몸무게도 줄일 겸해서 땅에 천연비료도 조금 뿌려주고, (흐, 스와이님이 있었다면, 똥싸~~! 했을까?)
허수 형님은 배사장에게 뒷드레일러를 내밀면서 고쳐달라고 하는데,
“이런, 볼트가 완전히 나갔네요.” 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이건 고칠 수 없겠는데요.”하고 말하는데,
다행스럽게 생각하시는 건지 왕짜증으로 생각하시는 건지 알 수 없는 묘한 상황에서 허수 형님 왈,
“어, 어제 분명 강장군에게 자전거 싸악~~ 정비하고 왔는데....???”
배사장님, 속으로야 심장이 뜨끔하셨겠지만, 겉으로는 남 일인 듯, 나 몰라라, 하시면서,
내가 봐도 도저히 가망 없어 보이는 드레일러를 만지작거리며,
“임시로 어떻게 해 볼까요?” 하는데,
“됐어~~!!?? 할 수 없지 뭐, 오늘 라이딩은 여기서 접을 수밖에.”
컨디션이 조금씩 회복되어 가고 있던 허수 형님은 그렇게 뒷드레일러 때문에, 아니 강장군 때문인가? ㅎ, ㅎ, 결국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이 랠리를 중단하게 된다.
6시 30분, 다시 출발, 잠시 내려가다가 오른쪽 산길로 접어드는데, 도로 옆 하수관을 넘어 통과하려는 순간, 갑자기 맨 앞에 가던 모래추님이 “아악~~!!”하는 비명 소리와 함께 넘어진다. 철조망을 고정하기 위해 사선으로 박아놓은 잘 보이지 않는 위험천만한 철심에 다리가 걸려 넘어진 것이다. 엉성한 철조망에 얼굴을 부딪쳐 잘못하면 크게 다칠 뻔한 상황, 다행스럽게도 철조망의 가시에 팔뚝이 찢어졌지만 눈은 피했다.
잠시 쉰 뒤에 다시 출발하는데, 한 무더기의 참가자들이 도로 아래쪽으로 매섭게 내려가다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아앗! 정지, 정지! 저기야! 내려가면 안 돼!” 하고 다급하게 소리를 지른다.
“ㅎ, 모래추님 때문에 저 사람들 길 안 헤매네.” 하고 말하는 토니 형의 말을 받아,
“그러네요. 보시했다고 생각해야겠네요." 하고 내가 맞장구를 친다.
재미있는 응달산 능선을 내려오자, 짧은 시멘트 업힐 뒤에 다시 도장골산 능선이 이어진다. 두 곳 모두 산은 높지 않지만 생각보다 길게 뻗어내리는 딴힐이 매우 매력적이다. 우담산 능선보다 길도 조금씩 재미있어진다.
태봉산 능선은 평이한 오솔길이 대부분이다. 멋진 딴힐 모습을 찍기 위해 태봉산 능선 끝 지점에서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는데, 토니 형이 지나간 뒤에 아무리 기다려도 솔로님과 모래추님이 내려오지를 않는다. 아무래도 중간에서 쉬고 오는 모양이다. 그냥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끝까지 기다렸다 같이 가기로 마음먹는다.
결국 다운힐하는 모습을 찍고 정비공장으로 내려가는데, 느닷없이 뒤에서 한참 전에 가신 토니 형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으, 길을 잘못 들어서 저 산 너머까지 갔다 왔네.”
크, 내가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토니 형은 내내 헤매고 있었다는 결론.... !!
<태봉산 능선을 오르며 : 토니 형과 나(셀카)>
<태봉산 이정표>
<태봉산 능선에서>
<태봉산 딴힐 끝부분에서 모래추님과 솔로님을 기다리며>
<드디어 나타난 솔로님과 모래추님의 모습>
<태봉산 딴힐 장면>
눈에 뭐가 씌우기라도 했나? 천변 자전거도로로 진입해 대지교를 찾아 탄천을 달리다가, 아무 생각 없던 차에 갑자기 갈림길이 나타난다. 열 번 넘게 마인드 라이딩을 하면서, 이곳에서는 우회전해서 동막천을 따라 가다가 두 번째 다리인 대지교에서 갈라져 작은 지천으로 올라가야 돼! 하고 되뇌었었는데, 잠시 넋놓고 달리다가 갑자기 탄천과 동막천이 갈라지는 지점에 이르자, 순간 당황해서 방향을 착각하고 말았다. 당연히 노면에 표시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달려왔는데, 노면에 아무 표시가 없자, 갑자기 그렇게 당황하게 된 것이다! 어쨌든 나의 한 순간의 착각으로 인해 우리 일행은 왕복 10Km를 더 달리게 되었고, 그로 인해 아침 식사도 사냥개에게 쫒기는 토끼처럼 후다닥 해치우고 서둘러 출발하게 되었다.
8시 40분, 대청초등학교 입구에서 월매님이 퍼주신 맛있는 홍합 미역국을 더 맛있는 김치와 함께 후다닥 먹어치우고, 불곡산 임도를 따라 오른다.
일단 휘넘에 고개까지 가야 하는데, 처음에는 완만하던 돌길 임도가 올라갈수록 경사가 급해진다. 토니 형, 솔로님, 모래추님의 발길이 갈수록 조금씩 무거워지고 있다. 서둘러 가다가는 쥐가 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최대한 천천히 올라간다. 지금까지는 토니 형의 발길이 가장 가벼웠는데, 이제부터는 솔로님의 발길이 가장 가벼워 보인다. 지금껏 겉으로 표시나지 않았던 힘든 기색이 휘넘에 고갯마루부터 겉으로도 조금씩 노출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휘넘에 고개로 오르는 급경사 업힐 부분>
<취넘에 고개 정상에서 길을 찾아 한참을 헤매다.>
휘넘에고개에서 사방팔방으로 한참을 헤맨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조리 갔다, 그리 갔다...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이 옳은 길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이 사람들 도대체 표시는 어디에 해 놓은 거야. 게다가 휘넘에고갯마루에 있는 표지판에는 휘넘에고개가 이곳이 아니라 엉뚱한 방향으로 600m를 더 가야 된다고 써있기까지 하다. 이룬 미칠 일이 있나..................
온갖 길을 다 훑으면서 지나가는 등산객들마다 물어보지만 만족할 만한 답변이 나오지 않던 차에, 갑자기 현대오포아파트가 생각나서 어느 부부에게, “오포 아파트 가려면 어디로 가요?”하고 묻자, 그제서야 쉽게 답이 나온다. “이리 따라 오세요. 우리가 가는 길이에요.”
비로소 멋진 야호능선에 들어선다. 싱글 트랙의 형태도 지금까지와는 매우 달라진다. 분당 서쪽 구간이 수려하고 평이한 여성적 트레일이라면, 분당 동쪽 구간은 거칠고 공격적인 남성적 트레일이다. 다소 지쳐보이는 모래추님의 표정에 딴힐에 대한 만족감이 짙게 묻어난다. 특히 다운힐 마지막 구간쯤에 꼭 나타나는 거친 노면이 엔돌핀의 분비를 촉진하고, 그 딴힐의 강렬한 쾌감은 힘든 몸을 어루만져 오히려 몸까지 편안하게 한다.
<야호능선 딴힐 구간 중에서>
9시 45분, 문형산 임도 입구의 나무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냇물에 얼굴을 씻는다. 토니 형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며 졸린단다.
“햄스트링이 온 거 같아. 그리고 왜 이렇게 졸리지?”
“어, 그건 안 좋은데요. 졸리는 건 지쳤기 때문이거든요. 안 돼요. 빨리 냇물에 가서 세수라도 하고 오세요.”
느린 속도로 문형산 임도를 올라,
10시 20분, 풀코스와 하프코스가 갈라지는 임도 사거리를 지난다. 그리고 두 번째 체크 포인트인 숨은능선 입구에서부터 다시 신나는 딴힐이 시작된다.
<문형산 임도를 천천히 올라>
<풀코스와 하프코스가 갈라지는 임도 사거리에 도착>
<신나게 문형산을 내려오는 모래추, 토니, 솔로>
10시 50분, 강남300 업힐 전에 마을 가겟방에 들러 생막걸리 한 통을 사서 마시는데, 목뿐 아니라 내장이 다 시원해진다. 토니 형만 한 잔을 마시고, 나머지 셋은 모두 거푸 세 잔씩을 비운다. 워낙 큰 막걸리여서 남는 것을 솔로님이 마침 그곳에 있던 동네 아저씨에게 따라주신다.
“정말 좋은 동네네요.”
솔로님의 마을 칭찬을 듣고 아저씨는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마을 자랑을 한다.
“여긴 어딜 가나 살기 좋은 동네죠. 부러울 게 없어요.”
나는 골프장이 지척에 있기에 뜬금없는 바보같은 소리를 한다.
“돈 좀 있다면 더 살기 좋은 동네겠네요.”
그랬더니 아저씨의 눈빛이 살짝 변하면서,
“여긴 돈 없는 사람 없어요. 돈 없어도 살기 좋은 동네이고....” 한다.
나는 좀 창피하기고 해서, 겸연쩍은 목소리로,
“동네 사람들은 그래도 골프장에 쉽게 갈 수 있죠? 마을 사람들에게 일종의 특혜 같은, 뭐 그런....”
흐, 골프장에 생각이 묶인 내 입은 열면 열수록 요상야릇한 말만 새어 나온다.
다음에 꼭 다시 놀러 와서 자기를 찾아달라며, 이름까지 큰 소리로 말해주는 정감 넘치는 동네 아저씨와 헤어져, 그 분 말대로라면 걸어서 오르기도 어렵다는 강남300 도로를 올라간다. 물론 그 말처럼 힘든 업힐은 아니었지만, 우리 일행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올라간다.
허수 형님으로부터 왜 빨리 안 오냐는 독촉 전화를 받았지만, 뒤처진 모래추님이 조심조심 불편해지고 있는 다리 근육을 스스로 풀면서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더욱 서둘 일이 없다.
<솔로님이 쏘신 생막걸리를 세 잔씩 마시고....>
11시 40분, 드디어 강남300 업힐을 끝내고 지원조가 기다리고 있는 전원주택단지에 도착한다.
물을 채우고 바나나 한 개를 먹고, 너무나 고마운 마음에 월매님과 기념사진도 한 장 찍고 바로 다시 출발.
엄청 비쌀 것 같은 초호화 전원주택을 감상하면서 급경사 업힐을 오르니 이내 싱글로 이어진다. 골프장 경계인 듯 철망이 쳐진 등산로를 따라 고동골로 다운힐하는데, 길이 갈수록 흥미롭다. 특히 딴힐 끝부분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재미있는 산길이 랠리의 지루함을 쌰악~~ 씻어버린다.
12시 5분, 고동골 고개에 도착한다. 랠리 진행요원이 도로변 보호난간 너머로 자전거를 넘겨준다. 고생이 많다.
<강남300 업힐 직후 전원주택단지 입구에서 : 얼굴 마음씨 모두 너무나 이쁜 월매님과 함께>
<강남300 다운힐하는 모습들>
<길게 느껴지는 직동 임도에서>
12시 20분, 직동 임도로 접어든다. 공사 중인 도로 밑을 지나 임도를 따라 꾸준히 올라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임도가 길게 느껴진다.
12시 58분, 드디어 검단지맥 싱글 입구에 도착한다. 내심 지도로 랠리 구간을 연구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구간 중의 하나이다. 트레일의 길이도 상당히 길지만, 지도를 통해서도 노면이 거칠어 보였던 곳이다.
<검단지맥 초입 부분>
<검단지맥 끝부분의 짧은 통나무 계단길을 내려오는 모래추님과 토니 형의 모습>
길은 생각보다 거칠지 않다. 대부분 평이한 노면이지만, 가끔 거친 나무뿌리와 짧은 통나무 계단이 나타난다. 매우 신나게 내려온다. 딴힐에서는 힘이 솟구치는 모래추님도 표정에 활기가 느껴진다. 토니 형은, “야, 여긴 진짜 멋지네.” 하고 감탄하는 구간이 몇 군데나 나타난다.
나도 맞장구를 친다.
“정말 좋네요. 환상적인 곳이에요. 천당 아래 분당이라더니,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그러네요.”
상대적으로 딴힐에 약한 솔로님이 자꾸 속도가 쳐진다. 검단지맥 마지막 지점에 있는 통나무 계단에서 왼쪽 돌길로 돌진하던 모래추님이 거친 속도를 견디지 못하고 돌에 부딪쳐 균형이 깨진다. 다행스럽게 넘어지진 않는다. 속도가 워낙 빨라 기다리고 있던 내 카메라의 스냅이 따라가지 못한다. 토니 형만 찍고 만다.
<모래추님은 오른쪽 돌 위로 내려쏘다 균형을 잃어 넘어질 뻔했다. 사진은 토니 형의 모습>
1시 30분, 탑골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메모리얼 파크로 올라가는 중에 포카리스웨트를 한 병 사서 물통에 채우고 남은 것은 모두 마셔버린다.
원적정사로 오르는 길은 급경사 업힐 구간,
나는 “흐흐, 여긴 하얀바퀴나 봄비도 끝까지 타고 올라가진 못했을 걸.” 하고 말하면서 그들과 내가 동류임을 굳이 확인해 보고 싶어한다. 흐, 이 속물근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사진을 찍는데 다들 무표정이다. 토니 형은 원적정사에서 길을 유도해 주고 있는 진행요원에게 공연히 시비를 걸어본다.
“마지막에 왜 이렇게 뻑센 구간을 넣었어요?”
크, 완전한 항의조의 목소리다. “예?” 젊은 진행요원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몰라 당황해 한다.
<긴 원적정사 도로를 오르고 있는 지친 모습들>
<원적정사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셀카)>
1시 57분, 원적정사에 도착해서 물을 마시고 잠시 쉬다가 다시 출발.
마지막 매지봉 능선은 오늘 라이딩의 하이라이트이다. 노면이 가장 거칠고 험하다.
멋있게 생긴 바위 봉우리를 지나 꽤 경사가 센 업힐 구간을 끌바로 오르고 있는데,
산행 끝내고 하산하던 한 등산객이 하는 말...
"아까 올라올 때 보니까, 어떤 사람들은 저쪽 길로 다 타고 올라가던데요."
나는 속으로,
‘이룬 그걸 누가 모르나.... 나도 힘만 있으면 다 타고 갈 수 있다고요.... 지금은 힘이 없어서 문제지. 끙.’ 하고 있는데,
같이 끌바로 올라가고 있는 모래추님이 그 등산객에게 대꾸하기를,
"아까 본 사람들은 선두 그룹으로. 그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힘 빠져서 지금은 절대 못 올라가요." 하는 것이다.
완전 동감이다. ㅎㅎㅎㅎㅎㅎㅎ~~~~ !!!!
<마지막 구간인 매지봉 능선에서>
매지봉 능선을 다 내려와서 솔로님을 기다리고 있는데, 친구분을 만나 식당에 가서 점심 먹고 오느라 늦게 출발한 조약돌님이 통나무 계단길을 멋진 포즈로 내려온다.
“어째 오실 때가 됐는데 왜 안 오시나 했더니, 이제야 내려오시네.”
하는 내 말에, 조약돌님이 환하게 웃으며,
“하하, 여기에서 다시 만나네요. 내려가서 봐요.” 한다.
잠시 후 솔로님이 내려오시고, 우리는 결혼식으로 북적거리는 혼잡한 도로를 가로질러 내려가 오디바이크 분당매장에 도착한다.
바이키안 꼴등으로 도착하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이 박수를 치고 환영해 준다.
우리의 도착 시간은 2시 36분.
하얀바퀴와 봄비님은 길을 한참 헤매다가 다섯 명의 선두 그룹과 함께 라이딩해서 네 번째로 골인했는데, 도착 시간은 11시란다.
<매지봉 등산객이 보았을 괴물들의 모습>
<오디바이크 분당매장에서의 막걸리 한 잔 !!>
5. 사내가요의 오디랠리
야호~~!!!! 와우~~!!!!
왔노라, 달렸노라, 즐거웠노라~~!!!
돌이켜보면
이 멋진 랠리를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바이키안 덕이다. ^^
싱글 사부나 다름없는 모래추, 스와이, 토니 형, 경모애비.......
나는 훌륭한 사부님들의 지도에 힘입어 일취월장한 딴힐 실력으로
일반 허접 다운힐러들(?)을 갑갑해하면서 내달릴 수 있었다. ^&^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정말 이쁜 월매님,
편히 쉴 수 있도록 부드럽게 운전해주신 벨박님을 비롯해 매형님, 아치님, 배사장님, 보드맨님.....
지원조로 엄청난 힘을 보태 주어 너무나 고맙다.
그들 덕에 쉽고 배부르고 편안하게 라이딩할 수 있었다. ^&^
날씨 또한 최상이었고,
끝까지 함께 라이딩한 토니 형, 솔로님, 모래추님...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한
나에게는 너무나 즐겁고 멋진 랠리였다.
아, 우리 나라에 이렇게 멋진 랠리가 있다니......!!
좋은 사람들, 멋진 사람들 많이 만나
즐거운 라이딩, 행복한 라이딩할 수 있게 해 준
바이키안의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 2011년 5월 19일, 사내가요 오디랠리 후기를 기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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