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따라간 사랑의 추억
(내일 가요 평론, 김수철 작사, 작곡, 노래)
洪 聖 民
내일
스쳐가는 은빛 사연들이
밤하늘에 가득차고
풀나무에 맺힌 이슬처럼
외로움이 찾아드네
별 따라간 사람 불러 보다
옛 추억을 헤아리면
눈동자에 어린 얼굴들은
잊혀져간 나의 모습
흘러 흘러 세월 가면 무엇이 될까
멀고도 먼 방랑길을 나홀로 가야 하나
한 송이 꽃이 될까 내일 또 내일
필자는 김수철 가수의 노래 ‘못다핀 꽃 한송이’와 ‘내일’이라는 노래를 즐겨 부른다. 왜냐하면 가사에서 내 자신의 이야기를 보는 듯 하고 멜로디도 잔잔한 호숫가를 표현 하면서도 애절한 인생을 낭만적으로 잘 표현한 명곡이기 때문이다. 7080세대라면 그의 노래를 누구나 익히 알고 있다. ‘내일’이라는 이 곡의 가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의미를 상당히 깊은 시적인 언어로 잘 나타내고 있다.
필자가 인생을 살면서 잘한 일은 몇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중학교 때 기타를 혼자 배워서 외롭고 힘들때 스스로 음악으로 위로를 받으며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일찍부터 책 읽는 즐거움을 깨닫고 항상 책 속에 파묻혀 살아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정답이 없는 인생에서 나를 바른 인생의 나침반으로 길을 인도해 준 것은 다양한 독서를 통해서 나름의 진실한 길을 걸을 수 있게 해 준 것이 바로 독서였기 때문이다. 독서를 통해 큰 지혜와 깨달음의 빛 그리고 엄청난 희열을 동서고금의 명작을 통해서 맛보았기 때문이다. 인생의 황혼기에 인생을 살아가는 이 두 가지의미는 지금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제 김수철의 인생의 깨달음, 내일이라는 가사를 통해서 인생의 의미를 함께 음미해 보자.
+스쳐 가는+
인생은 스쳐 가는 우연한 인생의 집합일 뿐이다. 물론 거기에는 다양한 인과관계의 고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다. 부모와 자식 관계의 인연, 학교에서 스승과 제자 사이의 인연, 같은 동네 친구들과의 인연 등, 우연히 얽혀 스쳐 가는 인연들이다. 이 스쳐 가는 인연들에서 누구를 만나고 누구를 통해서 깊은 영향을 받았는가는 그 사람의운명을 좌우하기도 한다. 또 나는 누군가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었는가, 절망의 어둠을 드리웠는지 한번쯤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사랑의 인연, 지혜로운 인연, 깨달음의 인연을 만났다면 그는 진정 인생의 행운아이다.
+은빛 사연들이+
인천 월미도 바닷가에서 해질무렵에 바닷가를 보면 바다의 잔잔한 파도의 일렁임과 햇빛의 반사로 은빛 파도가 이곳저곳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생은 누구나 창조주와 부모님, 스승님 등 누군가의 도움, 즉 은혜의 빛 속에서 살아간다. 그 누군가의 은혜의 빛이 있기에 오늘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그런 은혜의 빛을 주신 그런 분들을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도 행복하고 아름답다. 김수철시인은 바로 이런 은빛 사연들을 추억해 보고 있다. 아름다운 추억들은 내 영혼을 밝게 하고 행복의 나라로 인도한다. 어려울 때 이런 아름다운 추억의 잔고가 많은 사람은 현실의 고난을 능히 기쁘게 이기며 나아갈 것이다.
+밤 하늘에 가득차고+
밤 하늘은 무엇일까, 밤은 우리네 알 수 없는 캄캄한 인생을 의미하고 있다. 그런 인생길에서 나는 누구를 의지하며 살아가야 할 것인가. 이것이 인생에서 진정한 문제이다. 그런데 시인은 바로 자신에게 은혜의 빛을 준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밤 하늘에 은빛 사연들이 가득하다고 말하고 있다.
인생을 살펴 보면 부정적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부모님과 스승에게 좋은 추억과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자기 내면에 긍정적 자존감이 점점 더 커져가며 깊어지게 된다. 부정적 자존심은 누구를 만나도 다툼을 일으키고 긍정적 자존감은 누구를 만나든 결국 행복을 전파하며, 고난이 와도 결국 그것을 전화위복으로 만든다. 이것이 인생의 기본 싸이클이다.
어두운 인생에서 밝은 빛으로 별처럼 빛나는 인생을 만난다는 것은 진실로 멋진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인생은 자신과 타인에게도 고통과 어둠을 흩뿌리고 지나간다. 그래서 세상은 더욱 어둡고 고통스러운 일들로 넘쳐난다. 우리도 밤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인생이 되기를 꿈꾸어 본다.
+풀나무에 맺힌 이슬처럼+
인생은 누구나 하나의 풀나무같은 존재이다. 그런데 그런 자신이 누구인지 아직은 잘 모른다. 자기 자신의 실체를 잘 모르기에 그 진정한 자기의 실체를 알고 싶고 그 실체를 찾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너 자신을 알라고, 그러나 자신의 실체를 진정으로 알고 살아가는 자는 그리 많지 않다.
인생은 한낱 먼지같은 티끌이면서 동시에 영원을 간직한 위대한 가능성의 존재이다. 이런 자신의 실체를 알고 살아가야 멋진 인생이 펼쳐진다. 자신을 티끌이라 생각하면 그는 먼지 같은 인생이 되고 만다. 하지만 자신이 영원한 생명의 존재라고 자각한다면 그는 새로운 인생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성경에 니고데모가 그리스도를 만난 것은 그런 영원한 존재에 대한 자각이 있었다. 그대는 자신의 실체를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과 깨달음과 자각이 그의 인생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고, 초라한 인생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과연 그대는 자신의 실체를 알고 있는가.
+맺힌 이슬처럼+
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이 바로 새벽 풀잎에 맺힌 영롱한 이슬방울이다. 동트는 아침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을 보면 빛을 반사하면서 신비롭고 아름답다. 아 나도 저런 이슬방울처럼 순수하게 빛나고 싶다는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종교는 아니 종교인이란 새벽 이슬방울 같은 존재여야 한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열망이 어둠 속에서, 절망 속에서도 태양의 빛을 머금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이 새벽이슬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순수한 영적 갈망이 없다면 그 종교인은 이미 죽은 존재이다.
이슬방울이란 순수성의 열매요, 태양을 사랑하기에 탄생한 사랑의 열매요, 이슬방울이 맺힌 것은 진리에 대한 깨달음의 열매를 상징한다. ‘새벽 이슬같은 주의 청년들이 나타날 때’ 그 때가 진리의 새로운 시대로 가는 서막일 것이다. 마지막 때의 사명자들은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외로움이 찾아드네+
붓다는 생로병사의 평범한 인생을 살다가 보리수 나무에서 깨달음을 얻은 이후 내면에서 엄청난 환희를 느꼈을 테지만 한편으론 깊은 외로움을 느꼈을 것이다. 왜냐하면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알았기 때문이다. 성경의 그리스도 또한 비슷한 경험이 있다. 세례요한의 세례를 받은 이후에 천사들이 그리스도를 수종드는 순간 하늘로부터 오는 대 환희를 느꼈지만 ‘인자는 머리둘 곳이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어느 누구도 하나님의 참 뜻과 의미를 알지 못하고 자기 멋대로의 신앙으로 살아가는 중생들의 무지와 어리석음을 안타까워 하신 것이다. 진리를 선포해도 그 진리를 알아듣지 못하며, 좁은 자기의 식견으로 그리스도를 함부로 판단하고 심판하는 어리석음을 한탄한 것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의미, 부활과 영생의 의미, 세속의 인간이 그리스도의 제자로 결단해야 하고, 더 나아가 그리스도의 은혜로 온전히 성화되고 완성되어야 할 신앙의 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제자나 그런 존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외롭다는 것은 자신의 자아와 욕망이 아직 채워지지 못했다는 의미이고, 또한 자신의 존재가 아직 내면에 있는 참나를 만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두렵다는 것은 그대 자신의 삶이 거짓되고 타락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라는 사실을 아직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것이다. 그대는 어떤 외로움을 느끼고 있으며, 어떤 두려움에 떨고 있는지 자세히 성찰할 필요가 있다.
+별 따라간 사람 불러 보다+
별 따라간 사람이란 누구인가. 지금은 하늘로 간 그리운 나의 부모이며, 스승이기도 하고, 역사의 등불로 살다간 위대한 철인들을 말한다. 왜 그들을 그렇게 애타게 부르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고난의 인생 길에서 사랑에 고프고, 진리에 허기지며, 마음이 공허하고 심란할 때면 그들이 문득 더욱 그리워지는 것이다.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나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을 깨달아야 이 현실의 삭막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묻고 싶은 것이다. 그분들의 사랑과 깨달음의 지혜가 진실로 한없이 그리운 것이다.
+옛 추억을 헤아리면+
인생을 살면서 어려움이 올 때면 언제나 부모님이 나를 위해 고생한 기억들, 자녀에게 사랑을 베푼 아름다운 추억들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그런 기억을 붙잡으며 쓰러질 수 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일어나 험한 인생의 파도를 또 넘어가는 것이다. 내면에 사랑으로 가득한 사람은 그 파도를 거뜬하게 뛰어 넘을 수가 있고, 참 깨달음을 가진 사람도 그 파도를 넘어갈 수 있는 것이며, 그런 위대한 추억을 가진 존재 또한 자신에게 닥친 그 험난한 파도를 능히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다. 사랑과 깨달음이라는 추억의 힘이 나를 엄청난 시련에서도 굳세게 하는 것이다.
+눈동자에 어린 얼굴들은 잊혀져간 나의 모습+
어리다는 뜻은 담겨 있거나 배어 있다는 의미이다. 눈동자에 담긴 사랑의 얼굴들은 자신 안에 있는 순수한 참 본성의 모습인 옛 모습인 것이다. 그런데 세파에 시달려 자아와 욕심으로 얼룩진 참담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자각이다. 모든 인간이 어린아이 같은 순수의 동심으로 다시 깨어날 때 세상은 더욱 아름답게 빛날 것이다. 마치 새벽 이슬처럼 누군가에게 영롱한 빛을 비출 것이다.
+흘러 흘러 세월 가면 무엇이 될까+
인생이란 영원한 현재 속에서 무수한 과거로 끊임없이 흘러 흘러 가는 것이다. 내 인생이 흘러 가서 나는 과연 무엇이 될 것인가. 이 질문이 정말 중요하다. 돈을 벌고, 권력을 얻고, 명예를 얻으며, 인생에서 성공을 했다고 치자, 그것이 인생의 전부일까, 그것이 아니라는 확신은 인생 말년이 되면 누구나 깨닫는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늦은 깨달음이다. 늙기 전에 아직 창창한 젊은 날에 우리가 정녕 깨달아야 할 것이 있다. 내가 죽은 다음에 이 세상에서 어떤 존재로, 무엇을 인류에게 남긴 존재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나는 아직 참 정체성을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어리석은 존재인 것이다.
+멀고도 먼 방랑길을 나 홀로 가야하나+
인생에서 가장 단순하고 중요한 진리는 홀로 태어나서 홀로 가는 것이다. 이 진리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모든 인생은 더불어 살아 가지만 그대 자신이 분명한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홀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깨닫는 것이다. 그 누구도 나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 영향력을 줄수는 있지만 전적인 주인은 나 자신이다. 결국 인생의 주인이며 책임은 홀로 지는 것이다. 잘 되든 문제가 많든 말이다.
인생은 홀로서야 하고, 홀로 깨달아야 하며, 자기가 주인이 되어 자신의 인생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말고 그래야 한다. 왜냐하면 내 인생은 내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종으로 사는가, 주인으로 사는가는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
+한 송이 꽃이 될까+
인생은 누구나 한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난 것이다. 인생의 열매는 두 가지 중 하나이다. 하나는 조화의 꽃, 다른 하나는 생화의 꽃이다. 조화는 아름답다. 그러나 향기가 없다. 조화는 거짓 아름다움이다. 하지만 생화는 생명력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 생명력 있는 아름다움이란 누군가에게 감동과 생명력을 준다는 말이다. 그것이 조화와 생화의 진정한 차이다. 그대는 누군가에게 조화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생화로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가, 스스로 진단해 보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면 그는 생화로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내일 또 내일+
인생은 그것이 분명한 나의 일이며 동시에 내일의 꽃으로 태어날 확실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인생에서 나의 삶을 꽃 피우기 위해 살지 않으면 그는 자신의 참 일과 참 사명은 없다는 뜻이다. 나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면서 참 생명의 꽃을 피우기 위한 여정을 산다면 그는 내일의 아름다운 꽃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대에게 분명한 꽃의 비전이 있습니까, 그 비전으로 내일의 꽃으로 아름답게 피어날 것을 믿고 있습니까, 만약 그것이 있다면 그것이 내 일이고 또한 그대 자신의 내일의 열매인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https://youtu.be/ioiv4MaJok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