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인생
洪 聖 民
2022년 4월 벌써 올 한해도 추운 겨울이 가고 따사로운 봄이 찾아왔다. 어제 새해를 맞이 하는가 했더니 아니 벌써 봄이 성큼 다가왔다. 세월의 흐름이 유수와 같다지만 한 해, 한 해, 가는 시간이 이렇게 빠를 수가 없다는 탄식을 하게 된다. 문득 고려 말 어느 선비가 지은 시조가 생각이 납니다.
한 손에 가시 쥐고 한 손엔 막대 쥐고
가는 세월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자연의 순리를 자신의 도구로 어떻게든 극복하려 했지만 다 허사임을 알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심정을 노래한 것이다. 이 시조가 이제는 나의 이야기가 되는 것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어린 시절 인생은 상당히 긴 것으로 착각하며 살았지만 어느덧 노인이 되면 인생은 아주 짧다는 것을 절감할 때가 온다. 오늘은 짧은 인생의 삶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보람되고 지혜로운 것인지 상고해 보려 한다.
인생의 삶은 두 가지 종류다. 하나는 지혜로운 인생, 다른 하나는 어리석은 인생이다. 지혜로운 인생은 자신이 인생을 살면서 자기성찰과 깨달음을 얻으며 살아가는 인생이다. 반대로 어리석은 인생이란 오직 자신의 욕망과 쾌락만을 추구하는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욕망과 쾌락을 위해 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 인생을 살면서도 자기성찰과 깨달음을 추구해야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즐거운 자기 인생길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인생은 자기 성찰도 없고 자기 수행도 없으면서 남들이 가는 외적 성공에 도취 되어 자신의 특성은 무시한 채 아무 생각 없이 그들의 길을 답습하는 인생을 말한다. 반면 인생을 살면서 소크라테스처럼 자기성찰을 하는 사람은 자기수행을 하면서 인생을 사는 것이다. 결국 성공하는 인생, 지혜로운 인생이란 자기 성찰과 자기 수행을 하면서 자신의 실체를 바르게 알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인생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특성이 있다.
첫째 자신의 인생을 살면서 자기의 참 실체를 보는 안목이 생긴다. 자기 인생이 진실한 인생, 자기 자신이 원하는 참 인생을 살고 있는지, 아니면 거짓된 자아의 인생을 살고 있는지를 구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자기 인생이 거짓과 욕심과 교만으로 가득찬 인생을 살면서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인생은 그야말로 참담한 인생이다. 인생을 자세히 살펴 보면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인생은 오직 진실과 사랑, 깨달음과 겸손으로 내면화 된 지혜로운 인생을 살아야, 살아서도 아름답고 죽어서도 그 인생은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가는 것이다. 나는 지금 어느 인생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
둘째 자기 수행과 지혜로운 인생은 거짓과 욕심과 자아를 비우고 버리는 인생을 살아간다. 음식을 먹다 버린 음식쓰레기통에서는 악취가 진동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저들의 행위 속에 악취가 진동하는 이유는 거짓과 욕심과 자아로 가득한 인생을 살기에 세상은 악취로 진동하는 것이다. 세상이 이런 악취가 아닌 꽃처럼 향기나는 인생이 되려면 자기 인생에서 진정한 자기성찰을 통해서 거짓과 욕심과 자아를 비우고 버리는 인생을 살아갈 때 비로소 꽃처럼 아름답고 향기가 나타나는 것이다.
물론 젊을 때는 채우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자기를 비우는 인생을 살아야 그 인생이 아름답고 향기나는 인생이 되는 것이다. 나는 지금 향기로운 꽃인가, 악취나 풍기는 존재인가 스스로를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지혜로운 인생은 자기 인생에서 내면의 신성, 영혼의 실체, 내면의 그리스도를 만나는 체험을 한 사람이다. 인생을 살면서 육적인 인생을 사느냐 아니면 영적인 인생을 사느냐의 갈림길이 바로 이 지점이다. 매슬로나 나폴레온 힐의 책을 보면 성공한 사람들은 영적인 신비를 체험한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인간이 영적인 신비를 체험하지 않으면 대체로 자아와 욕심의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권능을 인정하고 깨닫지 않으면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 왕인 것이다. 자기가 왕인데 누구의 말을 듣겠는가. 따라서 인간은 영혼, 신성,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누구나 방자한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특출나게 철학적인 사유의 능력으로 인성을 갖춘 인물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런 존재는 그렇게 쉽게 나오지도 않고, 그 내면 깊은 곳에서는 자아가 중심을 잡고 있기 때문에 꽃처럼 향기로운 그렇게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는 없는 것이다.
한글이 지구촌에서 가장 뛰어난 언어라는 것은 언어 학자라면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나 그 한글도 처음에는 문법체계가 거의 없었다. 중국어처럼 한글도 전부 붙여서 썼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가셨다.’ 이 말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아버지가 방에 들어 가셨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 가셨다. 한글에 띄어쓰기가 없으면 이런 혼란이 일어 난다. 이런 문제를 알고 1877년 스코틀랜드의 존 로스 선교사가 ‘조선어 첫걸음’을 통해서 한글에 띄어쓰기를 처음 도입한 것이다. 그 이후 미국 선교사 호머 헐버트박사와 주시경, 최현배 선생이 함께 한글을 연구했고, 그 과정에서 띄어쓰기와 점찍기를 도입했으며, 1933년 조선어학회가 만든 ‘한글맞춤법통일안’이 나오면서 현재의 문법체계가 이루어진 것이다.
호머 헐버트박사의 간증을 보면 ‘문자사에서 한글보다 더 간단하게 더 과학적으로 발명된 문자는 없다’고 했으며,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1891년 최초의 한글 교과서인 ‘사민필지’ 선비와 백성이 모두 알아야 할 책이라는 의미의 책을 쓰기도 했다. 헐버트박사는 조선의 독립운동에도 큰 공헌을 했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한국 땅에 묻히고 싶다는 소망에 따라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헐버트의 이야기를 한 이유는 헐버트박사의 간증을 보면 감동과 눈물의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사람 헐버트박사 그의 삶을 추모하는 이유는 그가 한국에 와서 뿌린 한국 사랑, 한글 사랑의 삶이 매화꽃 보다 더 진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헐버트박사의 아름다움은 영혼의 뜨거운 사랑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신성의 깊은 체험이 없고 그리스도의 심령을 내면에 간직하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인간적으로 외국인을 사랑하려고 해도 그것의 한계가 곧 드러난다. 하지만 그런 깊은 내면의 영성을 체험한 사람은 내면의 진실한 사랑이 더욱 깊어진다는 사실이다. 헐버트박사는 내면에 성령의 열매가 가득하여 죽어서도 한국의 땅에 묻히고 싶어 했고, 양화진 외국인 묘소에 안장되어 있는 것만 봐도 그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지혜로운 사람의 네 번째 특징은 내면에 그리스도의 실체와 하나가 되어져 가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의 그리스도인의 특징을 말하면 머리로는 주님을 너무나 잘알고 있다. 사랑이 무엇입니까 물으면 성경으로 줄줄줄, 지혜가 무엇입니까 물으면 성경 어디에 줄줄줄 나온다. 하지만 내면의 영혼은 궁핍하고 가난하여 그리스도와는 전혀 다른 인격으로 살고 있다.
내면에 진리가 깊어 지고, 사랑이 깊어 지며, 깨달음이 깊어 지고, 평온함이 깊어 지며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갈망이 깊어진다면 그는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가는 영성인의 사람이다. 그때 사람들은 알아본다. 그리고 이런 사람에게 당신은 내면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영혼에 무화과 열매가 맺혔다고 그 영성인에게 말해준다. 그러나 아직 필자는 그런 영성인을 본 것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마지막 때가 가까웠으니 그런 존재들이 분명 많이 나타날 것이다.
인생은 짧다. 어리석고 지혜롭게 사는 것은 각자의 선택이다. 인간은 때론 어리석게도 살아봐야 한다. 그래야 지혜롭게 사는 비결을 배우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평생을 어리석게 산다면 그 인생은 한마디로 피곤한 인생이 될 것이다. 적어도 늙어서는 지혜로운 인생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럴려면 중년 이후에는 인생을 성찰하고 깨달아 자아를 비우고 참을 깨달아 영성인으로 거듭나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옹색한 고집쟁이 스쿠루지 영감이 되어 누군가에게 꼰대라는 손가락질을 당할 것이다.
지금부터 자신의 실체를 성찰하고, 거짓과 욕심, 자아를 버리고 내면의 신성을 체험하여 영원한 세상을 갈망하며 영성인의 삶을 살아가는 것도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비결이다. 그런 멋진 영성인으로 거듭나는 지혜로운 인생을 경험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지혜로운 인생들이 많아져서 세상이 꽃처럼 아름답고 별처럼 빛나는 행복한 세상이 오기를 진실로 고대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김광석의 일어나: 여러분의 영혼이 다시 한 번 깨어 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https://youtu.be/V7LFg357h6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