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잘 해결한 어느 관리 이야기
조대, 풍이, 왕소 이 세사람은 자본금을 출자해서 말 장사를 하기로 했다. 그들은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정말 열심히 장사했다. 2년 만에 좋은 말 17마리를 갖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일어나는 발단이 되었다.
조대가 먼저 자신의 주장을 내세웠다.
“내가 절반을 가질 테니 자네 둘이서 절반을 나눠 가져라, 내가 투자한 자본금이 절반이었으니 이윤도 절반을 갖는 게 당연한 것이다.”
이때 풍이가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었다. “그렇긴 해도 세 사람이 함께 땀 흘려 장사해서 번 돈인데 공평하게 똑같이 나누어야지.”
왕소도 풍이의 의견을 적극 지지했다. 왕소는 자신이 투자한 금액이 적었을 뿐만 아니라 장사능력도 신통치 않아서 이윤을 많이 차지하지못할 것을 잘 알고 있었던지라 평균으로 나누어 가지기만 해도 천만 다행으로 행각하던 참이었다.
세 사람은 서로 주장을 펴기만 했지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자 하는 수 없이 17마리의 말을 끌고 관청으로 군수를 찾아갔다. 군수는 세 사람의 말을 듣고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조대는 1/2을 가지고, 풍이는 1/3을, 왕소는 1/9을 가져라”
그런데 관청문을 나서서 판결대로 나누려고 생각했던 그들은 난감하게 되었다.
문제는 어떻게 17마리를 이 판결한 분배대로 나눌 수 있을 까? 였다.
조대가 먼저 입을 열었다. “17마리의 1/2은 8마리 반이니 내가 8마리 산 말을 가지고 또 반 마리를 잡아 절반을 가져다가 말고기를 먹겠다.”
풍이도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다. “난 산 말 5마리를 가지고 또 2마리를 잡아 고기를 골고루 세 몫으로 나누어 내가 1몫을 가지겠다.”
왕소는 그렇다면 자기 몫이 너무 적다며 불평을 했다.
“어떻게 계산하든 내 몫은 다 주어야 돼, 그렇지 않으면 난 관청에 고발할 거야.” 그들은 장사를 하여 말 17마리를 벌여 들였지만 지분을 나누는 데는 속수무책이었다.
이때 군수가 말을 타고 밖으로 나오는 것이었다. 그들은 얼른 달려가 이 어려운 문제를 풀어 달라고 군수에게 청했다.
“뭐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닌것을 가지고......” 군수가 말에서 내리면서 말했다. “서로 힘을 함쳐 장사를 해서 이익을 남겼으면 양보할 줄도 알아야지, 내 말까지 합해서 너희들에게 나누어 주겠다.”
그들은 군수가 자기 말까지 나눠주겠다는 말에 어리둥절했지만 그들은 그저 처분만 기다릴 뿐 다른 방도가 있을 수 없었다.
“17마리에다 내 말을 합하면 모두 18마리이다. 조대가 1/2을 가지면 9마리이니 몰고 가거라.”
조대는 아주 기뼈서 말 9마리를 몰고 재빨리 떠나갔다.
“풍이는 1/3이니 6마리를 가져야 하니 역시 6마리를 몰고 가거라.”
풍이도 매우 흡족한 마음으로 6마리를 끌고 갔다.
“왕소의 1/9은 2마리니 너도 2마리를 몰고 가라.” 군수는 왕소에게 2마리를 몰고 가게 했다.
세 사람은 이 분배 방법에 매우 만족을 느겼다. 동시에 그들은 매우 기묘한 기분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었다. 9마리, 6마리, 2마리를 모두 합하면 총 17마리였고 또 1마리가 남았다.
군수는 남은 1마리, 자기 말을 타고 가던 길을 유유히 빠져 나갔다.
주) 이 이야기는 중국 고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 넘는 재치 있는 지혜로 문제를 잘 해결한 유명한 관리의 이야기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