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갑자기 막걸리 한 잔이 마시고 싶다! 밥 먹으러 가야하는데 2사범관이 너무 높아 내려갈 수 없다! 이런 생각이 날 때 안성맞춤인 그 곳! 우리 햇불인들을 위해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그 곳! 부산대학교 명물인 산성에 다녀와 보았습니다. 산성을 잘 모를 새내기를 위해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금정산 등산로와 캠퍼스가 만나는 절묘한 장소에 위치한 곳으로 그 곳에 있는 모든 음식점을 통틀어 산성이라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많은 학생들이 찾아가는 솔밭집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죠.
많은 학생들이 입소문을 통해 한번쯤은 들어봤지만 꽁꽁 숨겨져 있는 탓인지 잘 찾아가지 못하던데요 이 좋은 곳을 못 찾아서 못가는 안타까운 일을 막기 위해 자세한 위치를 설명드릴께요. 먼저 순환버스를 타고 2사범관에서 내립니다. 꼭 순환버스를 타야하냐구요? 사범대생들이라면 잘 아실거라 믿어요 2사범관을 걸어올라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일단 내린 뒤 2사범관으로 향하는 길을 가다보면 옆에 자그마한 오솔길이 있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잘 안보인다고요? 걱정마세요 최근에 푯말이 생겨 한 눈에 보인답니다. 그 오솔길을 따라 걸어걸어 들어가다보면 어느새 탁 트인 공간에서 우리를 반기는 산성을 발견하실 수 있을거에요.
산성에 도착했으니 이제 먹어야 겠죠? 먼저 우리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 줄 칼국수와 비빔밥이 시켜 먹어보았습니다. 칼칼하고 시원한 칼국수와 고추장에 슥슥 비벼먹는 비빔밥은 양은 물론 그 맛도 어느 맛집에 밀리지 않았답니다. 다음으로는 힘들게 올라 왔으니 목을 축이기 위한 막걸리 한 잔이 빠질 수 없었는데요. 이미 부산대생 사이엔 유명한 산성 막걸리와 막걸리의 단짝친구 파전을 시켜 먹어보았습니다. 얼음이 동동 띄워져 있는 막걸리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한 잔 가득 담아 마셔보니 달달하고 시원하고 부드러운 그 맛에 한 번 취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분위기에 두 번 취하고 왜 산성을 다녀오면 그렇게 취해서 내려오는지 저절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파전 또한 간장에 찍어 한 입 가득 먹으니 아 이래서 막걸리엔 파전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도토리묵, 두루치기, 백숙 등 다양한 메뉴가 있으니 산성에 가실 때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아 가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알려드리자면 칼국수 3000원 비빔밥 4000원 막걸리, 파전, 도토리묵 6000원 등 학생들의 지갑 사정을 고려하는 아주 착한 가격이랍니다. 그러나 두루치기나 백숙 같은 경우 그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먹고 싶다면 후배님들은 꼭 선배님들을 대동하여 찾아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선배님들의 경우.... 이럴 때 한번 먹어봐야죠?
산성의 음식점들이 언제 어떻게 생기고 시작되었는지는 잘 모릅니다. 교수님들도 학생시절 산성을 찾아갔다고 하니 그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짐작할 뿐인데요. 누군가에겐 어렵기만 하던 교수님과 한 잔 하면서 가까워 진 장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대낮부터 취해 선배에게 업혀내려 오던 장소일 수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에겐 사랑이 싹튼 곳 일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오래시간동안 개개인들의 추억이 가득 담겨있는 곳이라 산성을 가면 표현할 수 없는 훈훈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가격과 맛을 떠나 자꾸 산성을 가게 되는 이유라고 생각되는데요. 이번 방학 아님 대학 생활을 하면서 친구 또는 선, 후배 등과 함께 찾아가서 함께 웃고 떠들며 막걸리에 취하고 자연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면 대학생활 잊지 못할 추억하나를 남기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