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고 심무가애
菩提薩埵 依般若波羅蜜多故 心無罣礙
보리살타는 반야바라밀에 의지하는 고로 마음에 걸림이 없다
무가애고 무유공포
無罣礙故 無有恐怖
일체의 걸림이 없으므로
마음의 두려움이 없으며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뒤바뀐 꿈같은 세상을 멀리 여의어서
마침내 더 나아갈 수 없는 열반에 든다.
■ 遠離顚倒夢想 (원리전도몽상)
어두운 밤중에 뱀을 보고 기겁하여 도망가 버렸는데 다음 날 와보니 새끼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이겠는가?
뱀이 아니라 새끼줄인 것을 깨닫고 난 다음에야 새끼줄을 뱀으로 착각하여 마음을 괴롭히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전도(顚倒)된 몽상(夢想)을 여의는 생활입니다.
사실 우리들이 느끼는 두려움이나 괴로움 등의 온갖 감정들은 이런 전도된 몽상[뒤집어진 꿈같은 생각] 때문에 일어난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현실 그 자체가 괴로움이거나 두려움은 아닌데, 다만 우리의 마음이 잘못 착각을 일으켜 괴로워하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 전도몽상(顚倒夢想)
전도(顚倒)는 바르게 보지 않고 뒤집어 보는 것이고 몽상(夢想)은 꿈이나 헛것을 현실이나 진실로 착각하는 것이다.
‘반야심경’에 “원리전도몽상(遠離顚倒夢想) 구경열반(究竟涅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전도몽상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부처님의 세계인 구경열반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이다.
전도몽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삼법인(三法印)을 알고 깨우쳐야 한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고 변하지 않는 영원한 것은 없으며 ‘나’라는 실체 또한 없다는 것을 체득해야 한다는 말이다. 불교에서 모든 고통의 뿌리는 바로 전도몽상이다. 고통의 시작이며 고통 그 자체이기도 하다.
이렇듯 진리적인 차원에서 전도몽상도 있지만 우리사회는 탐욕과 승리를 위해 만들어내는 인위적인 전도몽상 또한 차고 넘친다. 결점은 숨기고 장점만을 부각해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전도몽상도 있지만 거짓을 진실로 포장해 대놓고 강요하는 전도몽상도 있다
■ 삼법인(三法印)
부처님이 깨달으신 내용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인 삼법인은 변화하지 않는 세가지 진리를 의미한다. 첫째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모든 생명이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또 죽음을 맞이하면서 모양과 실체가 변화하듯 만물이 항상 변화한다는 가르침이다. 둘째는 제법무아(諸法無我)이다. 존재하는 실체가 없다는 의미로 나(我)라는 존재는 주변의 인연에 의해 잠시 존재하는 것이지,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셋째는 열반적정(涅槃寂靜)이다. 깨달음의 경지는 ‘타던 불이 꺼지듯’ 일체 사물의 무상함과 실체 없음을 깨달으면 자유로운 세계에 도달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삼법인은 불자가 수행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지침서라 할 수 있다.
■ 법인(法印)
법인(法印)은 ‘법의 표지’ 또는 ‘불법의 특징’을 뜻한다. 이 법인사상은 석가모니의 정각(正覺)을 단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어느 불경이든 법인사상에 합치되면 이를 부처님의 진설(眞說)이라 인정하고, 만약 법인사상에 어긋나면 이를 바른 불설(佛說)이 아니라고 판정하였다. 법인으로 들 수 있는 것은 3종 또는 4종이 있는데, 이를 삼법인 또는 사법인이라 한다.
삼법인은 ① 제행무상(諸行無常), ② 제법무아(諸法無我), ③ 열반적정(涅槃寂靜)이며, 이 세 가지에 일체개고(一切皆苦)를 더하면 사법인이 된다.
대부분의 경전에서 사법인을 무상·고·무아·열반의 순으로 열거하고 있다.
원시경전에는 일반적으로 삼법인 또는 사법인을 체계화시킨 설은 없지만, 무상·고·무아에 관해서는 많은 경전에서 설하고 있다. 이를 유위(有爲)의 삼상(三相)이라고 하였다. 이 유위를 벗어남으로써 열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상 네 가지로 사법인의 교설이 성립되게 된 것이다.
원시불교 이래 대승불교에 걸쳐 가장 중요한 게(偈)로서 무상게(無常偈)가 있다. 이를 범어(梵語) 원본대로 번역하면 “제행은 무상하여 생과 멸의 법이 있으며, 생하여 끝나서는 멸한다. 이들 제행의 적멸은 낙이다(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己 寂滅爲樂).”이며, 이것은 제행무상과 열반적정의 법인을 설한 것으로, 불교를 대표하는 사상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