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금야금(그녀 her).hwp
영화보고 사회복지 시각으로 토른하며 야금야금 성장하는 우리
지역복지 활동가의 건강한 삶, 지속 가능한 성장의 마중물!!!
- 그녀, her-
세 번째 만남은 미디어를 타고 유명해진 ‘목살 스테이크 카레’와 함께 했습니다. 영화와 함께 따뜻하고 맛있는 요리가 함께 하는 야금야금, 이렇게 나눠먹는 요리와 마주치는 술잔만큼 관계가,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목살 스테이크 카레’ 아시나요? 어느 날 한 요리연구가가 방송에 나와서 한 요리입니다. 쿡방이 대세인 요새, 한번 방송을 타고 나면 마트에서 그 요리에 대한 재료들을 따로 모아 팔 정도로 파급력이 크지요. 미디어의 힘은 이렇게 어마어마합니다. 입에서 입으로, 종이에 책으로, 들리는 라디오로, 보이는 티비로, 들고 다니는 컴퓨터로,, 이렇게 미디어는 진화합니다. 이번 영화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영화, [그녀, her]입니다. 발제자 올챙이는 이 영화를 선정한 이유로 이렇게 말합니다.
‘ 어느 날 어떤 글을 봤어요. 요새 무인 자동차의 개발이 거의 사용화까지 이뤄지고 있다죠. 한 사람이 의문을 제기했어요. 인공지능의 자동차가 가치 판단을 할 수 있겠는가? 만일, 운전자와 보행자 중 한사람만 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 긴박한 순간에 인공지능은 누구를 구할 것인가? 운전자 1명과 보행자 다수가 있는 상황이라면 누구를 구하는 게 맞을까? 라는 질문. 그 질문을 보고 이미 우리 곁에 가까이 와있는 인공지능에 대해 얘기 하고 싶어졌어요. 이전에도 한번 본 그녀,her라는 영화는 로맨스 영화로 기억나지만 그 배경과 사랑의 대상이 이번 주제와도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
카레와 술한잔, 안주거리로 시작한 세 번째 모임. 인공지능과 우리의 삶,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 발제문에서 던지는 주제는 크게 네가지의 주제와 한가지의 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상상 하나. 당신은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질 수 있겠는가?
상상 둘. 응답하라! 1985! 1982! 1981!
상상 셋. SNS를 잘 활용하는 동료를 찾아라! SNS활용의 나쁜 예는?
상상 넷. 나의 허점은? 어떤 모습이길 바래?
상상해보자! 우리의 10년 후, 20년 후!
주제에 맞춰 딱딱하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각자가 느낀 영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기 시작했습니다.
1.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관계, 인간, 결핍에 대해.
생기 없는 무채색의 거리의 사람들은 온통 귀에 기계를 꼽고 중얼거립니다.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말하는 사람들, 주인공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쉬지 않고정보를 받아들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며, 누군가와 소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진실된 사랑을 원하는 남자가 사랑에 빠진 대상은 공교롭게도 인공지능, 그렇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오롯이 들어주고,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인간보다도 인간 같은 대상에게 사랑에 빠집니다. 당신이라면? 당신이라면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질 수 있겠는가? 라는 질문을 해봅니다. 발전해나가는 기술, 사람과 똑같은 피부, 머리카락, 신체를 가진 로봇, 사람과 다르지 않게 관계하는 인공지능이라면 사랑이 가능할까? 미래에는 그런 모습들의 사랑을 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질문입니다. 본질의 소통에 가깝다면 사랑도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푸가 말합니다. 관계의 본질. 사람과 사람만이 답은 아니겠지요. ‘총몽’이라는 일본만화를 예로 들어 이야기합니다. 머리만 사람이고 몸은 기계인 존재와, 머리는 기계이고 몸은 사람은 존재. 둘 중 어떤 게 사람일까? 라고 말합니다.
소통과 관계에 대해 더 이야기합니다. 요즘의 이웃관계, 옆에 산다고 다 이웃일까? 라는 질문도 나옵니다. 그것보다는 어떤 소통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겠죠. 그런데 지금 우리 삶을 볼까요.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우리는 바로 옆의 존재에게도 집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하면서도 눈과 손은 스마트폰의 정보를 받아들이기 바쁩니다. 이 모습이 영화에서 나오는 사람들이랑 다른 게 뭐가 있을까요? 피카추는 영화에서의 사랑, 상상하기도 싫다고 말합니다. 여자 목소리의 인공지능의 말들이 진실된 말들일까? 상상할 수 없는 방대한 정보들을 받아들이면서 빅데이터를 통한 정답을 말해주는 느낌을 받았다고 피카추가 말합니다. 실제로 극 중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통해 그 상황에 맞는 말들과 자료들로 남자를 만족시켜주죠. 그리고 어느 새 남자는 인공지능에 사랑을 느낍니다. 그런데 토끼는 그게 사랑일까?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사랑이라고 착각한 애착!이 아닐까? 라고 말합니다. 극 중 인공지능이 잠시 업데이트를 위해 떠났던 순간, 남자가 보인 반응은 불안함이었습니다. 서로 믿고 지지해주는 사랑이 아닌 애착반응, 그리고 그 결핍에 대한 반응이었다고 말합니다. 캐스트어웨이라는 영화의 윌슨이 생각난다고 푸가 말합니다. 그 영화에서도 주인공은 배구공 윌슨에게 의존하며 애착관계를 느끼게 되죠. 털어놓을 곳이 없는 현대 혹은 미래 사회에서 인공지능과 윌슨들에게 느끼는 의존이 아닐까 라고 말이지요. 토끼는 요즘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랑은 상대방의 부족함을 안아주는 게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사회의 사랑은? 욕구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람사이의 관계,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에너지를 쏟는 게 귀찮아지는 사람들. 사랑보다 내가 가지는 이익에 더 집중하게 되는 상황들을 이야기합니다. 상대의 부족함을 안고 사랑하기를 포기해버린 사회가 아닌가 라고 말입니다. 자연스럽게 인간의 부족함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2.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허점은? 야금야금 알아가는 우리!
극 중 인간은 온통 허점투성이로 보여 집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는 허무하거나, 상처뿐이거나, 무관심하거나, 질투로 비춰집니다. 그런데 사람이 위로받는 곳은 결국 사람입니다. 우리는 사람에게 위로받고, 상처받습니다. 인간이 허점투성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완벽할 수 없다 라는 생각이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듭니다. 서로 더 알기 위해, 우리 스스로를 인간답게 만드는 허점을 하나씩 이야기해보기로 합니다. 토끼는 자꾸 깜빡깜빡하는 기억력을 이야기합니다. 피카추는 본인도 모르게 감정을 드러내면서 조절이 안된다고 말합니다. 푸는 자기관리, 통제가 안된다고 말하고, 올챙이는 본인을 드러내기 싫어한다고 말합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 네명 모두 통제가 안되는 것이네요. 서로의 허점을 고백하고 나니 한층 더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3. SNS에 대해.. 관계를 넓히는 장점 vs 얕은 관계를 만드는 단점
극 중 사람들은 쉬지 않고 누군가(어떤 운영체제)와 소통합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고, 이야기를 들어줄 곳을 찾습니다. 점점 시대가 발달하면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진실된 이야기를 할 곳이 줄어드는 느낌을 받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사생활을 엿봅니다. 타인이 드러내고 싶은 모습만 드러낸 그 모습을 우리는 훔쳐봅니다. SNS의 등장을 윌슨의 등장과 비유한 푸는 소실된 관계에서 상처, 버티기에 힘들기 때문에 자기보호를 위해 나타나지 않았을까라고 말합니다. 허공에 본인의 말을 내뱉는 것과 유사하지 않을까요? 수많은 윌슨에게, 인공지능에게 우리는 중얼거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듣고 싶은 것만 듣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고, 선별하여 믿게 됩니다. 가식적인 SNS의 모습을 우리는 믿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발전된 기술이 지배한 이 시대에 우리의 소통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업무의 효율성과 관계, 다시 말해 꼰대vs아날로그 라고 피카추와 푸가 말합니다. 스마트기기가 가져오는 변화는 분명 편리하고 효율적입니다. 놀라운 기술로 회의도 가능하고 전자결재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습니다. 그런데 얼굴을 보며 하는 소통, 그 안에서 교감되는 감정이 사라집니다. 우리에게 남은 건 채팅창에 남은 감정을 그려낸 이모티콘입니다. 우리의 주된 의사소통은 바로 이 이모티콘으로 대표되는 게 아닐까? 라고 토끼가 말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우리 각자 느낀 것을 이야기해봅니다.
피카추는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는 우리에게 비판적으로 남을 영화일 것 같다고 말합니다. 미래가 아닌 현실로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후세대에게 남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토끼는 서로 불편한 것을 감수하고 동의하는 삶이 되었으면 한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의식의 변화, 의식을 깨우며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푸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주민과의 관계,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라고 말합니다.
올챙이는 영화가 보여주는 사람들이 현재 우리와 많이 닮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나가야 할 가까운 미래에 대한 모습을 고민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결 국엔 이 영화는 가까운 미래, 혹은 우리 현재 시대를 대변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우리의 소통은 영화에서의 소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소통에 대해, 관계에 대해 어둡게 그려낸 영화이지만, 많은 여운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4. 이 영화, 놓치지 말아야 할 장면!
피카추는 인공지능이 업데이트를 위해 연락두절 된 순간, 남자의 행동과 반응을 꼽았습니다.
토끼는 남자가 인공지능과 함께 거리를 활보하는 장면을 꼽았습니다.
푸는 남자와 인공지능의 첫 성적 관계를 꼽았습니다. 인공지능의 각성이자 사랑이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였습니다.
올챙이는 영화 내내 중얼거리는 사람들을 꼽았습니다. 끊임없이 누군가와 소통하려는 사람들을 꼽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