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8년 11월 17일 (토) [금요무박]
o 날씨: 흐림/안개
o 산행경로: 마곡고개 - 원전고개 - 선달재 - 내동공원묘원 - 덕천고개 - 태봉산 - 유수교 - 실봉산 - 진주분기점
o 산행거리: 32.1km
o 소요시간: 8시간 45분
o 지역: 경남 진주
o 일행: 올빼미산악회 낙남정맥종주대
o 코스정보: 원전고개, 사립재, 덕천고개, 유수교, 실봉산
o 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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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지도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부쩍 쌀쌀해지면서 이제는 초겨울로 접어들고 있는 모습니다. 오늘은 고향에 묘사를 지내러 가야 하기 때문에 밤을 달려 단성IC 출구에 자가용을 세워두고 서울에서 출발한 산악회버스를 이곳에서 jump-in 하였다. 들머리 마곡고개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3시 반, 새벽안개가 짙게 깔려있다...
▼ 마곡고개


오늘 구간은 마곡고개에서 진주분기점까지 대략 32km 정도다. 거리는 좀 길지만 업다운이 크지 않은 편이라 큰 어려움을 없는 구간으로 알려져 있다. 한숨도 자지 못해 컨디션이 약간 걱정되기는 하지만...


안개가 짙어 등로도 헷갈린다. 숲길과 임도를 교차하다보니 원전고개에 닿았다. 원전고개는 현재 2번 국도가 지나고 있으며, 정맥길은 2번 국도 다리 아래를 지나고 오랑마을을 통과하여 236봉으로 상승한다...
▼ 원전고개

2번 국도와 경전선이 있는 이곳을 원전고개라 부르며 경전선(慶全線)은 진주와 순천을 잇는 철도로 경상도와 전라도의 첫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원전(院田)은 조선조 때 완사역에 딸린 봉계원(여관)이 있었으므로 원골 또는 봉계원, 봉계라 하였는데 일명 완사에서 15리의 거리에 있는 원이라 하여 십오리원(十五里院)이라고 한다. 충무공 난중일기(亂中日記)에 백의종군(白衣從軍)으로 삼가(三嘉)에서 노량(露梁)쪽으로 행여(行旅)할 적에 수군패보(水軍敗報)를 들은 십오리원(十五里院)이란 곳이 오늘의 원전(院田)이다.
차갑고 습한 안개가 몸속으로 스며들면서 땀과 뒤섞인다. 우려와는 달리 다행히 기온이 그렇게 낮지는 않다...


등로는 지금껏 그러하듯이 잔목과 수풀이 천방지축이다. 앞 사람이 지나가면 가는 나무줄기는 활시위처럼 휘어졌다가 한순간에 뒷사람의 볼싸대기를 때리기도 한다. 그래서 앞사람과는 약간의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 어둠속에 숨어 있는 236.3봉 표지판도 담아보고...
▼ 236.3봉(산성산?)

... 이후 224봉을 지나 사립재로 연결된다...
▼ 224봉

사립재는 동쪽의 묵곡리와 서쪽의 송전리를 연결해주는 고개인 것 같다...
▼ 사립재


임도를 따라 등로는 딱밭골재로 이어지는데, 딱발골재는 '제방골'이라는 작은 마을이 들어서 있으며 '묵성로'라는 2차선 도로가 지나고 있다. 주위를 살펴보니 시그널이 도로옆 안전철조망 배수로에 달려있다. 아무리 봐도 사람이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걍 임도를 따라 내려오면 만사형통...^^
▼ 딱밭골재


딱밭골재에서도 정맥길을 버리고(?) '제방마을'을 통과하여 동네길과 동네 뒷편 야산의 임도를 따라 우회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정맥길은 동네의 서쪽 숲속을 지나 '사나운 개'가 지키고(?) 있는 민가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홀산'이라면 부담도 있고, 또 야산 수준의 정맥길이나 동네길이나 뭐 쌤쌤...^

그래도 올빼미들에게 우회란 없다. 정맥길을 따라 무작정 직진...ㅎ

여명이 어스럼하게 밝아오고 새벽을 깨우는 닭의 울음소리와 함께 개 짖는 소리가 온 산을 뒤흔든다. 짖는 소리만 들어도 빅사이즈의 성깔 사나운 놈이다. 다행히 목줄을 해 놓았는지 짖는 소리만 요란하고 그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우리도 발소리를 줄여 도둑고양이 마냥 후다닥 통과~~


날이 밝았는데도 안개는 오히려 더 짙어지고 있다. 밤이나 낮이나 앞이 캄캄한(?) 것은 매 한가지...ㅋ



... 그렇게 1001번 지방도가 지나는 선덜재를 통과한다. 현재 선덜재에는 생태이동통로가 설치되어 있어 완전 바닥을 치는 것은 면할수(?) 있다. 선들재는 신선(神仙)들이 글을 읽었다고 해서 기인된 이름이라 한다...
▼ 선덜재

... 선덜재에서 다시 오르막길... 내동공원묘원을 지난다...

▼ 내동공원묘원



... 태양은 묘지위에 붉게 떠오르고~ ♬♪

등로는 이제 덕천고개로 향해 하강한다. 안개가 뭉쳐 마치 비처럼 떨어지고 있다...



덕천고개는 사천 완사와 진주를 연결하는 2번국도가 지나고 있으며, 지난번 구간 산행후 목욕을 했던 '진양호캐리비언스파'가 위치하고 있다. 진양호가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안개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 날은 밝았지만 으스럼한 새벽같은...
▼ 덕천고개 (내평교차로)


배도 출출하고 날씨도 쌀쌀하여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던 참에 마침 덕천고개에는 중국식당과 국밥집이 있다. 한껏 기대를 가졌는데 아직 영업시간 전이다. 그런데 후미로 오신 분들은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드셨다고 한다. 영업시간은 11시부터인데 8시반에 후줄근한(^^) 차림으로 식당에 들어서는 모습이 그냥 보내기는 그랬었나 보다... 부러워서 하는 말이다...

할수없이 국밥집 앞 공터에 앉아 요기를 하고... 국밥집 옆 연평길을 따라가면 곧바로 솔티고개로 연결된다...

▼ 솔티고개

솔티고개에서 다시 오르막길을 따라 숲속으로... 햇살을 받은 숲속은 '만추'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솔티고개는 산에 소나무가 많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 숲길 정상부가 태봉산이다. 오늘 구간중 처음으로 이름이 있는 산봉우리를 만났다. 높이가 200m도 채 되지 않지만....
▼ 태봉산


태봉산을 지나면 올라온 만큼 반락하여 2번국도를 다시 건너야 한다. 2번국도 옆으로는 경전선 舊철길도 보이고...


▼ 정동교

2번국도의 정동교 아래를 통과한 후 다시 숲속으로... 128봉을 지나 유수교로 이어간다...

▼ 128봉 (바락지산)

깊은 산속은 아니지만 이런곳에서 만나는 작은 별장은 참 이색적이다...




유수교가 가까워지면 다시 안개가 주위를 감싸고 있다. 유수교는 진양호 호수물이 남해로 흘러가는 가화강을 건너는 다리다...


▼ 유수교

▼ 가화강

이곳에는 유수리 백악기화석 산지가 위치하고 있다...

유수교를 지난 등로는 다시 숲속으로... 작은 농가 앞에서 등로가 헷갈려 우왕좌왕 하고 있으니 주인장께서 친절하게 방향을 알려주셨다. 등로는 다시 숲길과 임도를 번갈아 지나며 비리재로 어어진다...





등로의 업다운은 크지 않으며, 과수원 또는 농장과 연결되는 임도길이 많다...





비리재는 1049번 지방도로가 지나고 있으며, 진주시 내동과 축동을 연결한다...
▼ 비리재

그리고 이어지는 트레킹 같은 숲길...



이곳은 감나무 재배지가 많다. 이미 수확철이 지났지만 수지가 맞지 않으니 따지 못하고(?) 그냥 까치밥으로 방치해 둔 모습이 안타깝다. 숲속에 자리잡고 있는 황토찜질방도 지나고...
▼ 황토찜질방



실봉산을 향한 마지막 오르막질... 이미 야산의 걸음걸이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짧은 된비알이지만 헥헥~~


해발 185m의 실봉산, 산이 높지는 않지만 이 지역이 모두 구릉지 같은 야산이라 주변에서는 최고봉(?)이라고 한다. 오늘 32km 구간중 유일하게 트랭글 뱃지가 발급되는 산봉우리다...^^
▼ 실봉산

그리고 지나는 해돋이쉼터... 산불감시초소가 있으며, 진주IC 방향의 조망이 좋은 편이다...

▼ 해돋이쉼터

▼ 진주IC 방향

잘 정돈된 임도가 많다 보니 정맥길을 한순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좋은 길이 꼭 정도가 아니라는 사실이다"...ㅎ


32km가 멀긴 멀다. 진주분기점이 눈앞에 보이는데 등로는 끝날 듯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



강아지 한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달려든다. 사람의 손길이 그리웠었나 보다...

드디어 화원마을로 내려왔다. 화원마을을 지나면 남해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는 터널을 지나 정촌교차로로 연결된다...



▼ 정촌교차로 (진주분기점)

정촌교차로가 오늘 구간의 날머리이며, 다음구간의 들머리다. 화원마을로 내려와 이곳을 찾아오는데 많은 일행들이 헷갈렸다고 한다. 터널 건너서 우측으로 쭉~ 내려오면 되는데...
경상대학교 캠퍼스 근방에서 목욕을 하고 뒷풀이까지...

날씨는 추워지고 몸은 귀찮아 하고... 걱정이다. 올 겨울은 어떻게 넘겨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