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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프 스크랩 패토스 인폴2
최성욱 추천 0 조회 848 09.08.16 21:4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인테리어오디오 페토스 인폴2

 

 

 

 

 

 

10년 전쯤인가? 미국의 실리콘벨리에 출장 갔을 때에의 일이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현지 기업체의 사장이 집을 새로 지어서 주방의 전자제품을 모두 바꿀 참이니, 같이 가서 좀 봐주었으면 하고 요청하였다. 마침 시간도 있었고, 한국에서도 월풀이나 내셔널정도는 많이들 사용하고 있었기에 구경도 할 겸 어슬렁거리며 따라간 적이 있다.

 

 

 

 

주방 전문 판매점이라는 그곳은 입구에서부터, 마치 살롱으로 착각할 정도로 고급스럽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진작 필자를 주눅 들게 한 것은, 기웃거리며 입장한 주방에서 전자제품들을 쉽게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국내 백화점의 주방 코너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유명 수입 메이커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인가? 무식하게도 빌트인(Built-in)이라는 개념을 처음 대면하는 순간이었다. 잠시 후에 필자는 그 주방에서 냉장고뿐만 아니라, 냉동고, 식기세척기, 와인 저장고 등 온갖 주방용 가전제품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채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아직까지 개도국 국민이 가지는 단순한 습관이었겠지만, 냉장고라하면 홈 바, 얼음 냉각기의 여부, 실내 사이즈 및 기능, 전기 효율 등을 맨 먼저 따져보던 국내에서와는 다르게, 현지의 대세는 그것을 뛰어넘은 공간 인테리어가 중심이었던 것이었다. 그런 일은 전자제품의 성능들이 대부분 대동소이하게 안정된 후에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전 공정이 로봇으로 생산 자동화된 일본의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던, 중국 노동자 출신의 어느 관리처럼, 필자는 한마디의 조언도 못해주고 머쓱하니 돌아 나왔던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제 친 공간 개념은 국내에서도 받아들여져 유행하고 있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어느 구석에 있던지 나름대로의 부(富)티로써 실내를 고급스럽게 해 주었던 값비싼 전자 제품들이, 이제는 반대로, 실내 공간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 퇴출되는 위기에 처해지고 있다고 한다. 부동산의 가격이 상승하고 고급화되면서, 그 가치가 이미 고급 전자 제품의 가치를 훨씬 초월함에 따라 생겨나는 현상이라 할 수 가 있겠다.

 

 

 

 

그 예로 천정 속에 설치되거나 포인터 벽지를 바른 듯이 화려하게 치장된 에어컨이나 냉장고 등의 전자 제품들이, 요즘 속속 출시하고 있는 것을 봐도 잘 알 수가 있다. 거실도 예외는 아니며, 벽걸이 TV가 제일선에서 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거실이라면 당연히 한가운데에 대형 프로젝션이나 브라운관 TV들이 육중한 오디오 랙과 함께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주인 행세를 해왔다. 그런데 이들이 어느새 쫓겨나버리고, 더욱 넓고 아늑한 공간을 연출하기 위한, 조명이나 벽면의 장식 쪽으로, 관심이 변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택의 경우는 어떤가? 필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여전히 거실에 오디오를 설치하고 있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종 전자파 노이즈 등에 의한 전자기적 영향이나 가족의 공동 사용 공간의 일방적인 점유, 주위 인테리어와의 디자인적인 이질감 등 소위 친 환경, 친 인간, 친 공간적인 개념을 무시한 채 지내고 있다.

 

사실 하이엔드일수록 세분화된 기능으로 컴포넌트가 복잡하게 되고, 전문기기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한 정밀 기계적인 디자인, 번쩍거리는 메탈릭한 색상, 여기 저기 치렁하게 연결된 각종 케이블 등 친 공간적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그렇다 치더라도, 그 사운드만은 인간의 긴장을 풀어주고, 마음을 풍요롭게 하니, 친 인간적이 이잖아? 하고 정색을 해보지만, 이것도 음악을 함께 듣기 위해서 식구들과 과연 몇 시간을 같이 하느냐는 사실을 곰곰이 따져보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굳이 인정하라면, 친 아무개적 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니, 녹음 스튜디오의 전문장비처럼 잔뜩 벌려 놓은 채, 만지작거리기를 즐기는 필자를 포함한 마니아들은, 이제 슬슬 독방으로 옮겨야 할 핑계부터 연구해야 할 시점에 온 것 같다.

 

이렇듯 불편한 심기 와중에 편집부에서 인티앰프 리뷰 요청이 왔다. 옛적 마란츠 2285B이후, 들은 적도 없는 인티앰프를 리뷰 하라니? 복잡한 심기를 뒤로한 채 승낙은 하였으나, 잘 울려 줄 수 있을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며칠 후, 퇴근하여 집에 도착하니, 스피커 박스처럼 생긴 큰 포장용 박스가 하나 현관에 놓여 있었다. 인티앰프는 어디가고 웬 스피커야? 궁시렁대면서 그래도 속은 봐야겠기에 슬쩍 들어 보려하니, 도대체 꿈쩍을 안하네? 제품을 꺼내어 거실로 옮기기 위해서 한참을 낑낑대다가, 좀 꺼내서 세팅이라도 해주고 갈 일이지. . . 박스만 내려놓고 그냥 가버린 수입상을 나도 모르게 원망하였다. 미리 사진으로는 봐 두었지만, 생각한 것과는 너무 차이가 나는, 크고 무거운 앰프가 하나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1994년도에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패토스 어쿠스틱은 음질에 나쁜 영향을 주는 부귀환을 억제한 독특한 하이브리드(진공관-TR)회로를 개발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리고 이를 이용한 트윈타워즈는 작은 출력에도 불구하고 매끄럽고 알찬 사운드로 많은 오디오 마니아에게 각광을 받았다.

 

물론 이 회사에는 고급 모델로 인콘트롤과 인파워라는 분리형 제품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회사도 유럽의 다른 회사와 같이 출력이 작지만 성능이 좋은 인티앰프를 주력제품으로 개발하여 왔다.

 

한편 얼마 전부터 마크레빈슨 383L, 크렐의 KAV500i, 제프롤런드의 콘체르토, 그리폰의 칼리스토, VAT의 VT 300X 등 고성능 인티앰프들이 유행처럼 속속 소개 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출현으로 인티앰프는 하이파이의 입문용이라는 개념에서 분리형의 보완적인 개념으로 그 인식이 서서히 바뀌고 있는 중이다.

 

이에 자극을 받았는지, 패토스는 자사의 제품치고는 대 출력이라고 할 수 있는, 채널당 110와트짜리 대형 인티앰프인 로고스를 출시하여 또 한번 유럽의 마니아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이 로고스의 개발에 자신감을 가진 패토스는 1994년 이후, 본격적으로 고급 인티앰프의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신 개발된 두개의 인티앰프는 서로 다른 사상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로고스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중에서 시네마X는 5채널 인티앰프로써 5채널 구동 시에는 채널당 110와트, 스테레오로 구동 시에는 채널당 450와트라는 대출력을 내어 주는데, 이 출력은 자사의 제품뿐만 아니라 동급의 다른 회사 제품과 비교해도 큰 파워라 할 수 가 있다. 또 하나는 자사가 자랑하는 인폴회로를 더욱 개선한 제2세대의 인폴회로를 탑재하고, 음질 특성 위주로 부품이나 회로를 업그레이드한 제품인데, 이것이 바로 인폴2이다.

 

즉 인폴2는 A/B급 출력단을 가지고 있는 로고스와는 다르게 순 A급으로 설계되었고, 음질 특성도 당사의 고급 파워앰프인 인파워의 직계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좋아졌다는 평이 있다. 실제로 크기가 웬만한 파워 앰프보다 큰 인폴2는 아귀처럼 앞머리 부분만 크게 한 것이 아니라, 뒤끝까지 충실하게 제작되어, 깊이 50cm나 되는 표준 오디오 랙에도 간신이 들어갈 정도로 길고 무겁다.

 

양끝으로 완만한 구면을 이룬 좌우 대칭의 두꺼운 알루미늄 전면 패널은, 전면에서 보면 U자 형태를 지니고 있다. 시선과 손이 자주 가게 되는 중앙 컨트롤 부의 베이스는 사용자에게 친근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일부러 리모콘과 같은 천연목을 사용 하였으며, 아무래도 직접 손 이 자주 닿는 볼륨 부분은 크롬타입의 금속을 사용하여 좌우 회전 시에 묵직한 감촉을 느낄 수가 있게 하였다.

 

전면에서 보면, 양쪽으로 벌어진 알루미늄 패널과 그 가운데에 위치한 컨트롤 부, 정중앙의 크롬색의 둥근 볼륨이 조화되어, 마치 날아가는 새를 보는듯하다. 또 위쪽에서 아래로 내려다 볼 경우에는, 볼륨 중앙의 붉은 LCD 디스플레이에 모아진 시선은 T자로 길게 이어진 천연목 골짜기를 따라, 네 개의 앙증스런 모습을 한 진공관으로 연결되어 지고, 그 골짜기는 세 개의 커다란 붉은색 콘덴서를 지나 끝이 난다.

 

 

 

 

참 멋있는 라인이다!

 

현대적 도회지 풍과 앤틱한 가구의 느낌이 공존하는 매우 아름다운 디자인이라 할 수 있으며, 특히 사선으로 내려다보는 모습은 더욱 멋지다. 그러므로 이 제품을 오디오 랙에 다른 컴포넌트와 함께 대충 끼워 넣고 사용하는 일은 절대적으로 말리고 싶다. 그렇다고 인티앰프의 간편함에 젖어 온갖 음악 소스들이 널브러진 골방에 그냥 내려놓고 사용하는 일도 사양하고 싶다.

 

패토스사는 이 인폴2를 개발하면서, 분리형에 버금가는 특성을 얻기 위하여 하이브리드 전원 방식이라는 독특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원이란, 트랜스 파워서플라이 방식과 스위칭 파워서플라이 방식을 같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한 스테이지에 두 방식을 혼용하는 것이 아니라, 프리부에는 진공관 증폭을 위하여 전통적인 트랜스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하고, 파워부에는 저 노이즈 형으로 특별히 설계된 스위칭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함으로써 사운드의 특성을 좋게 하고, 더불어 순간 적 과부하에 대해서도 전류의 공급을 원활히 할 수 있게 고안하였다.

 

우선 프리부를 보자. 일반 파워앰프 전원부에 버금하는 크고 무거운 전용 트랜스를 사용하고 있는 프리부는, 파워부의 어떠한 동작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순간적인 임팩트를 표현할 수가 있다.

회로 적으로는 음악적 배음 성분과 함께 그 신호를 충실하게 파워부로 전달하기 위하여, 채널당 2개의 진공관을 채용하고 순 A 클래스로 동작한다.

 

MOSFET 소자를 사용한 파워부 역시 순 A클래스로 동작하며, 왜곡을 줄이면서 드라이브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2개의 인폴 회로를 사용하여 밸런스 증폭을 실시하고 있다.

 

자! 이제 너의 진짜 실력을 한번 보자.

 

 

 

 

와디아20과 와디아2000S의 디지털 라인을 사용하고, 스피커는 와트퍼피 5.1에 연결하였다. 설치가 가뿐하다. 중간에 프리라는 컴포넌트가 한 단계 생락되었다고 체결이 이렇게 간단하다니? 우선은 워밍업용으로 울리기 쉬운곡을 골라보았다.

 

빅터 데이비스의 3집앨범 중 End Of Time, 전자적 음향을 일절 배체한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와 어두운 목소리가 소울의 분위기를 잘 살리며 진솔하게 들려온다. 음상의 높이도 적절하고 미끄러지듯 코드를 옮기는 왼손가락과 오른손의 핑거링의 표정이 허공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미세한 작은 신호를 묻히지않고 이렇듯 잘 살려내다니! 과연 순 A급 증폭의 잇점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다음은 필하모니아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Vivaldi 협주곡 For diverse instruments, 오랜만에 바로크를 선택해 본다. 바로크 음악은 색체감이 너무 많으면 천하게 들리고, 무색 투명하면 또 맛이 없다. 인폴2와 와트퍼피는 적절한 색체감으로 서로 짝을 만난듯 풍부한 여운과 잔향을 동반한체 느긋하게 잘 울려주고 있다.

 

악기의 질감을 잘 들려주기 위해서는 중역에 두께가 있으면서, 저역에서 그 여운이 잘 뒷받침 되어져야한다. 그렇다고 이것이 지나치게 되면 음상이 퍼지고 저역이 둔중해지며, 특히 해상력이 떨어지게 된다. 값비싼 앰프일수록 중역의 두께를 투명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많은 기술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쉽게 개선해 보려고 힘센 파워를 사용하여 스피커 유닛트를 꽉 조이게되면, 음상이 타이트해지고 음장은 깊어지지만, 소릿결이 잘 살아나지 못하고 중고역대의 음악적 묘사력이 떨어져서 연주나 목소리가 무덤덤해져버린다. 

 

그런데 인폴2는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이 경계를 교모히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즉 프리부에 진공관을 사용하고 순A급의 적절한 출력을 내게 함으로써 고역대에서는 배음들을 잘 살려주고, 중역은 매끈하게 잘 빠지며 적절한 색체감도 지니게 만들었다. 그리고 저역은 속도감이있으면서 야위어 지지않는다. 정녕 이 소리가 채널당 45와트에서 나오는 소리란 말인가? 청감상의 출력은 100와트 대를 훨씬 상회하고 있는것 같다. 이건 만만치 않은데! 신음하듯이 중얼거렸다.

 

다음으로 준비한 곡은 탱고 모음집 Tango Dorado이다. 탱고의 스타카토(stacato), 어택(Attact), 샤프(Sharp)라는 세가지 기본 테크닉은 탄력적이고, 관능적이며, 다이내믹하다. 사운드 역시 애절한 맬로디 뒤로, 끊고 ?음이 분명한 동적인 리듬이 분위기를 주도한다. 이런곡을 연주할 때 앰프의 장악력이 떨어지면 무대가 좁아지고 악기들의 분리도나 공간감이 떨어지며, 반대로 지나치면 아코디언이나 바이올린 소리가 애절하지 못하고 행진곡같이 들리기 쉽다.

 

제 1번 트랙 verano porteno에서 초기에 으르릉거리며 울리는 파아노의 힘찬 저역의 타건에 이은 선열한 바이올린 소리가 공간에 흩어지고, 아코디언과 콘트라베이스가 리듬을 탄다. 무대도 넓고 악기들의 존재감도 잘 살아 난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면 피아노 고역의 화려함이 과한 대신 무게감이 약간 떨어진다. 음장은 넓게 전개되지만, 무대 전체가 약간 높다. 기존에 사용했던 실텍 LS180 은선 스피커 케이블이 메인 시스템에는 잘 맞았지만, 인폴2에서는 약간 지나치게 작용하는것 같다.

 

우선 스피커 케이블을 동선인 MIT 750로 교체하고, 인터콘텍터도 트랜스 페어런트 울트라도 바꾸어 보았다. 고역대의 화려한 그라데이션은 약간 줄었지만, 인폴2의 중고역이 이쁜 편이라, 이 변화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대신에 저역의 무게감이 훨씬 늘어 무대가 안정되고, 음상이 위에서 바닥까지 꼿꼿이 선다. 처음도 좋았지만, 그래도 필자의 취향은 후자이다.

 

이참에 필자의 300B앰프 초단과 드라이브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텔레풍겐 12ax7 및 12au7 으로 바꾸어 보았다. 이 진공관들은 이미 에이징이 충분히 된 상태이므로 음상의 투명도와 섬세함, 미세 신호의 표현력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왜 이 제품이 올해의 베스트10에서 탈락했는지 의아해질 정도로 왠만한 분리형에 뒤지지 않는 소리이다.

 

번들로 꼽혀있는 소보텍제 진공관은 원래 광대역이며 다이내믹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진공관이지만, 신품이라 에이징이 다소 필요한것 같다. 또 대역과 다이내믹을 조금 양보하고 유연한 고역과 다소 풍성한 저역을 바란다면, 값이 그다지 비싸지 않는 골든 드레곤도 괜찮은 방법이라 할 수가 있겠다.

 

인폴2는 이렇듯 나름대로 소리를 자신의 오디오 환경에 맞게 튜닝할 부분이 많고, 또 그러한 변화에 고분고분하다는 점에서 마음에 든다. 며칠동안 시간 나는데로 많은 곡들을 들어보고, 나름대로 여러 가지 튜닝을 시도 해보면서 내린 결론이다.

 

인폴2의 특징을 정리해보자. 우선 음장이 상당히 넓게 표현된다는 점이다. 왠만한 TR제 분리형 앰프가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반 진공관의 음이 3월의 하얀 목련꽃이라 한다면, TR 앰프는 활짝핀 개나리에 비교할 수가 있겠고, 여기에 인폴2는 4월에 만개한 벚꽃이라 할 수가 있다.

 

그만큼 음원에 존재감이 있으면서 비대해지지 않고, 투명하며 정보량이 많다는 뜻이다. 대 편성 오케스트라를 들어보면, 넓은 음장에 악기들이 만개하여 펼쳐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전원 부까지 분리된 완전한 듀얼 모노럴 설계의 장점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고 할 수 가 있겠다.

 

미세 신호의 재생도 능숙하여 연주의 기척 같은 부분이 매우 잘 표현된다. 이 부분은 대출력 앰프도 간혹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음악속에 정보량이 많으며, 고역은 유려하고 중역은 매끈하며 저역의 속도감과 역감도 충분하다.

 

왠만한 스피커는 충분이 울려줄 정도로, 어떠한 소리든 머뭇거림없이 스피커에서 잘 빠져나온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장점은 그러한 소리를 태연히 내어 주면서도 모든 소리가 음악적이라는데 있다. 물론 인폴2가 대출력 파워앰프에 못미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대출력 앰프들 역시 힘들어 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으며, 그 부분을 이 인폴2가 쉽게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이천만원을 가지고 어느 정도 지명도있는 메이커에서 만든 오디오를 한세트 구입하려 한다치자! 이 돈으로는 어느 메이커나 중급 성능의 파워 프리 밖에는 살수 없는 금액이라는것은, 직접 돌아다니지 않아도, 잡지의 신제품 코너를 훑어보면 금방 알아 차릴 수가 있다.

 

그 금액으로 인폴2를 구입한다면, 거기에다 멋있는 스피커까지 덤으로 살 수 있는 충분한 돈이 된다.

인폴2를 인티앰프의 범주에 두면 고가임이 틀림없지만, 성능과 질을 따진다면 오히어 저렴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상이 어수선하니 속된 셈을 한번 해보았다.

 

그렇지만 취미는 여유다. 가격대 성능을 지나치게 따져보거나, 소리만 좋으면 된다는식으로 한가지의 목적만 추구하다보면 여유를 잃기 쉽다. 여러가지 면도 볼줄알고 적절한 비용도 지출하자! 그것이 삶에 여유로 이어진다.

 

 

 

 

자! 인폴2를 어떻게 사용할까? 장소는 거실로하고, 전문적인 오디오 마니아라도 만족할 수가 있는 친공간적 오디오 시스템을 상상해 보자. 먼저, 공간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거실의 오디오랙은 과감히 치워버리고 소수의 컴포넌트로 구성한다.

 

 

 

 

디지털 소스로는 CD전용보다도 SACD나 영상도 연결하여 가족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것으로 Linn의 유니버셜 플레이어 Unidisk 1.1가 좋을듯 싶다. 플랫 TV는 벽에 걸고 유니버셜 플레이와 연결해둔다. 스피커는 어떤 것으로 할까? 언뜻 생각나는것이 소누스파베르의 크레모나이다. 이 스피커는 인폴2와 같은 이탈리아 제품으로 가격이나 디자인적으로도 두 제품이 매우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또 어디선가 예술품 조각상을 올려놓는 받침대를 구할 수 만 있다면, 높이가 서로 다른 두개를 이용하여 유니버셜 플레이어와 인티앰프를 각각 올려 놓아보자.

  

이제부터는 기계가 아니라 두개의 인테리어용 소품을 감상하는 기분이 들어 쳐다만봐도 즐거울 것이다. 완성된 조합으로 적절한 세팅이 끝나면, 먼저 가족들을 거실에 불러 모은다. 그 다음으로 거실의 간접 조명을 은은하게 내린다. 이제 가족과 함께 쇼파에 기대어 영화나 음악 감상을 즐기는 일만 남았다. 자! 이정도면 교양있고 여유있는 취미 생활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2007.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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