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중요한 질문을 해 주셨군요. 제한된 지면이라 부득이 에너지(氣)와 관련해서 간략히 말씀드리려 합니다.
우리의 학교교육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으며, 노출된 문제 중 하나가 바로 학교폭력일 것입니다. 님이 제시하신 한 고교학생의 경우도 급우들의 학교폭력에 의한 희생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피해 학생은 심장이 좋지 않은 장애학생이었다고 합니다. 그러한 학생이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공격적 행동을 했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며, 오히려 남들에게 많은 괴롭힘과 피해를 예전부터 받아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학교폭력은 전국의 초, 중고와 대학교 등 곳곳에서 너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스컴을 통해 들리는 이야기만으로도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기방어능력이 없는 약자에게 동료들의 집단 괴롭힘은 기본적으로 왜 일어날까요? 다른 곳도 아닌 배움의 전당에서 왜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요? 서로 따뜻한 우정을 나누며 선의의 경쟁을 하지 못하고, 우리 학생들은 왜 수시로 분노하며 욕설을 내뱉고, 부정적 감정을 마구 드러낼까요?
우리는 캠퍼스 내에 억압된 심리적 육체적 에너지가 상존한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약자(희생자)를 향해 분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학교에는 폭력적 성향, 즉 어느 때고 폭발될 수 있는 억압된 에너지가 잠재돼 있다는 말입니다. 학생들은 약자 등 만만한 상대를 만나기만 하면 즉각 공격적 행동과 폭력을 행사할 만큼 스트레스와 억압된 정서상태에 놓여 있다고 추정됩니다. 이는 사춘기를 겪는 중고교에서 특히 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육체적, 정신적 존재이며 또한 에너지(氣)적 존재입니다. 바이오 에너지인 기(氣)는 정신과 육체의 바탕이 되며, 이들을 서로 연결하는 고리가 됩니다. 나이 어린 학생들 역시 심기신(心氣身)적 존재입니다. 심기신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그 근간은 에너지 곧 기(氣)이므로, 우리 교육도 이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이를 동시에 기르는 교육이 바로 지덕체의 전인(全人)교육입니다.
우리 교육은 오래 전부터 지덕체를 동시에 기르는 '전인교육'을 말해 왔지만, 사실은 전인교육의 부재상태였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의 서구식 현대교육은 서양에도 없는 기형적 교육으로 애시 당초 전인교육이란 없었습니다. 매우 죄송하지만,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육이란 본래 지식 아닌 지혜를 일깨우는 것이어야 하며, 그 근간은 덕성과 건강한 몸입니다. 다시 말하면 지덕체(智德體)는 불가분의 상호보완 관계입니다. 따라서 교육은 마땅히 지식교육과 함께 학생들이 덕성과 건강을 확립하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먼저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건강하려면 운동을 하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건강을 위해 조깅이나 축구, 수영, 등산을 하고 헬스클럽을 다니면 충분할까요. 만약에 그렇다면 건강의 본질을 너무 모르는 소치입니다. 세계보건기구도 건강의 개념에 육체적 정신적 건강 뿐 아니라 사회적, 영적 건강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몸의 건강은 근육운동만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그 근저에 있는 마음의 강건함과 나아가 영적 웰빙 수준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보다 높은 인생의 가치관 없이는 결코 건강한 삶이라 할 수 없습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봉사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이기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장수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남에게 기꺼이 베풀고 봉사하며 보람을 느끼려면 보다 고양된 인생관과 사상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덕(德)을 기르는 문제는 더욱 난감합니다. 공자님이나 소크라테스의 말을 줄줄 외운다고 해서, 윤리도덕의 점수를 높인다고 해서 덕이 길러질까요? 본질적으로 덕(德)은 오기(五氣)의 조화상태입니다. 이를 현대교육에서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요?
지식 아닌 지혜는 더욱 어렵습니다. 체(體)와 덕(德)을 바탕으로 하여 비로소 피어나는 것이 지(智)임을 수행의 스승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교육현실은 한창 열정적인 청소년들에게 최소한의 체육활동을 할 기회조차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강렬하게 분출되는 에너지는 어디로 가서 분출시키고 풀어야 할까요? 청소년기의 강렬한 에너지는 잘 관리하지 못하면 폭력적이 되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에너지는 흐르는 물과 같아서 정체될 수 없으며, 어디론가 출구를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된 교육이라면 학생들의 생명에너지를 창조적 발전적 방향으로 흐르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교사와 동료들이 그 흐름을 이끌어 주어야 하며, 또한 학생 스스로 자신의 생명에너지를 선용할 수 있게끔 교육 훈련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교육은 죄송스럽지만 현대교육 시스템에서는 거의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새로운 교육은 우리의 전통교육방식, 전통의 심신수련법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기공명상이며, 이를 구체화한 것이 바로 기(氣)명상학습법입니다. 이에 대한 상세한 논의는 본 카페의 <기명학학습법>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