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항상 깨달음 상태에서 우주섭리 따르죠"
"별은 항상 깨달음의 상태에서 우주의 섭리를 따릅니다.
별과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그야말로 진리 속에서 사는 것입니다."
서울대 천문학과 교수를 지낸 이시우(70) 박사가 우주현상을 불교사상으로 풀어낸 책
'별처럼 사는 법'(우리출판사)을 출간했다. 이 박사는 불교에 심취해 정년을 5년 앞둔 1998년
서울대에서 은퇴한 뒤
'천문학자와 붓다의 대화',
'천문학자, 우주에서 붓다를 찾다',
'천문학자가 풀어낸 금강경의 비밀' 등 천문학과 불교를 연관시킨 책을 잇따라 펴냈다.
이 박사는 18일 "현대물질문명 속에서 우리는 흐리고 오염된 마음과 불안에 들뜬 초조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고 자연친화적 생명존중 사상을 가지려면
별처럼 청정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의 모든 물질은 별이 폭발하면서 생긴 것이며,
인간의 씨앗 역시 별에서 왔다"면서 "별처럼 산다는 것은 우주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씨앗은 과학적으로 보면 외계에서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시 태양계 물질에서 형성된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탄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유기물질을 지구에 제공했습니다. 그 속에 생명의 씨앗이 되는 유기화합물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 박사는 "실제로 인간과 박테리아의 구성 성분은 휘발성이 강한 헬륨을 제외하면
태양을 구성하는 수소, 산소, 탄소, 질소의 함량 순서와 같다"면서
"만약 인간의 씨앗이 지구에서 왔다면 인간은 주로 산소, 철, 규소로 이뤄져야 하고,
지구의 대기 성분으로 구성됐다면 질소와 산소로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태양계를 구성하는 원시 태양계 물질은 그 전 세대 별들이 죽으면서 방출한 물질입니다.
우리 은하계에서 태양은 제4세대 별이므로 인간도 제4세대 별의 정보를 고스란히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상대사가 '하나의 티끌 속에 우주가 들어 있다'(一微塵中含十方)고 말한 것처럼
세상 만물에 수억년 누적된 우주적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이 박사는 "별처럼 산다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결코 아니다"면서
"별도 평생 핵융합 반응을 하면서 힘들게 살아가다가 에너지가 고갈되면
물질을 방출하면서 초신성으로 폭발해 일생을 마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생을 다한 별들이 죽으면서 방출한 물질은 새로운 별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면서
"인간도 죽으면 한줌의 재로 돌아가지만 그것은 새 생명을 잉태시키는 '살아있는 재'라는 점에서
우주의 생명은 영원하다"고 덧붙였다.
그런 점에서 '별처럼 산다'는 것은 '생사를 초월해 산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이 박사는 말했다.
"별처럼 산다는 것은 물리학에서 말하는 '최소작용의 원리'로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컨대 누군가에게 기분 나쁜 말을 들었을 때 그것에 대해 '최소의 에너지'로 대응하는 것이 최소작용의
원리입니다. 그러려면 스스로 가장 안정되고 낮은 에너지의 상태를 유지해야 하죠.
불교식으로 설명하면 그것은 마음을 비우고
고요의 바닥에 이른 상태인 선정(禪定)에 드는 것입니다."
이 박사는 "최소작용의 원리로 살아가는 것은 존재의 본성인 우주심(宇宙心)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그러려면 탐(貪.욕심), 진(瞋.화냄), 치(痴.어리석음) 등 삼독(三毒)과
변치 않는 자아가 있다고 생각하는 아상(我相),
내가 다른 생명체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인상(人相),
집단적 심리작용인 중생상(衆生相), 오래 살고 싶어하는 수자상(壽者相) 등 사상(四相)에서 벗어나
별처럼 청정한 마음에 이르도록 끊임없이 수행정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책은 별의 일생과 인간의 삶을 불교적 사상을 통해 비교 설명하고,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철학자나 과학자 등 위인들이 남긴 적절한 명언과 격언 등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이 박사는 "천문학의 세계는 불교의 화엄세계와 너무 가깝다"면서 "앞으로
과학의 관점에서 불교를 보려는 것이 아니라
우주적 관점으로서 불법(佛法)을 높이기 위한 집필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