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관리 당사자이면서 결연후원금 당사자인 아윤(가명)이의 어머니 이야기입니다.
월에 최소 한번은 결연후원 당사자 가정에 연락하여 후원금을 용도에 맞게 사용하고 있는지,
가정의 변화사항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늘 그래왔듯이 아윤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별일 없으세요?”
아윤이 어머니는 말했습니다. “네 잘 지내고 있어요.”
어쩐 일인지 다른 당사자들과는 다르게 아윤이 어머니의 대답은 늘 단답식이고, 좀처럼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사회복지사는 당사자의 어려움을 듣기 위해 노력해야 하기에
지난달에 나누었던 상담내용을 토대로 변화사항이 없는지 여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병세가 좀 어떠신가요?”
“어머님은 약을 잘 복용하고 계신가요?”
“아윤이의 공격적인 행동은 이번달에 몇 차례나 있었나요?
여느때처럼 상담을 마치며 끝으로 사회복지사는 어머니에게 말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정말 잘해주고 계신 것 같아요. 그럼에도 혹시 혼자서 해결하기 어렵거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저에게 연락주세요.“
여러 이야기 끝에 그제서야 아윤이 어머니는 지난 날의 일을 사회복지사에게 말했습니다.
어머니께서 늘 사회복지사와 상담에서 단답식의 대답을 하였던 이유는 이렇습니다.
수년 전에 강북구로 이사오기 전에 일이었습니다.
아윤이 어머니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생겼었다고 합니다.
당시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무기력증까지 더해 도저히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이에 용기를 내어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지만, 사회복지사에게 돌아온 대답은
”저희기관에서 해드릴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아윤이 어머니는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길을 걷는데 길거리에 현수막이 보였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신 지역주민을 찾습니다. -OO복지관’
아윤이 어머니는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도움을 요청해봐야 못해준다고 할거면서..“
아윤이 어머니는 당시 용기내어 도움을 요청을 했었지만,
자세한 설명도 없이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사회복지사가 원망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아윤이 어머니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거절을 당하느니 혼자서 감당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합니다.
저는 그 당시 담당하고 있던 사회복지사가 어떤 이유에서 도움을 줄 수 없었는지,
정말 자세한 설명도 없이 도움을 줄 수 없다며 단칼에 거절하였는지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당사자가 결코 쉽게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저조차도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때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은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용기내어 도움을 청했을 당사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물론 당사자가 이야기하는 모든 어려움을 우리가 모두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을 당사자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것이
비로소 소통의 시작이라는 것을 아윤이 어머니로부터 하나 배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