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승철 대기자
자영업자 폐업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영업자 10명이 창업하는 동안 8명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우리뉴스
(서울=우리뉴스) 최승철 대기자 = 요즘 동네 골목길 풍경이 예전 같지 않다. 한때 북적였던 가게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으면서 새 주인을 찾는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남아있지만, 벌이가 예전만 못해 폐업을 고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더는 새롭지도 않은 자영업의 위기는 이제 더 이상 자영업자들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경제 전체를 갉아먹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자영업 폐업률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폐업 신고 건수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자영업자 10명이 창업하는 동안 8명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대비 폐업 비율’이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대표적 자영업인 소매·음식업 폐업률은 4년 만에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고물가와 저성장, 내수 침체 등 3중고가 겹치면서 자영업자의 생존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음식점업, 건설업 등의 폐업률이 크게 증가했다.
아직 살아남은 자영업자들의 상황도 심각하다. 이들 4명 중 3명꼴로 한 달 소득(종합소득세 신고분)이 1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분 1,146만 4,368건 가운데 860만 9,018건(75.1%)이 월소득 100만 원(연 1,200만 원) 미만이었다. 이 가운데 소득이 전혀 없다는 신고분도 94만 4,250건(8.2%)으로, 100만 건에 육박했다.
연소득 1,200만 원 미만의 신고분은 2019년 610만 8,751건, 2020년 661만 2,915건, 2021년 794만 7,028건 등으로 매년 증가세다. '소득 0원' 신고도 2019년 64만 9,016건, 2020년 78만 363건, 2021년 83만 1,301건 등으로 늘고 있다.
이와 같은 자영업 위기는 단순히 자영업자들 개인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줄면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다른 산업의 매출 감소로 연결되어 경기 침체를 심화시킨다. 자영업 폐업은 또 고용 감소로 이어져 실업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영업이 위기에 몰린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 제일 먼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가 컸다.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을 증가시켰다. 최근에는 물가 상승과 내수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소비가 위축돼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감소한 데다 온라인 플랫폼 급성장으로 오프라인 중심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자영업 위기는 우리 경제와 사회의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정부 차원의 금융 지원, 임대료 지원, 교육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 또한, 실업 보험, 생계 지원 등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여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완화해야 한다.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도 필수다.
자영업 위기는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반드시 해결하고 가야 할 과제이다. 우리의 골목길을 지키고 우리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