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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구마루 무지개낭송회
일시 : 2015년 6월 29일 (월) 오후 2시
장소 : 서울시 오류동 문학의 집 · 구로
강사 : 민문자(서울시 평생교육강사)
구마루 무지개 http://cafe.daum.net/goomaroorainbow
제3회 구마루 무지개낭송회
차례
♣ 민문자 강사 인사와 내빈 소개
홍춘표 한국문인협회 구로지회장과 사무국장
윤재룡 텃골문학마을학교장과 행절실장
김익하 한국문인협회 전임구로지회장
♣ 축가 박순정 소프라노 / 그대의 향기 / 민문자
그대의 향기 / 민문자 작시, 정덕기 작곡
아름다운 소리에 귀를 열고
새벽에 물 긷는
물 긷는 마음으로
오늘을 여는 향기로운 그대
인생의 환한 등불로
인생의 환한 등불로
빛나는 희망을 안고
희망을 안고 자라는
꿈나무의 꿈나무의 큰 별이 되리라
꿈나무의 큰 별이 되리라
♣ 축시 문촌 이덕영 / 대추나무여
봄볕이 너울져 꽃피우고 잎눈 틔워도
늦잠에 정신없는 그대여
그대는 조선의 선비였나 양반이었나
봄눈의 찬바람 불타는 영산홍 꽃심
못 본 듯 멀리하였음인가
따가운 하얀 태양 눈감을 때 반짝이는 잎새
파란부리새되어 날갯짓 활짝 날아오른다
바람이 흔들고 비가 씻고 간 날
꽃은 피어나 수줍게 웃는 날
파란하늘 가득 파문이 인다
보일듯 말듯 웃음 짓는 꽃이여
작은 벌들의 군무 춤을 추는데 태양은
아침이슬 반짝이는 꿈을 먹는다
작은 별무리 소곤대는 천상의 소리여
창조의 신비로운 춤이여
붉은 씨알의 잉태 생명이다
청포도 익어가는 여름날 칠월 이제야
숨어서 꽃피우는 꽃나무야
푸른 듯 붉은 열매를 거두어라
벼락이 스쳐지나 살아남은 나무여
천둥의 아픔 울려라 달콤한 꿈의 동산에
따듯한 바람아 불어라
뭉개구름아 단비되어 내려라
서녘 만리 길 위에 서 있는 아름다운 나무여
빛나라 빛내어라 빛나리라
왕벌들 윙윙 춤을 춘다 축하의 노래를 부른다
대추나무여
―소정출판기념회 축시 이덕영 (09.7.6)
이경희 / 구마루 언덕 / 민문자
김동섭 / 신록 / 서정주
김상남 / 아버지 / 이혜선
노순화 / 자작시 / 빚
서용재 / 님의 목소리 / 이문원
심재은 / 백두산 천지 아리랑 / 민문자
장꼭지 / 참 멋진 여자 / 민문자
정원순 / 참 멋진 청년 / 민문자
정정순 시인 / 자작시 / 산티아고 달팽이 길
최미숙 /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 정일근
최진자 /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 이채
한봉순 자작시 / 내마음의 등대 - 문학의 집 · 구로
홍상숙 / 어머니 / 김초혜
이현욱 시인 / 내가 얼마나 외로워져야
김점숙 시인 / 까치밥 / 임보
이정석 시인 자작시 / 망초대 꽃
민병완 시인
최명희
이명술 민영자 민군자 민경애 김영희 정광시
이경희 / 구마루 언덕
민문자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자리한 아담한 언덕
봄이면 진달래 민들레 냉이꽃 피어나고
여름이면 하얀 찔레꽃 아카시아 밤꽃향기
가을이면 아람 벌고 단감 빨갛게 익어가는 언덕
겨울이면 눈 덮인 산마루에서 눈싸움도 즐거워라
우람한 소나무숲길로 이어지는 등산로도 그윽한
서부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구마루
빨간 기와지붕의 문학의 집 ‧ 구로가 자리한 언덕
아침 햇살에 까치들 반가운 손님 온다고 깍깍대고
온종일 까투리 노랑딱새도 맞장구치며 노래하는 곳
날마다 참 멋진 사람들 찾아와 상기된 얼굴로
시낭송이며 고향 이야기로 아름답게 꽃 피우네
밤이면 풀벌레 합창소리에 별들도 무리 지어 놀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기쁨과 평화를 심어주는 구마루
김동섭 / 신록
서정주
어이 할거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이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한번 날 외워싸는데
못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머리털 같은
풀밭에 바람속에 떨어져내려
올해도 내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 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김상남 / 아버지
이혜선
아버지
...
어젯 밤 당신 꿈을 꾸었습니다
언제나처럼 한 쪽 어깨가 약간 올라간
지게를 많이 져서 구부정한 등을 기울이고
물끄러미, 할 말 있는 듯 없는 듯 제 얼굴을
건너다보시는 그 눈길 앞에서 저는 그만 목이 메었습니다
옹이 박힌 그 손에 곡괭이를 잡으시고
파고 또 파도 깊이 모를 허방 같은 삶의
밭이랑을 허비시며
우리 오남매 넉넉히 품어 안아 키워 주신 아버지
이제 홀로 고향집에 남아서
날개짓 배워 다 날아가 버린 빈 둥지 지키시며
그래, 바쁘지?
내 다아 안다
보고 싶어도 안으로만 삼키고 먼산바라기 되시는 당신은
세상살이 상처 입은 마음 기대어 울고 싶은
고향집 울타리
땡볕도 천둥도 막아 주는 마을 앞 둥구나무
아버지
이제 저희가 그 둥구나무 될게요
시원한 그늘에 돗자리 펴고 장기 한 판 두시면서
너털웃음 크게 한 번 웃어 보세요
주름살 골골마다 그리움 배어
오늘따라 더욱 보고 싶은 우리 아버지
노순화 자작시 / 빚
하늬바람 잔잔하게 불던 날
잘 살라 하시며 시집보내고
먼 산에 소나무가,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네 얼굴이었다 하시더니
양지바른 풀 섶 흙집에 누우셨네
어머니!
살 냄새 그리워서
뭉그러진 젖무덤 쓸어안고 부벼보니
까슬한 풀냄새뿐
그 향기 이제 없네
인적도 없는 집
쉬 못 떠나고
빙빙 서성이는 것은
살면서 진 빚이 많은 까닭이네
2015.6.22
서용재 / 님의 목소리
이문원
순백한 님의 모습
한여름 밤의 어둠을 타고
내 곁을 스칠 때
님을 향한 나의 마음
훈훈한 바람결에 실어
천릿길로 날려 보낸다
순간순간의 단절 속에서
적막함에 잠기어 들면
모든 사물이 숨을 죽이고
기다림속에 잠기어든다
찰라의 용트림으로
울어대는 풀벌레 소리
영광의 세월은 가고
섬광을 타고
귓전을 스치는 님의 목소리
가슴에 와 닿을 때
나는 환희에 젖어
허공을 날은다
심재은 / 백두산 천지 아리랑
민문자
장백산 청석봉 아래서 바라 본백두산 천지
덕 많이 쌓은 사람 앞에서만 그 모습을 드러낸단다
한낮에 안개연기는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걱정하던 운해는 바람신에 밀리고
온몸을 드러낸 천지의 전경(全景)
아! 그 짙은 코발트 물빛 보석으로 빛난다
시시각각 빠르게 변하는 기상(氣象)신비롭고 외경(畏敬)스럽다
마음 떨며 밟아 본 지금은 조중 국경선(朝中 國境線)
남의 땅을 거침없이
내 땅은 도둑고양이 되어
월경(越境)하고 십여 미터를 걸었다
비탈에 매달린질풍경초(疾風勁草)
연보랏빛 백두산 천지 들국화
아린 내 가슴 달래어 주는가
예쁘게 활짝 웃었다
나는 천지를 향하여 소리쳤다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장꼭지 / 참 멋진 여자
민문자
열일곱 처녀처럼
청신한 여자
맑은 마음 미소 띤 얼굴
남 먼저 인사하는 여자
어떤 일에나 최선을 다하고
인내하는 여자
늘 진리와 지혜를 추구
인생을 가꾸는 여자
한밤중에도 전화를 걸어
대화하고 싶은 여자
1박 2일 함께
여행하고 싶은 여자
카메라 렌즈에
담고 싶은 여자
바로 당신
참 멋진 여자
정원순 / 참 멋진 청년
민문자
새해 첫날 해맞이하는 정신으로
언제나 경건한 마음을 간직하며 사는 청년
진리 지혜 신념 용기 유머 건강 사랑이란 단어로
늘 깨어있는 자신으로 갈고 닦는 청년
국가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나라가 부를 때 제일 먼저 ‘예’하고 뛰어가는 청년
부모사랑 형제우애로 집안의 중심이 되고
친구사이에서도 리더로 존경받는 청년
한 배우자를 위해 일생 변치 않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가정을 가꿀 줄 아는 청년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고 솔선수범하며
자기 책임을 다하는 청년
암울한 세상도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
청소년의 멘토, 약자를 보호하는 청년
언제 어디서나 빛나는 희망꽃
참 멋진 청년
정솔 정정순 자작시 / 산티아고 달팽이 길
신문지를 깔고 열무를 다듬다가
달팽이를 만난다
열무를 흔들어 달팽이를 떨어뜨린다
내동댕이쳐진 달팽이가 공기돌처럼 움추린다
배낭 여행자 되어 집을 통째로 메고 걷는 길
눈물 콧물 흘리며 땀에 범벅이 된
산티아고 길이 공기돌에 찍혀 있다
몸에 짐 하나하나 버린다
거울을 버리고, 화장품을 버리고 여자를 버린다
800킬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을 버린다
더 이상 버릴 게 없을 때까지 버린다
온 몸으로 끈끈한 그림을 그리며 나를 찾아가는 길
오체투지로 가는 길 남의 가슴에 구멍만 내며
평생 끌고 다닌 것이 내 집이 아니라 허물인 걸
배우는 길
구멍 난 신문지 사이로, 구멍 난 잎사귀 사이로
한 세상이 빠져 나간다
나를 버려서 나를 찾아 가는 길이 뚫인다
최미숙 /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 정일근
먼 바다로 나가 하루 종일
고래를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
사람의 사랑이 한 마리 고래라는 것을
망망대해에서 검은 일 획 그으며
반짝 나타났다 빠르게 사라지는 고래는
첫사랑처럼 환호하며 찾아왔다
이뤄지지 못할 사랑처럼 아프게 사라진다
생의 엔진을 모두 끄고
흔들리는 파도 따라 함께 흔들리며
뜨거운 햇살 뜨거운 바다 위에서
떠나간 고래를 다시 기다리는 일은
그 긴 골목길 마지막 외등
한 발자국 물러난 캄캄한 어둠 속에 서서
너를 기다렸던 일
그때 나는 얼마나 너를 열망했던가
온몸이 귀가 되어 너의 구둣발 소리 기다렸듯
팽팽한 수평선 걸어 내게로 돌아올
그 소리 다시 기다리는 일인지 모른다
오늘도 고래는 돌아오지 않았다
바다에서부터 푸른 어둠이 내리고
떠나온 점등인의 별로 돌아가며
이제 떠나간 것은 기다리지 않기로 한다
지금 고래가 배의 꼬리를 따라올지라도
네가 울며 내 이름 부르며 따라올지라도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겠다
사람의 서러운 사랑 바다로 가
한 마리 고래가 되었기에
고래는 기다리는 사람의 사랑 아니라
놓아주어야 하는 바다의 사랑이기에
최진자/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이채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 없으되
내가 잡초 되기 싫으니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털려고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고 들면 못 덮을 허물 없으되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그 눈 밖에 나기는 한 순간이더라
귀가 얇은 자는
그 입 또한 가랑잎처럼 가볍고
귀가 두꺼운 자는
그 입 또한 바위처럼 무거운 법
생각이 깊은 자여!
그대는 남의 말을 내 말처럼 하리라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니
마음이 아름다운자여
그대 그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라
한봉순 자작시 / 내 마음의 등대 ―문학의 집 · 구로
08번 버스에서 내리면
유혹하는 붉은 벽돌 계단을 따라
뒤따르는 바람도 헉헉대는 7월
비가 오면 폭포가 되어 흐르는 산속
개복숭아나무 뒤에 숨은 보물단지
숲 속 학교 문학의 집 · 구로
민 선생님과의 필연적 만남
온화하며 기품 있는 자태
매혹적인 목소리
아나운서처럼 정확한 발음
열정적인 가르침 한마음 되어 배운다
-어-엘 애-림-포 엘-박-파
목청껏 외쳐보면 전율할 것 같은 희열
황조롱이도 부러워 청강생으로 듣는다
우리 만남은 행운이다
스피치와 시낭송 얼마나 환상적 만남인가
시인과 낭송의 운명적 궁합
구로문인협회 성찬에 초대받은 우리
뜨겁게 기립박수 보낸다
만학도들이여
문학의 집 · 구로로 오라
문학을 사랑하는 이의 등대가 되어줄 것이다
홍상숙 / 어머니 / 김초혜
한 몸이었다가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 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이현욱 /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유안진
내 청춘의 가지 끝에 나부끼는
그리움을 모아 태우면
어떤 냄새가 날까
바람이 할퀴고 간 사막처럼
침묵하는 내 가슴은
낡은 거문고 줄 같은 그대 그리움이
오늘도 이별의 옷자락에 얼룩 지는데
애정에 그물로도
가둘 수 없었던 사람아
때없이 밀려오는 이별을
이렇듯 앞에 놓고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그대를 안을 수 있나
내가 얼마나 더 외로워져야
그대 사랑을
내것이라 할 수 있나
김점숙 / 까치밥
임보
찬 하늘 빈 가지에 매달린 감 한 알
빈자의 등불처럼 환합니다
까치 부부 기웃대다 차마 못 먹고
침만 꼴깍이다가 날아갑니다
청송 이정석 자작시 / 망초대 꽃
아무 곳에서나 지천으로 피어나
망나니 꽃이라고
온갖 비난만 받았던 네가
수많은 세월 동안
꽃 피고 지며 살다 보니
삶의 지혜를 터득해
철까지 들었다는 생각에
오늘만은 달라 보였다
미물인 네가
우리 부모님 산소 앞에서
새하얀 소복 차림으로 무릎 꿇고 앉자
눈물까지 뚝뚝 흘리는 걸 보니
불현듯
한낱 잡초꽃인 네가
자식인 나보다 낮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속에 울컥해짐을 느꼈다
매년 무참하게 뽑아버린 너였지만
오늘만은 오늘만은
결코 너를 뽑아버릴 수가 없어
내 가슴 속에 눈물만을 머금은 채
그냥 돌아서고 말았네
★ 참 멋진 사람
민문자
미소 띤 얼굴로 다정히 인사도 건네시고
몸 튼튼 마음 튼튼 남의 건강도 살피시며
인생사 진지한 문제도 멋스러운 유머로
필요한 때에 적절한 말씀 즐겁게 이야기해
늘 진리와 지혜, 참 삶을 가꾸시는 사람
시낭송이나 세레나데도 수준급이어서
그를 만나면 이유 없이 기분 좋아
한밤중에도 전화로 목소리 듣고 싶은
먼 나라에 한 보름쯤 함께 여행하면서
카메라 렌즈에 담고 싶은 바로 당신
참 멋진 사람
구마루 무지개 http://cafe.daum.net/goomaroorain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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