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인의 자살에 대하여 망인의 유족이 보험자를 상대로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는 사건]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한 경우에, 자살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망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인 사고로서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5다5378 판결 등 참조).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망한 사람의 나이와 성행, 육체적·정신적 상태,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 및 진행경과와 정도, 자살에 즈음한 시점의 구체적인 증상, 사망한 사람을 에워싸고 있는 주위 상황과 자살 무렵의 사망한 사람의 행태,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 자살의 동기, 그 경위와 방법 및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다97772 판결,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판결, 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다238800 판결 등 참조). 이때 사망한 사람이 생전에 우울장애 등의 진단을 받거나 관련 치료 등을 받아 왔고 그 증상과 자살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자살에 이르게 된 상황 전체의 양상과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우울장애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인지를 판단하여야 하고, 특정 시점에서의 행위를 들어 그 상황을 섣불리 평가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다238800 판결 참조). 또한 우울장애를 겪다가 사망한 사람이 자살에 즈음한 시점에 환각, 망상, 명정 등의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4. 5. 9. 선고 2021다297352 판결 참조).
☞ 망인의 자살에 대하여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이 보험자인 피고를 상대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함
☞ 원심은, 당시 망인이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원고들의 보험금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음
☞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망인이 자살 전부터 상세불명의 우울병 에피소드 등 진단을 받은 적이 있고 그동안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한 이력이 있는 점, 망인이 정신과 상담 과정에서 정신적 어려움 등으로 인하여 죽음을 생각하는 언행을 반복한 점, 망인의 사망 직전 동거인이 사망하여 그로 인하여 망인의 증상이 갑자기 악화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크다고 보아, 이와 달리 망인이 투신 자살하기에 앞서 유서를 남겼다는 등의 사유를 근거로 자살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