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으로 인변의 집 근처에서 추어탕 한 그릇으로 셋이 모였다.
어제밤 늦게 인변은 합류했고 잠은 집에 가서 자고 다시 아침을 같이 한다.
10시가 되어서 남동공단에 도착하고 이제 출발이다.
차를 가지고 종착지거나 출발지에 세워놓고 장정을 마친 후 둘 중에 한 곳으로는 다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특히 오늘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서 종착지에 셋이 모두 가서 차를 세워 놓고
한 대에 다시 모두 타고 출발지로 오는 이유로 출발은 10시가 조금 넘어서 시작했다.
코스에 따라 다르겠지만 경기도를 지나면 그때는 한 대의 차로 모두 이동하여 차를 세우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
다음에는 중하에게 부탁하여 카메라 삼각대를 가지고 와서 출발지와 종착지에서는
꼭 제대로 된 사진을 찍어야지 매번 팔을 뻣어 카메라를 돌리고 찍으니 사진이 이상하다.
길은 어제와 같이 일직선으로 계속 이어지는 한국 최고의 자전거 길이다.
달라진 것은 인도가 바닷가 철조망 옆으로 올라 갔다는 뿐이다.
그렇게 끝이 보이지 않는 직선 길을 3km 이상 걷고나니 공단의 끝이고 최근 개통된 제3경인고속도로 고잔TG가 나온다.
어디로 갈 까 잠깐 망설이다 고잔TG 방향으로 직진을 하니 바로 해안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 길이다.
소래포구로 열심히 들어가는 작은 어선을 보며 고속도로 고잔대교 밑으로 지나간다.
제3경인고속도로는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에서 경기도 시흥시 목감동까지 이어지는 약 14km의 고속도로이다.
민자 유치로 만들어진 도로인데 지금까지 걸어온 해안도로로 바로 이어지고
해안도로에서는 얼마 전 개통된 인천대교로 이어져 인천국제공항까지 바로 간다.
안양공장에서 가장 빠르게 인천공항을 갈 수 있어서 좋고 더욱 이 도로의 대부분을
우리 공장에서 만든 아스콘으로 포장했다는 것도 기분을 좋게 한다.
해안을 따라 내려오니 관계자 외 통행금지라는 큰 입간판이 우리의 진행을 막아선다.
어떤 이유로 만들어 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한화교라는 다리는 인천에서 시흥으로 넘어가는 최단거리 지름길이다.
이제는 통행금지 표시판도 조금은 익숙해 져서 그냥 다리로 올라선다.
아치형 다리라서 물 건너 저편이 보이지 않고 다리 중간에야 우리를 혼 낼 사람이 보일 터
뭐라고 하면 우리가 “뭐라구요?”하며 안 들리는 척 그 사람한테 가면 우린 결과적으로 다리를 건넌 거니까.
걱정과 달리 다리를 무사히 건너니 다리위에 낚시대를 펼쳐놓고 한가롭게 바람을 맡는 사람도 있고 통행금지가 무색하다.
이래서 걷는 것이 좋은지도 모른다.
차로는 절대 갈 수 없는 다리였고 사람이 걸어서 못 가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바로 한화 매립지가 나온다.
한화가 86년부터 매립을 시작 97년에 준공을 한 147만평이나 되는 땅이다.
여의도의 면적을 250만평 정도로 보니까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한동안 한국화약의 군용화약류 종합시험장으로 사용되다가 시화공단 주변 주거지가 커지며
주민의 반대로 빈 땅으로 놀고 있다가 수도권의 최고 알짜배기 땅으로 다시 돌아왔다.
어떤 도지사는 외자유치를 해서 최고의 관광단지로 또 어떤 도지사는 유니버설스튜디오를 유치하겠다고 하더니
대기업 특혜라는 논란으로 잠잠하다가 2006년 시흥시가 전격적으로 5,600억원에 매입을 했다.
그 후에도 대기업 특혜 논란은 계속 되서 아직도 그냥 빈 땅이다.
해안가에는 철책이 오이도 까지 둘러져 있고 바로 옆으로 6차선 도로 규모의 비포장도로가 직선으로 나있어서
그 길을 따라 계속 걷는다. 매립지는 풀이 무성이 자라 아프리카 밀림 같다고 해야 하나
아님 철책과 어울려 비무장 지대 같다고 해야 하나 그냥 나무하나 없는 초원이다.
그늘없는 햇볕아래를 직선으로 그렇게 그렇게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지겹고 힘이 든지 처음 알았다.
눈 앞에 보이는 것중 움직이는 건 페러그라이딩을 하는 럭셜리 동우회 뿐
가도 가도 거기가 거기고 제3경인고속도로 고잔대교의 그늘이 없었다면 너무도 힘들 길이 아니었을까.
다리 밑 그늘에서 어제 먹다 남은 월병과 인변이 준비한 시원한 어름 물로 허기와 더위를 달랬다. 참 시원하다.
다시 시작한 길은 4km 가까이 직선으로 나 있었고 중간에 시흥시에서 걸어 논 출입금지 현수막을 무시하고
계속 걸어 철책에 길을 잃고 약간 돌아 끝내는 군자지구 도시개발 사업지구라는 큰 간판이 걸려있는
출입문의 개구멍으로 포복을 하여 나왔다. 사람이 걸어서 못가는 곳은 없다 라는 말을 증명하며.....
대로변으로 나와 오이도 입구로 걸어 들어와 칼국수집과 횟집으로 정신없는 오이도로 들어와서
중간의 한 칼국수집에서 시원한 쏘맥과 칼국수를 시켰다.
멀리 바다 건너 우리가 출발한 곳이 보인다. 직선거리로는 얼마 데 보이지 않지만 땅을 밟고 걸어오니
시계는 벌써 1시 40분이다. 3시간 40분을 꼬박 걸어온 거리가 10km는 넘는 듯하다.
한참을 쉬고 오이도의 해안 뚝방길로 올라서서 걷는다.
가까이에 오이도의 상징인 빨간 등대가 보이고 일요일 즐기는 많는 사람들이 무거운 걸음을 자꾸 방해한다.
등대를 지나니 좀 한산해 지며 오늘의 종점인 시화방조제 입구가 보인다.
오늘 시작할 때부터 아팠던 어제 무리한 다리가 특히 무릎 뒤 오금이 다시 아파온다.
중하는 무릎이 아프다고 하고 오늘 시작한 인변만 여유만만이다. “그러니까 많이 가지 말자고......”
잠깐 길옆에 쉬었다가 조금 더 가서 오늘의 종점에 도착했다.
얼른 사진 한장 찍고 인변에게 중하를 부탁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안녕을 했다.
다음엔 무리하지 말아야지 하며.......
첫댓글 맥주의 칼라와 거품 등으로 판단할때 "소맥"은 아닌것으로 보이오. 혹시 "맥사" 아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