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모험을 갈망하는 분들께 오프로더 자동차는 이를 실현하게 해주는 좋은 수단이 됩니다. 험로 주행을 위해 설계된 만큼 오프로드 자동차의 운전은 일반적인 드라이빙과는 비견할 수 없는 재미와 스릴을 안겨주죠. 오늘은 이러한 오프로더의 대명사와도 같은 '지프자동차'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첫 선을 보인 이후로 높은 인기를 얻어 권위와 명예의 상징으로 관공서나 정부산하기관에서도 주로 사용되었던 지프. 이에 따라 처음에는 군용 차량으로 선을 보인 지프는 민간용으로도 개조되어 생산되었고, 최근에는 4WD 차량을 '지프'라는 용어로 통칭할 정도로 지프는 우리 일상에서 친숙하게 만나볼 수 있는 단어죠.
지프자동차의 역사
'지프(JEEP)'란 어원은 '다용도'란 뜻의 제너럴 퍼포스(general purpose)의 머리글자인 GP에서 나왔다는 설과 만화 《뽀빠이》에 나오는 요술 강아지가 내는 'Je-e-e-p'라는 기성(奇聲)과 연관해 나왔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 단어는 원래 미국 아메리칸모터스(American Motors)의 자동차 등록상표였으나,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생산되면서 앞·뒷바퀴 모두를 통해 동력을 전달할 수 있는 소형 사륜구동 자동차를 가리키는 보통명사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보통명사로서의 개념과 다임러크라이슬러(DaimlerChrysler)의 자동차 브랜드 지프(JEEP)를 뜻하는 상표명 두 가지로 쓰입니다.
<spyker 4WD (출처 : 위키피디아)>
지프의 효시는 1902년 폴란드의 스파이커 형제가 만든 '스파이커(spyker) 4WD'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프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두각을 드러낸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습니다.
<Mercedes-Benz G5 (출처 : http://www.favcars.com/)>
1차 세계대전 패전 후 독일은 자국 내 전차개발이 금지되자 사륜구동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1937년 이러한 노력 끝에 탄생한 모델이 G-5입니다. 기동성이 탁월했던 G-5는 1940년을 전후해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독일의 월등한 기동력을 체감한 연합국, 특히 미국은 이 차량에 버금가는 차량 제작에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떠한 길에서도 빠르고 가볍게 달릴 수 있는 '전천후 군용차'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 미 육군은 135개의 자동차 회사를 대상으로 군용 차량의 공개 입찰을 발표했습니다.
<최초의 지프, willys mb (출처 : 위키피디아)>
미군이 원하는 군용 차량의 첫 번째 조건은 3명 이상이 탈 수 있고, 30구경 기관총을 얹을 수 있는 프레임과 그에 따른 강성을 지녀야 했습니다. 네 바퀴 굴림은 기본, 앞 바퀴에도 구동 축을 갖춰 필요할 때 두 바퀴 굴림과 네 바퀴 굴림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트랜스퍼도 얹어야 했습니다. 이 최종 입찰에 참여한 회사 중에서 윌리스 오버랜드의 차량이 선정되었지만, 윌리스 오버랜드는 중소회사였기 때문에 주문량을 맞출 수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포드에도 윌리스 오버랜드의 설계도를 넘겨받아 똑같은 차량을 만들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윌리스는 MB라는 이름으로, 포드는 GPW라는 이름을 내걸고 미 육군의 작전 차를 만들어 납품했습니다. 최초의 지프 모델인 MB는 제작번호 100000을 1호로 해서 양산되기 시작했고, 1945년 전쟁이 끝날 때까지 36만 1천여 대의 윌리스 MB와 27만 8천여 대의 포드 GPW 등 63만 9천여 대의 지프가 전장에서 맹활약을 펼쳐 미 육군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전쟁 후 지프자동차는 건설이나 농업, 레저용으로도 널리 이용되기 시작했고 윌리스 오버랜드는 1945년 군용보다 외관이 뛰어나면서 민간용으로 이용하기 좋은 지프 CJ-2A를 생산했습니다. 이 모델에서는 편의장치가 대폭 추가됐는데 테일게이트, 오토매틱 와이퍼, 대형 헤드램프, 연료 주입구 잠금 장치 등이 달렸습니다. 1950년, 윌리스 오버랜드는 CJ-2A의 마이너 체인지 모델인 CJ-3A를 출시했고 이와 함께 ‘Jeep’라는 이름을 상표로 등록했습니다. 이후 CJ 시리즈는 랭글러 YJ가 나올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1974년 생산된 1세대 지프 체로키(출처 : 위키피디아)>
지프를 탄생시킨 윌리스 오버랜드는 1953년 헨리 J 카이저가 인수하면서 회사명을 '윌리스 모터'로 바뀌었습니다. 이후 1970년 2월 다시 아메리칸 모터스에 인수되었고, 1974년 지프 역사상 가장 성공한 차로 알려진 '체로키'가 탄생하게 됩니다. 2도어 SUV 스타일을 갖고 있던 1세대 체로키는 1974년부터 1983년까지 생산됐으며 약 20만 대가 생산되는 성공을 거뒀습니다.
<최초의 현대적 SUV로 평가 받는 2세대 지프 체로키(출처 : 위키피디아)>
1984년부터 2001년까지 17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생산된 2세대 지프 체로키는 '최초의 현대적인 SUV'로 평가받는 차량입니다. 1999년에는 20만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2002년 지프 리버티로 대체되기 전까지 지프 체로키는 250만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합니다. 이렇게 기록적인 판매량을 달성한 체로키는 리버트에게 자리를 내주며 잠시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윌리스 모터를 인수한 아메리칸 모터스는 승용차도 생산했지만, 지프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인기 있는 차가 없었다고 합니다. 아메리칸 모터스는 결국 1987년, 크라이슬러에 합병되었고 이때부터 지프 브랜드는 크라이슬러의 디비전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프자동차
1. 2014 지프 그랜드 체로키
(출처 : 네이버 자동차)
지프가 한국 시장에서 '체로키' 자동차를 판매한 것은 2007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그간 여러 사정으로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았던 체로키는 7년 만에 '그랜드 체로키'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2014 그랜드 체로키는 지프의 플래그십 모델로 지프 고유의 오프로드 성능에 고품격의 온로드 주행 성능을 자랑합니다. 그랜드 체로키는 최대 100%의 토크를 전후 차축으로 배분할 수 있는 쿼드라-트랙 II 4WD 시스템 또는 4바퀴 중 어느 하나에 100%의 토크를 배분할 수 있는 쿼드라-드라이브 II 4WD 시스템을 탑재했습니다.
제원은 최고출력 241마력(ps), 최대토크 56.0kg.m·복합 연비 11.7km/l의 3.0L V6 터보 디젤 엔진 또는 최고 출력 286마력(ps), 최대토크 35.4kg.m, 복합연비 7.8km/l의 3.6L V6 VVT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파워풀한 주행성능과 함께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와 경제성을 자랑합니다.
외관은 '지프'하면 연상되는 직선 대신 차체에 부드러운 곡선을 많이 사용해 유려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뽐내지만, 단단하고 강인한 인상만큼은 잃지 않았습니다. 안전장치도 대거 탑재됐습니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주고, 사고 이후에도 탑승자를 보호해주는 안전 주행을 위해 무려 70여 종에 이르는 첨단 사양이 적용됐습니다. 넉넉한 적재공간과 안락한 좌석, 다양한 안전장치까지, 그야말로 이상적인 가족용 SUV가 아닐까 싶네요.
2. 2014 지프 컴패스
(출처 : 네이버 자동차)
지프 컴패스는 정통 오프로더인 랭글러나 럭셔리 SUV인 그랜드체로키와는 구분해 '도심형 콤팩트 SUV'를 표방해 만든 모델입니다. 2014년형 지프 컴패스는 강인한 이미지를 주는 지프 특유의 패밀리 룩이 특징적인데요, 지프의 전통인 7개 슬롯 그릴과 세련되게 뻗은 라인, 사각형 헤드램프 등의 외형에서 그랜드 체로키를 닮았습니다.
2014 지프 컴패스는 2.4ℓ 듀얼 VVT 월드엔진을 탑재했습니다. CVT를 장착한 기존 모델과 달리 전자식 6단 자동변속기도 장착했다.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 토크 22.5㎏.m를 발휘합니다. 복합 연비는 ℓ당 9.3㎞입니다.
지프의 풀타임 능동형 사륜구동 시스템인 `프리덤 드라이브 I`도 채택했습니다. 록(Lock) 모드는 주행 환경, 노면 상황에 맞게 세팅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눈이 많이 쌓이거나 모래가 많은 곳 등 트랙션이 낮은 노면을 주행할 때 앞뒤 축으로 전달되는 토크를 50대 50으로 고정하는 록 모드를 실행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습니다.
3. 2014 지프 랭글러
(출처 : http://www.allhdwallpapers.info/)
'지프 랭글러 언리미티드 폴라(Jeep Wrangler Unlimited Polar)' 스페셜 에디션은 극지에서 만날 수 있는 혹독한 날씨와 극한의 주행 조건을 암시하는 다양한 디자인적 요소가 적용됐습니다. 극지를 의미하는 ‘폴라(Polar)’ 배지가 전방 펜더 뒤쪽에 배치돼 있고 후드 측면에는 산악 지형의 실루엣을 형상화한 3색 데칼이 눈길을 끄는데요, 특히 폴라 배지에는 -89.2°C로 세상에서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한 남극 보스토크(Vostok) 지역의 좌표인 남위 78도(78° S), 동경 106도(106° E)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프 랭글러가 남극 지역의 혹한과 극한의 주행 조건조차 극복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죠.
랭글러 폴라 에디션은 2.8ℓ CRD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대 출력 200마력과 최대 토크 46.9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공인연비는 9.2km/ℓ(복합)합니다. 국내에 총 40대 한정으로 판매되는 이 차량은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하여 5,740만 원입니다.
(출처 : http://autoya.info/)
이외에도 지프 브랜드는 블랙 색상의 디자인 요소를 차량 전반에 적용한 ‘지프 랭글러 블랙 에디션(Jeep? Wrangler Black Edition)’도 출시했습니다. 랭글러 블랙 에디션은 랭글러 언리미티드 사하라 모델을 기반으로, 차량의 내·외부 전반에 걸쳐 블랙 색상을 포인트로 적용한 한정판 모델로 랭글러의 그릴, 사이드 미러캡, 지프 배지, 17인치의 휠 등 차량 곳곳에 고광택 또는 무광 블랙 색상을 적용했습니다. 지프 랭글러 블랙 에디션의 제원은 지프 랭글러 폴라 에디션과 동일하며, 차량은 국내 총 20대 한정으로 판매됩니다. 가격 역시 부가세를 포함하여 5,740만 원으로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