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나들이
광주호 호수생태원을 걷고 오기로 한다.
참새 방앗간을 빼놓을 순 없지
가는 길 빠라디에 들러 카페라떼 한 잔
즐겨 찾는 카페이다.
갤러리가 되어 그림을 전시하는 곳
사장님의 커피 솜씨가 예술이다. 더불어 광주호가 훤히 내다 보이는 뷰카페.
이달 말까지 전시하는 정난주님의 작품들이 카페를 채우고 있다.
다채로운 색감들로 동화같은 풍경을 그려내는 작가의 심성이 아기처럼 순수하고 고울 것 같다.
한 작품 소장하고 싶지만 가벼운 주머니가 그저 보는 것으로 만족하게 한다.
광주호 호수생태원 주차장에 어느새 차로 그득하다.
그다지 늦은 시간도 아닌데 일요일이어선지.
평일엔 한가로운 편인데
조금 따뜻해진 기온에 다들 바깥나들이 나섰나 보다.
생태원을 돌아보는데는 여러 갈래길이 있다.
계절에 상관없이 워낙 자주 오는 터라 모든 갈래길을 다 걸어 보았다.
오늘은 가장 널찍하게 돌 수 있도록 별뫼길로 접어든 후 누리길까지 발길을 옮긴다.
대충 한 시간여 넘는 산책길
광주호를 곁에 두고 무한 나무데크를 걷게 하는 길
오늘따라 시야가 훤하다.
키큰 갈대랑 얽히고 섥힌 넝쿨, 잔가지 무성하게 뻗어있는 나무들 때문에 시원스러움이 부족했는데
잎들을 모두 떨군 앙상한 가지들이 산뜻하게 이발을 했다.
꽤 많은 나뭇가지를 잘라냈나 보다.
군데군데 쌓아놓은 나뭇단들이 여러 개 보인다.
아무래도 겨울 잔가지치기가 훨씬 쉽겠구나
파랗게 색칠한 나무데크와 울타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주석이 만난 판문점 도보다리와 풍경이 비슷해 재현해 놓았단다.
조금 생뚱맞아 보이긴 했지만 아이들에겐 좋은 교육장소가 될 듯도 싶다.
가물치길이 끝날 무렵 시원스레 뻗은 메타세쿼이아를 만난다.
여름이면 나무밑 그늘에 쉬어가기 참 좋은 곳
봄에는 왕버들나무에서 뿜어대는 하얀 꽃가루들이 어지럽게 날아 다니는 불편함도 있지만~
누리길에 접어드는 곳에는 망원경이 있다.
지나칠 수 없지
부리가 빨갛고 하얀 물닭들이랑 원앙들이 무리지어 놀고 있다.
백로 한 마리는 머리를 쭉 치켜들고 고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지금껏 걸었던 중 호수의 물도 가장 많은 편이다.
예전에 호수생태원이 생기기 전 광주호가 넓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못했었다.
산책길로 조성된 지금, 호수의 품은 참 크고 넉넉하다.
건너편 커피를 마셨던 빠라디가 보이고 잘 조성된 글램핑장도 보인다.
석저마을을 거쳐 광주에서 만들어 놓은 데크가 끝나는 지점까지 호수랑 나무랑 산이랑 사이좋게 걸었다.
여기서부터는 담양에서 만든 데크길
광주랑 분위기가 틀리다.
나무데크의 결과 색깔과 느낌도 다르고 울타리는 나무에서 철제로 바뀌어 있다.
지자체가 달라지면 공사하는 업체도 달라질테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눈에 띠게 티가 나는 모습은 재밌는 풍경이다.
데크가 놓인 장소도 살짝 변해 있다.
광주의 나무데크는 대체로 물 위로 놓여 있다면 담양쪽 데크는 산자락에 걸쳐 있다.
광주 방면에서는 늘어지는 소나무 가지를 즐기며 걸었다면 담양 방면에서는 데크를 뚫고 나온 나무를 바라보는 재미를 느끼며 걷는다.
나름 두 곳 다 특징을 지니고 있다.
산쪽으로 편백나무 숲이 보인다.
중간쯤 길없음 표지가 더 이상의 전진을 허락하지 않는다.
저곳에 쉴 수 있는 벤치를 놓았다면 피톤치트 흠뻑 들이 마시며 건강 더 챙길 수 있을텐데 아쉽다.
계속되는 호숫가 나무테크를 따라 걷는다.
얼마가지 않아 정자를 만나면 여기도 끝
더 이상 길을 허락하지 않는다.
광주호를 빙 둘러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길을 만든다면 도시락 싸 들고 와 맛나게 걸을텐데
언제쯤 완성될 수 있을까
얼른 공사장의 북적거림이 시작되면 좋겠다.
돌아오는 길
무궁화 밭도 만나고 낙우송의 숨쉬는 뿌리(기근)도 만난다.
활엽수의 나뭇잎들이 숨을 쉬기 위해 땅 위로 내보낸 뿌리라니 참 신기하기도 하다.
새싹이 돋는 봄에는 주말에 오기 힘들겠구나
사람들의 발길이 이리 많으니
그럼 평일에 오지 뭐
이래서 백수가 좋구나~^^
첫댓글 어제는 금주 일요일 산친구들 길 안내 답사 차 여주 세종대왕릉 입구까지 갔다 왔어요.
경강선에 세종대왕릉역이 있길래 무작정 아내 큰딸 큰외손자 넷이서 갔더니 글쎄 세종대왕릉역에서
세종대왕릉까지 걸어서 2시간이나 걸리는 겁니다.
또 가서 보니 세종대왕릉 한바퀴 도는데도 1시간반이나 걸린다기에 능 입구에서 그냥 돌아왔어요.
너무 멀어서 친구들 안내 코스로는 안 되겠다는 결론이었어요.
어제 산 및 응달 눈 얼음판에서 미끄러지면서 무릎을 땅에 부딪혔더니 아침에 일어나니 저절로 절룩거려 지네요.
금주 일요일 친구들 안내 잘 해 보려다 아주 못 할지도요. 일요일까지는 낫겠죠.
광주호 호수 생태원 한바퀴 도는데 얼마나 걸려요.
한 주일 내내 행복하세요.
산리더로서의 다니님 열정이 느껴져요
부딪힌 무릎의 통증도 꽤 갈톈데..
얼른 나으셔서 자유로운 산행 하시길 바래요
현재 광주호는 한시간 10분 정도면 원점회귀할 수 있어요.
무릎을 어제는 구부리고 펴지도 못했었는데 이제 거의 다 나은 것 같아요.
단순 타박상인가 봐요. 다행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