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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情 캐고 웃음 줍고…갯벌이 "까르르" | ||
갯벌 생생체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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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빠져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갯벌에서 스물두 가족이 옹기종기 앉아 조개를 캐고 있다. 발이 쑥쑥 빠지고 옷이며 손에 뻘이 묻는 것이 못마땅한지 울음부터 터뜨리던 아이들은 어느새 보물찾기를 하듯 숨은 게와 조개들을 찾아내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지난 5일 어린이날 충남 서천군 합전마을 인근 갯벌에서 열린 ‘갯벌체험’ 행사장. 인터넷 가족동호회 ‘편안한 가족여행’(cafe.daum.net/easefamilyclub) 회원들이 색다른 어린이날을 보내고 있었다.
“놀이공원은 언제든 갈 수 있지만 이런 체험은 항상 해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어린이날 기념으로 이만한 게 없다 싶어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었지요.” 다섯 살인 딸 성희, 아내 안선미(30)씨와 함께 이곳을 찾은 김진규(31·인천 십전동)씨는 갯벌을 파헤쳐 조개를 잡으며 즐거워하는 딸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처음엔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여행을 간다는 일이 어색하게 느껴져서 걱정부터 앞섰어요. 그런데 그건 정말 걱정일 뿐이더군요. 아이도 또래 친구가 많으니 훨씬 재미있어 하는 것 같고요.”
성희는 옆에서 조개를 캐던 민준(7)이와 나란히 앉아 자기가 캐낸 조개를 보여주고 있다. 민준이도 질세라 “우리집 조개가 더 많다”며 잡은 조개를 모아 놓은 바구니를 보여준다. ‘갯벌 놀이터’에서만 보이는 풍경이다.
가족여행 동호회의 매력은 나서기 힘든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고 여행의 재미를 배가하는 데 있다. 민준 엄마 임지영(32·서울 자양동)씨는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거리를 찾다가 ‘편안한 가족여행’을 발견했다. “마음이 있어도 가족이 주말마다 여행을 떠나는 일이 쉽지 않아요. 이렇게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더더욱 오기 힘들죠. 다른 가족이 함께 오니 더욱 재밌네요.”
한두 시간 흘렀을까. 가져온 바구니들이 하나둘 조개로 채워진다. “자∼ 이제 조개는 그만 잡고 갯벌 운동회를 하지요.” 동호회장 정민두(35·서울 방화동)씨가 우렁찬 목소리로 가족들을 통솔한다.
갯벌 운동회 시작은 줄다리기. 아이들과 부모들은 뻘이 옷에 묻는다는 것도 잊은 채 “영차영차”를 외치며 온몸을 실어 줄을 당긴다. “아차차” 하는 순간에 청팀 꼬리부분이 갯벌 바닥에 쓰러지더니 백팀이 승전보를 울린다. 이긴 백팀 아이들에게는 회비로 마련한 선물이 준비돼 있다. “얘는 청팀인데 백팀 줄에 섰대요∼.” 청팀인 아이 하나가 선물 욕심(?)에 시치미 떼고 백팀 줄에 앉아 있던 것이 들통나자 운동회장에는 웃음보가 터진다.
이어 아이가 아빠 목마를 탄 채 상대편 모자를 뺏는 놀이가 진행됐다. 목마 타는 재미와 모자를 뺏고 뺏기는 스릴에 아이들 엉덩이가 들썩인다. 뺏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 남의 모자를 뺏는데 정신 팔려서 정작 뒤에서 자기 모자를 벌써 빼앗긴 줄도 모르는 아이 등 표정도 각양각색.
세 번째는 아빠들 닭싸움. 갯벌 위에서 하는 게임이라 넘어지기라도 하면 뻘 뒤범벅을 감수해야 한다. “아빠, 이겨라. 아빠, 이겨라.” 아이와 엄마들 박수 소리와 응원 소리가 갯벌을 메운다. 함성이 높아지자 전의를 더욱 불태우는 아빠들.
한편 엄마들 경기는 씨름이다. 아이는 “엄마, 잘해”라며 쭈뼛거리는 엄마의 등을 떠밀어 씨름판으로 내보낸다. 엄마들 승부도 만만치 않다. 상품으로 걸린 선물을 아이 손에 안겨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보니 사정을 봐주기가 쉽진 않다. 그래도 갯벌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엄마나 “괜찮아요?”라며 손을 잡아 일으켜주는 엄마 모두 살가운 웃음을 나눈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2시. 물이 제법 들어왔다. 두세 시간 전만 해도 조개를 잡느라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던 그 갯벌이 어느새 물로 채워지자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신기한 모양이다. 수원에서 온 홍경선(36)씨는 아들 승연(6)이와 손을 잡고 발밑에서 찰랑대는 바닷물을 구경하고 있다. 엄마 장소영(32)씨는 “승연이가 일주일째 아파서 안 오려다가 왔다”며 “막상 와서 아픈 것도 잊은 채 저렇게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봄볕 아래 살짝 그을린 얼굴의 가족들은 운동회가 끝난 뒤 덜덜거리는 경운기에 몸을 싣는다. 운동회로 배가 출출해졌지만 동네 어귀를 돌아 마을 회관에서 맛볼 산나물 밥 생각에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편안한 가족여행’ 사람들은 그렇게 더없이 좋은 어린이날의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서천=글 박은주, 사진 송원영기자
/winepark@segye.com
2004.05.13 (목) 15: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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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답답한 집안 탈출 산과 들로 떠나요 | ||
"편안한 가족여행" 동호회는 | ||
컴퓨터밖에 모르는 요즘 아이들에게 어릴 적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친구들과 어울려 하던 그 놀이의 참맛을 알려주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편안한 가족여행’은 도시에서는 하기 힘든 체험들을 많이 하는 편이다.
사시사철 자연 속에서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져 있다는 게 이 동호회의 자랑이자 장점이다. 새싹이 파릇파릇한 봄이면 자연휴양림 여행이나 팜스테이(농촌체험)를 떠나 운동회를 열고 순두부를 만들어 먹는다. 녹음이 짙어지고 밤하늘 별이 총총하게 빗나는 여름이면 별자리 캠프나 오토캠핑(자동차야영)을 떠나고, 말이 살찌는 가을이 되면 목장에서 말을 타거나 문화유적지 답사를 간다. 눈 내리는 겨울에는 스키장이나 일출여행. 교육업에 종사했던 정씨의 옛 경험과 노하우가 녹아 있다.
회원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연령의 자녀를 둔 30대 젊은 부부가 많다. 현재 회원은 2000여가정. 오로지 인터넷에서 만났다는 인연으로 알게 된 사이지만 자연 속에서 부대끼다 보면 어느새 가까워진다.
◆행사 소개=오는 15, 16일에는 강원도 청태산휴양림에서 ‘청태산 휴양림 통나무 운동회’가 열린다. 바비큐 파티와 어린이 장기자랑, 마술쇼, 통나무 운동회, 숲 해설 등을 한다.
6월에는 지난 어린이날 열려 큰 호응을 얻었던 ‘갯벌체험’이 다시 열릴 예정이다. 6월 6일 충남 서천군 인근 갯벌에서 조개잡이와 갯벌 운동회를 한다. 같은 달 13일에는 경기도 여주 ‘목장체험’이 잡혀 있다. 젖소 젖을 짜보고, 그 우유로 두부·치즈·요구르트를 만들어 본다. 타조농장에 들러 타조알로 볼링을 하고 맛도 볼 수 있다. 그리고 6월 19, 20일에는 전남 보성차밭과 해남 땅끝마을로 가는 ‘남도 맛 기행’이 있다.
박은주기자
2004.05.13 (목) 15:39 |
첫댓글 우리 신랑이름이 틀렸는데.... 김진규는 누구야?
우왕 드디어 나왔군 근데 사진은 달랑하나!!!! 우리 가족들 가서 열심히 배우해줬는데 이런... ㅋㅋㅋ 어쨌던 반갑군요
우헤헤...이게 다 아녀...ㅋㅋ...세계일보 신문 지금 막 구해서 봤습니다...사진 딥다 큽니다^&^...글구 기사 또 있습니다....^&^
사진이 인터넷에서는 작은디...실제로 신문에서는 1면의 반이 사진입니다...너오신 님들 좋겠슈!!!...세계일보 박기자님께 정말 감사의 말씀드립니다...카페 소개 글두 넘 멋있게 해주셨습니다...감사..감사!!^&^
햐~~ 멋지네요 들어온게 자랑스럽네요^^
ㅋㅋㅋ..저두 무지 자랑스럽습니다...^&^
자축행사 해요 해찬아빠~~~ ㅎㅎ빵빠빰~~~~딩가딩가~ 훌라훌라~ 앗싸라비아~ 얼씨구 좋다~
우리 이름두 나왓넹..승연이 보여줘야겠다...^^오늘 조선일보에 우리 친청아빠두 나왔는데..ㅎㅎ스승에날 기념행사때 대통령상을 받았답니다( 근정 포장)..승연이가 보고 어찌나 좋아하던지..이번엔 진짜 자기이름과 엄마 아빠 이름이 나왔으니 얼마나 좋아할꼬..사진나오신 분들은 더 좋겠어요..^^ㅎㅎ
나오신 모든분들 축하드려요~ 제가 읽어보니까 기사내용이 좋더라구요~ 추카추카~ *^^*
정말 멋진 기사가 나갔네요.... 편가여 무지 유명해지겠는걸요.... 모두모두 축하드립니다
얼굴에 절로 웃음이 나네요~ 아~ 부러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