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그리고 통계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교보문고도, 알라딘도, 조선일보도 아니지만....숲속작은책방도 한 해를 정리하면서
올해의 책을 선정해 보기로 합니다.
숲속작은책방의 판매 도서는 곧 숲속지기의 추천도서인데,
그가운데서도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던 책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재미난 건, 숲속작은책방에 한 해 동안 4천 명 가까운 방문객들이 왔고,
당연히도 책은 그 이상 팔렸지만 어느 책도 백 권 이상 팔린...초집중 베스트셀러는 없습니다.
아...물론 책방지기가 직접 쓴 저서는 예외입니다.
숲속작은책방 초베스트셀러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유럽의 아날로그책공간
2. 작은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3.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
위의 세 책은 3번을 제외하고 수 백부씩..ㅎㅎ...팔려나갔습니다.
(아쉽습니다. 사실은 3번 책이 정말 우리 사회 베스트셀러가 되길 원했습니다만...)
위의 세 책을 제외하고는 일 년 동안 팔린 수 천 권 책 가운데 어느 하나도 백 권을 넘어간 게 없습니다.
당연히도 수 많은 종의 책들이 다양하게 팔렸다는 것이니
어찌 보면 다양성 사회를 반영하는 참 이상적인 책방의 모습이 아닐까 자화자찬 해보면서
<숲속작은책방 2015 올해의 책>을 정리해봅니다.
선정 기준은 이렇습니다.
첫째, 숲속작은책방에서 많이 팔린 책 가운데 (50%)
둘째, 책방지기가 특별히 더 아꼈던 책(50%)
1. 금요일엔 돌아오렴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설명이 필요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세월호는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있습니다.
2. 별이 빛나는 밤(지미 리아오 / 씨네북스) :
대만 작가의 애니메이션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고흐를 차용한 환상적인 그림에 폭 빠져 버렸습니다.
부모님들에게는 잊었던 십대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고 청소년들에겐 마음의 위로가 되어줄 것 같은 책,
부모와 청소년 자녀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 늘 추천하곤 했습니다.
3. 백만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류시화 / 연금술사)
열 일곱 글자 안에 인생과 자연을 담는다는 일본의 한 줄 시, 하이쿠. 류시화 시인의 해설로 오늘을 사는 우리앞에
멋지게 되살아났습니다. 류시화 시인의 아름다운 글과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이 어우러져 소장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책입니다.
4. 이철수 나뭇잎 편지 시리즈(이철수 / 삼인)
이철수 선생님의 글과 그림은 언제 읽어도 따뜻합니다. 지치고 고단한 삶에 큰 위로와 격려가 되어주는 책,
옆에 가까이 두고 하루 한 장씩 읽어보면 참 좋습니다.
5. 중독자(박남준 / 펄북스)
삶과 글이 다르지 않은 이를 좋아합니다. 박남준 시인이 그러합니다. 지리산 아래 소박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며 나와 이웃이 다정하게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시인의 삶과 시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지요.
무엇보다 지역에서 처음 출판을 시작한 작은 발걸음에 힘을 보태주신 그의 아름다운 협업이 좋습니다.
6. 일러스트 이방인(까뮈 / 책세상)
오래 전 읽었던 이방인을 새삼스럽게 이 책으로 다시 읽었습니다. 프랑스의 그래픽 노블 작가가 멋지게 그려낸
한 장 한 장 일러스트가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프랑스 작가의 감성을, 프랑스 화가이기에 누구보다 잘 해석했다고
생각되는 그의 그림들 때문에 이방인, 그리고 뫼르쏘라는 사람을 새삼 느끼고 이해하게 되었네요.
7. 나는 걷는다(베르나르 올리비에 / 효형출판)
숲속지기가 내인생의 책으로 꼽는 몇 권 중 하나입니다. 은퇴한 저널리스트가 인생의 석양길에서
실크로드를 걸으며 느꼈던 역사와 문명, 그리고 인간의 삶에 대한 관조...우리도 작가와 함께 실크로드를 걸은 듯,
사진 한 장 없는 그의 여행기 3권을 읽고 나면 온 몸이 아파오고...그만큼 정신의 자각이 깨어납니다.
8.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 열린책들)
숲속지기 내인생의 책으로 여러 매체에 소개했고, 책방을 찾은 손님들과도 많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책을 읽었던 분들도, 혹은 너무나 유명하기에 읽지 못했던 분들도 다시 한 번 이 책을 사들고 책방을
나섰습니다.
9.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정약용 / 창비)
젊었을 때...이 책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부모가 되고 보니 이 책이 새삼스럽습니다.
나는 자식에게 어떤 부모가 될 것인가, 어떤 가르침을 남기고 떠날 것인가...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데
나는 부모로서 어떤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책을 읽으면서 오래 생각했습니다.
10. 열일곱 아트홀릭(김수완 / 뜨인돌)
책방을 찾은 출판사 편집자에게 책 한 권을 권해달라 했더니 그가 소개한 책입니다. 꿈을 향한 열정으로
목마르게 내달리는 열 일곱 청소년의 열정과 갈망이 어찌 그리 절절한지요...꿈이 없다고 하는 요즘 청소년들,
자녀들에게 꿈보다 현실을 심어주는 부모님들이 꼭 함께 읽어봤으면 하는 책입니다.
11.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어린이 / 최종규 / 철수와영희)
숲을 이야기하는데, 순전히 우리 목소리로, 아름다운 우리 말글로 너무나 예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자연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목소리도 좋고, 무엇보다 단정하고 바른 글이 너무 좋아서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초등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책에 실린 글을 한 편 한 편 따라 써보면 좋겠다 여겼습니다.
12. 글자동물원(어린이 / 이 안 / 문학동네)
늘 동시집을 읽을 때마다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아이처럼 순수한 맘이 사라져서일까요...마음에 와닿는
동시 찾기가 어려웠더랬습니다. 그런데 이 책 참 맘에 들었네요. 유머 가득한 일상의 표현들을 아이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고, 오랜만에 참 재미나게 읽은 동시집입니다.
13. 파란파도 (그림책 / 유준재 / 문학동네어린이)
일단 우리를 사로잡는 건 그 강렬한 파란색...전쟁 영웅으로 키워진 말 한 마리가 어느 날 죽음을 맞닥뜨리면서
삶의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슬픈 운명에 사로잡혔지만 그래도 어디엔가 구원은 있을 거라 여기며
슬픈 세상을 견뎌내고 싶네요. 아이들은 과연 이 책을 어떻게 읽을까...궁금한 부분입니다.
14.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 (김은하 / 학교도서관저널)
제목만 보고 고개를 돌린 분들이 쫌 있었는데요...그러나 이 책은 남들이 다 하는 말 똑같이 되풀이하는
그런 책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김은하 선생님이 학교와 도서관 현장을 돌면서 엄마들이 가장 궁긍해하는
질문들에 가장 적확한 답을 내놓아주셨다고 생각해요. 저도 도서관에서 매일 들었던 질문들, 거기에
제가 답했던 것과 똑같은 답을 김은하 선생님이 주고 계십니다. 그게 바로 현장의 힘입니다.
15. 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세실 앤드류스 / 한빛비즈)
책방 북클럽에서도 같이 읽었던 책인데요...우리가 다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이야기들이지만
아주 쉽고도 자세하게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항상 웹툰
'송곳'을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옳은 사람을 따라가지 않아, 좋은 사람을 따라가지"....아무리 옳은 일이라도, 싸가지 없게 해서는
사람들을 이끌 수 없다는 그 단순한 진리를 참 늦게서야 깨닫고 있습니다.
베스트 목록에는 들어가 있지 않지만...많이 팔린 작가들이 있습니다.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이 동시에 팔려서 특정 책이 순위에 오르진 못했지만
숲속작은책방에서 사랑받았던 저자는 누구일까요?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
첫댓글 읽은 책도 있고 읽고 싶은 책도 있네요^^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ㅎㅎ...곧 정리해서 올릴게요...숲속작은책방에서 사랑받은 작가들...
별이 빛나는 밤은 숲속책방 덕분에 6학년 저희반 아가들이 많이 사랑하게 된 책이예요~
아름다운 책이죠...소녀들은 어떻게 읽었을까, 듣고 싶네요.
제가 숲속작은책방을 통해서 좋아하게 된 작가는요. 백무산 , 서경식입니다.
백무산의 <폐허를 인양하다>는 제 친구가 되었구요, 서 경식의 <시의 힘>은 제 가슴을 요동치게 만들었어요. <시의 힘>을 읽으면서 가슴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며 몇 장을 넘기는데 거기에 똑같은 느낌을 표현하는 구절이 있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아... 그리고 권정생의 <우리들의 하느님>은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