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가르침 42가지를 담은 《사십이장경》 !
순간순간을 내 것으로 만드는, 완벽한 삶의 노하우로 읽다
《슬픔에 더 깊숙이 젖어라》는 《사십이장경》을 풀이, 해설한 책이다. 부처님의 가르침 ‘42가지’를 모은 《사십이장경》은 다른 경전이 “이와 같이 들었다”로 시작하는데 비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로 시작한다. 긴 논리보다는 짤막한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에 덧붙인 보경 스님의 해설은 때로는 따듯한 봄비처럼 스며들고, 죽비처럼 정신을 번쩍 깨운다.
엄청난 속도로 변해가는 사회에서 현대인은 방향을 잃고 살아가기 쉽다. 행복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향해 노력하지만, 행복은 늘 나에게서 한 걸음 떨어져 있다. 그래서 인생은 어렵고 힘들고 슬프다. 수많은 책과 현자들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설파하고 우리는 부지런히 그 길을 좇아가지만 여의치 않다. 어쩌면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슬픔과 괴로움, 허무를 부정하고 벗어나려 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애써 피하려 버둥대지 말고 아예 그 슬픔 속에 깊숙이 몸을 담가 슬픔의 본질, 괴로움의 원인을 살펴봄은 어떠한가. 그 진지한 삶의 자세에서 우리는 행복과 자유, 평화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슬픔에 더 깊숙이 젖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가 여기 있다.
“감정은 돌아서면 무상한 것이다. 흐르는 강물은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고 흘러간다. 모든 것이 흘러갈 뿐이다. 이 흐름과 하나 되어 흘러가는 자신을 바라보라. 움직이지 않는 강둑 같은 존재는 영혼의 성장이 멈춘 사람이다. 우리 삶은 하나의 흐름 속에 들어갈 때 진정한 삶의 여행자가 될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사십이장장경》은 부처님의 ‘수행자의 도리에 대한 당부’가 담겨 있다. 그렇다면 수행자의 계율과 현대인의 행복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수행자 또한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한 차원 높은 길을 선택한 사람이다. 엄격한 계율을 지키며 살아가면서도 무엇에도 걸림이 없는 수행자! 그 자유로움의 열쇠는 바로 부처님 계율이다. 그 계율을 우리 삶에 맞도록 적용해 보려는 데서 이 책은 출발한다.
《사십이장경》은 어떤 경전인가 - 중국 최초의 한역 경전
C.E. 1세기경 후한後漢시대 명제 영평 7년. 황제는 광명을 두른 신인神人이 궁전 문을 기웃거리는 꿈을 꾸었다. 잠에서 깨어난 황제가 신묘한 생각이 들어 사람들에게 꿈 이야기를 했다. 부의라고 하는 이가 <주서이기周書異記>를 근거로 하여 해몽한 결과, 서방의 성인인 부처의 꿈이 분명하며 이제 그 분을 모실 때가 되었다고 했다. 이에 명제가 사람을 보내 불경을 구해오도록 했고, 그는 월씨국에서 가섭마등, 축법란 등과 함께 흰말에 불상과 경전을 싣고 돌아왔다. 그래서 낙양에 최초로 세워진 절이 ‘백마사’이다. 이곳에서 두 서역인 승려에 의해 번역된 중국 최초의 한역 경전이 바로 《사십이장경》이다.
《사십이장경》은 어떤 내용인가 - 수행자의 덕목 42가지
《사십이장경》은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설법한 ‘수행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을 모은 것이다. 모두 42가지 설법이라 하여 《사십이장경》이다. 특이한 것은 다른 경전이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如是我聞〕”라는 아난의 기억으로 시작하는데 비해, 이 경전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로 시작한다. 이런 표현, 어디서 듣던 건데? 맞다. “공자 왈 맹자 왈”처럼 중국인의 고유 문장구조에 가장 익숙한 방법으로 경전을 재구성한 것이다. 또한 《논어》가 특정 주제 없이 그때그때의 단편적인 이야기를 엮은 것이듯, 《사십이장경》 역시 긴 논리보다는 짤막한 이야기 형식을 빌려 쉽고 간결하게 읽힌다.
보경 스님 그리고 세상과 불교의 소통
《슬픔에 더 깊숙이 젖어라》 는 보경스님이 불교신문에 2010년 한 해 동안 연재한 《사십이장경》 해설을 묶은 책이다. 연재 당시, 친근하고 편안한 문투로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 바 있다. 보통 원문에 해설을 덧붙이지만, 이 책은 《사십이장경》 원문과 해석 외에 각 장마다 이끄는 말을 실어 이해가 쉽도록 구성하였다.
엄청난 독서가로 알려진 저자 보경스님은, 자신의 글쓰기로 불가의 지혜가 세상과 소통하기를 바라며 활발하게 책을 펴내고 있다. 문태준 시인은 보경 스님의 문장을 가리켜 “좋은 말씀과 좋은 문장은 호흡을 일순간 멎게 한다. 엄청난 독서에서 비롯되었을 좋은 말씀과 문장! 한번 읽은 후에도 다시금 손이 간다”고 평했다.
이번 책 《슬픔에 더 깊숙이 젖어라》에서도 그와 같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가령 다음과 같은 보경 스님의 촌철살인과 같은 문장은 마음을 따끔하게 하여 삶을 돌아보도록 한다.
나에게 필요 없는 것은 남에게도 독이다.
스스로 멈추지 않으면 누구도 멈추게 할 수 없다.
속는 것이 속이는 것보다 낫다,
진흙수렁 세상이라도 버리지 않겠다,
유혹은 삶의 결정적인 순간에 다가온다.
이 밖에도 보경스님은 원문의 단순한 해석에 그치지 않고, 고전과 고사성어, 위인 예화 등 다양한 예를 들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우리 삶과 일상에 자연스럽게 적용하고 실천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저자: 보경
조계총림 송광사에서 현호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뒤 제방 선원에서 10여 년간 정진했다. 송광사 총무 • 재무국장을 지내고 조계종교육원 연수•교육국장,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송광사 서울분원 법련사 주지, 보조사상연구원 상무이사. (사)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 불교신문 논설위원을 맡아 대중포교에 힘쓰는 한편 동국대 대학원에서 불교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어릴 때부터 ‘이야기하기’를 좋아한 스님은 불가와 인연을 맺은 이래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데 그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생애 만 권 독서의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 터득한 지혜를 사람 숲에 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한 권 한 권 책으로 펴내고 있다. 스님은 말한다. “이 시대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써 불교를 알리려는 노력이다. 그것이야말로 세상과의 진정한 소통이 아니겠는가?” 펴낸 책으로는 《한 권으로 읽는 법화경》, 《사는 즐거움》, 《기도하는 즐거움》, 《이야기숲을 거닐다》, 《행복한 기원》 등이 있다.
[출처] 사십이장경|작성자 임기영불교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