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는 직관력을 키운다. 첫 단추를 꿰는 문제다. 엔트로피는 에너지의 방향성이다. 일의 시작점에서 한 번 방향이 정해지면 관성에 의해 그쪽으로 계속 달려가게 된다. 내부 자원들에 동력을 연결하여 한 방향으로 몰아주는 차원과 권력과 전략의 문제다.
자원들이 각자 떨어져 있으면 복잡하지만 연결하면 단순하다. 압승이 아니면 전멸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다. 엔트로피는 관성이다. 버스가 갑자기 정지하면 일제히 쓰러진다. 그것이 엔트로피 증가다. 관성이 내부의 자원들을 붙잡고 있으므로 단순한 것이다.
자동차의 구조가 복잡하지만 파워트레인은 단순하다. 동력이 전달되는 경로가 보인다. 실이 엉키면 복잡하지만 실패에 감으면 단순하다. 복잡한 문제는 가둬놓고 압박하면 풀린다. 관성에 가두고, 동력에 가두고, 차원에 가두고, 권력에 가두고, 전략에 가둔다.
상부구조를 개입시켜 대칭 2를 축 1로 바꾸면 쉽다. 여야 2를 보면 어렵지만 국민 1을 보면 명백하다. 앞 차와 내 차를 동시에 보면 헷갈리지만 간격 1을 보면 쉽다. 투수가 직구와 변화구 중에 어떤 공을 던질지 헷갈리지만 궤적을 보면 공 보고 공치기가 된다.
차원을 높이면 쉽다. 동력원을 추적하면 쉽다.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파악하면 쉽다. 직원을 상대하면 힘들지만 사장을 만나면 풀린다. 뭐든 윗선에서 결정되어 아랫선으로 전달된다는 것이 엔트로피 증가다. 배후에 숨은 윗선의 힘을 보는 감각을 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