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모국어가 찬란한 빛를 내며 내가슴 정서에 닿아 감동을 주는 무엇입니다.
모곡어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것이지요.
윌리엄 워즈워스가 그렇게 유명한 시인이라는데
번역해 놓은 시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던가요?
너를 위하여
- 김남조(1927~2023, 경북 대구)시 전문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를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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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시선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들려주는 말이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가슴에 와 닿는 시입니다.
요즘 시인들은 시어를 너무 어렵게 구사하여
무슨 내용인지 알려면 작가만큼 생각을 많이하거나 그만큼 소양이
있어야 읽을 수 있지만
술술 읽히면서도 감동을 주는 그런 서정시가 좋습니다.
감추고 감추고 세 번 더 감추는 주지파 시인들은
자기만족을 일삼는 은둔자들입니다.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것은 잊어버리고 못다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이시를 인용하여 어떤 사랑하는 이에게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내친 김에 어려운시 한편 보실까요?
유리창에 손바닥을 대고 통과할 수 없는 것을 만지면서…비로소 나는 꿈을 깰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벽이란 유리의 계략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넘어지면 깨졌던 것이다. 그래서 너를 안으면 피가 났던 것이다.
유리창에서 손바닥을 떼면서…생각했다. 만질 수 없는 것들로 이루어진 세상을
검은 눈동자처럼 맑게 바라본다는 것. 그것은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보는 것과 같지 않을까.
유리는 어떤 경우에도 표정을 짓지 않는다. 유리에 남은 손자국은 유리의 것이 아니다.
유리에 남은 흐릿한 입김은 곧 사라지고 말 것이다. 제발 내게 돌을 던져줘.
안 그러면 내가 돌을 던지고 말거야. 나는 곧, 곧, 무슨 일이든 저지르고야 말 것 같다.
나는 오늘에야 비로소 죽음처럼 항상 껴입고 있는 유리의 존재를 느낀 것이다.
믿을 수 없이, 유리를 통과하여 햇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창밖에 네가 서 있었다. 그러나 네가 햇빛처럼 비치면 언제나 창밖에 내가 서있는 것이다.
-김행숙의 시 「유리의 존재」전문- 중앙일보 2016년 9월 22일(목) 24면에서 인용
여러 번 읽어도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는 초라하게
느껴지지요
이 글을 읽는 분중에 이 시에대한
설명을 해 주실 분 계신가요?
첫댓글 조회수가 있다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조회하시고
얼마간 공감하신다면
하트라도 하나 날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