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 토요일 지역특성화 특강이 있는 날!
지난 달 요양보호사교육원에서 강의 중에 알게된 결혼이주여성인 필리핀 여성 '레니씨'와 '위니씨'를 알게 되었다.
그 중 레니는 41세로 두 아이(아들과 딸)의 엄마인데,
pc방을 운영하는 남편으로부터한국여성과 바람이 나서 2년 전 이혼을 당하였다고 한다.
20평짜리 3,100만원짜리 전세와 한 달 아이들 양육비 50만원이 전부라고 했다.
이혼 당시 한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고 한 아이는 학교르 가야하고 해서 애를 봐 달라고 했더니,
일을 해야해서 못온다고 하는 남편 대신 멀리 필리핀에서 친정어머니가 달려와 지금까지 같이 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 동안 요양원에서 자격증은 없지만 일을 하고 11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그것도 한국인은 120만원, '레니씨'는 110만원, 한국요양보호사는 빈방에서 잠을 자고 '레니씨' 혼자 많은 어르신들을 돌봐야해서 젤 힘들었고 다시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일이 힘든 것 보다 심적 고통이 컸으리라. 국적 차별인가? 한국말도 잘하고 솜씨가 좋아 공예도 잘하고 신문지로 만든 모자는 명품인데......,
노인들이 레니씨를 지금도 찾는다고 원장이 다시 나오라고 집으로 찾아왔었단다.
우리 말에 있을 때 잘해라는 말 ~
지금 이 교육도 시에서 지원해 줘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토요일은 어떻게 보내느냐고 하니 모두 집에 있다고 했다.
얼마나 답답할까? 그리고 큰 아이인 아들은 말을 못하는 장애가 있다고 했다.
얼마나 막막하고 힘들까? 마음이 저렸다. 토요일 내가 기획하고 운영하는 지역특성화사업인 '꿈드리 앙상블'에 오라고 했다.
장소를 잘 모르니 한국폴리텍대학청주캠퍼스를 찾아오는 방법을 알려주고 시내버스에서 내리면 전화하라고 했다.
마침 이들과 친구처럼 친하게 대해주는 송00씨도 아이들이 둘인데 이 중 큰아이인 딸이 지적장애3급이라고 하며 함께 하고 싶다고 하여 오라고 했다.
우리 기존 멤버들은 새로 온 친구들을 위해 바이올린 연주도 들려주고, 노래도 부르며 율동을 하는 등 솔선수범하여 친해지도록 애써 주었다. 같은 아픔을 마음 속으로 알고 있어 소개하고 인사 할 때부터 친근감을 느끼고 친절을 베푸는 것 같아 보여 그 마음씨가 참으로 대견하고 이쁘다.
모두 모여 오늘은 바이올린, 첼로, 플륫, 사물놀이를 참관하고 이 중 하고 싶은 걸 선택하도록 하였고, 정규과정이 끝나고 특강시간이 되었다.
7월 25일 캐나다에서 일시 귀국해 있는 성악가이며 음악치료를 하는 한격미선생에게 무료 특강을 부탁한 날이다.
처음보는 사람들과는 말을 못하고 울기만하는 예현이, 모든 사람에게 붙임성이 좋고 성격좋은 동인이, 언어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는 태양이, 얌전하고 몸이 약한 하늘이도 같이 참여를 하는데 예현이가 간신히 자리를 함께 했고, 막무가내로 아무렇게나 행동하는 태양이, 엄마들은 계속 아이들 다독거리느라 안절부절이었지만 특강 강사는 자연스럽게 함께 할테니, 모두 가만히 하고 싶은대로 하게 놔두라 하였다.
자세를 바르게 하는 법, 호흡을 잘 하는법, 소리 내는법을 강의하고 노래를 하는 시간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기존 멤버 중 장애가 있는 다은이도 처음엔 나가고 싶다고 하더니 젤 열심히 하게됐고, 울기만 하던 예현이가 노래하는 건 좋다고 하였다. 태양이도 바른 자세로 일어나 노래를 따라 하고, 안 움직이던 사물놀이 선생님도 함께 노래를 하고, 젤 어린 똑똑이 강희도 얼마나 열심히 하고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하니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준비하지 않았던 명품 지갑을 선물로 받고, 태양이는 귀한 도자기 종을 선물로 받고 더 좋아 하였다. 사실은 이 물건들은 다음 약속이 있던 분들께 선물하려던 것이었다는데, 특강강사도 감동으로 전해와 선물을 하게 된 것이란다. 특강을 해 준 동생에게도 감사한다.
모두 마치고 점심을 함께 하였다.
아이들이 많고 차가 4대나 돼서 가깝고 장소가 넓은 학천순대로 갔다. 칼국수와 순대, 순대국밥을 넉넉히 시켜 먹는데 태양이와 몇 아이들이 순대를 못먹는다 하더니 막상 먹어보고는 맛이 있다고 잘들 먹었다. 특히 태양이와 하늘이 레니씨 아이들이 잘 먹어 마음이 더 좋았다. 태양이는 물 만난 듯 넓은 식당을 돌아다니며 주인 아주머니에게 맛있다 많이 먹어 배 부르다는 표현을 하였고, 모르는 남자분께 다가가더니 머리도 만지고 얼굴도 만지고 웃어 보였다. 놀란 남자 분께 얼른 달려가 사정얘기를 하니 기분나빠 하지 않고 웃어 주었다. 동인이는 지역아동센터와 지역특성화를 하는 이곳에서 자기는 특별히 혜택을 많이 받는다며 감사하지요 하며 좋아 했다. 예현이는 장고나 북, 태양이도 북, 하늘이와 동인이는 바이올린을 하기로 하였다. 악기를 집으로 가져가 열심히 하면 금년에 시작한 강의와 강민이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들과 엄마들이 무척 감사해하며 좋아하였다.
헤어질 때도 송00씨가 레니씨와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갔다가 보낸다고 하였다.
이제 레니씨에게 친구도 생기고 아이들에게도 형 동생이 생기고 한국에서의 생활이 팍팍하지 만은 않겠다 싶어 흐뭇하고 감사했다.
태양이에게 한국말을 잘 가르쳐서 언어장애를 넘게하고, 악기도 가르쳐 자신감을 생기게 할 계획이다.
더나가서 고교과정은 제천 한국폴리텍대솜학교로 보내 기술을 가르쳐 자립까지 돕는 게 목표이다.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승인받기까지 어려움에 매번 괜히 했나 싶다가도 이런 일이 있으면, 참 좋은 제도이고 나를 기획자로 선정해 주신 분께 감사하고 이런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 시킬 기회를 주신 분께 참으로 감사한다.
이번 꿈드리앙상블 2년차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은혜가운데 인도하여 주시기를, 어려움에 처해있는 이웃들,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 모두 은혜롭게 잘 살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