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사이코패스들
지난 4. 2일 수원에서 20대 여성이 퇴근길에 납치되어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같은 동네에 사는 40대 조선족 오원춘(42.남)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112 신고를 받은 경찰의 허술한 대응으로, 충분히 살릴 수 있었던 피해자를 죽게 한 것 때문에 사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범인은 도심의 주택가에서 여성을 대담하게 납치하여 성폭행을 시도하다 실패하자 목을 졸라 살해하고, 범행을 감추기 위해 사체를 280여 조각으로 잘라 이를 14개의 비닐봉투에 담아 버리려다 검거되었다.
더욱이 범인은 검거된 후에 길에서 피해자와 어깨가 부딪혀 피해자에게 미안하다고 했는데, 피해자가 이를 받아 주지 않아 납치하게 되었으며, 성관계를 요구하자 돈을 달라고 해서 살해하게 되었다고 살해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고, 수사과정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반성 없이 거짓 진술로만 일관했으며, 혼자 사는 집안에서 여성의 생리대가 발견되어 그동안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유영철, 강호순 등과 같은 사이코패스로 의심받고 있다.
사이코패스의 발병률은 전체 인구의 약 1%, 그리고 수용되어 있는 범죄자들의 약 15%에서 25% 정도가 해당되며, 따라서 교정시설에 수감되어 있는 재소자 4명 중 1명 정도는 사이코패스라고 한다(Hare, 1996).
그렇다면 ⑴우리는 주변에 살고 있는 이런 사이코패스를 어떻게 알아 볼 수 있을까? 나아가 ⑵사이코패스의 행동특성은 어떤 것이 있는가?
유영철이나 강호순, 오원춘 등이 살인마로 돌변하기 전에는 모두 우리의 이웃이었고, 우리는 그들과 함께 숨 쉬고 살았다. 우리 이웃이 언제든지 사이코패스로 돌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이코패스 그들은 누구인가? Hare(1978) ‘사이코패스는 자신의 마음상태를 언어적으로는 표시할 수 있으나 감정적으로는 매우 깊이가 없는 사람들이다.’라고 표현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조금도 정신장애가 없고 걱정, 불안, 망상, 우울, 환각상태 역시 없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을 정신분열 등의 정신질환 군으로 분류할 어떤 임상적 증상도 찾아보기 힘든 매우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 이들의 주된 특질은 사랑할 능력이나 타인에 대한 이타심이 없고, 극단적으로 이기적이며, 공감능력도 결핍되어 있고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이 없다는 것 등이다.
Cleckley(1976)에 의하면 ‘자기중심성은 사이코패스에게서 항상 나타나며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은 깊은 정서 상태인 척 가장하는 기술이 매우 잘 발달되어 있고, 적절한 정서를 효과적으로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진실한 충심, 따뜻함과 열정은 그들에게는 낮선 것이며, 그들은 정직한 척 보이게 하는 교활한 능력을 갖고 있는 대신 사실상 알맹이가 없다고 한다. 만약 그들이 도움행동을 했다거나 타인을 이해하는 반응을 보였다면 그것은 다른 목표를 위한 일시적인 위장에 지나지 않을 뿐, 사실상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능력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어떠한 행동에 대해서는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는 어떻게 사이코패스를 알아 볼 것인가? 앞의 선행 연구에서도 보았지만 그들은 정신질환 군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쉽게 알기는 어렵다. 그들은 깊은 정서 상태인 척 가장하는 기술이 매우 잘 발달되어 있고, 적절한 정서를 효과적으로 흉내 낼 수 있고, 정직한 척 보이게 하는 교활한 능력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사이코패스에는 누가 있나? 유영철은 2003. 9.부터 2004. 7.까지 노인과 부녀자 등 21명을 살해하고 시체 11구를 토막 내 암매장했다. 그는 자신의 불운한 성장 과정에 대한 비관과 부유층을 향한 적개심으로 부유층 노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했고, 나중에는 출장안마사나 노래방 도우미 등 여성들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했었다. 그는 경찰에 검거된 후에도 반성을 하기는커녕 “경찰에 잡히지 않았으면 100명까지 살해할 생각이었다”고 말해 더 큰 충격을 주었다. 유영철의 뒤를 이어 서울 서남부 지역 연쇄살인범 정남규가 등장했다.
정남규는 2004. 2.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전모(27.여)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등 2004. 1.부터 2006. 4. 사이 모두 25건의 강도 살해, 살인 등을 저질러 13명을 숨지게 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그도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살해와 방화를 통해 만족을 얻기 위해 무차별적인 연쇄 살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두영은 1999. 6.부터 2000. 4.까지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부유층을 범행 대상으로 삼아 철강회사 회장 부부 등 9명을 잇달라 살해했다. 그는 특히 유영철에게 큰 영향을 끼쳐 유영철은 그의 범행 행각이 상세히 기술된 월간지를 탐독하고 실제 범행 때 망치를 살인 도구로 쓰는 등 범행 수법을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1994년 ‘지존파 사건’이 있다.
김현양 등 조직원 6명은 1993. 7. ‘지존파’를 결성해 사업가 부부를 납치하여 살해한 것을 비롯하여 배신한 조직원 1명 등 모두 5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사체를 암매장하거나 불에 태우고 인육을 먹기까지 했다.
그리고 아직까지 미제로 남아 있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있다. 1986. 9.부터 1991. 4.까지 경기 화성 일대에서 부녀자 10명이 성폭행당한 뒤 살해 돼 발견됐는데. 이 역시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되며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범행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김대두는 1975. 8.부터 10.까지 수원, 평택, 양주 일대 시골의 외딴집을 돌려 17명을 살해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