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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 머리 잘랐네
지성: 누나도 앞머리 잘랐네 귀엽다
------------ <인터뷰> --------------
X를 처음 만난 곳은 어디였나요?
지연: 18살 그러니까 고등학교 2학년때 처음 봤어요. 수업시간에 멍하니 운동장을 보는데 축구장에서 다 축구할때 그늘에서 쉬고있더라구요. 이때는 그냥 저 친구는 다쳤나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친구가 걔 이름을 되게 크게 불러서 알았죠. 박지성더라구요 이름이.
지성: 고등학교 입학하고 점심시간에 밥먹으러 가는데 누가 되게 힘차게 뛰어오더라구요 ㅋㅋㅋㅋ 치마 밑에 체육복 입고... 되게 음... 아프리카 물소..? 순식간에 지나가서 달리기 되게 빠르다고 생각했죠.
지연: 마주친건 교문 앞에서! 제가 선도부였는데 넥타이 안 매고 왔더라구요. 이름이 박지성이라길래 바로 알았죠. 이때 생각없이 이름은 박지성인데 축구는 안좋아하나보네라고 농담을 했는데... 되게 이상한 사람 쳐다보듯이 봐서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처음 가까이서 봤는데 키도 크고 귀엽게 생겨서 친해지려고 농담한건데.... 뭐.. 첫눈에 반했나? 그랬어요.. ㅋㅋ
지성: 교문에서 처음 봤는데 선도부일 때는 되게 단정? 해서 의외였어요.. 저를 모르는줄 알았는데 제가 축구 안좋아하는거 어떻게 알았지라는 생각에 되게 당황했어요. 가까이서 처음 봤는데 좀 귀엽다거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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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귀게 됐나요?
지성: 처음 학교 들어가서 친구가 막 학생회 하자고 하는거에요. 그래서 들어갔는데 누나가 있더라구요.
지연: 제가 홍보부 부국장이었는데 지성이가 새로 들어왔다고 하는거에요. 이때부터 되게 들이댔어요 ㅋㅋ 막 떡볶이 먹자고, 어디 아프냐고, 말 놓으라고 근데 되게 밀어내더라구요
지연: 저는 낯을 좀 가리는 편인데 계속 이것저것 질문을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좀 당황했어요. 싫진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그러니까 좀 쑥쓰러워서.. 그래도 계속 말 걸어줘서 좋았어요! 어느 순간부터 누나가 질문하고 제가 거절하는게 약간 티키타카처럼 되가지고 만날 때마다 재밌더라구요
지연: 10번 찍으면 넘어온다고 하잖아요. 근데 100번 찍어도 안넘어오더라구요. 그리고 한 4개월동안 장난이지만 계속 거절당하니 좀 기분 나쁘더라구요 그래서 신경끄는 척 했죠. 사실 안보는 척 계속 실눈으로 지켜봤어요 ㅋㅋ
지성: 막 다른 선배들이 누나한테 포기한거냐고 묻는데 그렇다고 막 대답하면서 저한테 먼저 말도 안걸고 그러더라구요. 그때부터 너무 신경쓰였어요. 그러는데 저를 학생회로 데려온 제 친구한테 장난치기 시작하는거 보고 위기감? 그런거 들더라구요. 그래서 엄청 고민하다가 문자 보내보고 그랬어요.
지연: 진짜 웃겨요. 신경쓰이는거 다 티나는데. 그러고 연락오는거 보면 다음주 회의 언제냐고 이런것만 물었다니깐요?
지성: 저 그것도 되게 용기낸거였어요..
지연: 그래도 저 신경쓰는거 눈치 채고 다행이었죠. 아 얘가 나한테 아예 관심 없는건 아니구나. 그랬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학교에서 둘이 남았는데 요즘 자기는 안 좋아하냐고 교복 붙잡고 말하는데 진짜 귀엽더라구요. 진짜 심장 튀어나오는줄.. 그때부터 썸이라는걸 탔던 것 같아요.
지성: 저 진짜 그때 좀 속상했어요. 다른 애도 아니고 제 친구한테 그러니까 약간 배신감? 들더라구요. 근데 저도 좋다고 하는데 그럼 걔도 계속 좋아한다는거잖아요.. 그때 약간 멘붕 ㅋㅋ
지연: 그렇게 계속 간질간질 썸만 2달? 타다가 어느날 갑자기 밤에 너무 답답한거에요 나 얘랑 언제 사귀지? 계속 이 생각 들어서 공부도 안됐어요. 그래서 그냥 물어봤죠. 언제 고백할거냐고.
지성: 저 그날 진짜 생생히 기억나요. 갑자기 자기 전에 전화와서 받았는데 얘기 하다가 갑자기 근데 언제 고백할거냐고 물어보는거에요???? 그걸 누가 말하고 해요.. 심지어 저는 그때 곧 고백하려고 막 혼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연: 아니 심지어 물어봤는데 막 웃는거에요!! 그래서 저 혼자 김칫국 마시는줄 알고 부끄러워서 전화 끊어버렸거든요. 근데 갑자기 20분 후에 전화와서 저희 집 앞이라는거에요?!
지성: 고백 언제할거냐고 묻는데 너무 귀여운거에요 ㅋㅋㅋ 그래서 그냥 바로 나와서 누나한테 갔던 것 같아요. 고백은 얼굴보고 해야할 것 같아서.
지연: 원래 자기가 9월 17일에 고백할려고 했다고 전화로 말하는데 진짜 웃기죠. 이유가 더 웃겨요. 그때 사귀면 크리스마스가 100일이라 그랬대요.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당시에는 되게 얼굴 보면서 전화로 말하니까 로맨틱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바로 나가서 뽀뽀를...
지성: 부끄러운데... 누나는 그런 것까지 말했어요?.....(얼굴 새빨개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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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어떠셨나요?
지연: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풋풋하고 오글거리네요 저희 진짜 청춘드라마처럼 연애했던거 같아요. 막 학교도 같이 가고 빈 교실에서 뽀뽀도 했어요. 으,, 얘들아 미안해~~
지성: 누나가 고등학교 선배였거든요. 그래서 학교에서 많이 만났는데 그때 진짜 예뻤거든요. 몰래 몰래 손잡고 등하교도 같이 하고 새벽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그랬죠. 근데 다들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ㅋㅋ
지연: 사실 20살 되면 술도 먹고 막 다른 커플들처럼 헤어질줄 알았는데 제가 코로나 때문에 계속 본가에 있었거든요. 고등학교 4학년? 처럼 연애했네요 저 그때 교환일기도 썼어요 심심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성: 사실 코로나 때문에 오히려 좋았어요. 진짜 운명같지 않아요? 저 수능볼때 누나가 더 긴장 많이했어요 응원하러 와줬는데, 시험 망쳐도 자기가 미역국 싸서 그런거니까 자기 탓하라고 했어요 ㅋㅋㅋㅋㅋ
지연: 걔 수능날 진짜 추웠는데 저 그날 미역국 싼다고 전날부터 미역 불리고 난리였죠. 엄마가 진짜 유난이라고 했어요 ㅋㅋㅋㅋㅋㅋ
지성: 저 누나때문에 그 대학교 간거였거든요. 근데 누나는 모를걸요? 제가 cc를 꼭 해보고싶어서 ㅎㅎ..
지연: 걔는 대학교도 저때문에 선택했을걸요? 아주 노래를 부르더라구요. cc하면 어떨거같냐고 ㅋㅋㅋ 귀엽지 않나요? 눈에 의도가 빤히 보이는게 귀엽잖아요
지성: 시간 날때마다 여행을 같이 다녔어요. 특히 국내여행이요! 누나가 바닷가를 좋아해서 바닷가 도시는 안가본데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도 바다를 보면 누나가 생각나요.
지연: 여행 진짜 많이 다녔어요. 제가 엑티비티도 좋아하고 바다도 좋아해서 막 끌고 다녔죠. 아 번지점프 할 때 진짜 웃겼는데 ㅋㅋㅋㅋㅋ 막 사랑하는 사람 이름 외치고 뛰라고 하는데 이지연!!! 이러고 두 눈 감고 뛰더라구요. 참나 너무 긴장해서 '누나'라는 단어를 잊어버린 줄 알았죠.
지성: 저는 평소에는 거의 집에만 있는데 누나 덕분에 진짜 많이 돌아다녔죠. 그래서 좋았어요. 유행에 맨날 따라가야된다고 인스타에 유행하는 데이트 코스는 다 해본거 같아요 도자기, 가죽, 향수, 그림, 꽃꽂이, 베이킹.. 공방이란 공방은 다 다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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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지성: 음..제가 자물쇠라면 열쇠같은 사람이었어요 제가 고민 있을때마다 먼저 눈치채고, 챙겨주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도 해줬거든요. 그리고 자기 일에 열심히라 좋았어요. 멋있는 사람이었어요. 누나는 항상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헤어질 쯤에는 누나 미래에 제가 없더라구요.. 좀 많이 슬펐던 것 같아요..
지연: 낭만 빼면 시체? 저는 꽤 현실적인 편인데 걔는 항상 현실에서도 틈을 내서 낭만을 쫓았어요. 되게 긍정적이었어요. 저는 비관적이라 종종 멘탈도 흔들리고 힘들어하는데 그때마다 할 수 있다고 말해줬어요. 그리고 제가 말이 좀 많은데 항상 잘 들어줬어요. 그리고 반응을 항상 열심히 해줄려고 하는게 보여서 늘 귀여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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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순간은?
지연: 사실 주변에서 계속 그런말을 했어요. 10대 때부터 만난거면 이제 좀 질리지 않냐구 어차피 지성이도 군대가는데 헤어지라구요. 처음에는 그냥 지나갔는데 22살쯤에 권태기가 왔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군대 못 기다릴것같은데. 근데 때마침 지성이가 군대 기다리는거 미안하다고 헤어지지고 하더라구요. 알겠다고 했죠.
지성: 제가 먼저 군대 기다리지 말라고 말했어요. 누나가 그걸 원하는 것 같길래.. 핑계도 적당하구요. 그냥 누나가 지쳐보였어요 언젠가부터 저랑 있을때 저때문에 웃질 않더라구요.
지연: 질렸던거 같아요. 집밥도 매일 먹으면 질리잖아요? 가끔 배달도 먹고 그런데... 같은 사람만 4년 만나니까 너무 그 애를 잘 알아서 예측되는게 피곤했어요.. 아 저 너무 나쁜년같나요?..
지성: 저는 항상 누나가 새로워서 좋았어요. 예측이 안되는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누나는 제가 뭘 원하는지 다 맞추고, 뭐랄까... 문제도 안알려줬는데 항상 정답을 먼저 말해주는 느낌? 저보다 저를 잘 알았던 사람이었어요.
지연: 어느 순간 만나면 항상 제가 짜증만 내더라구요. 그리고 그걸 항상 집에 가서 후회하고, 미안하다고 했어요. 근데 항상 걔는 괜찮다구 하더라구요. 그것도 질리고, 질리는 제가 너무 별로였어요... 그게 계속 반복되더라구요.
지성: 누나가 짜증을 냈다구요? 어.. 저는 잘 못 느꼈어요 ㅎ 그냥 기분 안좋은 날 있잖아요. 그런 날인줄 알았어요. 오히려 저한테 감정적으로 솔직해서 좋았어요 저는 티를 잘 못내거든요..
지연: 그냥 흔하디 흔한 이별사유였어요. 다들 보통 이렇게 헤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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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사귀셨나요?
지연: 18살 가을에 만나서 22살 가을까지 사귀었죠. 꼬박 4년을 만났네요.
지성: 17살부터... 21살 입대 전까지니까 4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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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걸 후회하시나요?
지성: 네. 그래도 기다려달라고 말해볼걸 그랬어요. 누나는 후회 안한다고 했죠..?
지연: 헤어진 거에 후회는 없지만, 헤어지기 전날에도 짜증냈던게 미안했어요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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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만남 전 인터뷰>
이제 곧 만나게 될 텐데 심경은?
지연: 오.. 이거 되게 떨리네요..(웃음) 사실 안떨릴줄 알았거든요.
지성: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사전만남>
지연: 어색하다
지성: (눈 못마주침) 그러게..
지연: 너 어색하지 ㅋㅋㅋㅋ
지성: 응..
지연: 야 너 귀 터질 것 같애
지성: 아 보지마 (귀 가림)
(정적)
지연: 잘 지냈어..?
지성: 뭐 그냥... 학교 다니고.. 그랬지... 사실 전역한지 8개월? 얼마 안됐어.
지성: 누나는?
지연: 나는 뭐.... 그냥 잘 지냈지...
지성: 헤어지고 만난 사람 있지 않아?
지연: 어 그렇지.? 한 명? 너는?
지성: 누나 나 전역한지 8개월 됐다니까......
지연: 아 맞다 미안. .. ..... 근데 나 진짜 나한테 연락올줄 몰랐어. 사실 우리는 그냥 군대 때문에 헤어졌잖아.. 그래서 이런 프로그램?에 안나와도 충분히 만날 수 있으니까.. 사실 싸우고 헤어진 것도 아니니깐
지성: 군대 때문이 아니었잖아.
지연: 어???
지성: 알고 있었어. 누나 권태기 온 거.
지성: 그래서 나오자고 했어. 나는.
<사전만남 전 인터뷰>
프로그램에 참여한 계기?
지연: 사실 지성이는 제 고등학교 시절의 청춘을 함께 보낸 친구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나왔어요. 보고싶더라구요.
지성: 다시 잡아보려고 나왔어요. 사실 그때의 저는 제가 생각해도 좀 별로였거든요..
지연x지성
2018.09.10 ~ 2022.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