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태초에 원형이 있었다. 원자는 쪼개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쪼개면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이 완전성이다. 완전한 것은 공유된다. 공유를 쪼개면 사유다. 그러므로 쪼갤 수 없다. 어미와 자식은 자궁을 공유한다. 기관차와 객차는 동력을 공유한다. 활과 화살은 활시위를 공유한다. 머리와 꼬리는 몸통을 공유한다. 그것이 사유의 출발점이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유는 연결된다.
원형은 존재가 간섭되어 복잡해지기 전의 본래 모습이다. 원형은 변화를 성립시키는 완전성을 담고 있으며 공유되고 복제된다. 우리가 원자론적 세계관을 버리고 원형론적 세계관을 얻어야 한다. 우주는 원자의 집합이 아니라 원형의 복제다. 원형론과 원자론은 사유의 방향이 반대인 점이 각별하다. 원형론은 활을 보고 원자론은 화살을 본다. 원형은 빛이고 원자는 그림자다.
구조
인간이 인식하는 것은 존재다. 존재가 나타나는 것은 변화다.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스트럭쳐다. 스트럭쳐를 연결하는 것은 메커니즘이다. 메커니즘을 작동시키는 것은 시스템이다. 세상은 시스템, 메커니즘, 스트럭쳐, 변화, 존재 다섯으로 완성된다. 다섯을 관통하는 것은 에너지다. 각각 에너지를 만들고, 격발하고, 결정하고, 움직이고, 나타난다. 구조는 다섯 원형을 포괄한다.
시스템
시스템은 쌍으로 일어선다는 뜻이다. 이것이 일어서면 저것이 일어선다. 메커니즘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이것과 저것의 연결이다. 물레가 돌면 방아가 돈다. 활시위를 놓으면 화살이 날아간다. 씨줄이 가면 날줄이 간다. 시스템은 둘이 연결된 메커니즘에 에너지를 태운다. 이것과 저것이 한 방향으로 간다. 기관차가 먼저 가고 객차가 뒤를 따른다. 시스템이 유체라면 메커니즘은 강체다. 메커니즘은 기관차 없이는 객차가 없다는 말이고 시스템은 기관차와 객차가 같은 방향으로 가며 순서가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