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은유법(隱喩法)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다른 대상에 비겨서 표현하는 비유법의 하나로, 직유(直喩)와 대조되는 용어이며, 암유(暗喩)라 불리기도 한다. 직유가 ‘A는 B와 같다’나 ‘B 같은 A’와 같은 형식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 A를 다른 대상 B에 동등하게 비유하는 것이라면, 은유는 ‘A는 B이다’나 ‘B인 A’와 같이 A를 B로 대치하는 비유법이다. 즉, 은유는 표현하고자 하는 것, 곧 원관념(tenor)과 비유되는 것, 곧 보조관념(vehicle)을 동일시하여 다루는 기법이다. 이때 표현대상인 원관념 A와 비유적 대치물 즉 보조관념인 B 사이의 관계는 등가성(等價性, equivalence)의 원리가 작용하며, 이 원리는 유사성 혹은 유추관계를 바탕에서 이루어진다.
가령 ‘봄은 천지의 소녀, 소녀는 인생의 봄’에서 자연의 순환적 계절인 ‘봄’과 한 여인으로 성숙하기 직전의 ‘소녀’가 ‘발랄한 생기의 태동’이라는 유추관계에 의해 등가성으로 맺어진 은유이고, ‘그리움에 내 가슴은 불 붙는다.’라는 비유는 타오르는 ‘불’의 운동이 가슴 저리는 ‘마음의 운동’과 등가성으로 제시된 은유인 것이다.
그런데 은유란 의미의 전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시나 소설에서만 사용되는 특수한 용법이 아니라 일상적 언어기호의 일반적 속성이기도 하다. 모든 언어기호란 인간이 경험하는 현실세계를 의미화해 주는 전의의 구실을 그 기본적 속성으로 하기 때문이다. 일상용어 가운데에도 은유에 의하여 성립된 단어 표현이 많다. 이처럼 이미 굳어져 발생 당시의 신선감이나 생명감을 상실한 은유를 사은유(死隱喩, dead metaphor)라고 한다. ‘꿈’(희망)·‘소’(우직한 사람)·‘찰거머리’(들러붙어 괴롭히는 사람) 등이 그 예일 것이다.
은유는 새로운 단어의 형성, 곧 조어(造語)에 크게 기여한다. ‘책상다리, 병목, 바늘귀, 저울눈, 보조개(볼+조개)’ 등과 같이 주로 합성법에 의한 단어 형성은 은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출처: 다음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