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진짜 지식은 관성이다. 나머지는 부스러기다. 존재는 안과 밖이 있다. 관성은 존재의 안이다. 구조론은 존재의 안쪽을 들여다보고 관성을 해명한다. 인류가 지금껏 본 것은 밖이다. 안에 대해서는 에너지라는 말로 얼버무리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에너지는 '안에서 일한다'는 뜻이다. 안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른다. 관성은 외부 힘에 저항하는 내부 질서다. 내부에 구조가 있다. 관성의 반대는 원자다. 원자는 '쪼개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원자는 안이 없다. 관성론은 내부를 보고 원자론은 외부를 본다.
원자론이 틀렸다. 사유의 방향이 틀렸다. 첫 단추를 잘못 꿰므로 이후 전부 잘못되고 만다. 밖을 보는 원자론의 사유에서 안을 보는 관성론의 사유로 갈아타야 한다. 보이는 것은 껍데기다. 알맹이를 보려면 도구를 써야 한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
과학은 존재를 잘게 쪼개서 외부를 관찰한다. 쪼개면 내부가 파괴된다. 인간은 산 것을 죽여서 관찰하고, 움직이는 것을 멈추게 해서 관찰하고, 연결된 것을 단절시켜서 관찰한다. 흐르는 물이 아니라 고인 물을 관찰한다. 관성을 제거하고 껍데기를 관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