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옮기다 보니 음식편 두글이 빠져 추가합니다.
음식편 5번째 얘기는 "모닝커피 대신 모닝차, 캐나다는 차 전쟁중'입니다.
우리나라에도 "공차"가 성업 중입니다.
잠이 덜 깬 출근길, 직장으로 향하는 캐나다인의 손에는 테이크아웃(Take-out) 컵이 하나씩 들려 있다. 그 컵 속에 든 것은 무엇일까? 과거에는 커피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차(茶)일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토론토에서는 차를 즐기는 직장인들의 아침 풍경이 낯설지 않다. 캐나다의 농업식품부(Agriculture and Agri-Food Canada, AAFC)에 따르면, 2011년 커피 판매량은 전년 대비 0.3%P 감소한 21%를 기록한 반면 차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하며 16.4%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캐나다 내 다른 비주류 음료들의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주춤하는 가운데 2020년에는 차 소비량이 2013년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차 시장의 부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영국 차? 동양 차? 현대적 차 문화를 선보인다
2008년에 창업한 데이비스 티(David’s Tea)는 캐나다 퀘벡 주 몬트리올에 본사가 있는 캐나다의 대표 차 전문점이다. 토론토 시내에 첫 매장을 개장한 지 6년이 지난 현재, 데이비스 티는 캐나다에서 1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미국에서도 매장을 여는 등 그 입지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차는 고정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영국적이거나 아니면 동양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그러나 우리는 현대적인 북미 스타일의 차를 선보일 것이다.” 데이비스 티의 창업자 데이비드 시겔(David Segal)의 포부다.
1867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던 캐나다는 유럽 차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게다가 아시아 이민자가 다수 거주하고 있어서 동양의 다도(茶道) 문화도 보급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데이비스 티는 유럽이나 동양의 차 문화가 아닌, 젊고 현대적인 북미 스타일의 차 문화를 내세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차의 현대화를 추구하는 데이비스 티의 매장. <자료원: KOTRA 토론토 무역관>
뿐만 아니다. 데이비스 티는 차의 현대화란 기치를 내걸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차를 생각하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뜨거운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쥔 모습을 떠올리기 쉬운데, 캐나다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차는 이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린다. 데이비스 티는 여름철 기획 상품으로 탄산이 가미된 차 음료를 선보여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런 여세를 몰아 차가 가진 정적이고 지루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시원하고 개성 넘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여름에 이어 겨울까지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적 스타일로 사랑받는 제품은 비단 탄산 차 음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북미 지역에서는 버블티가 인기몰이 중이다. 버블티는 1980년대 대만에서 처음으로 선보여 북미로 건너온 차 음료로, 타피오카(tapioca) 녹말가루로 만든 타피오카 펄(pearl)을 밀크 티에 넣어 마시는 음료다. 토론토 시내에 위치한 대만계 프렌차이즈 차타임(Chatime) 매장 앞에는 손님들이 장사진을 칠 정도로 버블티의 인기가 뜨겁다. 차타임에서는 직접 찻잎으로 우려낸 차로 버블티를 만들어 판매하는데, 다양한 맛은 물론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단맛을 조절해주는 서비스를 통해 젊은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데이비스 티, 다양한 시도로 제2의 스타벅스를 꿈꾼다
캐나다 음료업체들 사이에서는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커피와 차 등을 판매하는 캐나다 음료 전문점으로 팀홀튼(Tim Hortons), 스타벅스(Starbucks) 등 대형 체인점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형 유통회사가 자체 브랜드(Private Label, PL) 등을 활용해서 가격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공룡업체들의 공세 속에서도 최근 높아지고 있는 건강에 대한 인식과 소비자들이 비싸더라도 몸에 좋은 프리미엄(Premium) 제품을 찾는 분위기에 편승해 데이비스 티는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데이비스 티는 현재 150여 종의 차를 판매하고 있는데, 판매되는 모든 차는 루즈티(loose-tea)로 찻잎 전체를 말린 형태다. 대부분 공정거래 제품이거나 유기농 제품, 또는 코셔(Kosher) 인증을 취득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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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데이비스 티는 다양한 찻잎과 과일, 향신료 등 개성 있는 재료들을 혼합해 새로운 맛의 차를 출시하는 등 차별화된 제품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데이비스 티가 판매하는 녹차 중에는 계피, 분홍 후추(pink peppercorns), 칠리 페퍼(chili peppers)가 블렌드된 ‘뜨거운 입술 녹차(hot lips green tea)’나 루이보스(rooibos), 장미 열매, 석류가 들어간 ‘녹색 유혹차(green seduction tea)’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가격 차이도 커서 적게는 100g당 6달러에서 높게는 39달러까지 6배 이상 차이가 난다.
데이비스 티 매장은 아침 9시 모닝러시(Morning Rush) 때와 오후 1시 런치러시(Lunch Rush) 때가 가장 붐비는 시간이다. 데이비스 티 손님들을 특정한 기준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달짝지근한 과일차를 찾는 아이들부터 다이어트에 좋다는 녹차를 찾는 젊은 여성들, 졸음을 쫓는 차를 찾는 직장인들, 오후 느지막이 여유롭게 홍차 한잔을 즐기는 할머니까지 인종,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데이비스 티를 찾는 손님들은 매우 다양하다.
데이비스 티 매장에서는 찻잎 외에도 다양한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설탕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유기농 아가베 시럽, 주전자, 찻잔, 텀블러(tumbler), 숟가락 등 다양한 다도용품이 선반에 즐비하다. 이처럼 데이비스 티는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차를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차는 마시는 지혜(Tea is Liquid Wisdom)’라는 말이 있다. 현재 차 전문점은 북미 시장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데이비스 티, 티바나(Teavana) 등의 업체를 필두로 관련 시장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 세계 인종, 문화가 다채롭게 섞여 있는 다문화 국가인 캐나다에 기존 영국 차 문화, 동양의 다도 문화, 자유롭고 현대적인 북미 스타일의 차 문화까지 가세하면서, 앞으로 관련 시장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공차코리아 제공>
최근 우리나라에도 대만의 차 전문점 '공차'가 엄청난 인기를 끌며, 특화된 차 전문점이 성공할 가능성을 어느 정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이 단순히 다양한 종류의 차를 한꺼번에 파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의 입맛을 고려한 특정 차 메뉴를 한정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는 차 전문점이 생겨난다면 북미 시장에서의 차 열풍이 한국에서도 이어지지 말란 법이 없을 것이다. 여기에 차를 마시며 이와 관련된 독특한 문화 체험을 함께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면 새로운 것을 간절히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색다르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