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어린이날이다. 아이들에게 특별한 어린이날을 만들어주고 싶다면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로 가보자. 돌도끼를 든 원시인이 "우가우가~" 노래하며 문명사회에서 온 아이들을 반긴다. 사냥에서 잡은 멧돼지를 매달아 놓고 흥겹게 춤을 추는 무리도 보인다. 해마다 어린이날을 전후해 열리는 구석기축제의 현장이다.
오는 5월4일~8일까지 5일 동안 경기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선사유적지에서 개최되는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는 올해로 19회째를 맞이한다. 7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축제로 지정될 만큼 내용과 규모면에서 탄탄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구석기 축제 행사장
'전곡리안의 숨소리'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30만 년 전 인류의 문화적 가치를 교육, 놀이, 체험 등을 통해 배우고 즐기는 에듀테인먼트형 축제로 기획하고 있다. 구석기문화를 이론과 실습을 통해 배워보는 구석기 체험학교와 구석기문화를 게임과 놀이를 통해 익히는 선사시대 체험파크, 연천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농경생활 문화체험 등 체험 중심의 축제이다.
귀여운 축제 캐릭터
세계적인 구석기 유적지로 인정받는 전곡리선사유적지는 1978년 우연히 발견되었다. 당시 동두천 미군 부대에 근무하던 그렉보웬이라는 병사가 한탄강에 놀러왔다가 평소 못 보던 돌석기를 발견했다. 인디애나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던 그는 그 돌이 예사롭지 않은 것임을 알고 자신이 발견한 석기 4정을 당시 서울대 박물관관장으로 있던 김원용 교수에게 보냈다.
미군이 보낸 돌을 받아본 김 교수는 깜짝 놀랐다. 그 돌은 아슐리안형 석기였던 것이다. 그동안 아슐리안형 석기는 유럽, 아프리카에서만 발견되었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곳 전곡리에서 동아시아 최초로 발견되었던 것이다. 이 소식은 세계 구석기 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된 사실이 세계 학계에 알려지면서 수많은 구석기 연구의 대가들이 전곡리 구석기 발굴 현장을 찾았다. 세계 구석기 인류 문화사를 새롭게 만든 전곡리선사유적지는 1979년 국가 지정 문화재로 등록된 이후 체계적인 보존관리가 이루어지면서 연천을 대표하는 곳이 되었다.
"멧돼지 고기 맛좀 볼려우?"
이번 축제는 전곡선사박물관 개관에 맞춰 13개국이 참여하는 선사체험 국제교류전을 비롯, 구석기 바비큐체험, 구석기인 퍼포먼스 등 구석기 선사문화 체험(사진) 중심으로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구석기 축제의 상징성을 한층 강화하고 행사장을 환영마당, 체험마당, 공연마당, 연천마당으로 구분하는 등 마당별 테마와 기능을 최대한 선보일 예정이다. 환영마당에서는 콩, 율무, 산나물 등을 판매하는 연천 농산물 큰 장터 '남토북수 특별전'과 연천문화재 특별전, 농경생활문화체험 행사가 열린다.
원시인의 생활상을 볼 수 있다
체험마당은 주먹도끼로 농산물을 수확해 불에 구워 먹는 체험을 포함해 우리가족 구석기집 만들기, 석창던지기, 구석기 바비큐 만들기, 구석기 퍼포먼스 경연대회 등 다양한 구석기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스페인과 프랑스 등 세계 각국 선사 유적지와 박물관을 소개하는 선사체험 국제박람회를 구경할 수 있다.
공연마당에서는 인형극 캐릭터 쇼와 5사단 군악대 초청공연, 경희대 특별공연, 아프리카 전통춤 공연, 신국악콘서트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 밖에 연천물거미 3D영상관 , 연천문인 작품 전시회를 둘러본 뒤 25일 개관 예정인 선사박물관에서 14점의 인류 모형, 매머드 모형, 동굴벽화 등도 관람할 수 있다. 구석기체험존은 축제기간 외에도 상설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4월12일부터 10월31일까지, 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휴무, 기타 휴무일은 홈페이지 공지).
다양한 체험활동이 마련돼 있어 함께 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맛집
한탄강 관광지가 근처에 있다. 강 위쪽 고석정, 순담계곡과 더불어 아래쪽의 유원지 주변으로 다양한 맛집들이 자리하고 한다. 참붕어찜을 전문으로 하는 솔밭정원(031-832-7242)을 비롯해 고려가든(031-835-5464)의 게장백반, 고려돌솥설렁탕(031-835-2102)은 설렁탕과 해장국을 전문으로 한다. 전곡역 앞의 명신반점은 2대째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중식당이다. 부대에서 외출 외박 나온 군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이곳은 연천군의 발전사와 함께 해온 맛집이다.
축제 퍼포먼스. 원시인 분장을 한 쇼맨들의 코믹한 춤이 재밌다.
▲찾아가는 요령
서울에서 자유로를 타고 문산IC에서 빠져 37번 국도를 따라 북상하면 전곡리 선사유적지이다. 혹은 의정부-동두천-초성검문소-한탄강다리(한탄대교)에서 직진, 백병원 지나 구석기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행사장 주차장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전철 1호선 동두천역에서 하차 후 경원선이나 동두천역 앞 버스 이용한다. 축제기간 중 동두천역에서 매시 50분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한탄강역에 하차한다. 이곳에서 순환버스를 이용하면 행사장까지 5분정도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