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어제까진 비가 엄청 내려서 아무래도 이번주엔 밭에 못가겠거니 했었는데
새벽녘 창문을 열어보니 마당이 말라 있습니다.
내일까지 비가 올거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장마비 하루에도 몇번씩 오다말다 하는 거니까
일단은 준비하고, 마누라의 편도선염 치료도 해야할겸 병원 들렸다 바로 밭에 갑니다.
요즘은 밭에오면 제일먼저 들려서 확인하는곳이 있습니다.
바로 여기 헛간의 새집요.
지난주 까지만 해도 알을 품고 있었는데 그사이 이렇게 부화가 되었네요.
아직 눈도 못뜨고 털도없이 발간걸 보니 이제막 알에서 깨어난듯 합니다.
수국꽃이 생각보다 꽤 오래 갑니다.
2주가 지낫는데도 아직 이렇게 싱싱해 보이니 충분히 일주일은 더 피어 있을것 같군요.
그런데 면밀히 살펴보면 먼저 피었던것은 진것도 있고
또 새로운게 피어 나니까 그런 그네요.ㅎ
이것은 꽃색갈이 위에것과 좀 다르게 보이는데 이제 피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만개하면 또다른 색갈이 나올듯 하고
같은 수국일 지언정 희소가치로 좀 더 아름답게 보일것 같습니다.
같이온 집사람은 오로지 블루베리에만 관심이 있는듯 하네요.
지난주 나혼자 왔을때는 조금 익은걸 내입으로 냠냠 했었고
오늘도 한옹큼 집어 먹을려니까 딸아이가 좋아 하는 거라고 먹지 말라 하네요.
흐미~~ 화뿔딱지 나는거...
허긴 다른 과일은 알레르기가 있어 잘 먹지 못하니...
윗쪽으로 한바퀴 둘러보니 지난주에 잘라서 수북히 쌓아둔 풀이
이젠 착 깝아져서 훤해 졌습니다.
이 초피나무를 심은지가 육칠년쯤 된거 같은데 위치선정이 잘못되어 성장이 저조합니다.
이 나무의 특성이 극양수 인데 옆에있는 높은 엄나무그늘에 가려져서
일조량이 부족하다보니 안쪽에 심은것은 자연고사 하였고
그나마 앞쪽에 심겨진 것은 이정도 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열매가 열렸네요. 추어탕에는 없어서는 않될 필수 향신료죠.
유인망을 당겨논 철사줄에 오미자가 예술적으로 열려 있습니다.
수년전에 몇포기 얻어 심었던 자소엽이 이젠 우리밭 여기저기 없는곳이 없습니다.
감자밭에도 뽑고 또 뽑았것만 감자줄기가 쇠퇴해 가는 틈을 타고선
자소엽과 풀이 본밭을 사수해 버렸습니다.
이것이 천연방부제로 쓰인다고는 하지만 한번도 사용을 해보진 않았고
장아찌를 조금 담아보긴 했으나 호기심으로 한두점 먹어볼 정도이지
맛있어서 밥한공기 다 비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감자를 캐려나 봅니다.
원래는 오늘 꼬멩이들(손녀)이 와서 체험하기로 한 날인데
어제도 비가 왔었고 지금도 이슬비가 내리고 있는 중이라서 오지말라 했습니다.
우거진 잡초에 비닐 걷는일도 쉬운일은 아니죠.
감자줄기도 걷어서 뚝아래로 던져야 하고...
깊히 심는다고 심었지만 이것들이 위에서만 열리는 것인지
줄기를 당기면 이렇게 달려 올라 옵니다.
감자수확은 마누라 몫이고 나는 그사이 토란밭 풀이라도 메야 겠습니다.
가장자리에 무성했던 고만이풀을 뽑아내니 빗물이 보입니다.
또 여기, 밭에심은 단호박에 지줏대도 세웟습니다.
집게를 많이 사 두고도 사용하지 않다가 이렇게 하니 아주 편리 합니다.
꺽꽂이한 토마토도 지줏대 세웟습니다.
이것역시 유인은 집게로...
그사이 감자를 거의다 캣군요.
갓쪽에 캐지 않은것은 내일 비가 안오면 꼬멩이들이 와서 캐도록 남겨둔 것입니다.
얻어심은 3키로 정도의 홍심이 씨감자,
수확은 이정도 입니다. 남은거 다 캐면 한통정도는 더 나오겠지요.
수미에 비해서 심은 면적도 작지만 단위당 소출을 따져봐도 훨씬적은 생산입니다.
그러나 여러가지의 아름다운 색갈이 있고-
색갈마다 종류도 다르지만 어떤것은 생으로도 먹을수 있다는데 어느것인지는 모릅니다.
소출이야 적든 많든 우리집의 일년 소비량은 두통정도면 충분하니까
삶아서도 먹어보고 일단 맛이 좋으면 앞으로는 이것만 심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채를 썰어 볶은다던지 음식에 넣어서 먹는것은 일단 시각적인 효과에서
수미보다 월등하고 맛도 조금은 더 좋은것 같습니다.
강낭콩도 수확시기가 된듯 잎이 누렇게 변해가고 비바람에 못이겨
거의다 들어 누워 버렸으니 조금 이른듯 해도 오늘 뽑아야 겠습니다.
철이 장마철인지라 이걸 좀 더 읶도록 두면 들어누운것은 촉이트서
못먹게 되는경우가 생기거던요.
뽑아서 짊어지고 내려갑니다.
묶어서 바람이 통하게 걸어두면 조금 들 읶은것도 잘 읶는다지만
다음주엔 또 동창들이 놀러온다 하니 꼬투리를 따가서 집에서 말릴려고 합니다.
돌들깨는 뽑지않고 군데군데 남겨 두었습니다.
보잘것 없어 보이지만 이것도 요긴하게 입맛을 돋울때가 있거던요
둥근마밭 옆뚝은 사람이 지나다니지 못할정도로 풀이 수북합니다.
사람도 사람이지만 둥근마도 바람이 통해야 잘 자랄터인즉 낫질을 해야죠.
풀속의 머위대도 보이고 시원하게 뚥였네요.
아삭이고추인데 별로 안 열리것 같죠?
여덟나무에 이렇게 반통이상 따내고 찍었으니 엉성해 보이지만
이게 달려 있을때는 쭉쭉빵빵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나는 여기를 능소굴 이라고 합니다.
이게 차츰 우측의 고욤나무와 같이 붇어서 터널을 만들었거던요.
가재가 살고 언제나 맑은물이 흐르는 삽짝밖의 골자긴데
어느날인가 어떤 인간이 이 좋은 그늘나무를 잘라놧지 뭡니까..
수소문긑에 자른 사람을 알아 냇으나 약할려고 그랫다는 말에 탓을 못하겠더군요.
그런데 약을 할거면 처리를 하던지 한달이 넘도록 이데로 있네요.
비에젖어 무거운 나무덩걸을 끌어내고 바닥정리 들어 갑니다.
가재잡으며 물장난을 하노라면 여기보다 더 좋은곳도 없는데 그놈의 나무 때문에...
나무 치우다 굼불어져 허벅지에 멍들어가며 고생하고나니 본모습이 나옵니다.
저기 네모진 바위위에 앉아서 땀을 식히노라면 지나가던 김삿갓이 부러워 할 정도이고
아래의 깊히파인 옹달샘엔 캔맥주가 숨겨져 있기도 하답니다.
미리 소주라도 한박스 담궈나 말어...
일요일
어제 아침엔, 이슬비는 내렸으도 물안개는 없었는데
오늘 새벽은, 비는 오지 않아도 구름인지 물안갠지 금방이라도 비를 쏟아낼것 같습니다.
푸른숲 여기저기 드리워진 물안개가 오늘 하루의 일기를 예견 하는듯 한 아침입니다.
그래도 큰나무 아래는 아직 비구름이 내려앉지 않은듯 맑아 보이기도 하고
하늘이야 어떻던간에 비가 오지 않는것이 다행입니다.
어제는 비가와서 우리 꼬맹이들이 감자체험 못했기에 퍼뜩 오라고 했더니만
즈거 애비가 줄기를 걷어내고 체험준비 합니다.
요렇게 캐는 거라고 시범도 보이고...
쪼르르 할머니겯으로 가서 아는척 자랑하며 캐고 있네요.
작년과는 감자색이 다르기에 이것도 감자냐고...
으흠... 손끝에 무엇이 묻었을꼬... 그래도 옷에 딱으면 않되는데...
한알두알 캐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가 있는듯...
차츰 이슬비가 조금씩 더 내리지만 그것따원 상관할일 아니기에 오로지 여기에만 몰두 합니다.
감자에 취한듯 무슨생각 할까요?
호미질 하다보니 캐는것보다 찍는게 더 많고 꾸지럼을 듣다보니 줏어 담아도 멋진 체험이 되죠.
할머니의 일을 도운다지만 오히려 방해가 되는것은 이미 알고 있는터라 같이 놀아 줘야죠.
서너알 넣어 놓고선 온 밭 감자 다캔냥...
시골살이를 모르는 아이들로선 이보다 더 좋은 체험도 없겠죠.
비는 조금씩 내리고 어서 마칠 요량으로 사위도 가세를 합니다.
딸아이는 사진몇장 찍어 놓고선 바로 숯불 피웟습니다.
나야뭐 새벽밥 먹었지만 늦게온 얘네들은 감자캔후 아침겸 점심이라 배가 고프겠지요.
손녀둘이 겸상입니다. 배고픈 아이들이 우선이니까요..
뭐가 그리 좋은듯 위에 메달려 있는 노래방용 모니터를 보고 조잘데고 있습니다.
딸아이는 먹는것은 뒷전이고 고기굽기 바쁩니다.
굽는 사람이 있으야 먹는 사람도 있는법...
나는 삼겹살보다 오랫만에 먹어보는 막창구이가 더 맛이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나니 비는 조금씩 더 내렸고 그냥 내려갈까 하다가
녹두파종 시기가 조금 늦었다는 옆밭의 농사선배말에 허겁지겁 비닐을 쒸웟습니다.
비는 점점더 내리고 약간의 바람에도 차거움이 느껴지는데 녹두씨앗 넣어 말어...
손녀들도 비를 피해 농막으로 내려가고 딸아이와 아들녀석은 그기서 낮잠자고
마누라와 사위보기가 미안키는 하지만도 다음주에 내가하면 허리아픈 한나절의 일인지라
녹두씨앗 분배하고 파종을 강행 했습니다.
흙묻고 비에젖은 내 몰골,이게 무슨 청승이냐 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덥지않아 좋은점도 있었구요.
어제도 비맞으며 마쳣는데 오늘은 더 많은 비를 맞았습니다.
첫댓글 와우...부러우면 지는거라던데...그래도 부러운거는 어쩔 수 없나봅니다.^^
알고보면 그다지 부러워 하실것도 없습니다.
그냥 조그만 주말농장에서 노는 것들이니까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몸쌀 않나실 만큼만 하세요 나도 부러워지는데요
돌팍에 넘어져서 허벅지가 좀 아프긴 한데 뼈는 안 부르졋으니 시간지나면 낫지 싶습니다.ㅎ
@이소 큰일 날뻔 하셨습니다 않다치셔야 됩니다 이제 다치시면 났는 것도 더디고 힘이 드시니 조금씩 조심 하시면서 즐기면서 하십시요
가족끼리 오손도순 농장에에서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구요.
어린애들이 농사체험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해주어 삶이 풍요로워질거 같습니다.
자소업으로 쌈사먹으면 맛은 약간 이상하지만 길들이면 깻잎보다 좋다고하니 한번씩 시도해봅니다.
글을 밭에서 놀자로 이동합니다.
그곳은 이소님 성입니다.
해마다 하는 체험이 이제 삼사년 된것 같습니다.
호미도 알고 괭이도 아니까 농사꾼의 후예가 되려나 봄니다.
어? 저의 방을 하나 만들어 주셧군요.
별로 올릴것도 없는 어쩌나요.ㅎ
@이소 아님니다 자료하나하나에 정성이들어간자료입니다.
귀하게 보고 있습니다.
역시 밭에서 놀자입니다... 밭에 없는것이 없네요....
가족과 함께라면 비가 아니라 태풍이라도 두려울것이 없겠습니다..
이리저리 흙장난하고 놀다보면 얻어지는것도 있으니
놀이터로서는 이만한것도 없지 싶네요.
잠마대비 잘 하세요
워낙 높은 지역이라서 비는 문제가 되지 않는데 혹시 강풍불어 농막이 날아갈까 조금 신경 쓰이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