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머리 여고생들이 다니는 이 학교에는 자기 보다 높은 지위의 사람에겐 빌빌기고, 낮은 사람에게는 한없이 막대하는 선생님이 계신다. 교감이 자신의 다리 가랑이 사이를 기어보라면 기고 마는 그런 선생님. 그 선생님이 담임인 반 학생들은 정말이지 죽을맛 일 것이다. 어느날 이 쌤이 발견한 야시시한 빨간책(일명 '금서' : 금서였지만 금서인줄 모르고 신나게 봤음) 으로 인해 이 선생님과 학생들의 인생은 약간 틀어지게 된다. 과연 좋은쪽 이었을까 나쁜쪽 이었을까. 이 판단은 내가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직접 겪어본 이들만 알수있을터. 나는 어떤 시기에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인물이 나에게 플러스가 될수도 있고 마이너스가 될수도 있다. 순덕이도 김선생님 이라는 인물이 자신에게 있어서 마이너스라고 생각하고 수백번 수만번 자책하고 괴로워했지만 결국엔 자기에게 득이 되는 인물은 바로 김선생님 이었다. 시작은 빨갛지만 끝은 빨갛지 않았다. 나도 먼훗날 10대 시절을 되돌아 봤을때 떠올리기만 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사람들을 꼭 만들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