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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文學 스크랩 막걸리 세계화
풍운아~이영철 추천 0 조회 67 11.03.13 06:4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우수 농식품생산 현장]‘막걸리 세계화’ 기치 내건 (주)우리술

고품질 기능성 막걸리로 세계시장 평정 나서

천연암반수에 쌀·과일 등 최상급 원료 사용
미국·독일 등 14개국 공급…신유통망도 개척
현대식 설비 신공장 건설…올 200만불 목표


한동안 국내 술 시장의 뒤편에 밀려있던 막걸리가 정부의 한식세계화 정책으로 세계 명주의 반열에 올라서기 위한 준비운동이 한창이다.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와 저도주 열풍까지 가세해 지난해에는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내수와 수출 모두 크게 성장하며 명실상부한 국민주로 떠올랐다.

이 같은 막걸리시장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대기업들이 올 들어 속속 진출하거나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우리 고유의 술과 문화를 본질 그대로 수출하는 것이 ‘진정한 세계화’라며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술도가의 正道를 지키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술(주) 공장 소개 사진

경기도 가평군 현리에 위치한 작지만 강한기업 (주)우리술의 박성기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박 대표는 특히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15개국에 자사 막걸리를 수출하면서 기존 쌀과 밀 등 곡물로만 제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배, 사과 등 과일과 약재 등을 첨가해 기능성을 높인 막걸리제품으로 국가별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펼쳐 화제가 되고 있다.

△박성기 대표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0 SIAL China’ 박람회장에서 다양한 원료로 만든 우리술 막걸리 제품을 열심히 홍보하던 박 대표의 모습이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던 차에 ‘우리술 제주감귤막걸리’가 한중일 정상회의 공식 만찬주로 선정된데 이어 일본 4대 백화점에 우리술 막걸리를 납품하게 됐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며 제조현장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됐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말 서울 용산에서 승용차로 2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가평군 현리의 (주)우리술 공장은 오전 이른 시간부터 막걸리 생산과 출하로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달콤하면서도 알싸한 향이 공장 입구에서부터 손님을 맞았고, 저 멀리 공장 뒤쪽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운악산과 어우러져 마치 고향집을 찾은 것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

박 대표가 이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4년부터로 올해 16년째이다. 가평 현리는 주변에 유명 생수업체가 3개나 몰릴 정도로 물 좋기로 소문난 곳으로, 일단 막걸리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원료를 자연에서 확보한다는 이점이 있다.

박 대표는 지난달 20여 중소막걸리업체들이 대기업의 시장 침탈을 막고 국내 막걸리산업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한 한국막걸리진흥협회의 수석부회장을 맡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도 기자들을 반갑게 맞았다.

공장에 들어서니 ‘막걸리의 세계화를 추구하는 기업’이란 2010년도 경영 목표가 맨 먼저 눈에 띄었다. 홍콩, 일본, 미국, 독일, 말레이시아, 베트남, 헝가리 등 6개국에 지사와 대리점을 운영하며 지난해 일본, 미국 등 15개국에 막걸리를 수출하며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직 국내에 막걸리만을 전문으로 수출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지사까지 운영하며 세계 여러 나라로 우리술 막걸리를 수출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박 대표는 물맛 좋은 가평의 지하 250m 천연 암반수와 국내산 쌀, 과일 등 고품질의 원료, 정성, 신뢰를 꼽았다.

수출 초기인 2005년에는 살균 탁주를 주력상품으로 했기 때문에 납기일을 잘 지켜 신용을 쌓을 수 있었고, 특히 다른 기업들과 달리 교포 대상이 아닌 백화점, 대형 할인마트 등 현지인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 유통체인을 위주로 개척한 것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박 대표의 사업 철학이 그대로 녹아든 것이다. 최상급 원료를 사용해 그에 합당한 가격을 받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한 우리술은 싼 가격을 무기로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 타사 제품과는 완전히 다른 유통망으로 매년 수출물량을 늘려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총 5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작년 한해물량을 초과 달성해 하반기 주문량을 포함하면 당초 목표인 200만 달러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술 막걸리는 이미 일본 내 최대 할인마트인 까르푸와 편의점 1위인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엔 일본 최대 규모의 약국 유통망을 통해 일본 전역에 공급하기 시작한데다 올해부터 이마트에 진출한 중국시장에서도 해외 지사 설립을 통한 영업망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이처럼 우리술 막걸리의 수출이 탄력을 받으면서 외국바이어들의 공장견학도 잦아져 보다 현대적인 위생시설과 우리고유의 술 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전시장 및 시음 체험장까지 갖춘 신 공장 증설을 서두르고 있다. 단순히 보는 것에서 탈피해 밑술을 제공해서 직접 술을 담가 맛까지 볼 수 있는 4시간짜리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우리 막걸리에 대한 맛과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주는 문화관광 상품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박 대표의 구상이다.

현재 막바지 마무리단계에 있는 부지 5000㎡(1500평)에 건평 700평 규모의 신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공장과 합쳐 총 2500평 규모로, 단일공장 규모로는 국순당, 서울탁주 진청공장에 이어 국내 3위로 올라서게 된다.

작년 10월부터 총 60억 원을 투입해 HACCP 인증을 목표로 설계된 신 공장은 자동 제국기 등 현대화 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1분당 200병, 300캔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박 대표는 “신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40~50여 가지 다양한 막걸리를 각 국가별 소비 타깃에 따라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맞춤식 수출로 해외 수출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많은 물량을 수입하는 일본의 경우 달콤한 맛의 과일 막걸리를 선호해 과일 막걸리 전용 브랜드인 ‘쥬시(Juicy)락’을 론칭했다. 반대로 중국의 경우에는 쌉싸래한 맛과 진한 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인삼이나 더덕 막걸리 위주의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독일 등 14개국 공급…신유통망 개척
일본 약국-중국 이마트 입정…국가별 취향 맞춰 40여 종 제조

박 대표의 안내로 막걸리 제조공정을 살피기 위해 공장에 들어서자 술 익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하지만 소주에서 맡을 수 있는 강한 알코올의 냄새가 아닌 과일의 달콤한 향이었다.

술의 씨앗이라고 불리는 입국을 만드는 공정은 막걸리 빚기의 가장 첫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밀가루와 쌀 등을 쪄 덧밥이라고 말하는 고두밥을 만들어 넓게 펼쳐 충분히 식힌 다음 여기에 종국균을 파종해 잘 섞이도록 혼합한 뒤 배양시키는 것이 바로 입국공정이다. 여기에 물을 1.5의 비율로 배합해 밑술을 만드는데, 한자로는 주모(酒母)라고 한다. 박 대표는 이 과정을 통해 효모를 확대 배양한다고 설명했다.

이 단계까지 거쳐야 비로소 흔히 말하는 술이 익는 단계에 다다를 수 있다. 우리술은 3번에 걸쳐 담금질을 하는데 본격적인 알코올 발효를 위한 과정이다.

 

 입국을 만들기 위해 고두밥을 만드는 사진 

① 술의 씨앗으로 불리는 입국을 만들기 위해 밀가루나 쌀을 쪄 먼저 고두밥을 만든다.

 고두밥에 종국균을 배양해 입국을 만드는 사진 

② 충분히 식힌 고두밥에 종국균을 파종해 잘 섞이도록 혼합한 뒤 배양과정을 거쳐 입국을 만든다.

 효모 확대 배양 과정 

③ 입국에 물을 섞어 밑술을 만들고 담금 과정을 통해 효모를 확대 배양한다.

 원주 사진 

④ 총 6일 동안 3번에 걸친 담금과정을 거치고 나면 알코올 15도 정도의 원주가 탄생한다.

 활수 과정 사진 

⑤ 원주에 활수 과정을 거쳐 시판되는 6도 정도로 도수를 맞춘다.

 막걸리 포장과정 

⑥ 자동화시설을 이용해 병입된 막걸리를 포장한다.  

 3단계 중 1차 담금은 밑술에 고두밥, 물을 넣고 2~3일 정도 발효시키는데 1차 담금까지는 알코올 발효에 필요한 효모를 확대 배양하는 공정이다. 이어 1차 담금에 덧밥을 넣어 다시 한 번 2차, 3차 담금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막걸리 원주가 탄생한다.

박 대표는 “약 6일 동안 3단계의 담금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담금 탱크 내부를 계속해서 잘 저어 줘야 당화가 촉진되고 28~30℃의 일정한 온도를 맞출 수 있다”며 “이 교반 과정을 통해 골고루 발효가 되고 효모 증식에 필요한 산소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담금이 진행되는 탱크에서는 정말 술이 익어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밑에서부터 공기방울이 계속 올라와 마치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탄생한 원주는 알코올 도수가 14~15도 가량 되는데 여기에 물을 섞는 활수 과정을 거쳐 시판되는 6도 정도로 도수를 맞춘다.

그 전에 술지게미를 걷어 내야 한다. 술을 걸러내고 남은 찌꺼기를 의미하는 술지게미는 재상, 주박, 술비지라고도 불리며, 과거 먹을 것이 귀할 때는 먹기도 했으며 절임 음식 등에 이용되기도 했다. 이 술지게미에 물을 타서 따뜻하게 끓여 먹는 술이 전주와 제주에서 유명한 ‘모주’다.

우리술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과일 막걸리는 활수 과정을 거친 후 과일즙을 첨가해 만들어진다. 현재 배, 사과, 감귤, 포도 등의 국내산 과일을 사용해 만드는데 우리술 판매가 늘어날수록 우리 농산물 사용도 덩달아 늘어 농가 소득 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술은 지난해 기준 우리쌀 20톤, 배 50톤, 제주감귤 60톤, 사과 40톤 등을 사용했으며 특히 쌀은 지난 3월 경기도 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양조용 쌀을 계약재배하기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대기업의 막걸리 산업 진출에 대해 박 대표는 “대기업이 막걸리 산업에 진출하면 소주나 맥주처럼 획일화 된 맛의 몇 종류만 남게 될 것”이라며 “막걸리의 특징은 지역마다 물마다, 재료마다 각각 달라지는 맛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역의 독특함과 차별성을 무기로 막걸리의 세계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단순히 수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가 접목된 마케팅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막걸리 사진

막걸리를 수출하는 업체마다 ‘마코리’ ‘마콜리’ ‘라이스 와인’ 등 막걸리의 영문 명칭이 제각각인 것에 대해서도 ‘막걸리’라는 단어가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렵다고 해서 굳이 영어로 바꿀 것이 아니라 언어도 우리 문화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우리말을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막걸리’가 한국 술의 보통명사가 되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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