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 2022년 8월 21일 (일)
o 날씨: 맑음
o 걷기 경로: 나아해변 - 문무대왕암해변 - 감은사지 - 가곡항 - 나정항 - 나정해변 - 전촌해변 - 전촌항 - 용굴 - 감포항
o 거리 : 23km (도상거리 19.9km)
o 소요시간 : 3시간 50분
o 걷기 정보 및 여행포인트: 나아해변, 문무대왕릉, 감은사지, 감포항
o 지역 : 경주시
o 일행 : 나홀로
o 트랙 :
o 코스지도
어제에 이어 오늘은 해파랑길11코스를 걷는다. 아침일찍 도착한 나아해변, 어제 비 내리던 모습과는 다른 느낌이다. 해변 뒷편으로 월성원자력발전소가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날씨 또한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나아해변과 문무대왕암해변 사이에는 월성원자력발전소가 있기 때문에 해파랑길은 해안가를 벗어나 31번국도를 따라서 봉길터널위 산길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이지역은 출입통제구역이라 해파랑길앱 '두리누비'나 '코리아둘레길'에서는 나아리에서 버스를 이용하여 통과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나도 트랭글의 따라가기를 참고하여 생각없이 31번 국도를 따라 갔는데 갓길도 애매하고 해서 두리누비앱을 살펴보다가 버스를 이용하라는 안내를 받은 것이다...
나아리에서 봉길터널 출구까지 약 5km 이상을 버스를 이용했으니 시작부터 '땡 잡았다'고 해야 하나ㅋ. 봉길터널을 지나 첫번째 '봉길정류소'에서 하차하여 봉길교차로를 건너 봉길대왕암해변으로 가면된다. 그런데 11코스를 완보한 후 확인해보니 '두리누비'는 11코스 뱃지가 정상적으로 발급되었는데, 트랭글은 버스를 이용한 구간이 제한속도 초과라는 이유 때문인지 경험치(포인트)도 적립되지 않았고 뱃지도 발급되지 않았다. 보완이 필요할 듯...
봉길대왕암해변은 죽어서도 용이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던 문무대왕의 수중릉이 있는 곳이다. 문무왕은 삼국을 통일한 왕으로 즉위 21년(661~681) 56세로 승하할 당시 동해에 묻으면 용이되어 동해를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다는 유언을 남겨 이곳 바위에 장사를 지냈다. 그후 이 바위를 대왕암, 대왕바우, 댄바, 댕바우라 부르게 되었다...
아침이른시간이라 그런지 해변에는 갈매기떼와 문무대왕암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의식을 행하고 있는 몇사람 외에는 한적하게 느껴진다. 기도를 하고 있는 저사람들은 무엇을 기원하고 있을까? 문무대왕의 정신을 이어받아 구국의 충절을 닮고자 하고 있을지? 아니면 개인의 발복을 염원하고 있을지?? 실제로 문무대왕암은 무속인들의 성지라고 할 만큼 무속인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설화]에 따르면, 문무왕이 그 아들 신문왕(神文王)에게 만파식적(万波息笛)이라는 피리를 주어, 문무왕이 죽은 후 바다의 용이 되었다가, 만파식적을 불면 용이 나타나 국가의 안위를 지키도록 하겠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한다. 아들 신문왕은 바다에서 1.5km 떨어진 동해변에 부왕을 기리는 감은사(感恩寺)를 지어, 절의 금당 밑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도록 설계하였다. 이는 용이 쉽게 접근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감은사의 동쪽에 약간 높은 언덕이 있다. 이곳은 대왕암을 정면으로 바라다 볼 수 있는 곳인데, 이곳에 이견대(利見臺)를 짓고 신문왕은 이곳에 수시로 와서 대왕암을 망배(望拜)하였다고 한다. (지식백과)
봉길대왕암해변을 지나면 대종교다리를 건너 신문왕이 만파식적을 내려 받은 곳이라는 이견대로 이어진다. 이전 해파랑길 지도에는 대종교를 건너 이견대로 가기전에 좌측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감은사지를 경유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지금의 트랙은 감은사지를 생략하고 있다.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다리 품을 팔아 감은사지로 향한다. 들녁의 초록의 볏잎에서 누런빛깔이 느껴지는 것 보니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수있다. 감은사지는 신라31대 신문왕이 아버지 문무왕의 업적과 은혜를 기리고자 지은 감은사가 있던 절터이다. 현재 절터는 흔적만 남아있고 현재는 국보 제112호 감은사지 삼층석탑이 세워져 있으며, 석양이 지는 황혼 무렵에 감상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감은사지를 돌아나와 다시 31번 국도를 따라가면 이견대 방향이다. 이견대는 31번 국도상에 있고, 해파랑길은 이견대 아래의 해변길이기 때문에 이견대를 둘러보려면 31번국도를 직진하여 이견대를 감상한 다음 그 아래 해변길로 내려와야 한다. 앱의 코스안내에 따라 곧바로 해변길로 내려왔더니 아무리 찾아도 이견대로 올라가는 길이 없다. 되돌아갈까 하다가 사진으로 대신하기로 하고 생략...
11코스를 끝내고 나아해변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바라보니 이견대는 현재 보수공사 중이다. 그때 이견대를 보기 위해 해변길에서 뒤돌아 갔더라도 별 소득은 없었을 듯ㅎ... 이견대는 문무왕릉과 봉길해변이 한눈에 들어오는 누각으로 신문왕이 만파식적을 내려받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해파랑길은 대본항을 지나고 대본리마을을 통과한다. 해안가를 따라 꾸깃꾸깃 들어선 가옥들을 보면서 우리조상들의 고단했던 삶을 보는 듯 하다...
해변길을 따라가던 해파랑길은 다시 31번 국도를 만나서 개미해변(대번해수욕장)입구까지 이어진다. 대본해수욕장 입구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어느 노신사 한분이 다가와 "해파랑길 하냐"고 물어보신다. 알고보니 해파랑길50코스를 끝내고 틈틈이 해파랑길에 안내리본을 붙이고 교체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계시는 은퇴하신 교수님이셨다. 그리고 현재 남파랑길에도 도전하고 계신다고. 저런 열정과 자연에 대한 관심이 교수님한테서 풍겨나오는 멋진 인상과 품격을 만든 요인이 아닐까. 나도 저런 모습을 닮고 싶다...
대번해수욕장의 북쪽 끝이 가곡항이다. 항에 정박해 있는 배들도 한가롭고 그곳에 낚시대를 드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여유롭다. 가슴을 푸근하게 하는 늦여름 풍경이다...
가곡항 뒷편에 가곡제당과 용틀임을 하는 듯한 커다란 소나무 두그루가 보인다. 이 소나무는 약 400년 전에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마을 수호신의 당목으로 할배, 할매 나무라 부르고 있다고 한다...
가곡항을 지나면 왼쪽으로 해룡일출대관음사라는 건물이 보이고 그 아래로 삼존불과 함께 몇개의 부처상이 모셔져 있는 곳을 지나 몽돌해변을 통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 것과 달리 이곳은 몽돌해변을 직접 걸어서 통과해야 하는 것이 조금 특이하다...
몽동해변 중간쯤에서 해변을 벗어나 다시 31번 국도를 따라 걷는다. 국도 좌측(서쪽)으로는 감포관광단지 건설이 한창이고, 고급호텔과 모회사의 인재원 등 현대식 건물들도 눈에 보이고...
31번 국도를 따라가던 해파랑길은 나정항을 앞두고 다시 해안가로 내려선다. 날씨가 맑아서인지 바닷빛이 깊은 쪽빛을 띠고 있다. 벌써 가을의 느낌이라고 할까. 가슴이 시원해진다...
먹거리와 볼거리가 쏠쏠한 나정마을을 지나면 나정고운모래해변과 전촌솔밭해변이 연속되는데, 나정고운모래해변은 막바지 해수욕을 즐기려는 인파들과 물놀이 나온 가족들이 많이 보이는 반면, 전촌솔밭해변은 '수영금지'라는 안내문이 걸려있어 대조를 이룬다. 대신 전촌솔밭해변가에는 캠핑나온 가족들이 많이 보이고...
전촌솔밭해변의 북쪽 끝자락이 전촌항이다. 거마상의 조형물이 눈길을 끌고 그아래 포구에는 모터보터를 즐기려는 열혈 여름남들도 제법 보인다. 젊음이 부럽다고 해야 할까? 여름이니까라고 해야 할까?...
전촌항을 지나면 잠깐 숲길을 지나야 한다. 그 숲길 뒷편에 파도와 시간이 만들어 낸 용굴이 자리잡고 있다. 언덕을 오르며 내려다 보이는 전촌항과 그 주변은 파란 파스텔톤으로 물들어 있다. 여름의 빛깔인지 가을의 빛깔인지...
용굴은 사룡굴과 단용굴로 있는데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용에 관한 설화를 품고 있다. 사룡굴에는 동서남북의 방위를 지키는 네마리의 용이 살았고, 단용굴에는 감포마을을 지키는 용이 한마리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사룡굴은 단용굴에 비해 규모가 크고 나무데크계단을 통해 접근이 가능하다. 오늘은 인근사찰에서 수련나온 듯한 수련복차림의 푸른눈 외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단용굴은 사룡굴에 비해 규모가 작으며 사람의 접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용굴을 지나면 전촌리의 또다른 해변을 따라서 감포항으로 향한다. 감포항은 경주지역에서는 가장 큰 항구이기도 하고 가자미가 유명한 지역이라 해안가를 따라 가자미 말리는 풍경에서 지역의 특색이 느껴진다...
그리고 감포항, 해파랑길11코스의 종점이자 12코스의 시작점이다. 큰 항구답게 항구에는 크고 작은 배들이 정박해 있고, 한켠에는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도 많이 보인다. 모양새는 다르지만 부산 기장 대변항의 느낌이 풍겨온다...
감포항은 어선출입이 많은 동해남부의 중심어항이자 경주지역 최대의 어항이다. 도로를 따라 즐비하게 횟집이 늘어서 있는데 바다를 전경으로 재래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며, 방파제에서 보는 일출이 장관으로 알려져 있다. 감포는 콩가루를 뿌려 먹는 참가자미회로 유명하며, 대부분의 집들이 일본식으로 과거의 영화세트장을 보는 듯 한 곳이다...
11코스 초입 봉길터널구간 약 5km를 공짜(버스 이용)로 먹었으니 오늘 실제로 걸은 거리는 17~18km 정도 밖에 안되므로 이어서 거리가 짧은 12코스(약 13km)를 계속할까 하다가... 오늘은 이쯤에서 끝~~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