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가 반복되는 하루
열아홉살의 비망록
나는 후회 없이 하루를 시작하거나 살아가는 사람이 부럽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의 삶을 후회로 시작하는 것 같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항상 '지금' 해야지가 아닌 '나중에', '내일' 과 같이 현재가 아닌 나중으로 내 할 일을 미룲으로써 후회가 생기는 것 같다. 또 과거에 내가 했던 일들을 회상하면서 과거이 나를 후회하는 것 같다. 과거의 나를 후회하는 것은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와 달라진 점이 없기에 현재의 '나' 말고 과거의 '나' 를 탓하며 후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4월 25일 아침, 나는 후회로 하루를 시작한다. 4월 25일 시험당일이였기 때문에 그 전 날 저녁에 졸음을 못 참고 새벽에 공부를 해야겠다는 나의 다짐과 다르게 7시 40분에 눈을 떳기 때문이다. 상쾌한 아침이 아닌 불안하고 후회로 가득한 삶이 시작되었다. 이 불안함과 후회는 시험 치르기 전까지 계속 되었다. 첫째 날 시험이 끝난 후 나는 오늘 하루는 정말 자지 않고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며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서는 내가 했던 다짐들을 지킬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 10시가 되어 나는 집으로 향했다. 집을 도착한 나는 침대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침대에 눕게 되었다. 나의 다짐은 어디로 도망을 갔는 지 나의 머릿속에서 잊혀지고 말았다. 하지만 나는 다시 마음을 붙잡고 책상에 앉았다. 책상에 앉은 나는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는데 내 머릿속에 들어오는 지식은 없었다. '졸려서 그런 것인가...' 라고 생각한 나는 또 다시 새벽공부를 다짐하며 잠을 자게 된다. 역시, 나는 새벽에 눈을 뜨지 않고 아침이 돼서야 눈을 뜨게 된다. 또 다시 후회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어쩌면 나는 내가 새벽공부를 하지 못할 걸 알면서 잠들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아침에 후회할 걸 알면서도 잠들었을 수도 있다. 내가 계속 새벽공부에 집착하기 때문에, 과거의 나의 잘못된 점을 고치지 않고 고집을 부리기 때문에 이러한 후회가 반복되는 것 같다.
내가 중학교를 다니던 때의 어느날에 나는 친구와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작은 장난으로 시작해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까지 하고 말았다. 싸움 상태가 오래가진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나는 후회를 반복하며 친구에게 사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먼저 친구에게 다가가 사과를 해 화해를 하게 되었다. 나는 앞으로 친구와 심하게 다투더라도 친구에게 상처되는 말을 하지 않을 것이고, 나의 의견이나 주장만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 않고, 친구의 의견,주장을 무시하지 않고 이해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다니던 중 나는 중학교 때 싸웠던 친구와 또 다시 싸우게 되었다. 또 다시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뱉어버렸다. 과거의 싸웠던 날이 떠오르고 또 다시 나의 행동을 후회하게 되었다. '왜 나는 친구에게 또 모진 말을 했을까','어떻게 다가가 사과를 해야하는가'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며 후회에 빠지게 되었다.
"신경 쓰지마" 이 다섯 글자, 3초도 안 걸리는 이 말 한마디에는 나의 온갖 짜증이 담겨 있다. 이 말 한마디는 참다참다 튀어나온, 하지만 요글 너무나 많이 튀어나와 나의 엄마에게 향하는 나의 마음이다. 아침에 학교로 향하는 길, 학교를 마치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저 말을 뱉으면 엄마가 얼마나 속상해 하실지 알면서도 나는 저 말을 뱉는다. 저 말을 뱉고 난 후면 항상 후회를 한다. 나는 후회를 할 걸 알면서도 저 말을 뱉는다.
나는 '후회'는 '시간'과 상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것이 거짓말처럼 줄어드는 것을 보거나,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여 하지 못한 무수한 일은 결국 '후회'라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후회를 줄이기 이해서 나는 시간을 초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많다고 해서 많은 것을 하거나, 시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의 의지와 실천이 더 중요하다. 후회를 줄이기 우해 내가 해야하는 첫 번째 일은 '지금 당장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이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가장 하기 싫은 일들이지만 이것들을 해내면 기분이 좋고, 그렇지 않으면 더 큰 후회가 되어 몰려온다. 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마음먹은 것들을 하기 싫다고 미루다 보면, 시간이 흐른 뒤 낭비한 시간에 대한 후회가 더 큰 시간 낭비라는 것을 잊은 채 시간을 낭비했다고 자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둘 째는 '선택 할 때 영혼을 갈아 넣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 후회는 '선택'으로부터 온다. 나는 후회 없이 선택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그 어떤 선택을 했어도, 선택했거나 또는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늘 있어왔다. 또한 영혼을 갈아 넣으면 이도 저도 선택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선 선택하고 그것을 잘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더 남는 장사라고 생각한다. 셋 째는 '후회는 없을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완벽한 선택이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늘 후회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치만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다. 후회가 있을 때 우리는 성장한다. 이불킥을 한다는 건 나를 되돌아봤다는 것이고, 그 다음부턴 아무래도 이불킥의 횟수는 점차 줄어들 것이다. 내가 최선을 다하지 못했거나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클수록 우리는 오기를 만들어내고 동기를 키워나갈 수 있다. 어쩌면, 내가 이룬 것들으 많은 것들이 '후회'로부터 왔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후회하지 않을 일을 만들기보다는, 후회를 어찌할 수 없으니 그것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그 후회를 줄여 갈 수 있을 지를 고민하는 게 더 낫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할 수 없는 것을 후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하기 싫은 일을 해보는 것, 선택할 때 내 영혼을 갈아 넣지 않는 것, 후회는 없을 수 없다는 것을 온몸으로 인정하는 것, 나는 이것이 내 삶에 있어 후회를 줄이며 나를 지키고 성장 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