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금 생성 반응은 서로 다른 물질의 수용액을 섞었을 때, 양이온과 음이온이 반응하여 물에 녹지 않는 앙금을 생성하는 것을 말해요
■ 만나면 앙금 생성 반응을 일으키는 이온들
(-) 전하를 띤 음이온과 (+) 전하를 띤 양이온이 만나면, 정전기적 인력을 통해 결합하여 화합물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 화합물은 염(鹽, salt)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금의 주성분인 염화나트륨(NaCl)도 나트륨 이온(Na+)과 염화 이온(Cl-)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것으로서, 염에 해당합니다.
▲물에 잘 녹는 염 - 염화나트륨(출처: 에듀넷)
염화나트륨과 같은 염은 물에 녹으면 나트륨 이온과 염화 이온으로 다시 분리되어 굉장히 잘 녹지만, 일부 염은 양이온과 음이온이 너무 강하게 결합해 있기 때문에 물에 녹지 않고 앙금을 형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염화 이온(Cl-)과 은 이온(Ag+)이 만나서 생성되는 흰색 앙금인 염화은(AgCl)이 바로 그러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전해질 수용액을 섞었을 때, 양이온과 음이온이 강하게 결합하여 물에 녹지 않는 앙금을 생성하는 반응을 앙금 생성 반응이라고 합니다.
▲앙금이 생성되는 과정 - 염화은(출처: 에듀넷)
이러한 앙금 생성 반응의 원리는 병원에서 위장 검사를 할 때 이용됩니다. 위벽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X-선 촬영을 할 수 있는데, 아무런 준비 없이 X-선 촬영을 하게 된다면 위벽의 세포들은 X-선을 대부분 투과시키므로 상태를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바륨과 같은 중금속을 조영제로 사용하여 소화관에 주입하면 X-선을 흡수하여 위벽의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바륨은 많은 수의 전자를 갖고 있어 X-선을 잘 흡수하므로, 바륨을 마신 후 찍은 X-선 사진은 소화관 내부의 굴곡과 이상 여부를 선명하게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장의 X-선 촬영 전에 바륨 성분이 포함된 약물을 마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륨 이온(Ba2+)에 인체가 중독되면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불규칙한 심장 박동, 경련, 무기력증, 호흡 장애, 마비, 고혈압, 위장 장애 등의 증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바륨 성분은 쥐약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인체에 해를 입히는 바륨을 우리는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마실 수 있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앙금의 특성 때문입니다. 위장 검사를 할 때 마시는 바륨은 순수한 바륨 이온 수용액이 아니라, 양이온인 바륨 이온(Ba2+)이 음이온인 황산 이온(SO42-)과 반응하여 생성된 앙금인 황산바륨(BaSO4)입니다. 황산바륨은 굉장히 안정한 앙금으로서, 물에 대한 용해도가 매우 작아 우리 몸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설되기 때문에 마실 수 있는 것입니다.
▲황산바륨의 앙금 생성(출처: 에듀넷)
앙금 생성 반응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콩팥 결석은 우리 몸의 콩팥, 방광 등에 만들어진 돌을 뜻하는데, 대표적인 것은 옥살산칼슘이라는 앙금입니다. 옥살산칼슘은 간의 이상으로 옥살산 이온(C2O42-)이 증가하고, 이 옥살산 이온이 우리 몸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칼슘 이온(Ca2+)과 결합하여 만들어진 앙금입니다. 옥살산칼슘으로 구성된 콩팥 결석은 앙금이므로 물에 녹지 않고, 끝이 날카로운 경우가 많아 콩팥과 요도, 방광 등에서 통증을 일으키거나 심한 경우에는 오줌에 혈액이 섞여 나오도록 합니다.
조개 속의 진주는 탄산 이온(CO32-)과 칼슘 이온(Ca2+)이 반응하여 만들어진 앙금인 탄산칼슘이 그 재료입니다. 또한 앙금 생성 반응의 원리는 공장 폐수에 약품을 넣어 중금속 이온을 제거하는 데에도 쓰입니다. 공장 폐수에 포함된 카드뮴 이온을 제거하기 위해 황화 이온을 첨가하면, 물에 녹지 않는 황화카드뮴이 생성되기 때문에 보다 쉽게 걸러 낼 수 있습니다.
유황 온천은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되어 사람들이 많이 찾습니다. 그런데 은(Ag)으로 된 반지를 끼고 유황 온천에 들어가면, 은반지의 색깔이 검게 변하게 됩니다. 은반지의 색깔이 검은색으로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황 온천에는 황(S)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온천수에 들어 있는 황화 이온(S2-)이 은 이온(Ag+)과 만나 검은색의 황화은(Ag2S)이 만들어지는 앙금 생성 반응이 일어나게 되어 은반지의 색깔이 검게 변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유황 온천에 들어갈 때는 은반지나 은목걸이와 같은 은제품은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에도 은반지는 소금물에 닿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소금물에 들어 있는 염화 이온(Cl-)이 은을 만나면 흰색의 염화은(AgCl)이 생성되면서 은반지가 상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