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적인 예지력을 지니신 김경숙님께
-경춘연가 소재를 첫번째로 맞추신 분-
글 德田 이응철(隨筆家)
언제부터인가 새벽이면 며칠 간 만든 작품을 전국에 퍼나르며 부산을 떨곤 합니다.
글과 그림의 작가 德田이란 이름으로 예상보다 작품이 잘 만들어지면 신바람이 나서 두인도 찍고 명인도 찍으며
늘 제 글에 관심을 가지고 존경하고 존경받는 분들한테 미력하나마 여기저기 보냅니다.
오랜 친분을 가진 분들과 삶의 궤적에 서서 역사를 만들어 서슴치않게 보내는 새벽, 어디서 그런 열정이 솟구치는지 자신도
모를 일이나 행여 민폐일지도 모르는 둔재입니다.
예지력豫知력을 사전적 의미로 찾아봅니다.
ㅡ이론적으로 내다 볼 수 없다고 생각되는 앞날의 일을 미리 지각하는 초감각적인 지각.
예견豫見이라고도 하며 이에 대한 능력을 예지력이라고 합니다.
엊그제 저는 한살 때, 한국동란을 겪으며 홍역을 제대로 치료 받지못해 세번이나 죽을 뻔했다고 신화처럼 생전에 모친은 전해주셨지요. 여섯이나 되는 식구를 홀어머니가 공깃돌 올려놓으시듯 기차에 싣고 땅끝마을 해남까지 가서 3년을 피난하고 춘천으로 왔던 피난사ㅡ. 모진 고생을 겪으면서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휴전될 때까지 피난민 생활을 하시던 어머님이 요즘 나이가 들면서 얼마나 힘드셨을까 종종 반추해 보곤 합니다.
-사람은 죽고 사느냐를 보려면 눈을 보면 알 수 있어!
무용담처럼 곁에서 총각선생 밥해 주시며 동해안 어촌에서 교편생활할 때였지요. 흙수저를 털고 총각선생 어머님으로 삶을 한차원 높일 때,쥐꼬리만한 월급을 타다 드리면 너무 좋아 빤히 제 눈을 보시며 대견하다는 듯 등을 다독이시던 어머님-. 홍역바람으로 기침을 하며 다 죽어 갈 때 한잠도 못 자고 곁에서 지켜본 피난민 가족들 - 이젠 죽었구나 하고 가마니를 얻어다 띁어 곁에 놓던 어머님, 허나 용케도 아침이면 다시 보석처럼 두눈이 반짝반짝 빛나 품을 파고 들었다고? 믿지못할 이야기의 주인공이 칠순이 넘은 저라는 사실이 기가 막힙니다. 그런 연유로 언젠가 통계연보에서 1949년생은 다른 년도보다 인구가 적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료기관인 서울대 병원을 노크한 것은 양구고 재직시 감기가 괴롭힐 때였으니 이십년이 훨 넘었지요. 아내 친구가 서울대 간호사 덕분에 길을 터 홍역바람이 만든 기관지 확장증으로 판명, 지금까지 6개월에 한번씩 정기검진을 받게 되었지요. 당시 고교때 춘천에서 제일가는 김병렬내과에서도 모르던 병이 지병으로 옧죄어 더 나빠지지 않는게 최상이라고 했습니다.ㅎ
그새 주치의마저 정년퇴임을 하고 새로 국내 최고의 내로라하는 호흡기 내과의 이창호박사께 정기진단을 받고, 큰 변화없다고 하면서 올겨울 잘 이겨내시라는 말을 선물받고 하행선으로 귀가할 때였지요.
김경숙님! 그날도 새벽 첫차로 상경해 기다리고 기다리며 완전 하루를 소진하고 돌아올 때였지요
언젠가 지하철 驛명을 좔좔 외우던 세상에 이런일인가엔가 나오던 주인공이 얼핏 떠오르며 저도 시도해 보고 싶었지요.
경춘연가 京春戀歌라고 대성리 쯤인가 풍경도 스케치하며 핸드폰으로 퍼 나를 때였지요
어리둥절하던 독자들, 생뚱맞은 연가라 의아했지요. 심지어 어느 회장은 고민고민하다가 전화까지 하면서 어떤 사연인지조차 몰라 헤맸다고 하다가 ㅋㅋ 그야말로 기고만장하였지요. 속초 시인은 김남춘이란 사람이 경춘선과 어떤 인연인지, 왜 망신이었는지 새벽 내내 ㅎㅎ
그 때 가장 먼저 정답을 보내주신 분이 자서전반 반장으로 수고하셨던 분, 맑은 수필을 비단처럼 한자락 꺼내 읽어주시던 김경숙님이 서울-춘천간의 역이름을 노래하신 것이라고 하셨지요. 예지력이 샛별처럼 반짝였지요. 와---정답입니다. 어떻게 어디에서 힌트를 얻으셨는지요.
예언과 비슷하지만 좀더 현실적인 예측 능력 정도의 뉘앙스인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가 분명하셨습니다. 반가웠습니다.
두번째는 아끼는 대전에 사는 제자이고, 세번째는 정신적 교감을 항상 나누어 마시는 강동구작가가 뒤늦게 보내왔습니다.
허허, 하하 푸하하,우하하, 파하하,이히히ㅡ.
웃음이 괴성으로 메마른 사막의 와디같은 우리네 세상에 넘쳐 흘렀습니다. 웃음소리가 여기저기 들리며, 점잖 떠는 분들까지
센스장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하고, 한시간 동안 소비하며 漢詩같아 그 뜻을 두루 음미하던 차라고 아니 무슨 고사성어 열전인가했다며 실망스런 답을 보낸 분도 있었지요.
어쨋든 어제(8/29) 하루, 무더위로 헉헉거리며 작은 짐승이 되어 잠을 뒤채이며 엉거주춤하던 올여름 8월을 멋지게 페리어드를 찍은 경춘연가가 아닌가요! 자위자찬하며,다시 망각의 태풍속에서도 가물대는 강촌연가를 다시 혀로 소리쳐 봅니다.
-망신갈별퇴/ 사금평천마/대청상가굴/ 백강김남춘 22개중의 驛舍 중 20개
망우리, 신내, 갈매, 별내, 퇴계원, 사릉,금곡, 천마산, 마석/ 대성리,청평,상천,가평,굴봉산/백양, 강촌,김유정,남춘천,춘천
경춘선을 이룬 점.점.점들이 웃음으로 피어나던 어제는 아직 답이 오지않은 분들의 기상천외한 연가를 어떻게 전해올까요 ㅡ.
주변의 일상들이 회자되며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게된 여름의 끝자락이 자랑스러워 커튼을 힘차게 올린 새벽입니다.
김경숙예비 수필가님 파이팅!!
2024. 8/30 새벽에 센스쟁이 德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