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정조입니다.
2일 차 후기 이어나가겠습니다.
송덕사에서의 첫날밤을 약간의 긴장과 함께 잠을 청했고,
다음날의 일정에 맞게 일어나기 위해 새벽 5시 45분 알람을 맞춰놓고 잤습니다.
송덕사에서 아침을 맞이해 본 것이 처음이다 보니, 미리 준비한 상태로 수업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세수하고, 화장실도 갔다가, 수업 준비 짐을 챙기고, 대적광전에 들러서 부처님께 예배도 해보고, 주변 풍경도 즐기다
6시 30분부터 수업에 참여했어요.
06시 30분 나한전에서의 사띠 요가.
어제 배웠던 동작을 순서대로 도우 스님께서 맞춰놓으신 알람 소리에 따라 한 동작, 한 동작 이어나가면서 몸을 풀었답니다.
금강좌는 많이 익숙해져서 그런지 아프거나 '언제 끝나지?'라는 생각이 안 드는데,
코브라 체위는 베이비 버전(팔을 90도로 접어서 하는 자세)은 편안하다는 생각이어서 팔을 완전히 펴는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변경하면 허리가 많이 아프고, 어깨에 힘이 점점 빠져 목이 들어가면서 '언제 쉬는 동작으로 넘어가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답니다.
그래도 버텨내는 힘을 늘리고 싶어서 베이비 버전도 했다가,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했다가 '알람 울릴 때까지, 조금만 더.'라고 생각하면서 했어요.
07시 티타임 / 인터뷰
7시가 되면 윤의 법우님이 그날의 사띠 수업 주제에 맞는 원빈 스님의 영상을 틀어주셨답니다.
솔직히 첫 아침 티타임 / 인터뷰에다가 다실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마음이 산만하기도 했고, 영상 내용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어제 저녁에 옥수수를 먹으며 원빈 스님을 뵙기는 했지만, 그래도 스님들 앞에서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답니다 ^^;;
원빈 스님께서 커피를 타 주시는 동안, 도우 스님께서 송덕사에서의 규칙을 한 번 더 말씀해 주셨답니다.
밤 22시에는 무조건 소등. 아침 6시까지 화장실 용무를 제외하고는 각 방에서 휴식을 충분히 취할 것.
이유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다음날 수업에 지장을 주기도 하고, 도량에 계신 분들이 발걸음 소리를 듣고는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러나?'라며 안심을 하실 수 없기 때문.
수업 시작 전 3~5분 전에만 수업 장소에 들어가기.
수업이 끝나면 몸과 마음을 환기시키기 위해 무조건 수업 장소에서 벗어나기.
이때 저는 옥수수, 바나나, 꿀빵 각 1개씩, 커피 1잔을 먹었답니다.
각자 몸의 컨디션, 배고픔의 정도에 따라 뷔페식으로 가져다 먹으면 되는 시스템입니다.
수업에 참여하신 분들이 배가 고프지는 않을까 염려하시며, 항상 다실과 카페에 과일을 준비해 주시는 지무등 법우님이 계셔서 티타임과 중간 중간의 쉬는 시간에 배고프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지무등 법우님 감사합니다.
다과를 먹으면서 순서대로 각자 어제 한 일, 오늘 할 일, 일정 등을 공유하고, 수행일지를 쓰면서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때만 해도 수업에 참여한 모두가 아마 사띠의 '사'자도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스님들께서는 절대 경책 하지 않으셨어요.
저희들의 근기에 맞게 차근차근 설명해 주시고, 이해시켜 주시려 애쓰셨답니다.
질문의 공통점은 '사띠 명상을 할 때, 호흡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였어요.
그래서 원빈 스님께서는 '사띠의 기본 원리'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답니다.
○ 마음의 5대 속성과 기법의 원리를 잘 알아야 한다.
○ 마음에 중심을 두는 것과 집중하는 것의 차이를 스스로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사띠를 중심점에 둔다는 것은 집중하지 않고 그냥 사띠를 두는 것이다.)
○ 온 명상은 중심점에 사띠를 두는 것이 핵심 과제인 것이고, 오프 명상은 방해물을 꺼버리는 것이 핵심 과제인 것이다.
○ 이번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잘하는 명상 기법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등
08시~09시 쉬는 시간
저는 일정표에 쉬는 시간이 1시간이나 비어 있길래, '그 시간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 되겠지?'라는 어리석은 생각이 스쳤었는데, 선현광 법우님의 화장실 청소의 모범적인 행동을 시작으로 해서 또 하나 배웠습니다.
'자투리의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서서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화장실 쓰레기통을 비우고, 도량 입구에 나뒹굴고 있는 낙엽들을 쓸어서 치우고, 거미줄들을 제거했습니다.
09시 나한전에서의 사띠 명상.
사띠 명상은 항상 명상 기법 영상을 먼저 듣고, 도우 스님께서는 그 내용을 잘 인지하고 있는지를 질문과 함께, 직접 말해봄으로써 기억하게 해 주셨고, 그 내용을 실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0시 나한전에서의 행복 명상.
행복 명상은 도우 스님께서 알려주시는 내용을 글로 써가면서 자신을 알아가는 수업이었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나는 누구인가?'였습니다.
나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배운 시간이었죠.
11시 종무소에서 윤의 법우님으로부터 어도비 프로그램 사용 방법 전수받음.
저는 주로 비대면, 재택봉사를 통해 붓다스쿨의 학생으로서 공부를 했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문어발 형식으로 재택봉사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유튜브 법문 녹취, 옵시디언 사경, 베스트 콘텐츠 선별 및 정리 등.
문어발 형식으로 이렇게 참여해도 되는 건지 의문점을 가지고 말씀드리니,
도우스님께서는 "뭐든지 해보려는 자세 좋아요! 원래 문어발 형식으로 이것저것 해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찾는 거예요."
그 말씀을 듣고 자신감이 생겼고, 내가 어딘가에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저는 유튜브 영상 편집팀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
예전에 유데미 강의를 통해 옵시디언과 어도비 프로그램 공부를 해보려 했을 때에는 어도비는 도저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옵시디언 사경팀으로 갔었는데, 윤의 법우님의 일목 정연한 설명으로 머릿속에 아주 빠르게 흡수되었습니다.
강의하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느꼈고, 닮고 싶다고 생각했었던 때입니다.^^
12시 30분 공양간에서의 점심 공양.
드디어~ 화식을 먹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메뉴는 감자옹심이, 감자전, 오이소박이, 배추 흰 김치.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식사는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도경 스님께서는 손에 힘이 없어서 감자를 꽉 짜지 못했다고 하시면서 감자옹심이가 실패작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저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절대 실패작이라 생각 안 했었죠!
도우 스님께서 부쳐주신 감자전. 비법 전수받아야겠습니다. ^^
제가 쓴 글만 봐도 얼마나 1끼의 식사가 감사한지, 음식의 소중함을 느꼈는지 전달이 되시나요? ㅋㅋ
그렇게 맛있는 점심시간 후에는 꼭 비타민 C를 보충해야 공덕을 쌓을 수 있는 기회(뒷정리)가 주어진다는 지무등 법우님의 말씀이 있었죠. ^^
14시 진실행 법우님 댁의 뒤편에 있는 편백나무 숲 경행.
진실행 법우님과 거사님께서 댁 뒤편에 직접 편백나무 숲 길을 조성해 두셨더라고요.
완전 베리 굿이었답니다. ^^
진실행 법우님께서 코스별로 숲 길을 안내해 주셨고, 어떻게 걸으면 더 좋은지 세세하게 설명해 주시면서 함께 했답니다.
경행이 끝나고 신발을 신을 때 발을 만져보니 발바닥이 보들보들해져 있었고, 몸이 이완되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수박까지 선뜻 내어주셔서 정말 배불리 먹었어요.
진실행 법우님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
경행을 마치고는 간만의 휴식 시간을 가지게 되어서 도서관에서 책을 좀 읽었었고요.
17시 나한전에서의 붓다볼 명상.
덕원 스님의 예쁜 목소리로 설명을 들으면서 소리 명상, 바디스캔 명상을 했었답니다.
붓다볼 소리를 체험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해머로 붓다볼을 치고 나면 큰 소리가 나다가 진동과 함께 작은 소리가 은은하게 유지되거든요.
그 소리를 중심점으로 두고, 그 소리만 따라가는 것이 소리 명상입니다.
바디스캔 명상은 붓다볼 소리와 상관없이 덕원 스님께서 알려주시는 몸의 부위에 중심점을 두고 관찰하는 것이었습니다.
덕원 스님께서 "잠이 올 것 같은 분들은 눕지 마시고 앉아서 하시고, 잠을 이겨낼 수 있는 분들은 누워서 하세요."라는 말씀을 하셨지만, 모두 누웠었죠.
그러나 편백나무 숲 경행의 여파가 컸던지, 잠시(?) 잠을 청했던 시간이었을 겁니다. ^^;;
18시 덕원스님과의 원지 강변 포행.
일정에는 도우 스님의 사띠 명상으로 계획되어 있었지만, 도우 스님의 일정이 변경되셔서 특별히 저희들에게 바깥으로 나가서 포행도 하고, 팥빙수도 사 먹고 오라고 허락하신 날이었어요. ^^
'이게 웬 떡이냐~! 팥빙수라니!'
팥빙수가 맛있는 곳이 원빈 스님께서 자주 가셔서 글을 쓰셨다던 카페라고 하셨는데요.
얼마 전 이전을 해서 못 찾아서 못 갈 것 같다고 하던 그 찰나!
제가 숨어 있는 현수막을 보고는 찾았더랬죠.
그래서 간 곳이 바로 River Note.
옛날 팥빙수 정말 맛있었어요!
여러 이야기 중에 '리버노트가 우리말로 뭔가요?'라는 질문에.
제가 "강 공책이요."라고 당당하게 얘기해서 한바탕 웃었다가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Note가 서술어로 번역을 하면 주의력을 두다더라고요.
그래서 강에 주의력을 두다.
카페 앞쪽으로 강이 보였거든요.
사띠 템플스테이에 걸맞은 카페 이름이었답니다.
맛있게 먹고는 겁외사 쪽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중간 지점에서는 강이 흘러가는 소리에 중심점을 두고, 5분 간 벤치에 앉아서 명상을 해보는 시간도 가졌었죠.
그렇게 2일 차의 하루가 모두 지나갔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수행일지를 쓰지 못한 저녁이었는데요.
이유는 글을 통해 눈치채셨나요?
엄청 많이 걸었기 때문이었죠~
편백나무 숲과 원지 강변.
그날 걸은 걸음 수는 1만 보가 넘었었답니다. ^^
몸을 많이 쓰니 잠이 그냥 막 쏟아지더라고요.
날씨도 많이 덥지도 않았던 날이어서 샤워도 건너뛰고, 그냥 고꾸라져서 알람이 울리기 전까지 세상모르고 잤던 날이었습니다.
이제 3일 차 내용을 기다려주세요 ^^
첫댓글 함께 한 여정이라 눈에 밟히듯 선명합니다. 무엇이든 다 흡수하겠다고 하는 마음 가짐이 느껴집니다.
저도 같이 있는 기분입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감사드립니다 ^^
템플스테이 함께 한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오는 후기 입니다.
감사합니다 법우님
청정조 법우님
글쓰시는 솜씨가 좋습니다.
글 속에서 꼼꼼함이 느껴집니다.
강 공책에서 팥빙수 좋았습니다 ㅎㅎ
와우~~
법우님 감사드립니다.
솔직하고 아름다운 후기에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