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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쉼을 누릴 수 있는 시설 - 두 가지
우리나라 시골에는 그 나름의 특징적인 것들이 있지만, 제 기준에는 적정한 평가를 받지
못한 것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는 너무 흔하지만, 절대 그 가치는 낮지 않은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자치단체에서 눈을 부릅뜨고 지방재정 육성 및 사람이 찾아오는 시골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 분들이 우선적으로 참고를 하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공무원 및 준공무원 여러분이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 심지어는 보는 것 조차도
겁을 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위가 법적으로 가장 잘 보호 받고 있는 직업도 공무원
및 준공무원이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지혜롭게 활동하시길 고대합니다.
1) 저수지
* 여기서 사용하는 사진 자료는 주로 구글 지도에서 가져왔습니다.
저수지?
시골 곳곳에 있는 그 저수지?
예.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방방곳곳에 있는 저수지입니다.
그 저수지를 어떻게 쉼을 누릴 수 있는 시설로 만든다는 것인가?
잠깐 태평양 건너 미국을 다녀와 보겠습니다.
1970년대 초부터 이민을 시작한 친척들이 하와이에서 시작하여, L.A와 샌프란시스코를
거친 후 상당수가 (40여명 이상) 텍사스 주 코퍼스크리스티(Corpus Christi) 라는 곳에
현재는 거주하고 있습니다. 아래 지도의 빨간 원이 이 도시가 위치한 곳입니다.
‘아가의창’님이 이주하신 오스틴과는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차로 겨우 3시간 조금 더 걸리니까요.
제가 경험한 선진국이라 지칭되는 나라의 특징은 육체적 노동을 성실히 해 나가면
그 나라에서 경제적으로는 중산층, 상류층으로 올라 갈 수 있는 기회가 상당히 높다는 것입니다.
노르웨이에서 라면왕으로 많이 소개된 이철호씨도 과거에 직접 변이 떨어지는 화장실 청소를 하셨더군요.
친척들 대부분은 이민 초기부터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11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거의 10년 가까이
해야 했고, 한 가족이 나름 자리를 잡아 초청에 초청을 거듭한 뒤에 숫자가 저렇게
늘어났으며, 경제적으로는 중상류층에 거의 모든 가족이 속해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미국인들이 외면했던 힘든 일을 했고, 그것을 기초로 경제적
안정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힘든 노동일을 해도 그것이 그 사회의 중상류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전제조건이 아니라는 것이 안타까워서, 저는 신체 건강한 조카들을 상대로
삶의 준거 집단으로 꼭 한국만 고집하지 말라고 오래 전부터 조언을 해 오고 있습니다.
많은 친척들이 살고 있는 코퍼스크리시티는 전형적인 휴양도시로써 멕시코 만에 접해 있고,
면하고 있는 가까운 바다 앞에 천연의 방파제처럼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섬이 있어, 도시와
섬 사이의 바다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천연 어장을 형성하고 있고, 해양 스포츠를 하기에 매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뭐 하나 부족할 것 없는 이 도시에도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상쾌한 날씨 입니다.
똑 같은 기온이라 해도, 태평양을 면한 샌프란시스코에 비해 여기는 습도가 매우 높아 상대적으로
더위를 더 느낍니다만, 텍사스주의 전형적인 사막 분위기가 있어 평균 온도는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해양 스포츠를 하지 않을 때는 일 년 중 상당 시간을 에어컨이 있는 시설에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바닷물이 아닌 민물 저수지입니다.
L.A에 사는 친구에게 제가 한국의 저수지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 줬더니, 농담 삼아 여기는 강은 있어도
저수지는 없다고 했는데, L.A나 이 도시나 사막 지역에 가까운 지질의 성격상 민물 저수지가 유지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 도시의 사람들은 중대한 결심을 합니다.
‘없으면 만들자’.
이들은 민물 저수지를 만들기로 하고, 땅을 파서, 지하수를 끌어 올려 저수지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 저수지 주변 빙 둘러서 집을 지었습니다.
위성으로 본 저수지와 주택 위치입니다.
집은 대체로 2층 집들이 대다수 인데, 동,서,남,북과 같은 향에 관계없이 저수지에 면한
쪽으로 큰 창문을 내고, 저수지쪽으로 문을 내어 언제든 저수지에 다가갈 수 있도록 했고,
많은 가구는 목재 데크를 만들어 저수지를 보면서, 차를 마시며 쉬기도 하고,
가족이나 이웃끼리 모여 바비큐를 구우며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인공 저수지 이긴 하지만, 새들이 날아와 깃들고, 오리들이 줄을 지어 마을을 거닐다
저수지로 뛰어 드는 모습을 예사로이 볼 수 있습니다.
코퍼스크리스티에서 이 저수지 주변으로 집이 있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상류층에 속해 있다는 말과 동일한 의미로
받아 들여 집니다.
독일 마부릌의 하천 옆에 바로 집이 있듯이, 저수지를 만들고 주변으로 도로를 만든 것이 아니라, 저수지에 면에
집을 짓고, 그 집 뒤로 도로를 만든 형태입니다.
저수지는 이들에게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중요한 자연자원이었습니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와우!!!
저는 처음 대전에 내려와 이 저수지를 보고 얼마나 감탄을 한 지 모릅니다.
멕시코만에 접한 코퍼스크리스티와 비교하면
일 년 중 상당 부분이 상쾌한 날씨가 보장된 우리나라의 기온과 습도...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저수지...
그런데 감탄한 만큼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엄청난 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저수지와 관련하여 주민들이 어떤 경제적, 문화적 이익을 얻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아 보였던 것입니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우리 국민들의 자연을 대하는 자세가 무척 좋아 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전부터 이름 있는 명소는 착취적으로 이용되고, 이름 없는 자연은 냉 팽개쳐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눈에 보인 이 엄청난 자원이자 아름다운 자연은 내 팽개쳐져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제가 여기를 가계된 동기는 이렇습니다.
초등학교 전부터 아버님을 따라 낚시를 다닌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생활한 십 수년 동안
단 한번도 낚시를 갈 여유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외국에 나가 바다 낚시를 할 수는 있었어도 서울에 오면
그런 여유가 사라졌습니다.
그러다 대전에 내려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낚시가 하고 싶어 졌고, 그 길로 낚시점에 가서 장비를 갖춘 다음,
낚시점 주인이 추천한 저수지를 찾게 된 것입니다.
여기는 대전에서 차로 30분 내로 갈 수 있는 탑정 저수지라는 곳으로 상당한 규모의 크기였습니다.
이후 저는 여기와는 크기에서 큰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수심이 깊은 방동 저수지, 자연림에서 물이 흘러드는
장태산 자락의 작은 저수지도 몇 번 찾아 갔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낚시 채비만 가지고 갔다가, 두 번째부터는 대형 쓰레기 봉투를 가지고 갔습니다. 낚시가 끝나고,
언제부터 쌓여 있는 지 모를 쓰레기를 모아 한 봉지 가득 채워 도로가에 놓아 두고 왔습니다. 수년 동안 수 백명,
수 천명이 버리거나, 묻어버린 쓰레기를 단 한명이, 단 한 시간의 노력으로 상당량을 치울 수 있다는 것, 나름
뿌듯한 일이더군요.
그리고, 다음 번에 그 자리를 가면, 확실히 깨끗해져 있는 환경을 보았습니다. 시간이 지나오면서 이런 생활상의
국민 수준은 매우 높아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저수지와 이 저수지를 끼고 있는 마을의 주민과는 별 관계가 없어 보였습니다. 즉, 이 저수지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어떤 혜택을 누리고 있지 않아 보였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수지 주변은 대부분 그린벨트 지역에, 경관지역, 상수도 보호 구역등등으로 지정되어 있어,
위 미국이나 독일의 예처럼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저수지를 접해서 주택을 지을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기에 저수지를 끼고 있는 마음의 주민이라 할 지라도, 저수지의 아름다운 조망을 직접 누릴 수 있도록 집을
저수지에 면하게 지을 수가 없습니다.
마을의 주민이나 나 같이 저수지를 일시적으로 방문하는 사람이나 저수지를 누리는 기회는 어쩌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농사를 짓는 분들은 이 저수지를 이용해 물을 댈 수가 있으니 그것이 차이라면 차이겠지만, 농사를
짓지 않는 분들이거나, 좀 떨어져 있는 논이나 밭을 경작하는 주민이라면 저수지를 이용하는 면에서는 방문객과
비슷한 지위가 아닐 까 생각합니다.
그럼 저수지를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갯벌매운 것처럼 땅으로 매워 공장을 건축하도록 할까요?
절대 아니죠...
저수지 자체는 그대로 보전 하면서, 저수지와 사람이 지금보다 훨씬 더 교류할 수 있는
시설을 보완해 주자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가 토종 붕어를 기르고 넣어 주어야 합니다.
(1) 토종 붕어
예. 토종 붕어입니다.
저수지는 우리나라 곳곳에 없는 곳이 없습니다.
강원도 민통선 근처부터, 전라도, 경상도 끝까지 어느 마을이건 저수지가 산재해 있습니다.
이 저수지에 사람들이 와서 낚시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첫 번 째 조건이 바로 낚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그 저수지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고기가 잘 나오는 저수지 정보는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만도 낚시 방송 채널이 두 개인데, 뉴스에서 빼 놓지 않는 것이
어느 지역, 어느 저수지, 강, 바다에서의 조황에 대한 것입니다.
낚시를 하시는 분이나 하지 않는 분이나, 우리나라의 저수지며 강이 온통 외래 어종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경험하시거나 들으셨을 것입니다.
대표적인 외래종으로 블루길과 베스가 있습니다.
어떤 지자체는 아예 관할 저수지를 민관 합동으로 그물을 쳐서 블루길과 베스를 물리적으로 제거하고자 하는
노력도 하지만, 베스와 블루길의 새끼를 잡아 먹을 수 있는 크기의 붕어를 길러서 저수지에 넣어 주었다는 소식은
접하지 못하셨을 것입니다.
붕어는 엄청난 잡식성 어종입니다.
5cm 정도만 길러서 집중적으로 넣어 주면, 블루길과 베스의 새끼들을 잡아 먹으면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누가, 어떻게 붕어를 넣어 줄 것인가?
여기서 정부의 역할이 나옵니다.
해양수산부나 수자원공사에서 각 도에 하나의 양식장을 운영합니다.
이 양식장에서는 전문적으로 토종붕어를 기르고, 해당도의 저수지에 붕어를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무료는
아닙니다.
해당 지자체는 정부와 약속된 저렴한 가격으로 붕어를 사다가 관할 저수지에 공급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지자체 스스로 양식장을 만들어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붕어만이 아니겠지만, 시작은 붕어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지만, 낚시를 해 봐야 고기도 잡히지 않고, 어쩌다 잡히면 먹지도 못하는
외래어종이다 보니, 낚시에 취미를 끊은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어느 도시에 있던, 근처 시골의 저수지에 가기만 하면 붕어를 낚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면 지금보다 낚시하는
인구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2) 목재 낚시 좌대 만들기
저수지에 고기만 넣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낚시를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현재 저수지에 가면, 앉아서 편하게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지가 않습니다.
자연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낚시할만한 장소가 없으면, 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몇 가지 행동을 합니다.
근처의 큰 돌을 찾아 낚시대나 낚시대를 받칠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물가로 이동시킵니다.
자리에 앉거나 의자를 놓기 위해 역시 땅이나 돌들을 치워 평탄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낚시 받침대를 꽂기 위해 물가의 땅에 꽂으면 조금씩 흙은 침식되어 저수지로 흘러 들어갑니다.
한 사람의 행동을 수백사람이 하면, 그 장소는 시간이 지나면 변형이 이루어 집니다.
해당 지역의 자연과 저수지에 어울리게 만드는 목재 좌대는 자연을 자연대로 지키면서 사람이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잘 만들어야 겠죠.
그리고 이 좌대는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일정한 수입원이 될 수 있습니다.
위의 탑정 저수지는 규모가 커서 수백개의 좌대를 설치해도 문제가 없겠지만, 1~2천평의 내외의 저수지에 낚시를
할 수 있는 좌대를 50개 정도 놓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고, 경관을 해치는 것도 아닙니다.
유료 실내 낚시터나, 실외 낚시터는 의자를 다닥다닥 붙여 놓기에 개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놓을 수 있지만,
제가 건의하는 것은 저수지 1천평 기준으로 30~50개 정도의 좌대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좌대 이용료는 시간에 상관없이 하루 5천~1만원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좌대에는 사용료와 함께 저수지 보호와 관리를 위해 필요한 비용이라 적시해 놓으면
낚시하는 사람들이 이 비용을 아까와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마을 주민들은 날짜와 순번을 정해 좌대를 다니면서 비용을 받고, 좌대의 문제점을 찾고, 이용자의 애로사항을 들어
마을 이장등에게 보고를 하고, 비용은 마을 발전을 위한 공동 자금으로 활용합니다.
좌대는 수입원이라는 면도 있지만, 방문자에게 낚시의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면이 더 중요합니다.
(3) 수심이 30cm 내외의 100~200평 공간과 데크 만들기
저수지의 상부는 비교적 수심이 낮습니다만, 바닥에 자갈과 모래를 부어주어 100~200평 정도의 비교적 균일한 수심의
낮은 저수지 공간을 마련해 주고, 가장 자리에서 물 쪽으로 길이 20m 내외의 데크를 만들어 줍니다.
누가 만드냐고요?
위의 좌대와 함께 당연히 지자체의 예산으로 합니다.
이미 98.8 프로의 정비 사업이 노무현 정부 시절 끝난 4대강에 공식 예산만도 22조가 넘는 비용을 들여 삽질을 했고,
매년 수천억의 관리비를 고려했을 때, 전국 저수지에 좌대와 데크를 만드는 것은 소위 껌값이라 하겠습니다.
그래도 껌값이라 해도, 지자체 입장에서는 부담이겠지만, 이미 잠잘 곳을 통한 수익으로도 얼마든지 할 수 가 있을
것입니다.
그럼 왜, 저수지 한편에 이렇게 수심이 낮은 공간을 마련하느냐고요?
이 공간은 아이들을 위한 것입니다.
여름에는 아이들이 들어가서 피라미를 잡을 수 있도록 하고, 겨울에는 썰매를 탈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부산 같은 곳에서는 얼음이 얼지 않아 겨울에 사용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반면 경기 북부와 강원도는 일찍부터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데크에 앉아서 발을 물에 담글 수도 있고, 족대와 뜰채를 가지고 피라미를 잡는 놀이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낮은 수심의 저수지와 데크는 가족들이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지금까지 시골의 쉼을 위한 공간으로 저수지를 말했고, 저수지에 설치했으면 하는 시설들을 말했습니다.
시골마다 차이가 있어, 어느 시골은 큰 강 옆에 놓여 있는 경우도 있고, 하천이 흐르는 곳도 있을 것이고, 습지가
있는 곳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강과 하천과 저수지가 모두 있는 곳도 있을 것이구요.
이 모든 것을 그냥 놓아두고 보는 것만으로 족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않된다고 생각합니다.
있는 자연에 약간의 사람의 노력을 더해, 시골을 사람들이 찾아 와서 쉼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저수지 대부분은 사람이 저수지와 같이 뭔가를 할 수 없게 만든 시설로 꾸며진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저수지 주변에 자동차 도로를 만들고, 그에 따라 저수지 주변으로 충돌 방지 팬스를 둘러 사람이
접근하기 조차 어렵게 만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 좀 더 사람을 저수지에 가깝게 가게 한 시설로는 저수지 근접해서 정자를 만들어 놓을 것인데, 여전히 사람과
저수지는 멀기만 합니다.
정자에서 얼마나 사람들이 머물다 가겠습니까?
결국 저수지와 낚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함으로써, 도시인들이 시골에 와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잡은 고기로 머문 집에서 매운탕을 끓여 먹을 수도 있고, 낚시와 관련된 간단한 도구들도 구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는데, 고기는 커녕 입질도 한번을 못 받고 몇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20~30대로 보이는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와서 묻더군요.
“고기 잡힙니까?”
“입질도 못받았는데요.”
그러자 이 친구가 하는 말이 걸작이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사람들이 와서 낚시를 하긴 하는데, 고기를 잡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2년 전 물을 한번 다 뺀 적이 있는데, 이후로 고기를 못 잡고 있다는 것이었고, 이전에는 마을에 매운탕 집도 있고,
낚시점도 있었는데, 다 없어졌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위에서 제안한 데크를 만들어 유료 사용료를 받고, 고기를 사다가 방류하라고 제안을 했습니다.
이 말을 듣더니 자전거를 타고 쏜살같이 어디를 갔다가, 나이 지긋한 분과 다시 찾아 왔습니다. 그리고 좀 전에
자신에게 한 말을 다시 해 주라고 하더군요.
작은 마을에서 단독으로 고기를 사다가 5천여평은 족히 되어 보이는 저수지에 고기를 방류하는 것은 한계가
많아 보입니다만, 경청하는 어르신과 젊은 친구를 통해서 이 마을 분들이 사람이 찾아오길 아주 고대하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주변에 보이는 저수지를 다시 한번 봐 보십시오.
제 눈에는 시골에 사람을 찾아오게 하는 강력한 자원이자, 시골의 복덩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이 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