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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자매샬롬하우스 원문보기 글쓴이: 예수님 심장
삼성테크윈 같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사들도 그래핀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테크윈과 성균관대 나노과학기술원 홍병희·안종현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30인치 그래핀을 만들어 업계에 화제가 됐다. 전세계적으로 76.2㎝(30인치) 크기의 대형 그래핀을 만든 연구팀은 그동안 전무하다. 삼성테크윈은 전자기기에 쓰일 수 있는 고품질의 그래핀을 연구 중이다. 고품질 그래핀이 적용된 터치스크린으로는 종이 질감을 최대한 구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둘둘 마는 전자책, 손목에 차는 컴퓨터, 구길 수 있는 터치스크린 등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디지털 제품을 만나볼 날이 머지않은 셈이다.
한화그룹 계열의 한화케미칼이 지난 1월 약 300만달러를 들여 미국의 탄소나노소재 전문 연구기업인 XG사이언스의 지분 19%를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케미칼은 XG사이언스가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 생산하는 그래핀의 판매 권리도 함께 획득했다.
희토류 전쟁에서 우리나라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렸다는 평가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터치스크린의 주재료는 산화인듐주석(ITO). 산화인듐주석은 72%가량이 중국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핀은 산화인듐주석을 대체할 수 있는 투명전극으로 이용할 수 있다. 보통 스마트폰 등의 터치스크린은 10만번 이상 누르게 되면 현저히 기능이 떨어진다. 터치스크린을 이루는 인듐에 균열이 가기 때문이다. 그래핀은 산화인듐주석보다 두께, 투명도, 강도 등 모든 면에서 앞선다. 유연한 그래핀으로 터치스크린이나 스마트폰을 만들게 되면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고 손수건처럼 접어가지고 다닐 수도 있다.
더욱이 그래핀은 빛을 98% 이상 투과시킬 정도로 투명하다. 때문에 그래핀이 상용화되면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가 쓰던 ‘누드 디스플레이’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착용식 컴퓨터(wearable computer)’의 등장으로 컴퓨터를 입고 다니는 일도 기대할 수 있다.
증권가 “그래핀 수혜주 찾아라”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그래핀 수혜주 찾기에 들어간 상태다. 신한금융투자, 대우증권 등은 ‘그래핀 테마주’라는 이름을 붙여 삼성테크윈을 비롯 로엔케이, 아이컴포넌트 등 그래핀 관련 소재업체를 추천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 LG화학, 한화케미칼, 티씨케이, 동진쎄미켐, 엑사이엔씨 등이 그래핀 수혜주로 꼽힌다.
물론 그래핀 상용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극복하는 것은 과제다. 전류는 잘 흐르지만 전기의 흐름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전자기기에서는 단순 첨가해 강도를 높이는 화학제품보다 순도가 높은 고품질의 그래핀을 요한다. 이에 일부에서는 “전자 분야에서 완전히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5~10년 정도 더 필요하다”란 시기상조론을 펼친다.
이종훈 울산과학기술대 교수는 “반도체 분야는 이제 막 시작했지만 대세는 전자기기의 ‘예쁜 것’ ‘빠른 것’을 찾기 때문에 금방 상용화가 이뤄졌다”라며 “실리콘이 반도체에 널리 쓰이기까지 30년이 걸렸지만 그래핀은 10년이면 가능할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