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겨울에 방영되었던 MBC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환상의 커플'이라는 드라마의 붐을 타고 유명해진 경남 남해의 관광지가 있다. 독일마을이라고 알려진 이곳을 찾아보았다.
남해군은 몇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해의 본섬인 남해도가 가장 크다. 그리고 남해도의 동쪽인 삼동면 물건리 동천마을 일대에 대지 3만평 정도에 남해군에서 30억원을 지원하여 독일교포들을 위한 택지를 분양한 곳이 독일마을이다.
이곳엔 1960년에서 1975년까지 독일로 광부와 간호사로 국가를 위해 먼 타국으로 일을 나갔던 교포들이 다시 돌아와서 우리나라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국가와 경남 남해군에서 택지를 분양한 독일교포 정착마을이다.
이곳을 찾기 위해서는 사천IC를 거쳐 삼천포를 통해 접근하는 방법이 좋다. 삼천포의 연육교인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를 지나면 사천시에서 남해군으로 들어서게 된다.
연육교를 지나서 남해로 3번 국도를 따라가면 창선교를 지나 남해도를 밟는다. 다리를 건너자 마자 삼동면사무소가 있는 삼거리에서 3번국도로 이어지는 좌측 방향으로 약 10여분을 달리면 물건리 부근에 독일마을이 언덕에 조성되어 있다.
현재 약 26채의 독일식 주택이 조성되어 있으며, 대부분 독일교포들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의 가장 높은 언덕쪽엔 별도의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한여름 방문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두었다.
독일마을이 유명해진 것은 2006년 겨울 방영한 MBC의 환상의 커플이라는 드라마 덕분이다. 실제 주인공이 머물던 촬영장소로 독일마을 한 주택을 배경으로 드라마가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장철수의 집)
드라마속에서 주인공 장철수(오지호)가 살던 집인데, 아직도 이 집을 찾아오는 외부 방문객들이 많다고 한다. 오른쪽 창고에 보면 '철수네 집'이라고 간판이 붙어있다.
여주인공인 상실이 안나 조(한예슬)와의 에피소드가 많은 집이다. 이 집에는 실제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데, 마을 안내도에는 1120호 권점순이라는 분이 거주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워낙 촬영지로 유명해서 종종 촬영세트인줄 알고 집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입구쪽엔 사유지이므로 들어오지 말아달라고 양해를 구하는 안내지를 우체통 위에 붙여두었다.
독일마을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집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돌아갔다. 특별히 표지가 없어도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이 집이 장철수의 집이었다는 것을 금방알 수 있다.
마을은 해안가보다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서 바다가 아래로 보이는 멋진 경치가 펼쳐진다. 저 아래 해안가가 물건마을이다. 역시 드라마 촬영장소 일부가 있는 곳이다.
마을회관과 공동화장실이 있는 마을 언덕쪽엔 주차장이 있다. 버스와 승용차 등이 주차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그 위쪽으로는 문화예술촌이 자리잡고 있으며, 언덕을 넘어가면 남해군청 남해면백자연휴양림이 있다.
독일마을은 집모양이 독일식이다. 건축자재부터 모든 설계도 독일식으로 만들어져 독일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집뿐만 아니라 동네 마을길이나 여러가지 생활시설도 독일식으로 꾸며 최대한 독일분위기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독일마을에서 보는 일출과 월출광경도 일품이라고 한다. 물건리 해안방향이 정동향이어서 일출을 정면으로 볼 수 있으며 보름때는 월출광경도 볼 수 있어서 더욱 운치가 있다고 한다.
일반인들도 숙박이 가능한 펜션을 운영중인데 성수기인 지금은 주말에 4인 기준으로 20만원의 숙박비를 받는다고 나와있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독일마을 노이하우스 홈페이지 : http://www.germanvillage.co.kr/
독일마을을 둘러보았다면 다음엔 바로 그 아래 해안가인 물건마을로 향한다. 의외로 이곳을 찾지않고 그냥 지나쳐 가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물건마을의 천연기념물 제150호인 '물건방조어부림'이 있는 바닷가이다.
(몽돌이 많은 바닷가 위로 방조어부림이 구축되어 있다) 방조어부림이란 염해나 밀물 해일 등의 자연재해를 대비하여 해안가에 나무숲을 조성하여 이를 막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공 조경물이다. 물건리의 방조어부림은 약 300여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폭 30미터 길이 1.5Km의 초승달모양으로 해안가로 길게 구축되어 있다.
(바닷가로 나갈 수 있도록 중간에 방조어부림사이에 길이 나 있다)
나무의 높이가 대부분 10m가 넘는 큰 것들이어서 한여름엔 시원한 그늘과 바람을 제공하고 있으며, 겨울엔 해풍을 막아 뒤쪽에 있는 마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넓은 주차장)
바닷가 물건방조어부림 뒤쪽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은 휴가철에 주차비를 받는데, 소형 3천원, 9인승 이상 중형은 4천원, 대형 버스는 6천원의 주차비를 받는다고 적혀 있었다. 우리가 찾았을 때는 별도의 주차비를 징수하지 않고 있었다.
바닷가 오른쪽으로 저 멀리 물건항 포구가 보인다. 수심이 깊지 않아 해수욕장으로도 괜찮아 보이는데 아직 해수욕을 하는 피서객은 볼 수 없었다.
물은 상당히 깨끗해 보였다. 다만 몽돌에 붙어있는 각종 조패류 껍데기들 때문에 맨발로 들어가서 잘못 밟으면 발바닥을 다칠 수 있을 거 같았다.
살아있는 조개류들도 몽돌에 붙어 있다. 하지만, 깨진 조개껍질에 다칠 수 있겠다는 걱정이 앞섰다.
독일마을에서 물건리로 찾아오는 길은 여러 방법이 있지만 딱히 특별한 안내가 없는 점이 좀 아쉬웠다.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라는 점과 방조어부림이 있어서 시원한 나무그늘을 제공하는 점이 큰 장점인데 널리 알려지지 않은 듯 했다.
방조어부림에서 도로쪽으로 나가면 드라마에서 봤던 친숙한 모습이 하나 더 있다.
드라마속 조연이었던 강자(정수영)가 지키고 있던 조그만 동네 가게가 보인다. 더불어 상실이가 짜증스럽게 내뱉던 한마디가 자꾸 생각난다.
'꼬라지 하고는...'
이번 삼천포 여행의 마지막 방문지는 독일마을과 물건방조어부림이었다. 삼천포를 중심으로 고성군과 남해군에 모두 볼 것들이 모여 있어서 훌륭한 여행코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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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의 짧은 여름여행이었지만 이번만큼 알찬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큰 비용들이지 않고 편안하고 유익한 여행을 다녀와서 너무나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