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용어 간단 정리 (1) - 포지션 ③
*포워드, 스트라이커 (Forward, Striker): 포워드와 스트라이커를 동의어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일부 언론매체나 전문가들까지도 해당 용어들을 혼동할 정도니 일반적인 축구팬들이 완벽하게 포워드와 스트라이커를 구분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둘은 명백하게 구분되어야만 한다. 우선 포워드는 공격진에 있는 모든 선수들을 총칭하는 용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스트라이커와 윙포워드라는 용어는 포워드의 부분집합이다. 즉 포워드가 더 넓은 개념이다. 가끔가다가 포워드는 스트라이커에 비해 플레이메이킹 기질이 강하며, 스트라이커는 골만 넣는 선수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찌보면 이들의 주장이 맞다고 할 수 도 있지만 백퍼센트 정확하다고 볼 순 없다. 왜냐하면 스트라이커들중에서도 플레이메이킹 기질이 다분한 선수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이 주장하는 '플레이메이킹을 잘하는 포워드'들 중에서 골을 스트라이커 마냥 잘 넣는 선수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선수로 리오넬 메시를 꼽을 수 있다. 즉, 선수 성향에 따라 구분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무조건 '포워드는 플레이메이커, 스트라이커는 골넣는 선수' 라고 정의내릴 순 없다.
스트라이커는 앞서 말한대로 포워드의 부분집합이다. 윙포워드를 뺀 나머지 선수들을 우리는 스트라이커라고 부른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스트라이커를 한번 더 세분화 시킬 수 있다. 스트라이커는 타겟맨,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세분화 된다. 해당 포지션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 단락에서 이어서 하겠다.
*타겟맨, 프리마푼타 (Target Man, Prima Punta): 타겟맨과 프리마푼타는 동의어다. 타겟맨은 영미권에서 주로 쓰이며 프리마푼타는 이탈리아에서 쓰인다. 두 용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필드의 가장 최전방에서 뛰고 있는 스트라이커'를 말한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루카토니, 반니스텔루이등을 꼽을 수 있다. 타겟맨과 프리마푼타가 그간 골에만 집중하는 선수로만 알려진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왜냐하면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감독들이 최전방에 위치한 공격수에게 골을 넣는데 주력하라는 임무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술적 경향은 2000년대 초반들어서 변화하고 있다. 공격 상황시 포지션을 파괴하며 플레이를 하는 경향은 이미 1950년대부터 꽃을 피기 시작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공격진에 위치한 모든 선수들이 서로 위치를 바꿔가며 스위칭을 하기 시작한건 가장 최근이다.
이런 전술적 경향이 타겟맨과 프리마푼타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우선 여전히 그들의 주임무는 골을 넣는데 주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감독들은 그들에게 골만 넣는데 주력하지 말것을 주문한다. 요즘 대부분의 타겟멘들은 경우에 따라 2선 혹은 3선으로 내려와 빌드업에도 큰 기여를 하곤 한다. 대표적인 전통적 타겟맨은 솔샤르, 지미 그리브스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현대적인 타겟맨은 만주키치, 레반도프스키를 예로 들 수 있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필드의 최전방에 위치하는 '오늘날의' 타겟맨들은 여전히 골을 넣는 것을 주 임무로 삼긴 하지만 쉐도우 스트라이커처럼 빌드업에도 자주 가담한다고 볼 수 있다.
*쉐도우 스트라이커, 세콘다푼타 (Shadow Striker, Seconda Punta): 쉐도우 스트라이커와 세콘다푼타 역시 동의어다. 각각 영미권과 이탈리아에서 쓰이는 용어지만 뜻하는바는 같다. 최전방에 위치한 선수의 바로 뒤에 위치한 스트라이커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쉐도우 스트라이커는 타겟맨과 달리 공격의 연계작업에 더욱 더 집중을 한다. 과거의 쉐도우 스트라이커들 역시 기회가 오면 곧장 골을 넣곤 했다. 그러나 타겟맨 마냥 골찬스를 전문적으로 노리진 않았다. 쉐도우 스트라이커는 미드필드진과 연계하며 빌드업에 참여하기도 하고, 타겟맨과 함께 페너트레이션작업을 단행하며 공격의 활로를 찾는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오늘날의 전술적인 경향은 타겟맨 뿐만 아니라 쉐도우 스트라이커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물론 여전히 그들의 주목적은 공격작업이 활성화되도록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보다 훨씬 더 '직접적으로' 골을 노리는 경향이 오늘날 강해졌다. 이는 '공격 상황시엔 포지션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상황에 맞는 공격권을 부여한다'는 전술적인 흐름에 기인한다. 공격 상황시에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를 부여받은 쉐도우 스트라이커들은 경우에 따라 타겟맨 보다 높은 위치에 자리잡으며 골을 노릴수도 있는 것이다.
*펄스나인 (False Nine): 스트라이커 자리에 위치하지만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하기 보다 미드필더 역할을 더 줄곧 수행하는 선수를 말한다. 이들은 경우에 따라 골을 넣는 '진짜9번'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펄스나인 즉 가짜9번들은 미드필더들와의 연계플레이에 주력한다. 이때 펄스나인이 미드필드진으로 내려와 빌드업에 가담할때 원래 그가 있던 공간은 빌 수 밖에 없다. 해당 공간은 보통 윙포워드나 공격적인 중앙미드필더들이 오버래핑을 통해 점유한다. 즉, 이들은 서로 임무를 바꿔 수행하는 것이다. 펄스나인은 미드필더화되고 빈 공간을 점유하기 위해 올라간 선수는 스트라이커화 된다.
펄스나인의 시초는 192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스트리아의 스트라이커였던 마티아스 진델라르는 최전방에서 골 기회를 탐내기보다 시시때때로 중원으로 내려오며 상대 수비진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1950년대에 세계 최강 헝가리를 지휘했던 구스타브 세베슈감독은 이러한 진델라르의 움직임을 모방해 히데쿠티에게 펄스나인 역할을 부여했다. 히데쿠티는 진델라르보다 더욱 더 중원으로 자주 내려오며 마치 중앙미드필더같은 모습을 선보였다. 펄스나인 전술은 1970년대 들어와서 리누스 미헬스에 의해 토탈풋볼 전술의 중요한 뼈대가 되었다. 그리고 공격진에게 무제한의 자유를 주자는 오늘날 축구계의 경향에 의해 펄스나인 전술은 이제 특별한 전술이 아닌 일상적인 전술이 되었다.
*인사이드 포워드 (Inside Forward): 인사이드 포워드는 2-3-5 포메이션에선 터치라인을 껴안다시피 플레이하는 측면 윙어와 중앙에서만 플레이하는 센터포워드 사이에 위치한 두 선수들을 지칭한다. W-M 포메이션에선 하프백 앞에 위치한 두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말한다. 물론 W-M 포메이션의 인사이드 포워드는 경우에 따라 윙하프로 불리기도 한다. 오늘날 종종 영미권의 해설자들이 인사이드 포워드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센터포워드와 연계하는것을 좋아하는 윙어들'을 지칭한다. 어차피 많이 쓰이는 용어가 아니기때문에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다. 2-3-5 포메이션과 W-M 포메이션은 오늘날 정말 특별한 상황이 아닌이상 거의 쓰이지않기 때문이다.
*클래식 윙어, 인버티드윙어 (Classic Winger, Inverted Winger): 클래식 윙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윙어들을 뜻한다. 이들은 주로 측면에서 상대 선수들을 따돌리고 전방에 위치한 아군의 공격수에게 크로스를 날리곤 한다. 경우에 따라 선수들을 드리블로 제치고 중앙으로 침투하긴 하지만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크로스를 날리는 빈도가 더 높다고 보면 될 듯 하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루이스 피구를 꼽을 수 있다. 한편 크로스만 날리는 윙어는 요즘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왜냐하면 클래식 윙어의 이러한 특징은 공격작업을 할땐 여러가지 옵션을 염두해둬야한다는 요즘의 경향과 완전히 배치되기 때문이다. 쉐도우스트라이커가 골을 넣고, 타겟맨이 연계를 하는 요즘 경향과도 어느정도 연관이 있다고 봐야한다. 요즘 윙어들은 크로스를 날릴뿐만 아니라 중앙으로 침투해 미드필더 혹은 공격진과 연계플레이를 하며 상대를 괴롭히기도 한다.
이때 등장한 개념이 바로 인버티드 윙어다. 한국에선 반전윙어, 반댓발 윙어라고도 하는데 어떤 용어로 불러도 상관없을 듯 싶다. 앞서 말했듯이, 요즘 윙어들은 측면 뿐만아니라 중앙으로 파고들어 공격진과 연계하곤 한다. 이때 몇몇 감독들은 윙어들이 효율적으로 중앙으로 파고들기 위해선 윙어가 뛰는 위치와 윙어의 주발의 위치를 달리해야한다는점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왼쪽 윙어가 중앙에서 연계작업을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선 왼발보다 오른발을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축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어려운 개념일 수 있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쉽다. 자, 왼쪽 측면에 위치한 윙어가 크로스를 '쉽게' 하기 위해선 어느발을 사용해야 하는가? 당연히 왼발이다. 왼발을 사용해야 중앙에 위치한 아군의 공격수에게 더욱 더 정확하게 크로스를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오른발을 사용한다면 아웃프런트 패스를하지 않는 이상 공이 부정확하게 아군의 공격수에게 도달할 것이다. 아웃프런트 패스가 다른 패스에 비해 쉽지않다는 점을 고려해볼때, 선수의 주발과 선수가 뛰는 측면의 위치를 같게 만든다면 크로스를 올리는 빈도수가 높아질것은 자명하다. 인버티드 윙어를 살펴보자. 똑같은 원리다. 왼쪽에 위치한 오른발잡이 윙어가 왼발잡이 윙어만큼 크로스를 잘할 수 있겠는가? 앞서 말한대로 윙어의 주발과 뛰는 위치가 다르기때문에 크로스를 정확히 올릴순 없을것이다. 때문에 그에게 남은 더 효율적인 옵션은 중앙을 파고드는 일이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왼발잡이 윙어가 왼쪽측면에서 뛴다면 중앙을 파고드는 빈도보다 크로스를 올리는 빈도가 높다. 크로스를 올리는것이 더욱 편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왼발잡이 윙어가 오른쪽측면에서 뛴다면 중앙을 더 많이 파고들 것이다. 인버티드 윙어의 대표적인 예로는 로벤을 들 수 있다. 그는 왼발잡이지만 오른쪽에서 주로 플레이한다.
*윙어, 윙미드필더, 윙포워드 (Winger, Wing Midfielder, Wing Forward): 셋다 비슷한 개념이지만 사실 조금씩 다르다. 윙어는 윙미드필더와 윙포워드를 총칭한 개념이다.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세계적으로 윙어가 윙미드필더로 통하는것이 일반적이긴 하다. 그러나 엄밀히말하자면 윙어는 윙미드필더와 윙포워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여기서 윙미드필더와 윙포워드의 차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윙미드필더는 4-4-2 포메이션, 4-2-3-1 포메이션의 측면 미드필더를 뜻한다. 반면 윙포워드는 4-3-3 포메이션, 3-4-3 포메이션의 측면 공격수를 뜻한다. 즉 윙미드필더는 미드필더로 분류되며 윙포워드는 공격수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들이 하는 역할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윙미드필더와 윙포워드 모두 측면에서 상대를 공략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물론 윙포워드는 윙미드필더보다 좀 더 톱에 위치한 선수와의 연계에 주력한다.
때문에 사람들이 윙포워드는 윙미드필더보다 좀 더 공격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틀렸다고 할 순 없다. 그러나 어찌됐든 간에, 두 포지션에게 주어진 수비가담이나 공격가담에 대한 의무는 동일하기때문에 윙미드필더와 윙포워드를 '엄격하게' 구분할 필욘 없는것같다. 뿐만 아니라 요즘은 감독들이 여러 포메이션을 쓰는 추세다. 예를들어, 4-4-2 포메이션에선 윙미드필더를 수행하던 선수가 4-3-3 포메이션에선 윙포워드로 활약하기도 한다. 때문에 무조건 윙미드필더를 뛰는 선수는 덜공격적이다라고 확정지을수도 없는것이다. 그냥 선수 성향에 따라 다르다고 보는게 옳듯 싶다.
출처 - 시사와 함께 (http://blog.naver.com/manutd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