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장어 간(肝)
송 훈
세상에는 여러 가지 먹 거리와 보양음식도 참 많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식욕이 좋다는 것은 곧 살아있다는 증표이며, 음식을 잘 먹는다는 것은 건강하다. 라고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보양식 중에 으뜸으로 꼽는 중에는 꼼장어(먹장어)도 빼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살아 있는 꼼장어, 특히 팔뚝만한 꼼장어는 으뜸 중 으뜸이고 식도락가들이 찾는 귀한 보양식인 반면에 술안주로도 최고이다. 최근에 알아보니 꼼장어도 꽤 여러 가지가 있어 종류가 다양하다.
살아있는 꼼장어를 껍질을 벗겨서 불판(석쇠)에 올려놓으면 뜨거워 마구 꿈틀대는 모습에 미안하기도 하고 혐오스럽기도 해서 먹기 전에는 보지 않는 것이 좋으련만 주인은 자랑삼아 부위별로 설명을 곁들인다.
이렇게 종류가 다양한 가운데 굵기와 길이도 모두 다르다.
구수한 냄새와 함께 구워진 꼼장어가 한 점 한 점 입에 들어가면 그 맛에 빠져들어 저절로 탄성이 나오게 마련이다. 여기에 소주가 빠질 수 있으랴. 소주 한 잔 입에 털어 넣고, 꼼장어 한 토막을 양념 소스에 묻혀서 입에 넣고 맛을 음미해 보면 그 순간만큼은 대통령도 부럽지 않다. 단지 먹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정도 함께 묻어나는 행복한 시간을 느끼며 사람 사는 맛을 느끼고 또 이러한 시간이 잠시나마 삶에 있어 활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음식도 잘 먹고 잘 소화하고 잘 즐겨야 약이 되지 않을까요? 필자가 이 글을 쓰게 된 동기가 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주변에서 코메디 같은 일이 벌어져 소재로 삼는다.
그리 크지 않고 살이 있는 꼼장어들은 간을 분리해 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떼어버리거나 또는 흔적도 없이 잘려나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꼼장어 집에서 손님이 간(肝)을 내놓으라고 하니, 주인은 없다고 하고 손님은 달라고 하고 서로 실랑이 끝에 그 언쟁이 발단이 되어 목소리가 커지고 결국 볼썽사나운 일이 벌어져 경찰까지 출동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주인이 경찰에 신고하고 처벌해 달라 하여 경찰서 지구대까지 가서 다행히 훈방조치 되었는데, 이 사람 참 훌륭하고 포부도 당당하게 다시 그 집을 찾아가서 또 꼼장어를 시켜놓고 역시 간이 없이 나오니까 왜 간이 없냐고 하면서 주인 앞에서 내던져서 주인이 또 신고를 하여 다시 경찰이 출동 경찰서로 연행 되었다. 요즘 강력하게 단속하는 보복운전과 같은 경우이다. 경찰서 갔다가 타이르고 훈방되었을 때 마음 한 번 다스렸으면 될 걸... 그걸 못 참고 다시 찾아가서 행패를 부려 다시 연행이 되는 코메디 같은 일이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고 정말 코메디가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면 그 결과는 과연 어찌 되었을까? 안타깝게도 그 결과는 참혹했다.
법원에서 두 차례의 재판 결과는 반성문을 쓰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죄질이 아주 무겁고 중하다.’ 하여 판결이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비싼 꼼장어의 간(肝) 값을 지불하는 벌금 300만 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피고는 판결 선고에 불복하여 고성을 지르고 난동을 부려 법정 구속까지도 갈 수 있었는데 선처하여, 즉시 벌금 300만 원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귀가 조치하였다고 합니다. 사람이 마음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서 위와 같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사소한 일에서도 우리 인생의 희로애락이 연출되는 것을 보면 항상 마음을 수양하고 인격과 인품을 쌓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회에 필요한 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본보기이다. 사람의 인성(人性)이 기본이 되어야 삶의 바탕이 되어 작은 조직과 사회를 따뜻하게 하고 맑고 깨끗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마음을 순화하고 긍정적인 사고와 참을성을 가지고 인내하며 서로 칭찬하고 배려하고 좋은 말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위에서와 같은 웃지 못 할 코메디는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마음을 다스리며 먹어야 약이 되고 보양식이 된다는 교훈으로 삼아 진정 음식을 사랑하리라.
오늘 저녁엔 꼼장어 간을 먹으러 가볼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