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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하동할매집 2) 전화 : 02-583-5658 3) 주소 :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14길 18(서초동 1584-7) 4) 주요 음식 : 제육보쌈, 대구머리찜, 굴전, 꼬막 등 해물류 |
2. 맛본 음식 : 보쌈(2인, 30,000원) 데친굴(25,000원)
3. 맛보기
1) 전체 : 보쌈이 성의 있는 반찬과 함께 나온다. 시래기, 두부찜, 생김치와 사각 김치가 함께 나온다. 보쌈 양념에 더한 매실장아찌는 상차림의 성의를 보여준다.
2) 보쌈 : 말랑말랑 부드러운 제육 편육과 애기배추가 무말랭이무침ㆍ매실장아찌와 함께 나온다. 돼지고기 편육은 부드럽고 쫄깃한 느낌이 나고 온기가 남아있다. 약간 선홍색을 띄는 살코기와 적당한 두께의 비게가 식감을 높이는 조건을 갖추었다.
3) 반찬
시래기 : 멸치맛이 진하게 배여 있다. 시골 맛이 결마다 살아 있어 소박한 분위기가 맛을 더한다. 약간 거칠면서 사각거리는 시래기는 서슬 퍼렇게 생생한 토속의 맛을 그대로 전한다.
이 집 음식을 추천하는 이유는 보쌈 자체도 좋지만 곁반찬이 허수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래기가 반찬을 대표하여 묵은 정성과 솜씨를 잘 담고 있다.
두부조림 : 두부를 부쳐서 조림을 했다. 두부를 부치지 않고 졸이면 바특하게 졸여도 맛이 두부 안으로 잘 모이지 않는다. 부쳐서 조림을 해야 두부에 쫄깃한 느낌이 실리며 씹는 맛을 높인다. 또한 양념이 기름 표면 안으로 모이면서 국물이 아닌 두부의 맛이 산다. 그렇다고 두부를 너무 부치면 텁텁한 맛이 나는데 적절하게 부쳐 식감도 맛도 잘 살려냈다.
4) 김치 : 김치를 생것, 익은 것 두 가지나 내고 있다. 보쌈에는 생김치가 어울리지만 배추와 속이 나와 있으니 반찬이 겹치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살짝 익은 김치를 아울러 냈다. 배추, 생김치, 익은 김치, 배추의 3단계를 다 동원해 기호에 따라 보쌈을 다양하게 즐기도록 했다.
5) 투가리에 나오는 된장찌개도 맛이 상당하다. 김치나 된장찌개는 음식 솜씨의 기본이다.
6) 먹는 방식
굴데침 : 보쌈을 화려하게 먹으려고 데친 굴을 곁들였다. 최근 해물에 조금 불안감이 있어 생굴보다 익힌 굴로 했다. 살짝 데친 굴이 신선하고 탱탱하다. 굴은 초고추장 양념에 따로 먹는 것도 좋지만 생김치와 돼지고기와 같이 3합으로 먹어도 좋다. 돼지고기와 따로 또 같이, 식감과 영양 골고루 두 마리 토끼 다 쫓았다.
4. 맛본 때 : 2017.2.
5. 음식 값 : 보쌈 중 30,000원, 굴전 20,000원 오징어볶음 30,000원
6. 먹은 후
제육은 저육에서 온 말이다. 저육(豬肉/猪肉)이 ‘뎨육’이 되고 제육이 되었다. 저육(豬肉)은 돼지고기란 말이니 제육보쌈은 돼지고기보쌈이라는 말이다. 제육은 삶아서 썬 돼지고기를 주로 말한다. 쇠고기는 수육이라고 한다.
보쌈의 사전적 정의는 '삶아서 뼈를 추려낸 소 또는 돼지 따위의 머리를 보에 싸서 무거운 것으로 눌러 단단하게 만든 뒤 썰어서 먹는 음식'이다. 그러나 요즘은 삶은 돼지고기를 편육으로 썰어 배추속양념과 함께 배춧잎에 싸서 먹는 음식 정도로 바뀌었다.
따라서 제육과 보쌈에 모두 돼지고기란 말이 들어 있으므로 ‘역전 앞’과 비슷한 단어구조가 되는 셈이다. 아마 ‘된장찌개’ 등 우리의 음식이름 작명법이 대부분 재료+조리법의 형식이므로 이러한 작명법을 따르다 보니 일어난 의미의 중복으로 보인다.
아니면 보쌈이라는 말이 ‘보(褓)쌈’이라는 말로 과부보쌈이나 보쌈김치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보(褓)로 무엇을 싼다는 말이기도 하므로 재료(돼지고기)+조리(싸서먹다)의 형식으로 지어진 말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제육보쌈은 음식이 새로 생겨남에 따라 만들어진 말로 돼지고기쌈을 말한다.
보쌈에 항상 따라 나오는 새우젓이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새우젓이 지방을 분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실과 돼지고기의 궁합은 잘 모르겠다. 매실, 도라지, 연뿌리 등과 같이 먹으면 설사가 난다고도 하고, 생강하고 먹으면 얼굴이 검어진다고도 한다. 하지만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보려는 많은 사람들은 이런 속설과 상관없이 매실돈가스, 매실불고기, 매실갈비찜, 매실돼지고기장조림, 심지어 매실돼지국밥 등 매실을 이용한 각종 음식을 시도한다. 엑기스 외에 매실장아찌를 통째로 사용하기도 한다. 매실이 냄새를 없애주고, 고기의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때문이다.
이중 어떤 음식은 식당용 음식으로 개발되어 성업 중이다. 그렇다면 매실과 돼지고기의 관계 속설보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시도가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우리가 한식이라고 먹는 음식 상당부분이 해방 이후나 80년대 경제형편이 나아진 뒤에 생겨난 것이다. 환경의 변화와 음식에 대한 끝없는 탐구 덕분이다.
삼겹살을 식당에서 바로 구워먹기 시작한 것도 70년대 후반 이후의 일이다. 삼겹살은 요리를 해서 먹는 음식이지 구이로 바로 먹는 음식이 아니었던 데다 식탁용 조리기구가 이때서야 사용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보쌈도 80년대 이후 생겨난 음식 형태라 생각된다. 돼지고기를 삶아 먹는 것은 오랜 풍습이었지만 배추와 속과의 조합은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이다.
음식에 대한 사소한 탐구가 음식상을 다채롭게 하고 한식의 지평을 넓힌다. 돼지고에와 매실을 함께 내는 성의를 계기로 돼지고기 음식의 진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돼지고기 요리의 유쾌한 진화를 응원한다.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