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쏭
나 진짜진짜진짜 다른 사람들이 이걸 다 읽을 수 있는데도
창피함을 감수하며 엄청나게 긴 완전 개인적인 글을 썼는데
등록을 누르자마자 로그인을 다시 하라는
무시무시한 페이지가 뜨더니
훗
없어졌어
헛웃음만 나오는군
이건 오빠가 가기전에 나보고 솔비같다고 했을때와 비슷한 기분이랄까
허탈하고 기분나쁜
하지만 내가누구겠어 난 똑똑하니까 미리 워드패드에 복사를 해놨었지
게임 엔딩을 바꾸기 위해 세이브하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아님 말고
근데 기분 나빠서 쓰기 싫어졌어
근데 진짜 안쓰면 오빠가 아주 초큼 우울해 하겠지
아주 쪼끔이니깐 뭐 그냥 이렇게 넘어가서 이 편지를 여기서 끝내버릴수도 있겠지만
난 그런 쪼끔의 마음도 책임지고 토닥거려주는 인간미를 가진 사람이니까
자 여기부턴 아까 그거
잘지내나 나는내 주소 잊어 먹은건가했어 편지가 없길래
그러고 보니 아직도 편지가 온 건 아니잖아?
무슨일이야? 응? 왜 편지안쓰냐고?
벌써 8월인데 군대 간지 약 한달이네 벌써 잘 적응하고
완전 잘지내고 있을 거 라고 믿고 싶지만 잘 모르겠네
나는 그때 인터뷰 본게 잘 된건지 일 할 애들이없어서 그냥 다 뽑아버린건지
그냥 그 자리에서 합격 되어서 그 다음날부터 일을 하게 됬어
그때 인터뷰때 막 문제를 내주는데 음 막
어떤 사람이 새치기를 해서 다른 사람이랑 싸우면 어떻게 할껀가요?
이런거엿는데 내가 다 그냥 얘기해보다 안되면 수퍼바이져한테 갑니다
계속 이렇게 대답했는데 잘됬네? 역시 난 ..
그나저나 아주힘들어죽을거같아 일하는게이렇게힘들줄이야
이제서야새롭게철드는기분이랄까 원래나는초등학생때부터
철든아이라는소리를듣곤했는데말야 그땐내가이런저런'척'하는걸즐길때여서
철든척이좀심했던거같애 아웃기다
하여튼옷밖으로보이는 팔이나얼굴목등새카맣게타서
안에숨겨져있는내흰살과함께*-_-* 그라데이션이환상이야
나는살면서내가잘안타는체질인줄알았거든 다른사람에비해서너무안타서
근데역시매일매일태양열작렬속에선초큼.. 손목시계자국도 뚜렷하게..
이번에교회에서한15명정도 볼리비아라고남미에
3주동안선교를갔다왔는데 교회어른들이내얼굴을보고
아이구볼리비아는잘다녀왔나 이렇게물어봤어
정작진짜다녀온사람들은 더새하얘져서돌아왔더라
아 오빠는바람도안불고끈적한 아열대기후속에서얼마나힘들게훈련받고있을까
나보다 더 새카매졌겠지 맨날맨날 땀에 쩔어가지고
꺄 구릿빛피부 몸짱이 되어 돌아오는거
는 아니겠지.. 나중되면 빡시지 않을테니깐
저번주에는첫2주분 주급을받았는데8월지하철패스랑 버스패스사느라
다날려버렸어... 다다음주에받는주급은 엄마한테다줘야되고...
일하면서무슨돈을그렇게쓴걸까 엄마가다적어놨더라....
휴 일할맛이안나
말안듣는손님들상대하기도 짜증나죽겟고
가끔쌍큼이들이나타나주기도 하는데*-_-*
거의맨날오전11시부터밤11시까지 일하는데
진짜일어나자마자씻고출근하고집에오면거의숨지는수준
아주쥐죽은듯이잔다고엄마가그랬어
어제는친구가남자친구랑왔었어옷색깔맞춰입고손잡고돌아당기는데
헹아주가관이더군........
부러웠단소리야
요샌이상스레내가참desperate한데도
꿈에서도한번안나와주냐!
아그러고보니 이거아무나다읽을수있는건데
내개인적인얘기를초큼너무많이한거같아 그래도오랜만이니까
여기까지쓰고보니뭐..
요새는맨날일하느라바뻐서핸드폰도어디에 처박혀있는지알수없게됬어
사람들하고연락은커녕 후.. 여튼간에아주세상과동떨어진생활을하고있어
오랜만에일요일날쉬게되서교회언니랑얘기를나누었는데 자기가요새집에서놀면서샤이니에푹빠졌다며
탬니가어쩌고저쩌고이효리무대가어쩌고저쩌고 서인영이표절을뭐어쩌고
멍..... 했던거지 훗..
쉴때도블라인드다쳐놓고 껌껌한집안에서만화책을읽고있어
오타쿠생활을즐기고있는거지 흐흐흐 나름기분괜찮더라구
아
진짜진짜진짜!!
보고싶어 목소리도듣고싶고 다다다다수다도떨고싶고
계속계속기도열심히할게 좋은사람들사이에서최대한즐겁게 군대생활열심히할수있게해달라고
아프지마 거긴아파도약도안준다며
근데약은안먹는게좋아 너무아프면먹어야되는데
음
여튼간에 8월말이면훈련병에서벗어나는구나 그럼이등병되는건가ㄱ-?
아오빠의근황도너무너무궁금해 너무너무너무너무궁금해!
잘먹고잘지내고있는지 가기전에그렇게걱정하더니만
진짜소고기랑닭고기만먹고지내? ㅋㅋㅋㅋ
뭐 연락이 너무없어서초큼걱정했는데 어쨌든간 연락이 되서 참 다행이다 친구분께 감사하네
난 8 월도 일을 열심히 할 계획이야 6/7/8 일은 캠핑을 가게 됬어
아 그러고 보니 7 월 초에 오빠 가고 교회에서 캠핑갔었을 때
그때도 엄청 웃긴 일이 있었는데 그건 나중에 얘기해줄게
12 일쯤엔 진용이네 집에 놀러갈 생각이야 진용이네 17 일날 바닷가동네로 이사간대
이후엔 특별한 일 없이는 못 만날 거 같아서 마지막으로 만나기로 했어
또 8 월에 엄마 아빠 생신도 있고 바쁘네 바빠
나한테는 벌써 8 월인데 오빠한테는 아직도 8 월 이겠지
힘내요 으쌰으쌰
아 끝맺음을 못짓겟어 여튼 주된내용은 나의 근황과
오빠의 근황에 관한 궁금함이였어
그니까 난 잘지내니까 오빠도 잘 지내기를 바란다 이런거였던거지
또 말 안해도 아는거 :-D 우리의 깊은 우정과 의리? 뭐 이런걸 위해서ㅋㅋㅋ
편지가 참 정신이 없네.. 근데 난 원래 이런애 아닌거 알지?
내가 원래 엄청 정리가 잘되고 냉철하고 또 시니컬하며 말을 참 잘하는 아이라는걸 알잖아 그럼 됬지 뭐
아 여기까지 밖에 복사가 안됬었네
내가 마지막에 엄청 낯간지런 말을
잔뜩잔뜩 써놨었는데..
그런것들을 다시 또 쓸 용기는 없고
참 안타깝다..
설마 지금 뭐 내가 뻥을 치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나
그런거 따위 원래 불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건 아니겠지
아 재밌네
그럼 여기까지 쓸게
딴 사람들꺼 보니깐
몇 줄 안썼던데 내꺼 뽑으면 한 네 다섯장은 나오겠다
내가 원래 세로치기를 즐겨하잖아 두단어씩 끊어치기 이런거
그렇게 쓰면 너무너무너무 길거 같아서 가로로 쓰려고 엄청 노력했어
새끼손가락이 계속 엔터를 치고 싶어했지만 내가 엄하게 타일렀어
어때 잘했어?
내가 촘 아쉬운가바 계속 이런 시덥잖은 소리를 쓰고 있는 걸 보니까 말야
그럼 진짜 진짜 잘지내고
앞으로도 종종 연락하고 그러자 :)
BYE!
From. 하드디스크드라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