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音經 1.
時에 無盡意菩薩이 卽從座起하사 偏袒右肩하고 合掌向佛하사 而作是言하사대 世尊이시여 觀世音菩薩을 以何因緣으로 名觀世音이닛고 佛告無盡意菩薩하시되 善男子야 若有無量 百千億中生이 受諸苦惱하되 聞是觀世音菩薩하고 一心稱名하면 觀世音菩薩이 卽時에 觀其音聲하야 皆得解脫케 하나니라.
若有持是 觀世音菩薩 名字하면 設入大火라도 火不能燒하나니 由時菩薩의 威神力故며 若爲大水所漂라도 稱其名號하면 卽得 淺處하며 若有百千億衆生이 爲求金銀琉璃와 珊瑚琥珀眞珠等寶 하야 入於大海할새 假使黑風이 吹其船舫하야 漂墮羅刹國커든 其中에 若有乃至一人이라도 稱觀世音菩薩名者면 是諸人等이 皆得解脫 羅刹之難하리니 以是因緣으로 名觀世音하나니라.
【국역】
그때에 ‘무진의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의 옷을 벗어 걸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관세음보살’은 어떠한 인연으로써 이름을 관세음보살이라 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 무진의보살에게 대답하신다.
“선남자야, 만일 한량없는 백천만억중생이 모든 고뇌를 받게 되는 때에 관세음보살이 명호를 일심으로 부르면 곧 관세음보살이 그 음성을 관찰하여 해탈을 얻게 하나니라. 만약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간직한 사람은 설사 대화재를 당할지라도 불이 능히 이 사람을 태우지 못하나니 이는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이 미치기 때문이다. 만약 큰 물에 표류하게 될 때라도,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면, 즉시에 물이 얕은 곳에 이르게 되며, 만약 백천만의 중생이 금·은·유리·자거·산호·호박·진주등 보배를 구하기 위해서 큰 바다로 들어갔다가 가령 폭풍을 만나 배가 나찰귀국으로 밀려 떨어질 지라도 기 가운데 만약 한 사람만이라도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는 이가 있으면, 이 모든 사람들이 나찰의 환란에서 해탈케 되나니 이러한 인연으로써 관세음보살이라고 이름하나니라.”
【이야기】
해인사 밑 신부락에 박도일(朴道日)이라는 사십이 갓 넘은 사내가 처자와 함께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젊은 부부는 부모로부터의 유산도 없었고, 배움이 없어 달리 일자리도 없고 하여 남편 박씨는 관광버스나 노선버스가 도착할 즈음이면 버스정류장에 달려가 관광객들에게 자신이 일하는 여관에서 숙박을 하도록 하는 소위 호객행위와 함께 여관의 종업원으로 일하고, 부인 진씨는 식당 종업원으로 일했다.
그러나 두 부부는 두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월세 방에 사는 가난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자신들만의 집을 장만하는 날을 기다리는 기약 없는 희망으로 살고 있으나, 서로 가족 사랑하는 마음은 남달랐고, 가난한 두 부부는 남다른 불심이 깊었는데, 관세음보살에 대한 신앙심이 깊었다.
쉬는 날이면 부부는 아이를 데리고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온가족이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며 기도를 올렸고, 집에서, 일하면서 염염불리(念念不離)의 마음으로 관세음보살께 기도를 올렸다.
"대자대비하옵신 관세음보살님, 저희들이 알게 모르게 지은 전생의 악한 정업을 소멸하여 주소서."
박씨 부부의 지극지성의 기도는 드디어 관세음보살님과 감응도교(感應道交)를 이루는 날이 도래했다.
어느날, 풍채좋은 재일교포 노인이 수행원들을 데리고 수소문하여 왔노라며 박씨의 아내를 찾아왔다. 노인은 박씨의 아내인 진씨를 만나 고향을 물어보고 부모님의 성함을 묻는 등 여러가지 질문을 하더니 덮석 진씨의 손을 잡고 진한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네가 나의 유일한 조카가 틀림없다. 내가 너의 막내 삼촌이다. 내가 십대 후반에 잘못을 저지르고 집을 뛰쳐 나갔는데 일본으로 밀항을 했단다. 내가 성공하여 부모형제를 도우려고 하였지만, 내가 몸담은 단체가 조총련이어서 조국에 돌아올 수가 없었지. 이제 정치적으로 내 문제가 해결되어 부모형제를 찾아 고향산천에 돌아오니 부모는 물론이요, 너의 부친인 나의 형마져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났더구나. 내가 조총련에서 활동하여 고향의 부모형제들이 얼마나 고통이 많았겠느냐. 나는 부모형제께는 씻을 수 없는 대죄를 지었다. 형의 혈육을 찾으니 그나마 죽고 너 혼자 남았더구나. 오늘에서야 너를 찾는 못난 삼촌을 원망해다오.”
노인은 조카의 손을 잡고 목을 놓아 울었다.
박씨 부부는 말로만 전해들은 삼촌에게 큰절을 올리고, 손자손녀도 예를 갖춰 작은 할아버지께 절을 올리게 했다. 삼촌은 조카 부부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가족이 먹고 살 수 있겠나? ”
박씨 부부는 얼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지만 고개숙여 이렇게 말했다.
"배운 것은 없지만, 그저 무슨 일이던 열심히 하겠습니다. ”
처삼촌은 고개를 끄덕이며 기뻐했다.
한 달 후, 박씨 부부는 가족과 함께 서울 여의도 아파트로 이사를 했고, 박씨는 용산에 있는 제법 큰 회사의 사장으로 취임하게 되었다. 필자도 박사장의 초청을 받아 회사를 방문한 바 있다. 자리가 사람을 변화시키는가, 대운이 도래하니 사람이 변화하는가, 사장석에 버티고 앉은 박사장은 예전의 해인사 밑 호객꾼의 티는 말끔히 가시고 보이지 않았다. 박사장의 아내인 진씨도 여의도 아파트에 사는 품위있는 부인이 되어 있었다. 필자는 박사장의 후의로 배가 터지게 얻어먹고 여비도 두둑히 얻은 바 있다.
당시 진씨의 삼촌은 과거 박정희 시절에 조총련 재무부장을 역임한 재일 교포의 재력가였다.
그의 말을 빌리면, 그는 어느 날, 갑자기 고국 땅이 미치도록 그리웁고 부모형제가 그리워지는데 거의 밤마다 소년시절 헤어진 부모와 형이 울고 있는 어린 조카를 부탁하더라는 것이었다. 마침내 그는 박정희 정권에 거액을 상납하고, 전향하여 대한민국에 들어와 꿈속에 울고 있는 어린 조카를 찾아 나선 것이다.
관세음보살의 기도에 대한 응답은 관세음보살이 갑자기 나타나 황금을 주는 것이 아니다. 박씨 부부의 경우는 관세음보살이 육친의 친화력을 작용하여 일본의 삼촌이 도와주도록 작용한 것이다. 이 또한 어찌 관새음보살의 부사의(不思議)한 기도의 응답과 가호가 아니겠는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뜻은 세웠지만, 전생의 나쁜 정업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고통속에 신음하는 고해대중이여, 영험한 대자대비 관세음보살님께 귀의하고, 기도하며 인생을 살지어다
觀音經 2.
若復有人이 臨當被害하야 稱觀世音菩薩名者면 彼 所執刀杖이 尋 段段壞하야 而得解脫하며 若三千大千國土에 滿中夜叉羅刹이 慾來惱人이라도 聞其稱― 觀世音菩薩名者면 是諸惡鬼― 尙不能以惡眼으로 視之한대 況復加害하겠는가. 設復有人이 若有罪커나 若無罪히 杻械枷鎖하야 檢繫其身이라도 稱觀世音菩薩名者면 皆悉斷壞하고 卽得解脫하나니라.
【국역】
만약 어떤 사람이 악한에게 피해를 당하게 되었더라도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른다면 저들이 가졌던 칼과 몽둥이가 곧 조각조각 끊어져서 해탈함을 얻을 것이며, 만약 삼천대천 국토에 가득한 ‘야차’‘나찰’들이 쫓아와서 사람을 괴롭게 할지라도 그 ‘관세음보살’ 명호를 일컫는 소리를 듣는다면 이 모든 악한 귀신들이 오히려 악한 눈으로써 보지도 못할 것이어든 하물며 다시 해를 입를 입히게 할 것인가.
설사 어떤 사람이 혹은 죄가 있거나 혹은 죄가 없거나 수갑을 채우고 고랑과 차꼬와 나무칼로 그 몸을 얽어매는 일이 있더라도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는 이는 곧 해탈함을 얻을 것이니라.
【이야기】
일본인의 관음신앙은 지구상 어느 불교국보다 유별나고, 일본의 어느 종파를 막론하고 전국사찰에서 관음신앙은 지극지성이다. 그 가운데 관음신앙에 있어서 성지로는 동경의 아사쿠사(淺草)에 있는 관음당이 대표적이라고 본다.
관음당에는 관세음보살을 본존으로 모시고 있는 바, 매일 참배객이 1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관음당에 참배객이 많은 것은 한마디로 관세음보살의 영험이 큰 것은 물론이요, 관음당의 본존불로 모시는 관음상의 출현이 신비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추고천황(推古天皇) 36년(628) 3월 18알 이른 아침에 ‘회전병성·죽성(檜前浜成·竹成)’이라는 형제 어부가 궁호천(宮戶川)에서 그믈로 고기를 잡던 중 뜻밖에 그믈속에 금빛 불상 하나가 건져 올려졌다.
그 불상은 신비로운 오색광명을 발하고 있었다.
어부 형제는 놀라운 마음으로 향족(鄕族)인 토사중지(土師中知)에게 보였다.
불심이 있는 중지는 그믈에 건져진 불상이 관세음보살인 것을 알고 깊이 귀의했다.
중지는 관음상이 세상에 출현한 인연을 깊이 느끼고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기로 작심했다. 중지는 자택을 고쳐서 절을 만들고 관음당에 그 관음상을 봉안하여 예배 공양하고 관음의 자비를 실천하면서 일생을 마쳤다.
그후, 무장야(武藏野)의 한구석 이름 없는 아사쿠사 관음당은 참배의 신도가 날로 불어났다. 관세음보살의 신기한 영험이 그치지 않았다.
일본의 역사상 유명한 무장(武將), 문인(文人), 들이 신앙을 모아서 아사쿠사의 관음당은 날로 번창하였으며, 강호시대에는 막부(幕府)의 기원소(祈願所)로 정해져 사찰의 규모는 더욱 확대되어 일본문화의 중심지요, 관음신앙의 총본산이 되었다.
필자가 아사쿠사 관음당을 찾았을 때는 일본의 국화인 사쿠라꽃이 아름답게 만발할 무렵이었다. 우리나라의 사천왕문과 같은 뇌문(雷門)을 지나 관음당으로 가는 길의 양쪽에는 수많은 상가들이 질서 정연하게 배열되어 있는데, 상가 앞마다 사쿠라꽃이 환상처럼 피워 있었다. 환상처럼 아름다워서 사진 촬영을 하고 가까히 보니 모두 정교한 조화였다.
관음당 앞에는, 수많은 남녀들이 그 옛날 어부 형제가 건져 올린 관음상이 봉안되어 있는 곳을 향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며 줄을 서서 차례가 오면 관음당 앞의 대형향로에다 분향하고 불전통에 동전을 넣고서는 일본인 특유의 의식으로 두 손바닥을 딱딱 소리내어 마주치고는 눈을 감고 고개숙여 관음보살님께 기원을 드리고 있었다.
필자는 기도를 마치고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질문했다.
“ 아사쿠사의 관음님께 기도하면 소원이 성취됩니까? ”
사람들은 이구동성의 확신어린 음성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관음님의 영험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기도하는 것 아닙니까.”
그들은 관세음보살이 개인의 소원을, 가정을, 그리고 국가와 민족을 가호하여 준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아사쿠사의 관음당의 관음보살님께 기원을 마치고 필자는 오색불빛이 화려한 ‘긴자’거리를 감탄스러운 마음으로 걷는데 건물을 등에지고 길바닥에 앉아서 반쯤 졸고 있는 것 같은 중년의 거지를 볼 수 있었다. 그는 지나는 필자에게 재빨리 손바닥을 내밀었다. 필자는 그의 때묻은 손바닥에 지폐를 놓으면서 이렇게 기르쳐 주었다.
“ 아사쿠사의 관음님께 소원을 이뤄달라 기도하세요.”
그러나 거지는 감사의 뜻으로 고개만 한 번 숙여 보일 뿐, 헤벌죽이 웃으면서 다시 건물을 등에 지고 앉아 조는 듯이 앉았을 뿐이었다. 거지는 신앙심 마저 없었다. 어찌 축복받을 수 있을까. *
觀音經 3.
若三千大千國土에 滿中怨賊커든 有一商主 將諸商人하야 齎持重寶하고 經過 할세 其中一人이 作是唱言호대 諸善男子야 勿得恐怖하고 汝等은 應當一心으로 稱 觀世音菩薩名號하면 是菩薩이 能以無畏로 施於衆生하리니 汝等이 若 稱名者면 於此怨賊에 應當解脫하리라 하니, 衆商人이 聞하고 俱發聲言호대 南無觀世音菩薩하여 稱其名故로 卽得解脫하나니라. 無盡意여, 觀世音菩薩摩訶薩의 威神之力이 巍巍如是니라.
【국역】
만약 삼천대천국토에 도적떼가 가득 차 있는데 한 장사 주인이 여러상인을 거느리고 값진 보배를 가지고 험한 길을 지나 갈 때에 그 가운데 한 사람이 큰 소리로 말하기를 “ 모든 착한 남자들이여, 두렵고 무서운 마음을 겁을 내지 말고, 여러분들은 마땅히 한 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면 관세음보살이 능히 두려움이 없게 하며 도젇들에게 피해를 당하지 않고 해탈케 할 것이오.”라고 하니, 모든 상인들이 이 말을 듣고 함께 소리를 내어 ‘관세음보살’하고 부르니 그 명호를 부르는 공덕으로 모두 도적들로부터 해탈을 얻었느니라. 무진의여, ‘관세음보살 마하살’의 위신력이 이와 같이 높고 높은 것이니라.
【이야기】
부처님은, 어머니의 죽음이 구도의 길에 나서는 인연이 되었다
부처님이 더욱 존경스러운 것은 부귀영화가 보장된 가비라국의 왕자로써 부귀영화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또 사랑하는 ‘야수다라’태자비와 사랑하는 어린 아들조차 이별하면서 생노병사를 초월하기 위한 구도의 길을 나섰기 때문이다.
윤회전생을 확신하는 불교적 입장에서 본다면 부처님은 다생겁래 부터 수행정진 하여 오시다가 마침내 가비라국의 왕실에 태어나시어 출가하여 고행 끝에 해탈하여 부처를 이루시는 모범적 모습을 우리에게 보이셨지만, 윤회전생이 아닌 현세만을 놓고 볼 때 부처님은 너무 일찌기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생사의 고통에 대해 뼈저리게 느낀 애처로운 분이다.
부처님의 아기시절 어머니 마야부인은 부처님을 낳고 일주일만에 세상을 떠났다. 어린 왕자의 가슴에는 어머니의 죽음은 크나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인간은 왜 생사가 있는 것일까.
어머니는 왜 죽어야 했을까?
어머니는 어디로 가셨을까?
모든 생명은 태어나면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불변의 법칙은 어린 왕자의 가슴에 자신도 장차 언제가 될런지는 몰라도 속절없이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영원한 생명은 없는 것일까? 왕자는 마침내 생사에 대해 아무도 만족할 만한 해답을 주지 못하는 왕궁을 아무도 모르게 떠나 구도의 길에 나섰다. 그러나 구도의 노상에서 이름께나 알려진 수행자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었지만, 왕자의 가슴속은 만족할 만한 해답은 없었다. 마침내 왕자는 스스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 6년 고행끝에 피골이 상접한 건강 상태속에서 니련선하의 강가 보리수 밑에 정좌하여서 새벽에 떠오르는 별을 바라보고 대각, 즉 부처를 이루었다.
부처님은, 전지전능한 신에게 무릎꿇고, 울며 간구한 사람이 아니다
또한 다른 종교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유일신의 외아들이라는 말씀은 하지 않았다. 부처를 이루고 최초로 하신 말씀은 일체중생이 다 부처가 될 성품이 있다고 선언했다. 열심히 수행정진하면 일체중생은 모두 자신과 다를바 없는 부처를 이룰 수 있다(一切衆生 悉有佛性), 는 것은 천지개벽이래 가장 크고 고귀한 대선언이며,, 대희망의 말씀이아닐 수 없다.
부처님이 대각을 이루신 후, 중생을 위해 중생의 근기에 따라 수기설법(隨機說法)으로 설법하신것이 집대성되어 팔만대장경을 이루고 있지만, 부처님이 가장 핵심적으로 말씀하신 진리 가운데 하나가 ‘업사상(業思想’이다. 온 우주, 삼라만상 두두물물이 모두 업으로 인해 생멸하고 흥망성쇄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바꿔말해 우주의 대법칙은 ‘인과응보’의 업이라고 갈파하신 것이다.
‘업사상’을 알면 불교를 깨달았다고 할 수 있다.업에는 두가지가 있다. 선업과 악업이다.
선업의 대표적인 것은 부처님처럼 다생겁래로 수행정진하시어 중생을 제도하시겠다는 대서원의 인(因)즉 선업(善業)이 있고, 윤회전생속에 지옥고를 받는 악업이 있다.
이 모든 업은 누가 짓는가?
우리 자신의 마음이 짓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 즉 심전(心田)을 요즘표현으로 잠재의식이라고 하자. 우리가 전생에서부터 마음이 지은 모든 업이 자신의 잠재의식에 입력되어 조만간 현실화 되는 것이다. 잠재의식의 기억용량은 요즘의 컴푸터의 어느 기억용량체 보다 비견할 수 없고 상상할 수조차 할 수 없으리만큼 대용량으로써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지은 모든 행위의 업, 상상의 업이 그대로 입력되어 작용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중생들의 부귀영화와 수명의 요수장단(夭壽長短)과 길흉화복(吉凶禍福) 유병무병(有病無病) 등 일체가 중생 개개인의 마음의 조화로써 자작자수(自作自受업)의 업을 지어 일희일비(一喜一悲)속에 수고(受苦)한다는 것을 깨달으신 것이다.
죄송한 예이지만, 기독교의 예수님이 33세의 젊은 나이에 십자가형을 당해 주검을 당하는 것도 예수님의 아버지요,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전지전능의 힘으로써 천지창조를 했다는 이스라엘 민족의 신(神)인‘여호와’가 시킨 것이 아니라 예수님 자신의 전생의 업이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전생은 무엇인가?
일분전, 일초전도 전생사이다.
예수님은 처형되기 전날, ‘겟세마네’ 동산에 올라 밤 새워 하늘을 우러러 두 손을 맞잡고 울며울며 ‘여호와’께 시시각각 닥쳐오는 ‘주검의 잔’을 피하게 해달라고 간구하였지만, 여호와는 소위 독생자의 기도를 들어 주었든가?
예수님은 가시면류관으로 선혈이 흐르고, 손과 발에 못이 박히고, 날카로운 창이 엽구리에 박혀 죽어가서야 비로서 여호와를 향한 눈물의 간구를 중단하고, 아버지 여호와를 원망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주검이 여호아의 뜻이라면 달게 받겠다고 마침내 고개를 떨구어 죽어갔지 않은가.
우리 불교인이라면 울며불며 간구하지 않고, 자신의 업을 성찰하여 닥치는 주검의 잔에 지혜롭게 대처하였을 것이다. 불교인들이 기독교의 전도공세에도 불구하고 쉬 동화되지 않은 이유중의 하나가 업사상을 믿기 때문이다.
년전에 어떤 여신도가 나를 찾아와 부처님을 원망했다. 부처님 전에 적잖게 공양물을 올리고 기도를 드렸는데 별무효과라며 부처님을 원망하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을 듣고 나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여신도의 남편이 도박을 좋아하는데 남편이 도박장에서 횡재수, 요즘말로 ‘대박’을 터뜨려달라고 부처님께 기도를 정성껏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처님의 기호가 없어서인가, 별무효과로써 오히려 거액의 돈만 날렸다고 원망하는 것이었다. 못된 업을 지으면서 부처님께 대박운을 달라고 하니 이 무슨 해괴한 불심인가?
중생의 이해타산은 무섭다. 말세에 이르니 전국에 걸쳐 작은 공양물을 불전에 시주하고 몇 천만배의 이익을 얻고자 기도하는 기복불교가 성행하고 있다. 기복불교는 승려들이 먼저 현세의 불전이익을 챙기고자 비유컨대 계획적으로 북·정고를 쳐대며 기복불교를 권장하고, 이해타산적 기복불교 신앙으로 일부 신도들은 북·장고 소리에 맞춰 정신없이 춤을 추고 있다. 성인의 가르침으로 영혼이 맑아지는속에 스스로 업장소멸의 기도는 등한히 하고 있는 것이다. 기복불교, 부처님을 이용하여 사복을 채우려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단순히 기복불교에만 전념하는 사람은 부처님의 참된 제자가 아니다. 또 하나의 악업을 짓고 있을 뿐이다. 선업을 지으면 저절로 순풍에 돛단 듯이 인생의 배는 순항할 텐데….
업장소멸의 기도는 무엇인가?
자신이 전생에 지어온 죄업에 대한 참회기도이다.
그대, 전생에 알게 모르게 지은 죄업을 불전에 참회기도를 할 때에는 눈물이 폭포수처럼 내리는 통회의 기도를 하시라.
고해 대중이여, 업장소멸의 기도를 해야 한다.
세상에 태어나 불운에 수고하는 고해대중이여,
이제부터라도 이해타산이 앞서는 무조건의 기복불교 보다는 부처님께 무엇보다 우선하여 먼저 자신의 업장소멸의 기도를 올리시라.
전생에 지은 업장이 그대의 출세길을 막고, 병고에 신음하게 하며, 가난의 고통에서 신음하게 하며 요절(夭折)의 슬픔을 만나게 되며, 아름다운 인연의 배필을 만나지 못하는 등 고통에 신음하게 하는 원인자라는 것을 깨달으시라.
그리고 업장소멸의 기도와 함께 선업을 닦으시라.
산사에 가서 고승에게 법어를 구할라치면 언제나 결론은 ‘마음공부’를 잘하라고 권장하고 경책한다. 그 공부의 첫걸음은 업장소멸의 기도이다. 그대, 흑운의 업장만 소멸 된다면, 그대는 소원성취의 대광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나는 보증하는 바이다.
내가 관음경을 여러분에게 소개하는 진실한 속내는 무엇인지 아시는가? 부처님의 성품을 가지신 고해대중 여러분을, 무엇보다 관음경을 통해 업장소멸의 기회로 인도하기 위한 간절한 ‘노파심’이라는 것을, 섬광과 같이 깨달으시라.*
觀音經 4.
若有衆生이 多於淫欲이라도 常念恭敬觀世音菩薩하면 便得離慾하며 若多瞋 하여도 想念恭敬觀世音菩薩하면 便得離瞋하며 若多愚癡하여도 想念恭敬觀世音菩薩하면 便得離癡하리니 無盡意여 觀世音菩薩이 有如是等大威神力하사 多所饒益일새 是故로 衆生이 常應心念하나니라.
【국역】
만약 어떤 중생이 음욕심이 많을지라도 항상 ‘관세음보살’을 공경히 생각하고 부르면 문득 음욕을 여의게 될 것이며, 만약 성내는 마음이 많을지라도 항상 ‘관세음보살’을 공경히 생각하고 부르면 문득 성내는 마음을 여의게 될 것이며, 만약 어리석은 마음이 많을지라도 항상 ‘관세음보살’을 공경히 생각하고 부르면 문득 어리석은 마음을 여의게 될것이니라. 무진의여, ‘관세음보살’이 이와같은 큰 위신력이 있어서 이익되는 바가 많은 것이니 이러한 까닭으로 중생들은 항상 지성으로 관세음보살을 마음속에 생각해야 하느니라.
【이야기】
불경에 의하면, 관세음보살님은 항상 극락세계의 주불인 아미타불(無量壽佛)의 좌보처(左補處)보살로 항상 적정삼매(寂靜三昧)에 계시면서 한걸음도 움직이지 않으시고(不離一步), 시방세계에 두루 모습을 나투시어(刹刹現身) 중생의 고난을 구해주시는 대성인이다. 관세음보살님은 남성과 여성의 성(性)을 초월한 분으로서 중생을 고난에서 구하지만 전해오는 바를 종합해보면 대체적으로 백의를 입고 오른손에는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왼손으로는 중생을 구원하는 감로수가 들어 있다는 정병(淨甁)을 든 천산천하에 유일한 복덕과 지혜를 갖춘 아름다운 여인상으로 많이 나투고 있으니, 이는 관세음보살님은 온 우주의 일체중생의 대자대비한 어머니의 상징인 것이기도 하다.
또 관세음보살님은 인적이 끊긴 외로운 섬(海岸孤絶處)에 있다는 성산(聖山)인 보타낙가산(寶陀洛迦山)의 죽림원(竹林院)에서 상주 하면서, 고난에 처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설흔두가지의 몸을 나투고(三十二應身), 열 네가지 두려움이 없는 위력(十四無畏力)과 네 가지 불가사의한 덕(四不思議德)을 걸림이 없이 받아 쓰기도(受用無碍)하면서, 팔만사천의 빛나는 머리(八萬四千 迦羅首)와 팔만사천의 팔과 손(八萬四千母陀羅臂)에 항마(降魔)와 중생을 구원하기 위한 신기(神器)를 들고, 팔만사천의 청정하고 보배로운 눈(八萬四千淸淨寶目)으로 우주를 통찰하며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대자비로 항마를 위해서는 위신력(或慈或威) 을 보이며 우주에 나타나지 않는 곳이 없이(分形散體) 몸을 나투워 고해중생의 기도소리를 들으시고 감응도교(感應道交)를 이루면 기도중생의 마음속의 구하는 바에 따라서 반드시 낙을 얻게(拔苦與樂) 해주는 대성인이시다.
고해대중이여, 이제부터라도 현세의 짧은 무상한 허욕에서 심기일전하여 마음을 비우고, 영원한 생명을 위하여 대자대비 관세음보살님을 가슴으로 영접할지어다. 그대 가슴에 마음을 비우고 오직 관세음보살님을 영접하면 그대의 가슴에도 관세음보살님의 대자대비심이 충만하게 되고, 그대의 초능력인 잠재의식이 관세음보살님을 의지하여 자가 발전을 일으켜 마침내 관세음보살님과 일체를 이루어, 그대가 지은 업의 윤회의 고통에서 반드시 해탈하여 살아서 마음의 평안과 소원의 성취는 물론이요, 세연이 다해 그대 홀로 저 세상의 먼 길을 외롭게 떠날 때, 반드시 관세음보살의 인도를 받을 것이다.
대자대비하신 구세주 관세음보살님시여
우주의 오직 한 분, 청정법신불의 화신이로다
관세음보살님시여, 업보의 윤회에서 고통받는 고해의 중생을 인도하여 주소서
이교(異敎)에 올바른 정신을 빼앗기고, 탐욕으로 올바른 정신을 빼앗긴 자들의 속안(俗眼)에 관세음보살이 어디 있느냐, 보이지 않는다, 하면서, 불신하는도다
믿음을 부정하는 어리석은 자들은 불신의 업보로서 하루 낮 하룻 밤에 만번 살고 만번 죽어야 하는 (一日一夜 萬生萬死)의 생사윤회의 고통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로다.
그러나 우리를 구원하는 분, 관세음보살을 믿는 중생들은, 어둠속에 대광명을 만나듯 관세음보살님의 위신력으로 살아서나 죽어서나 관세음보살님의 가호로 윤회의 업보가 소멸되어 마침내는 극락세계로 인도받아 영원한 영화속에 살 것이로다.
정업에 고통속에 신음하는 고해대중이시여,
아침에도 관세음보살님께 경배 드리고, 관세음보살님을 생각하며(朝念觀世音菩薩), 저녘에도 관세음보살님께 경배 드리고, 관세음보살님을 생각하는(暮念觀世音菩薩)
바른 신앙을 하시라.
觀音經5.
若有女人이 設欲求男하야 禮拜供養觀世音菩薩하면 便生福德智慧之男하고 設欲求女하면 便生端正有相之女하야 宿植德本이라 衆人愛敬하리니 無盡意여 觀世音菩薩이 有如是力하나니라.
若有衆生이 恭敬禮拜 觀世音菩薩하면 福不唐損하나니 是故로 衆生이 皆應受持 觀世音菩薩名號니라.
無盡意여 若有人이 受持六十二億 恒河沙 菩薩名字하고 復盡形토록 供養 飮食衣服과 臥具醫藥하면 於 汝意云何오 是善男子 善女人의 功德이 多不아
無盡意 言하사대 甚多하나이다. 世尊이시여
佛言 若有人이 受持觀世音菩薩名號하야 乃至一時라도 禮拜供養하면 是二人福德이 正等無異하야 於 百千劫에 不可窮盡이니라. 無盡意여 受持觀世音菩薩名號하면 得 如是無量無邊 福德之利하나니라.
【국역】
“만약 어떠한 여자가 있어서 자식을 구하고자 하여 ‘관세음보살’께 예배하고, 공양하면 큰 복덕이 있고 지혜가 있는 아들을 낳을 것이요, 또한 딸을 구하고자 하여 관세음보살께 예배공양하면 이물이 단정하고 아름다운 딸을 낳을 것이니 자녀 모두가 전생에 복덕을 심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사랑하고 공경할 것이니라. 무진의여, 관세음보살이 이와 같은 힘이 있느니라.
만약 어떠한 중생이라도 관세음보살을 공경하고 예배하면 그 복은 헛되지 않으니 이런 까닭으로 중생은 마땅히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받아 지니고 생각하며 불러야 하느니라.
무진의여 만약 어떠한 사람이 있어서 六十二억 항하사 모래수와 같은 보살의 이름을 부르고 다시 그 목숨이 다 할 때 까지 음식과 의복과 와구(요와 이불 등) 와 의약으로 공양한다면,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 이 선남자 선녀인의 공덕이 많겠느냐, 적겠느냐? ”
무진의가 말씀 올렸다.
“심히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만약 어떠한 사람이 있어서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받아 지니고 생각하며 내지 일시라도 예배공양하면 이 이 두 사람의 복이 꼭 같고 다름이 없어서 저 백천만억겁에 그 복은 다함이 없을 것이다. 무진의여,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받아 가지면 이와 같이 한량없고 끝이 없는 복덕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느니라. ”
【이야기】 신라 말 천성(天成)년간에 정보 최은성(正甫 崔殷誠)이라는 불교신자가 있었다. 그는 늦도록 자식을 얻지 못하여 몹씨 한스러워 하다가 어느날 길에서 한 스님을 만나 자식을 구하려하면 관세음보살님께 기도하라는 법문을 듣고 관음신앙에 첫눈을 떴다.
최은성은 아내와 함께 신라의 서울 서라벌(경주)에 있는 중생사(衆生寺)에 가서 그곳에 모셔져 있는 관세음보살상 앞에 나아가 대를 이를 아들을 점지해 주십사 지성을 다하여 백일기도를 올렸다.
최은성 부부의 간절한 기도는 관세음보살님께 감응도교(感應道交)를 일으켜 기도의 응답이 왔다.
백일기도를 마치는 회향 전날 밤, 최은성 부부는 똑같이 신비한 꿈을 꾸었다. 눈이 부시도록 하얀 옷을 입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백의관세음보살님이 나타나 귀여운 옥동자를 안겨 주는 것이었다. 최은성 부부는 감격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옥동자를 받아 안으며 백의관세음보살님께 감사의 절을 올렸다. 신비한 꿈을 꾼 그날부터 최은성의 아내는 태기가 있었고, 드디어 소원하든 아들을 낳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은성에게 딱한 일이 발생하였으니 아이를 낳은 지 석달이 채 못되어 백제의 견훤(甄萱) 이 대군을 이끌고 서라벌에 쳐 들어왔다. 성안은 난리를 당하여 모든 사람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백제군의 무자비한 창칼을 피하기에 급급하여 제정신이 아니었다.
최은성은 아이를 안고 피난길에 나섰는데, 피난 길에서 아이의 엄마를 잃어 버리고 말았다. 혼자 아이를 안고 적군을 피해 달아나던 최은성은 중생사에 뛰어 들어 어린애를 안고 관세음보살상 앞에 울며 절하면서 이렇게 간원의 말을 하였다.
“대자대비하옵신 관세음보살님, 지금 서라벌은 온통 적군의 무서운 창칼에 의해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피난을 떠나야 하는데 어린 것을 적병의 창칼에 살릴 수 있는 자신이 없습니다. 이 아이는 관세음보살님께서 점지하여 주신 자식이므로 관세음보살님이 살려주실 것 같아 데려 왔사오니 대자대비로 후일 저희 부자가 다시 만날 수 있도록 가호하여 주시옵소서…”
최은성은 울면서 절을 올리고 아이를 강보에 싼채로 관세음보살살상 앞의 불탁(佛卓)속에 넣고는 애통한 심정으로 적군을 피해 피난길에 나섰다.
그 후, 반달이 지난 뒤에 적군은 물러났다. 최은성은 구사일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다행히 살아서 돌아오는데 오직 아이의 생사 여부의 생각 때문에 비통한 심정으로 중생사로 달려왔다. 아아, 아이가 죽었을까, 살았을까. 자꾸 아이가 죽었을 것 같은 생각에 비통한 심정이 되었다.
기적이 일어났다. 관세음보살상이 앉아 있는 불탁 위에서 꿈에도 잊지 못하던 아들이 바둥거리며 건강히 놀고 있지 않는가. 아이는 포동포동 살이 찌고 입에서는 상기도 젖냄새가 물씬 풍겨오기조차 했다.
아아, 관세음보살님….
최은성은 아이를 안고 꿈만 같은 현실에 너무도 감격하여 울음을 터뜨리며 관세음보살상 앞에 무수히 절을 올리며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대자대비하신 관세음보살님, 감사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최은성이 자식을 안고 감격에 흐느낄 때, 홀연히 법당 입구 쪽에 기품 있어 보이는 고운 젊은 부인이 나타나 그 광경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잔잔히 미소지었다.
그녀는 최은성의 아이와 비슷한 아이를 기르는 사대부 집의 부인으로 피난길에 가족이 불뿔히 흩어져 생사를 알 길이 없게 되고 홀로 아이를 안고 중생사 앞을 지나다가 자력에 이끌리듯 관세음보살상 앞에 서게 되었다. 부인은 자신의 아이를 법당 바닥에 놓고 관세음보살상앞에 절을 하면서 기도 하는데 불탁속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부인은 홀로 울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고 안아들고 관세음보살상을 우러렀다.
대자대비한 관세음보살상은 대자대비의 미소속에서 부인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 했다.
"불자여, 내가 적군의 화를 피하게 해 줄터이니 중생사에 머무르면서 아이에게 젖을 주고 돌보아 주어라."
그날의 최은성의 아들의 이름은 최승로(崔承魯)이고, 훗날 벼슬이 정광(正匡)에 까지 올라 나라의 동량이 되었다.
최승로는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관세음보살님의 대자대비한 영험한 기적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라면서 일평생 관음신앙과 함께 고해대중에게 대자대비를 실천하였다고 전한다.
오, 고해중생의 스승이요,
어머니인 대자대비하신 관세음보살님!
저 신라의 최은성의 기도에 응답하여 휼륭한 아들을 주시었고,
아이가 생사의 고난에 처할 때는 아이를 가진 기품있는 부인을 통하여 전능한 대자대비를 보여 주시었나이다.
이 아름다운 기적의 이야기를 천추에 전하나이다.
觀音經 6.
無盡意菩薩이 白佛言하사대,
世尊이시여, 觀世音菩薩이 云何遊此裟婆世界하며 云何而爲衆生하여 說法하며 方便之力은 其事云何입니까.
佛告無盡意하사대,
善男子야 若有國土衆生이 應以佛身으로 得度者는 觀世音菩薩이 卽現佛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 벽支佛身으로 得度者는 卽現 벽支佛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聲聞身으로 得度者는 卽現聲聞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梵王身으로 得度者는 卽現梵王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帝釋身으로 得度者는 卽現帝釋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自在天身으로 得度者는 卽現自在天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大自在天身으로 得度者는 卽現大自在天身으로 而爲說法화며 應以天大將軍身하야 得度者는 卽現天大將軍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毘沙門身으로 得度者는 卽現毘沙門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小王身으로 得度者는 卽現小王身으로 而爲說法하며 應以長者身으로 得度者는 卽現長者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居士身으로 得度者는 卽現居士身하야 而爲說法하며
【국역】
무진의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 부처님이시여, 관세음보살이 어떠한 모습으로 사바세계에 나타나 노니시며 어떠한 내용으로 중생들을 위하여 설법하시며, 그 방편의 힘은 어떠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무진의보살의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하시었다.
“ 선남자야, 만약 국토의 어떠한 중생을―, ‘부처’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 시킬 자이면 관세음보살이 곧 부처의 몸으로 나타내어서 설법하여 주며, ‘벽지불’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 시킬 자이면 곧 벽지불의 몸으로 나타내어서 설법하여 주며, ‘성문’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 시킬 자이면 곧 성문으로 몸으로 나타내어서 설법하여 주며, ‘범왕’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시킬 자이면 곧 범왕의 몸으로 나타내어서 설법하여 주며, ‘제석’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를 시킬 자이면 곧 제석의 몸으로 나타내어서 설법하여 주며, ‘자재천’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를 시킬 자이면 곧 자재천의 몸으로 나타내어서 설법하여 주며, ‘대자재천’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를 시킬 자이면 곧 대자재천의 몸으로 나타내어서 설법하여 주며, ‘천대장군’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를 시킬 자이면 곡 천대장군의 몸으로 나타내어서 설법하여 주며, ‘비사문’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 시킬 자이면 곧 비사문의 몸으로 나타내어서 설법하여 주며, ‘소왕’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를 시킬 자이면 곧 소왕의 몸으로 나타내어서 설법하여 주며, ‘장자’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를 시킬 자이면 장자의 몸으로 나타내어서 설법하여 주며, ‘거사’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를 시킬 자이면 거사의 몸으로 나타내어서 설법하여 주며,
【이야기】
무진의보살이 부처님께 관세음보살이 어떠한 권능으로 사바세계(고해)의 중생을 제도하시느냐고 물으니 부처님은 관세음보살의 전지전능한 힘은 고해중생이 원하는 모습으로 모습을 나타내어 설법을 하여 제도하여 마음의 평안과 업장소멸과 함께 이고득락(離苦得樂)케 한다고 증언하신다.
대자대비한 관세음보살이 중생을 위한 응신(應身)으로 마귀를 항복받고 불법을 보호하면서 불법을 믿는 중생을 수호하는 우주의 수호천사요, 무서운 신장인 집금강신(執金剛身)으로 나타내어 중생을 제도한 고사가 있다.
중국 양(梁)나라 때, 수도승 도융(道融)이 강릉(江陵) 땅을 돌아다니면서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정법을 포교하면서 사신(邪神)을 위하는 음사(陰祠)를 헐고 사신의 우상을 불질러 태우며 미신을 타파하기에 전력을 다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토굴에서 좌선하는데 비몽사몽간에 수많은 잡귀들이 성난 표정과 성난 목소리를 지르면서 떼지어 몰려왔다.
그 중 잡귀의 우두머리인 무시무시한 귀신이 시퍼런 칼을 뽑아들고 단칼에 도융의 목을 칠듯히 덤비면서 도융을 향해 격노하여 꾸짖었다.
“너 이놈, 너는 어찌하여 귀신이 영험이 없다고 주둥이를 놀리고, 우리가 거처하며 대접받는 집들을 없애는 행패를 부리는 것이냐? 괘씸한 네놈을 죽여 우리의 한을 풀겠다!”
칼을 들고 길길히 날뛰는 귀신 우두머리와 귀신 떼거리들을 보고 일순 도융은 더럭 겁이 났으나, 관세음보살님을 생각하면서 좌선자세를 흐뜨리지 않고 가슴에 합장한 채 일심으로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귀신의 우두머리가 시퍼런 칼을 높이 들어 도융의 목을 힘껏 내려 치려는 순간, 이때, 하늘에서 뇌성벽력과 같은 질타가 들려오며 금빛 갑옷을 입은 신장이 금색광명을 내뿜으며 손에는 금강저(金剛杵)를 들고 나타나 잡귀들을 순식간에 때려잡고 도망치는 잡귀들을 향해 주문(呪文)을 외우니 모두 포박되어 잡았다.
금빛 갑옷의 신장은 도융에게 합장하여 예를 표하면서 부처님의 정법을 세상에 널리 반포할 것을 부촉하면서 잡귀들을 잡아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그후로 도융에게는 두 번 다시 잡귀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한다.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은 이와 같아서 고해중생들이 일심으로 기도하면 반드시 응답하여 제도하신다는 것을 확신해야 한다. *
觀音經 7.
應以宰官身으로 得度者는 卽現宰官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婆羅門身으로 得度者는 卽現婆羅門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比丘比丘尼와 優婆塞 優婆夷身으로 得度者는 卽現比丘比丘尼와 優婆塞 優婆夷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長者 居士 宰官 婆羅門婦女身으로 得度者는 卽現婦女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童男童女身으로 得度者는 卽現童男童女身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 天 龍 夜叉 乾달婆 阿修羅 迦樓羅 緊那羅 摩侯羅伽― 人非人等身으로 得度者는 卽皆現之하야 而爲說法하며 應以執金剛身으로 得度者는 卽現執金剛身하야 而爲說法하나니라.
無盡意여, 是觀世音菩薩이 成就如施功德하야 以種種形으로 遊諸國土하사 度脫衆生하나니, 是故로 汝等이 應當一心으로 供養觀世音菩薩하면 是觀世音菩薩이 於怖畏急難之中에 能施無畏라 是故로 此娑婆世界― 皆 號之하여 爲施無畏者라 하나니라.
無盡意菩薩이 白佛言하사대 世尊이시여 我今에 當― 供養觀世音菩薩호리다. 卽解頸衆寶珠瓔珞이 價値百千兩金이라 而以與之하고 作是言호대 仁者여 受此法施 珍寶瓔珞 하소서.
【국역】
‘재관’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 시킬자이면 곧 재관의 몸으로 나타내어 설법하여 주며, ‘바라문’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시킬자이면 곧 바라문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여 주며, ‘비구·비구니’와 ‘우바새·우바이’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시킬 자이면 곧 비구,비구니와 우바새, 우바이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여 주며, ‘장자,·거사·재관·바라문의 부인으로 응하여 제도시킬 자이면 곧 그 모든 부인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여 주며,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인간·인간 아닌·등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시킬 자이면 곧 모두 그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여 주며, ‘집금강신’의 몸으로 응하여 제도시킬 자이면 곧 집금강신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여 주나니라.
무진의여, 관세음보살이 이와 같은 공덕을 성취하여서 여러가지의 형상으로써 모든 국토에 나타나 중생을 제도하고 해탈케 하나니라.
이러한 까닭으로 너희는 마땅히 일심으로 관세음보살께 공양하라. 이 관세음보살 마하살은 두렵고 위급한 때에 두려운 마음이 나지 않게 베플어 주시니라. 이러한 까닭으로 이 시바세계에서는 모두 관세음보살을 두고, 중생에게 두려움이 없게 하여주는 성인이라고 하나니라.”
무진의보살이 부처님의 말씀을 통해 관세음보살의 공덕을 깨닫고 감동하여 부처님께 말씀 올렸다.
“세존이시여, 관세음보살님께 제가 공양을 올리겠나이다.”하고 목에 걸고 있던 값진 보배구슬인 영락을 풀어 내리니 그 값이 백천량의 비싼 것이었다. 무진의보살은 관음보살님께 예를 갖춰 절하면서 이렇게 말씀을 올렸다.
“인자시여, 법으로 보시하오니 저의 영락을 받으시옵소서.”
【이야기】
서라벌의 어두운 하늘에서는 목화송이 같은 함박눈이 소리없이 내리고 있었다. 그 눈길을 사십대 초반의 부부가 머리와 어깨에 수북히 눈을 맞으면서 관음사 일주문을 벗어나 집으로 가고 있었다.
부부는 저녘예불에 참석하여 백일을 기한하고 관세음보살상 앞에서 자식을 점지해주십사 지성으로 기도해왔다. 이 날도 기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남편은 박신(朴信), 부인의 성은 설씨(薛氏)였다. 백일기도도 끝나가는데 아직 관음님은 웬지 감응이 없었다.
“우리의 믿음이 아직 부족해서 딸자식 하나도 점지해 주시지 않는 것일까? ”
박신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눈내리는 하늘을 우러렀다. 남편의 속사정을 아는 설씨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이 전생에 지은 죄업이 무거워 아이를 잉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자책하면서 소리죽여 흐느꼈다.
그들은 서러벌 왕성 밖에서 조그마한 상점인 연꽃집을 경영하고 있었다. 그들은 불교의 독실한 신도로써 다른 장사를 해서 돈을 벌기 보다는 신도들이 사가지고 불전에 바쳐지는 연꽃을 정성껏 만들어 팔아서 근근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눈길을 걸어 집이 가까운 마을 입구 쪽에 이르러 부인이 앞쪽을 가르키면서 말했다.
“ 여보, 저기 눈 속에 묻힌 것이 사람 아녜요? ”
“ 오―, 맞아 사람이 눈속에 빠졌군. 어서 구해드립시다. ”
과연 눈 속에는 사람이 있었다. 칠순이 넘어 뵈는 노파가 눈 구덩이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채 기력이 다해 의식이 몽롱해지는 속에 몸이 식어가고 있었다. 행색으로 보아 노파는 걸인신세였고, 더구나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이었다.
박신 부부는 자비심으로 주저하지 않고 노파를 구하여 등에 업고 집으로 뛰었다. 박신 부부의 극진한 간호로 노파는 의식을 회복했다. 노파는 앞을 못보지만 뜨거운 눈물로 노안을 적시면서 고마워하면서 자신의 신세를 토로했다.
“ 나는 올해로 나이가 일흔 다섯인데, 자식도 없고 친척도 없답니다. 사십에 과부가 되고 오십에 두 눈 마저 안 보이고…. 이렇게 떠돌이로 이 마을로 저 마을로 구걸한답니다.”
노파는 섧게 울음을 터뜨리고는 단정히 앉아 슬픈 음색으로 ‘관음경’을 외웠다.
설씨부인은 슬프면서도 놀라운 마음으로 이렇게 말했다.
“ 저희도 자식이 없답니다. 남의 일 같지가 않군요. 그런데 어쩜 그리도 괸음경을 잘 외우세요? ”
“ 늙으막에 외롭고 슬프면 관음경을 외우는 낙으로 산 답니다. 지금은 관음경을 거꾸로도 외울 수 있는 걸요. 큰 절의 고명한 큰스님도 관음경을 거꾸로는 외우시는 분은 드물걸요.”
박신 부부는 의지할 데 없는 노파를 양어머니로 모시고 살자고 합의하고 노파에게 간청했다.
“ 저희 부부가 할머니를 양어머니로 모셨으면 합니다. 돌아가시면 저희들이 장례도 잘치뤄 드릴께요. 저희와 함께 사시면서 저희에게 관음경을 가르쳐 주세요. ”
그 말을 들은 노파는 또 보이지 않는 눈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고마워했다. 그날부터 노파는 하루 세 끼의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고 따뜻한 방에서 기거할 수 있었다. 밤이면 셋이서 관음경을 외우며 뜻을 새겼다.
삼년이 흘렀다. 어느 봄 날, 노파는 설씨부인을 조용히 방안으로 부르더니 이런 말을 했다.
“ 오랫동안 신세를 졌습니다. 이제 나는 이 집을 떠나갈 까 합니다. ”
설씨부인은 깜짝 놀랐다. 정성이 부족해서 떠나시려는 것이냐고 하면서 더욱 정성을 다할 것을 맹세하면서 떠나시지 말라고 극구 만류했다.
“ 꼭 가야 한다우.”
“혹 어디 가실데가 있나요? ”
“허허허. 있고 말고요.”
“어딘가요, 저희집보다 나은 곳이라면 말리지 않겠습니다만….”
“주인댁 뱃속에 태어나고 싶어요.”
“네? 어머나, 별 농담을 다 하시네요.”
설씨는 남편에게 양어머니의 말을 전했지만, 이상한 농담으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노파는 자기 방에서 관음경을 앞에 놓고 요위에 단정히 좌선자세로 앉아 숨을 거두어 버렸다. 박신 부부는 생전의 약속대로 후히 장례를 치르고 천도까지 해드렸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었다. 노파가 죽고나서 부터 설씨의 몸에 태기가 왔다. 부부는 노파와 연관하여 생각하지 않고 오직 관음님의 감응으로 믿어 감사기도를 드렸다. 드디어 열달만에 천금과 같은 딸을 얻었고, 이름을 향련(香蓮)이라고 지었다.
향련은 커갈수록 보통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천상선녀와 같은 미모와 총기를 보였다. 관음경을 외우는 것은 물론이요, 열살 때 부터는 대장경을 혼자서 읽고 이해했다. 글방의 선생이 놀랐고, 특히 선문답에 있어서는 서라벌에 유명한 대각선사도 쩔쩔 맬 정도였다. 또한 부모님에 대한 효심이 깊어 사람들의 칭송이 자자했다.
어느 날, 길에서 향련이 대각선사를 만났다.
“ 큰스님께 여쭐 말씀이 있습니다. 저한테 일전어(一轉語)가 있어서….”
“말해보아라.”
“법화경에 ‘용녀성도(龍女成道)’이야기에 의하면, 용녀는 8세 때, 부처님께 보주(寶珠)를 바치고 득도하였다는데 저는 지금 열살 나이로서 보주가 없습니다. 그래도 성불할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
대각선사는 내심 진땀을 흘리면서 퉁명스럽게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것을 물으려면 선방으로 오너라.”
“승속(僧俗), 산천이 불법의 도량이 아닌 곳이 없사오니 제 질문에 어서 대답해주세요.”
대답을 못하고 어물어물하는 대각선사를 본 향련은 날카롭게 할(喝)을 하고 대각선사가 수하고 있는 가사를 끌어내리려고 했다.
향련이 나이 열 여섯 때 사월 초팔일이었다.
절에 올라가니 승려 하나가 오직 등을 팔 욕심으로 오는 신도들에게 친절하게 하지 않고 시주만 청하고 있었다. 향련은 등을 팔려는 승려에게 다가가 진지하게 질문했다.
“ 스님, 이 절에 장식한 무수한 등에서 어떤 등이 제일 밝나요? ”
“ 불전에 걸어 논 비싸고 큰 등이 제일 밝지.”
“불등(佛燈)은 많은데 심등(心燈)은 어디 있나요? ”
“ 글쎄…?”
"그것도 모르면서 등만 팔려구 해요?"
향련은 빙긋 웃으며 그 승려의 머리를 마치 장군죽비로 경책하듯 주먹으로 두 대 내려 갈겼다.
“아얏! 이 아가씨가 왜 이래? ”
승려는 뜻밖의 봉변에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하며 씩씩 거리는데 이를 지켜본 대각선사는 파안대소할 뿐이었다.
향련의 나이 열일곱이 되든 해 양친은 속세의 인연이 다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여 세상을 떠나갔다. 향련은 깊은 슬픔속에 정성들여 장례를 치루고, 양친의 극락왕생을 위해 부처님전에 지성으로 천도의 기도를 드렸다.
선녀처럼 아름다운 향련에게 지체높은 집에서 혼담이 무수히 들어왔다.
향련은 웬지 결혼에 뜻이 없어 보였다.
어느 화창한 봄 날, 향련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자신의 방안에서 괸음경을 앞에 놓고 단정히 좌선자세로 숨을 거두어 버렸다. 향련의 치마폭에는 사행(四行)의 사세(辭世)의 시문이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나는 본래 속세 떠난 임천(林泉)의 벗이었는데,
인연 따라 홍진(紅塵)을 밟았네.
이제 속세에 더 깊이 빠지지 않기 위하여,
십일면 관음보살님께 돌아가려네.
향련의 시신은 대각선사가 애도하며 정중히 거두워 화장에 붙였다. 불이 활활 타오르자 한 줄기 서광(瑞光)이 하늘을 찌를듯 하더니 그 서광은 관음사 쪽으로 사라졌다. 향련의 몸에서는 오색의 사리가 무수히 쏟아졌다. *
觀音經 8.
時에 觀世音菩薩이 不肯受之어늘 無盡意― 復白觀世音菩薩言하사대 仁者는 愍我等故로 受此瓔珞하소서 爾時에 佛告觀世音菩薩言하사대 當然此無盡意菩薩과 及四衆 天, 龍, 夜叉, 乾達婆, 阿修羅, 迦樓羅, 緊那羅, 摩 羅伽 人非人等故로 受是瓔珞하라. 卽時에 觀世音菩薩이 愍諸四衆과 及於 天 龍 人非人等하여 受其瓔珞하야 分作二分하여 一分은 奉釋迦牟尼佛하고 一分은 奉多寶佛塔하니라. 無盡意여 觀世音菩薩이 有如是自在神力하여 遊於娑婆世界하나니라. 爾時에 無盡意菩薩이 以偈로 問曰하대
世尊妙相具하시니 我今重問彼하옵나니,
佛子何因緣으로 名爲觀世音菩薩이옵니까.
具足妙相尊이 偈答無盡意 하사대
汝聽觀音行의 善應諸方所할지어다
弘誓深如海하여 歷劫不思議하며
侍多千億佛하여 發大淸淨願하니
我爲汝略說하노니 問名커나 及見身하여 心念不空過하면 能滅諸有苦하리라.
【국역】
그 때에 관세음보살이 기꺼히 받지 아니하니 무진의보살이 다시 관세음보살에게 말하되,
“ 인자는 우리들을 불쌍히 여기사 이 영락을 받으소서. ”
그 때에 부처님께서도 관세음보살에게
“ 마땅히 무진의보살과 사부대중, 천,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긴나라, 마후라가, 인·비인 등을 불쌍히 여겨 이 영락을 받으라.”고 말씀하시니, 관세음보살이 모든 사중과 천, 용, 인, 인비인 등을 불쌍히 여기사 그 영락을 받아서 두 갈래로 나누어 일부는 석가모니불 부처님께 올리고, 일부는 다보여래탑에 올렸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 무진의여, 관세음보살이 이와같이 자재신력이 있어 사파세계에 노닐어 행하나니라.”
그 때에 무진의보살이 게송으로써 부처님께 물어왔다.
“ 묘상이 구족하신 세존이시여, 이제 다시 관세음보살에 대해 묻사옵니다. 불자가 어떤 인연으로 이름을 관세음보살이라고 하시나이까? ”
묘상이 구족하신 부처님께서 무진의보살에게 게송으로 답 하시었다.
“ 관세음보살의 거룩한 덕행이 곳곳에 나타남을 네가 들으라. 큰 서원 바다같이 깊고 부사의겁 오래 살아오며 천만억 부처님을 믿고 섬기어 크고 맑은 원력 세웠도다. 너희가 알기 쉽게 설하리니 관세음보살 명호라도 듣거나 친견하거나 마음에 섬기어 지성을 다하면, 능히 너희의 모든 고통을 멸해 줄 것이로다. ”
【이야기】
전북 익산에 ‘소금장수 명당’이라는 곳이 있다.
무덤 뒤에는 작은 산이 있어 북풍을 막아주고 30미터도 채 안되는 앞에는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시냇가 같은 농수로가 있다. 지금은 제법 큰 무덤과 조경사업을 잘해서 눈에 잘 띄지만, 처음에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임자없는 흙무더기나 진배 없었다.
처음, 초라한 그 무덤을 두고 암자의 어느 스님은 말하기를,
"이 무덤은 지금은 초라하지만, 장차 죽은 이의 자식대에 자손창성과 재물이 불같이 일어나는 발복의 터인 명당이다."
라고 찬탄하였다.
발없는 말 천리간다는 속담처럼 이 소문은 순식간에 인구에 회자되었다. 그러나 오가는 행인들은 초라한 무덤속에 잠들어 있는 사람이 가족조차 없는 듯 찾아오는 자손이 없고, 또 10여년이 흘러도 변화없이 여전히 초라한 무덤을 보고 승려가 거짓말을 했다며 코웃음을 쳤다.
해방 전, 익산의 춘포면 쪽의 마을들에 지게에다 무거운 소금 가마니를 얹어 질머지고 가가호호 찾아 다니며 “ 소금사시요, 소금! ”하고 외치며 소금을 파는 60대 초반의 노인이 있었다.
노인은 천성이 마음이 착했지만 워낙 가난하여 식구들의 호구지책이 어려워 생계수단으로 지게에 소금가마니를 질머지고 먼 시골길을 터벅터벅 걸어 소금장사의 길에 나서곤 하였다. 노인은 전생에 복을 지은 것이 없어서인가, 가난속에서 고통스러웠지만 장사를 마치고 움막집인 자신의 집으로 귀가하면 언제나 밝게 웃으며 고대하는 아내와 두 아들을 얼싸 안고 기뻐하였다.
그리고 사위가 적요한 밤이 되면 노인과 아내는 작은 상에 청수물을 떠 놓고 나직한 음성으로 합창하여 ‘ 관세음보살’명호를 반복해서 부르는 정근을 하는 기도시간을 가지며 이렇게 발원했다.
"대자대비하옵신 관세음보살님, 저희는 이제 늙어서 소원이 없습니다. 그저 자식들 대에서는 가난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십시요."
노인은 관음경에 적혀 있는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노인이 마지막으로 소금장사를 하기 위해 집을 떠나는 그날은 전날밤 부터 눈이 많이 내려서 쌓인 눈은 발목까지 푹푹 빠질 지경이었다. 워낙 가난했기에 노인은 만류하는 아내와 자식을 뒤로하고 허기진 배로 무거운 소금지게를 지고 집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 노인은 허기진 배를 안고 눈길에 이 마을 저 마을 애타게 소금사려! 를 외쳤지만 사람들은 추위에 내다보지도 않았다. 허기진 배, 혹한의 날씨, 걸음조차 자유롭게 옮길 수 없이 빠져드는 눈 길…. 노인은 기진맥진의 상태가 찾아왔다.
노인은 탈진하여 시야가 흐려져왔고 도저히 더이상 걸음을 옮길 수가 없을 정도로 비틀거렸다. 노인은 어딘가에 소금지게를 받치고 쉬고 싶었다. 노인은 외진 산길을 힘겹게 걸으며 쉴곳을 찾아 두리번 거리던 노인의 시야에 유독 눈이 녹은 잔디밭이 보였다. 노인은 눈녹은 잔디밭에 지게를 받치고 지게 밑에 쪼구리고 앉아 양 무릎 사이로 두 손을 넣고 얼굴을 파묻다시피 하고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노인은 비몽사몽간에 고래등같은 기와집의 크고 따뜻한 방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맛있는 요리상을 마주하여 즐겁게 식사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식사를 마치고 노인은 아내와 함께 합창하여 관음보살의 명호를 부르기 시작했다. 관세음보살이 노인앞에 나타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노인의 의식이 흐려져 가는 가운데 하늘에서는 눈이 그치지 않고 내렸다.
눈속에 묻힌 노인의 시체는 눈이 녹아서야 행인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행인들은 노인의 시체를 두고 어디서 온 노인인지, 누구인지, 주소 성명을 알 수 없기에 사람들은 딱한 얼굴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때마침 근처의 암자에서 사는 스님 한분이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꿈꾸둣 표정으로 얼어있는 소금장사를 위해 스님은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독경을 하고는 마을 사람들에게 소금장사의 시신을 죽어있는 그곳에 묻어 주도록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엄동설한에 눈이 녹아있는 그 자리는 명당입니다.장차 10년 안밖에 성공한 자식들이 아버지를 찾아올 것입니다."
이어서 스님은 말했다.
“ 명당은 아무나 들어가지 못한답니다. 돈과 권력으로도 안되지요. 살아생전에 음덕을 많이 쌓아야 죽어 명당에서 쉴 수 있는 것입니다. 소금장수 노인은 평소 음덕을 많이 쌓은 분임에 틀림없습니다. ”
과연 그 스님의 예언대로 10여년 후 아들들은 모두 성공하여 어머니와 함께 실종되어 버린 아버지를 찾아 나섰다. 마을마다 소금지게를 지고 장사하던 그 노인의 모습을 이야기 하며 수소문의 길을 나선 것이다. 마침내 소금장수 노인의 가족은 무덤을 찾을 수가 있었다.
노인의 아내와 아들들은 아버지의 유골을 고향으로 이장하려고 하였으나 스님의 말을 듣고 이장하지 않고 초라한 무덤을 크고 보기좋게 조성했다. 그 후, 소금장수의 후손들은 발복하여 명망있는 부자가 되었다.
그 후, 명망있는 풍수지리학자들은 물론이요, 일반사람 까지 유명한 소금장수 명당을 보기 위해 줄을 이었다.
노인의 기도는 자신의 대에 전생의 나쁜 정업인 빈천보(貧賤報)를 소멸하고, 자식대에 발복하는 행운을 성취한 것이다. *
觀音經 9.
假使興害意야 推落大火坑이라도 念彼觀音力하면 火坑變成池하며
或漂流巨海하야 龍魚諸鬼難이라도 念彼觀音力하면 波浪不能沒하며
或在須彌峰하여 爲人所推墮라도 念彼觀音力하면 如日虛空住하며
或被惡人逐하야 墮落金剛山이라도 念彼觀音力하면 不能損一毛하며
或値怨賊饒하야 各執刀加害라도 念彼觀音力하면 咸卽起慈心하며
或遭王難苦하야 臨刑欲壽終이라도 念彼觀音力하면 刀尋段段壞하며
或囚禁枷쇄하야 手足被杻械라도 念彼觀音力하면 釋然得解脫하리라
呪詛諸毒藥으로 所欲害身者라도 念彼觀音力하면 還着於本人하며
或遇惡羅刹과 毒龍諸鬼等이라도 念彼觀音力하면 時悉不敢害하며
若惡獸繞하여 利牙爪可怖라도 念彼觀音力하면 疾走無邊方하며
완蛇及복갈이 氣毒煙火燃하여도 念彼觀音力하면 尋聲自廻去하며
雲雷鼓 電하고 降雹澍大雨라도 念彼觀音力하면 應時得消散하며
衆生被困厄하여 無量苦逼身이라도 觀音妙智力이 能救世間苦하며
具足神通力하고 廣修智方便하야 時方諸國土에 無刹不現身하며
種種諸惡趣와 地獄鬼畜生의 生老病死苦를 以漸悉令滅하나니라.
【국역】혹은 어떤 사람이 해치고자 하여 큰 불구덩이에 떠밀어 떨어진다 하여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일심으로 생각하면 불구덩이가 문득 연못으로 변할 것이며, 혹은 바다에서 표류할 때 용이며 고기떼와 모든 귀신의 난이 있을 지라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간절히 일심으로 물결도 잔잔할사 되살아 날 것이며,
혹은 천만길 높은 산봉우리에 있을 때 웬 사람이 별안간 벼랑으로 떠밀더라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일심으로 생각하면 햇빛 같이 허공으로 살풋이 날아 내릴 것이며,
혹은 악인에게 쫓긴 바 되어 놀란결에 험한 골짜기에 떨어질 때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일심으로 생각하면 털끗 하나 절대로 다치지 않을 것이며,
혹은 원수나 도적떼들이 제각기 칼을 잡고 해치고자 하여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일심으로 생각하면 상대가 도리어 자비심을 일으킬 것이며,
혹은 억울하게 왕에게 죄를 받아 형장에 끌려가 칼을 받아 목숨이 끝나는 때라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일심으로 생각하면 칼이 조각조각 나버리며,
혹은 나무 칼에 갇히고, 수족에 ‘차꼬’(수갑과 족쇄)를 채워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일심으로 생각하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혹은 주술과 독약으로써 해치고자 하는 자가 있어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일심으로 생각하면 도리어 그 해독이 해치고자 하는 자에게 돌아가며,
혹은 악한 나찰과 독룡과 귀신떼를 만날 지라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일심으로 생각하면, 때를 알고 감히 해치지 못할 것이며,
만약 사나운 맹수들이 에워싸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으로 공포를 주어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일심으로 생각하면 저 변방으로 달아나 없어질 것이며,
살모사와 독사며 쏘는 독충들이 불꽃같은 독기를 뿜고 덤벼들지라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일심으로 생각하면 스스로 돌이켜 사라질 것이며,
뇌성벽력 우르릉 번개가 치고 우박이며 큰 비가 쏟아질 때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일심으로 생각하면 이내 하늘은 맑게 개일 것이며,
중생이 곤액을 당해 한량없는 고통이 뼈에 사무친다 하여도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일심으로 생각하면 관세음보살의 미묘한 지혜의 힘이 능히 이 세상 모든 고통에서 구해줄 것이며,
신통력 구족할사 관세음보살, 지혜와 갖은 방편 널리 닦아 시방의 모든 국토에 아니 나투는 곳이 없으며,
여러가지 육취 중생들 지옥이며 아귀와 축생들까지 낳고, 늙고, 병들고, 죽는 윤회의 고통을 차츰차츰 없애주리라.
【이야기】중국의 고승 자은법사전(慈恩法師傳)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자은법사가 홀로 옥문관(玉門關)을 거쳐 사막을 지나는 길에 우연히 호인(胡人) 석반타(石盤陀)라는 장년의 사내와 만나 동행하는데 날이 저물고 말았다.
두 사람은 인가 없는 사막에 별도리 없이 잠을 자게 되어 잠자리를 마련하고 잠을 청하였다. 자은법사가 마악 잠이 들려는데 돌연 옆에서 자는 척 하던 석반타가 서릿발같은 비수를 뽑아들고 강도로 돌변하여 죽일듯이 자은법사에게 덤벼들었다.
석반타는 비수를 자은법사의 목에 겨누고 큰소리로 협박하였다.
“꼼짝마라! 네 놈을 저 세상에 보내주고 네 물건을 수입 잡으련다!”
자은스님은 깜짝 놀랐고 믿을 수가 없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과 같이 그토록 사람좋아 보이는 사내가 돌연 악귀로 돌변한 것이다.
자은법사는 경황중에 애원했다.
"내 지니고 있는 물건은 모두 가지시요. 그러나, 목숨만은 빼앗지 말아주시오."
"수도승이 죽는 것이 겁이 나느냐?"
"아니요. 아직 도를 깨닫지 못해서 억울해서입니다."
"안돼! 나는 내얼굴을 본 놈은 지금까지 한 놈도 살려 준적이 없어!"
"그러면, 내가 기도하는 도중에 목을 쳐 죽여 주시오. 이 부탁도 못들어 주겠오?"
"그거야 어렵지 않지. 어서 기도해라."
자은법사는 어렵게 인간으로 태어나서 더더욱 어렵게 출가승려가 되었지만, 무엇보다 부처님의 진리를 확철대오 하지 못하고 도적의 칼에 죽는 것이 진심으로 슬펐지만, 마음을 다잡고 옷깃읋 정제하여 엄숙히 좌정하여 가슴에 합장하고는 고성으로 '나무관세음보살'을 부르는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석반타는 칼을 뽑아들고 악귀처럼 기다렸다.
자은법사는 도를 깨닫지 못히고 비명에 죽는다는 것이 억울하여 뜨거운 눈물로 양볼을 적시면서 소리쳐 '관세음보살'을 부르기 시작했다. 석반타는 칼을 들고 목을 치려고 일어서 자은법사의 등 뒤에 섰다. 칼을 높이 쳐들었다.
그 때 석반타의 마음에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도적이 되어 사람의 목숨을 파리처럼 죽여온 석반타에게는 있을 수 없는 양심의 소리가 가슴에서 소용돌이쳐 올라온 것이다. 석반타는 갑자기 칼을 든 손은 물론이요, 사지 전체에 어떤 신비한 힘에 의해 힘이 쑤욱 빠지는 것을 느꼈다. 석반타의 몸은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석반타는 생전처음 신비한 힘에 대한 공포를 절감하고서는 무섭게 자은법사를 노려보더니 내뱉듯이,
“직업을 바꿔야 하겠어.”
라고 말하고는 어두운 사막속으로 도망쳐 버렸다.
자은법사는 석반타가 사라진 어두운 사막을 바라보면서 곧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이 응답하였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자은법사는 그날로 부터 더욱 깊은 관음신앙속에 수행정진하여 마침내 부처님의 진리를 확철대오 하였다. 자은법사는 그 후로도 고난에 처할 때마다 관세음보살의 영험한 가호를 체험할 수 있었고, 자신이 열반에 들 때 까지 세상사람들에게 관음신앙을 권하였다고 한다.
觀音經10.
眞觀淸淨觀하며 廣大智慧觀하며 悲觀及慈觀하나니 常願常瞻仰해야 하나니
無垢淸淨光이며 慧日破諸暗이라 能伏災風火하고 普明照世間이니라
悲體戒雷震과 慈意妙大雲으로 澍甘露法雨하야 滅除煩惱염하며
爭訟經官處와 怖畏軍陳中이라도 念彼觀音力하면 衆怨退散하며
妙音觀世音과 梵音海潮音이 勝彼觀音이니 是故須常念하라
念念勿生疑하라 觀世音淨聖이 於苦惱死厄에 能爲作依호니라
具一切功德하사 慈眼視衆生하며 福聚海無量일새 是故應頂禮니라
爾時에 持地菩薩이 卽從座起하야 前白佛言하사대 世尊하 若有衆生이 聞是觀世音菩薩普門品自在之業과 普門示現神通力者는 當知是人은 功德이 不少니다. 佛說是普門品時에 衆中八萬四千衆生이 皆發無等等阿 多羅三 三普提心하나니라.
(妙法蓮華經觀世音菩薩普門品) 終.
【국역】참다운 관찰자이며 맑은 관찰, 크고도 넓은 지혜의 관찰, 가없는 관찰자이며 자비의 관찰을 하나니 항상 우러러 염원해야 하나니라.
티끌없이 맑은 광명, 지혜의 햋빛으로 어둠을 깨부수고, 불과 바람의 재앙도 항복 받아서 널리 세간을 밝게 비추나니라.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 우뢰와 같고, 자비를 베푸는 마음 구름과 같이 일어나 시원한 감로수법과 같은 비를 뿌려 불꽃같은 번뇌를 식혀 주리라.
송사와 다툼으로 관청갈 때나 목숨을 걸고 나선 전쟁터라도 관세음보살 위신력을 간절히 생각함으로써 허다한 원수들도 물러나 사라지리라.
중생구제를 위한 설법으로 관세음보살의 자재한 묘음인 범음과 해조음은 세간 어느 음성보다 뛰어나나니 항상 거룩히 생각하여라.
고해중생이여, 생각생각 의심하지 말지어다. 거룩한 관세음보살은 중생이 번뇌속에 죽을 액운에 능히 의지되어 구원해 줄 것이니,
일체공덕 구족하고 대자비로 중생을 살피사 바다같은 복덕이 한량이 없나니 이러한 고로 마땅히 고해중생은 예를 갖춰 관세음보살을 향하여 귀의하고 믿어야 하나니라.
그 때에 ‘지지보살’이 환희심으로 대중을 대표하여 자리에서 일어나서 부처님께 말씀 올렸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떠한 중생이 이 ‘관세음보살보문품’을 통해서 관세음보살이 자재한 위신력으로 시방세계에 보문으로 시현하시어 고해중생을 구원해주신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이 사람의 공덕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 이 보문품을 설하실 때에 인간을 위시하여 사람 아닌 중생까지 포함하여 팔만사천의 중생이 모두 무등등의 ‘야녹다라삼막삼보리심’을 발하였다.
【이야기】- 도천수대비가(禱千手大悲歌)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신라의 향가 가운데 도천수대비가를 조금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관음전에 비옵나니, 천수(千手), 천안(天眼)의 그 중 한 눈, 눈 먼 저에게 주옵소서. 아아, 저에게 주옵시면 자비 더욱 크오리다.’
향가를 통해서 앞을 보지 못하는 중생이 슬픔속에 관음보살님께 간절히 기도드리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만산에 진달래꽃이 흐드러지게 피우는 화창한 봄 날. 산새소리 가득한 강진 무위사에 중년의 남자가 찾아왔다.
필자는 그때 무위사 큰법당인 극락보전 앞에 있는 고목나무 밑에 놓여 있는 깨어진 멧돌 위에 정좌하여 명상에 잠겨 있었다.
남자는 필자에게 정중히 합장 인사를 하고는 어눌한 음성으로 무위사에 관세음보살님의 국보 벽화가 봉안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불원천리 찾아왔으며 관음기도를 지성껏 모셔보고 싶노라고 허락을 구해왔다.
그는 슬픈 얼굴로서 후리후리한 키에 회색 양복을 입었고 한 손에는 낡은 트렁크를 힘겹게 들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으나 필자는 이내 그의 설명을 듣고 속사정을 알았다. 그는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그는 경북 포항 사람으로 그동안 자그마한 개인 사업을 하며 일개미처럼 열심이 일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 왔다. 갑자기 두 눈이 어두워 오더니 마침내 눈 뜬 장님이 되다시피 되고 말았다.
“아, 내가 앞을 못 보게 되다니….”
그는 나날이 잃어가는 시력을 회복하기 위해 발악하듯 몸부림을 치며 유명하다는 병원은 성지순례하듯 찾았다. 병원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절망에 빠져 울고 있는 그에게 누군가 마지막으로 신불(神佛)께 기도할 것을 권했다. 그래서 그는 무위사를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의 이름은 오정수(吳定洙). 필자는 오정수씨의 딱한 이야기를 듣고 무위사에서 기도할 것을 흔쾌히 허락하였다.
오정수는 각오의 뜻으로 삭도로 머리칼을 밀어 버렸다. 그리고 극락보전안에 있는 후불벽화인 수월백의관음벽화 앞에서 촛불과 향화를 받들면서 백일을 기한하고 천념 염주를 헤아리며 지성으로 관음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오정수의 간절한 기도소리는 무위사의 적막한 도량을 넘쳐 흘렀다.
죽기를 한하고 지성으로 기도하던 오정수는 백일기도가 끝나가는 즈음에 놀랍게도 두 눈이 밝아졌다고 부르짖었다.
“기적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이제 확신합니다.”
백일기도를 회향하고 오정수는 다시 트렁크를 들고 필자 앞에 섰다. 눈이 웬만하니 걱정하며 고대하는 처자에게 달려가고 싶고, 사회에 나가서 돈을 벌어 가장의 책무를 다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작별하는 즈음에 오정수는 호주머니에서 돈봉투를 꺼내 그동안 산사에서 체류하게 해준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부족한 돈이지만 시주금으로 받아달라고 간청하며 필자의 손에 억지로 쥐어 주었다. 필자는 다시 그 돈을 돌려주며
“우리 인연 있어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라고 했을 뿐이었다.
필자는 멀어져가는 버스 차창을 통해 오정수씨의 흔드는 손을 답례하여 마주 손을 흔들면서 내내 앞서의 신라의 향가를 떠올렸다.
― 무릎꿇고 두 손 모아 관음전에 비옵나니, 천수,천안 그 중 한 눈, 눈 먼 저에게 주옵소서. 아아, 저에게 주옵시면 자비 더욱 크오리다.
무위사 수월백의관음보살님이 김정수씨의 간절한 기도에 응답하신 것이다.
“전생의 정업으로 고통속에 신음하는 고해대중이여, 우주의 오직 한 분 법신불의 화신인 관세음보살님을 권장하니, 즐거우나 슬프나 괴로우나 믿고 의지하며 간절한 기도로써 희망과 용기를 얻으시라. 우리 모두 세연이 다하면 외로운 영혼이 되어 먼 윤회의 길을 떠나게 되니 오직 관세음보살님을 의지하시라. 오직 그분만이 우리의 외로운 영혼을 구원해주신다는 것을 확철대오하고, 확신하시라.
고해대중이여,
다생겁래의 악업의 정업을 소멸하려면, 관음경을 낭송하면서 관세음보살님께 귀의하시라!! *
〈묘법연화경 관세음보살 보문품〉 종(終)
관세음보살을 생각하는 관 (관무량수경에서)
부처님은 아난과 위제희에게 말씀하셨다.
"무량수 부처님을 분명하게 본 다음에는 관세음보살을 생각하라.
이 보살의 키는 팔십만억 나유타 유순이고 , 몸은 붉은 금빛이며,
두상(頭上)은 솟았고, 목에는 원광이 있는데 지름이 백천 유순이다.
그 원광 속에는 오백 화신불이 계시는데 나와 같고, 화신불마다
오백 화신보살들이 수없는 천인(天人)들을 시자로 거느리고 있다.
온몸에서 발하는 광채 속에는 지옥·마귀·축생·인간·천인 등
오도(五道) 중생의 온갖 모양이 나타나 있다. 머리 위에는 여의주로 된 천관이 있고,
그천관 속에는 한 분의 화신불이 서 계시는데, 높이는 이십 오 유순이다.
관세음보살의 얼굴은 잠부강에서 나는 황금빛 같고, 미간의 백호에는
칠보 빛이 있어 팔만 사천 가지 광명을 발한다.
광명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백천 화신불이 있는데,
그 화신불들은 무수한 보살들을 시자로 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자재로 변화하여 시방세계에 가득한 것이 마처 붉은 연꽃과 같다.
팔십억 광명으로 영락(瓔珞)이 되고, 그 영락 속에는 온갖 불가사의한 일이 나타나 있다.
손바닥은 오백억 연꽃 빛을 띠고, 손가락 끝마다 팔만 사천 금이 이빨 같으며,
낱낱 금에는 팔만 사천 빛깔이 있고, 빛깔마다 팔만 사천 광채가 있는데
그 광채는 부드러워 온갖 것을 비추고 있다.
이와 같이 보배로운 손으로 중생들을 이끌어 준다.
발을 들 때에는 발바닥에 있는 천폭륜상(千輻輪相)이 저절로 오백억 광명대로 화현하고,
발을 디디면 그것은 금강마니화로 변해 여러 곳에 흩어져 가득하게 찬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잘생긴 상과 좋은 모양이 갖추어져 부처님과 다르지 않다.
다만 두상의 솟은 것과 그 위에 볼 수 없는 정상(頂相)만이 부처님에게 미치지 못 한다.
이것이 관세음보살의 진실한 색신상(色身相)을 생각하는 열째 관이다."
부처님은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관세음보살을 보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와 같은 관을 해야 한다.
이 관을 하는 사람은 여러 가지 재앙을 만나지 않고, 온갖 업장을 깨끗이 소멸하여
우량 겁의 생사 중죄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이러만 보살의 이름만 들어도 한량없는 복을 얻을 것인데,
하물며 그 모습을 똑똑히 관하는 데에 있어서랴. 관세음보살을 관하고자 하는 이는
먼저 머리 위의 솟은 데[肉醬]를 관한 다음 천관(天冠)을 관하고,
이 밖에 여러 가지 상호도 차례차례 관하되
그 영상을 손바닥을 들여다 보듯 분명하게 할 것이다.
이렇게 관하는 것을 바른 관이라 하고, 이 밖에 달리 관하는 것은 잘못된 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