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기맥 05 구간
도갑사 → 밤재
2013년 07월 28일
▶ 가는 길과 거리
도갑사 → 도갑재 → 386봉 → 주지봉 갈림길 → 묵동재 → 월
각산 → 383봉 → 밤재
▶ 산행거리 : 도상거리 10.0Km
산행시간 : 5시간 25분
▶ 장소 : 도갑사 → 밤재(전남 영암, 강진)
▶ 동행 및 날씨 : 대구백운회 11명(맑고 무더운 날)
▶ 일정 및 시간
집 출(05:10) → 성서 출(05:40) →
함안휴게소(06:45 조식) → 보성녹차휴게소(08:20) →
도갑사(09:50 산행시작) → 도갑재(11:10 기맥접속) →
386봉 (10:50) → 주지봉 갈림길(11:35) →
전망암(11:50) → 중식(12:05) →
묵동재 (12:50) → 월각산(13:20, 456m) →
383봉(14:00) → 밤재(15:15 산행종료) →
해남군 계곡면 어느 강가(15:50 하산주) → 출(17:55) →
성서 착(21:20)
종주기
삼복 무더위의 절정!!
힘든 산행을 예고한 가운데 백운회의 이동에도 큰 변화가 있었으니, 그동안 안락하게 우리를 모셨던 32인승 대형버스를 뒤로 하고 25인승 작은 버스로 교체되었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인 이유임을 말할 필요도 없다. 25인승 작은 버스는 공간이 좁고 불편한 점도 많지만, 회전반경이 작고 기동력이 우수해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점도 있었다.
오늘 산행에 참가하신 대원은 모두 11명으로 겨우 두 자리 수를 넘겨 그나마 다행스럽다. 애당초 예상으론 두 자리수를 넘기기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대간이후 지금까지 개근을 하셨던 이고문님께서 결석하여 아쉬움이 컸다. 개근의 아름다움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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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45분, 함안휴게소에서 야산님과 조우하고 아침을 먹고 간다. 한번 결석하면 두 달만에 만나게 되는 것이다. 휴게소는 이른 시간이지만 휴가철이라 그런지 많은 인파들이 붐비고 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보성녹차휴게소에 들렀다가 버스는 정확히 도갑사에 도착한다. 하지만 오늘 들머리도 출금지역이어서 버스는 그대로 지난번 하산했던 입구까지 진행하여 사람들을 부린다.
09:50분, 지난 구간 하산했던 개울 입구에 내려 지체없이 산으로 접어든다. 비탐방로로 국공파에게 발각되면 머리 아파지는 것이다. 풀과 잡목은 한달전 보다 훨씬 많이 자라났고, 산행하기는 그만큼 나빠졌다. 선두에 서니 거미줄이 머리와 몸에 쩍쩍 달라붙어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또한 곳곳에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막아 돌고 돌아 약 30분 후 해발 320m 도갑재에 한달만에 다시 올라선다.
도갑재에서 우측으로 기맥을 따르니 지나온 구간보다 길이 잘 나있어 진행속도가 빠르다. 386봉을 지나고 약 30분 후 주지봉 갈림길과 만난다.‘T’자 형의 갈림길에는 양쪽으로 표지기가 달려 있어 주의할 구간이다. 오늘 구간은 갈림길이 특히 많아 표지기와 독도를 잘 해야 한다. 날씨도 엄청 무더운데 알바까지 겹치게 되면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11:50분, 오늘 구간 처음으로 시원한 조망을 제공해주는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가야할 월각산과 성전저수지 그리고 월출산 방향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해가 완전히 나오지 않고 반그림자가 끼어 더위가 덜하다. 전망바위를 내려서서 잠시 진행하다가 점심먹을 자릴 찾으니 그 자리가 쉬이 나타나지 않는다. 바위도 없고 그저 그런 길이 계속되어 어디 앉을 만한 곳이 없는 것이다.
이름없는 능선의 반반한 곳에서 점심상을 편다. 조용하고 소박한 점심을 마치니 왠지 뭐가 부족한 느낌이다. 술도 한잔 없는 백운회의 점심이 이상한 것이다. 어쨌거나 점심을 마치고 다시 진행하니 갈림길이 또 나타나며 뫼봉 갈림길과 만난다. 지도와 표지기를 보면서 확인하며 조심조심 진행한다. 오후가 되면서 해가 완전히 고개를 내밀어 걷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12:50분, 곧 묵동재와 만난다. 아무런 표식이 없으나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묵동재를 지나면서 길은 한동안 서서히 오르막이 이어져 땀을 제대로 한판 흘린뒤, 선두와 후미의 거리가 벌어질 즈음 이정표가 나타나며 월각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회장님은 후미를 기다리고 야산님과 둘이서 월각산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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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분정도 오르막을 오르니‘월각산’이라고 쓰인 표지판이 큼직한 바위뒤에 꽂혀 있는 월각산 정상에 도착한다. 월각산! 오늘 만나는 처음이자 마지막 산으로 아주 귀한 산이다. 월각산 뒤쪽으로는 월출산의 기암괴석이 연봉을 이룬 모습이 실루엣처럼 배경화면으로 걸려 있다. 멋진 풍광이다. 제대로 된 증명사진을 남기고 내려선다.
갈림길에는 일행들이 모두 모여 휴식과 간식을 하고 있는데 오늘 대원중에는 특히 꼬디조님의 따님이 산행에 참가했다. 이미 대간에도 몇 구간을 산행한 경험이 있는 아가씨로 무더위에 얼굴이 발갛게 변해도 불평없이 잘 걷는다. 부녀간의 호흡이 부럽고 아름답다. 무더위에 힘이 들고 물이 달린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계획대로 제안고개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 내 자신부터도 땀을 너무 많이 흘려 몸에 소금끼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몸이 걱정된다. 하지만 아무도 나트륨을 준비하지 않아 먹을 수도 없었다. 이럴 때면 매사 빈틈없이 준비하시던 김고문님이 생각난다. 연세가 높으신 어른이지만 정말 준비하나는 꼼꼼히 하셨는데, 지난해 1대간 9정맥 이후 백운회와의 산행을 접으신 듯하다.
14:00시, 준희님의 표지기가 달려 있는 383봉에 와서 모두들 몸을 부리며 물을 찾으니 물이 떨어진 분들이 벌써 나타난다. 이대로 제안고개까지 진행하기는 무리라고 생각되어 회장님께 밤재에서 끊자고 제의한다. 대원들의 중지를 모아 오늘 산행은 밤재에서 끊기로 합의하고 제안고개 근처에서 하산주를 준비하고 계실 전고문님과 산천재님께 연락한다.
383봉에서 밤재까지 3.4Km를 나서니 그길도 짧은 길이 아니다. 무더위와 물부족이 만나니 만만한 길이 없는 것이다. 잠시 후 대월마을 2.4Km 이정표와 만나면서 오늘의 마지막 이정표가 될 것 같다. 기맥은 이제 대월마을을 버리고 우측을 따른다. 해가 완전히 쨍쨍 얼굴을 내밀어 제대로 된 삼복염천을 실감나게 한다. 밤재야 빨리 나와라! 나와라! 외치며 힘겹게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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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시, 정도에 바위암봉이 시야를 가로 막으며 앞에 나타난다. 별뫼산 암봉이다. 땅끝에서 보기 힘든 우렁찬 기상이 느껴지는 멋진 암봉이다. 이어 우측으로 대나무 울타리 같은 것이 나타나고, 넓은 묘터가 나타나며 밤재가 가까워졌다. 차소리가 반갑게 들리면서 조금 떨어져 주유소가 보이고 노랑병아리 우리 버스가 주유소 앞에 서 있는 것이 시야에 들어온다.
15:15분, 드디어 밤재에 도착하면서 힘들었던 오늘 산행의 짐을 버스에 부린다. 2번 국도가 지나는 밤재에는 주유소가 있고, 반대편으로 성화대학 입간판이 서 있으며 다음 구간은 성화대학 입간판을 보고 찾아갈 일이다. 잠시 후 모든 대원들이 버스에 도착했고 버스는 하산주를 준비하고 있는 곳으로 고고씽!! 고생 끝! 행복시작이다.
이동하는 도중에 제안고개 아치탑이 우릴 반겨주고 버스는 하산주 지점을 찾지 못해 잠시 헤매기도 한다. 너무나 소박한 성전면 소재지에서 생수를 찾았지만 슈퍼나 편의점이 문을 연 곳이 없어 사지 못하고, 하산주 장소에 도착하니 웃통을 벗어젖힌 산천재님이 탕을 끓이기에 여념이 없고, 이웃에는 대가족 일행이 소풍 나와 먹기에 또한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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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를 막아놓은 강물에서 목욕을 하고 나니 정신이 차려진다. 날이 더운 탓인지 물이 미지근하게 느껴진다. 강가에서 잡은 고기로 끓인 어탕국수가 나오고, 다시 삼계탕이 나오니 정신없이 먹기에 여념이 없다. 한참을 먹다가보니 배가 불러오며 정신이 차려진다.
가스불이 약해 주위의 나무를 주워 불을 때서 삶으니 그제사 잘 익은 개다리가 나오는데 이미 여러 음식으로 배가 부른데도 수육은 맛이 있다. 갈비와 다리를 푸짐하게 뜯을 수 있었다. 이래저래 오늘 하산주는 몸보신의 왕중왕이 될 것이다. 이 힘으로 올 여름을 무사히 날 것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준비하신 전고문님과 산천재님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산행후기>
* 폭염산행!
높은 습도와 높은 기온탓에 숨이 턱턱 막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힘들고 목마른 산행이었다. 그래도 그동안 쌓인 산행경험 덕분에 383봉에서 의견을 교환 한 끝에 밤재에서 끊은 것은 아주 훌륭한 결정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