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라 맛집여행-
*간보기
아무리 시골이라 해도 문 앞의 광활한 주차장이 웬말인가 했다. 메밀전에 고개가 끄덕여지고 막국수에 감탄을 하면서 이런 음식을 누가 못알아보겠나, 싶었다. 주차장도 좌석도 오히려 맛에 비해 적은 거 같다.
1. 식당 얼개
상호 : 시골막국수 진천점
주소 : 충북 진천구 문화3길 45(진천읍 신정리 671-1)
전화 : 043) 534-5377
주요음식 : 막국수, 만두, 메밀전, 들깨수제비
2. 맛보기
메밀집이다. 메밀로 된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다. 진천이라는 향토색 나는 고장에 어울리는 음식이다. 우선 막국수, 비빔과 물국수는 맛도 모양도 식감도 흠잡을 데 없었다. 맵지도 짜지도 않은 비빔국수, 너무 달지도 시지도 않은 상큼한 물국수, 여름철 입맛을 제대로 돌아오게 한다.
메밀물막국수 : 이집 간판음식이다. 메뉴판에도 제일 상단에 있다. 물국수는 국물이 생명, 시원하고 약간 달근하며 신맛은 산뜻할 만큼만 있다. 산뜻한 맛에 깊이를 품었다. 국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자꾸 수저가 간다.
면은 탱탱, 쫄깃하다. 찬 국물에 움츠린 국수가 수준높은 국물에 잘 어울린다.
비빔면 : 비빔면이 겁나는 이유는 이유없이 맵기 때문이다. 매운 맛으로 온갖 맛을 다 눌러 버리고, 통각을 맛으로 감추어버리는 횡포가 싫어서다. 실제로 너무 매운 것은 입도 위도 아프다.
매운 맛에도 수위가 있고 깊이가 있다. 즐길 수 있을 만하게, 그래서 몸에 무리가 아닌 영양을 공급할 만큼만 매워야 한다. 너무 매운 맛은 또 대개 강한 염도를 동반한다. 그래서 혀를 마비시키면서 맛있다고 착각하게 한다.
매운맛이 본연의 맛만으로 다가와서 부담스럽지 않게, 그 속에 담긴 부드러운 맛까지 즐기게 한다. 땅콩가루, 덩어리가 남은 땅콩 고명 씹히는 맛이 고소하고 매운 맛과 잘 어울린다.
맛있는 비빔면이다. 물국수처럼 차지 않아도 여름 음식으로 훌륭한 제몫을 한다.
메밀이 배추와 미나리를 맛뵈기로 담았다. 그러나 배추 내, 미나리 내는 그대로 남아 메밀전을 채소전으로 만든다. 시골스러운 정취가 부드러운 맛으로 다가온다.
얇게 부친 전이 솜씨도 프로다. 두 장의 전이 입맛을 동하게 한다. 먼저 나오는 전이 도망가는 여름 입맛을 확실히 잡는다.
메밀 향연이다. 메밀 막국수, 전, 만두, 메밀 변주로 잔칫상을 차렸다. 만두는 채소 속이 풍부해 좋다.
물김치가 물국수에도 비빔국수에도 좋다. 비빔국수에는 맛을 부드럽게 하며 사각거리는 맛이 국수와 어울려 식감을 더 살려낸다.
막대 깍두기는 물국수에 더 어울린다. 채 익지 않는 깍두기가 서걱거리며 서걱거리는 얼음국수를 더 서걱거리게 한다.
3. 먹은 후 : <진천 농다리 구경>
3,4키로 인근에 있는 진천 농다리를 구경하면 충북의 또 다른 문화적 향기에 빠지게 된다. 의외로 깊은 산의 정기를 메밀에 담아 먹은 후에 옛적 조상의 슬기, 지네형 다리 농다리를 건너보는 맛은 우리 생활문화의 탄탄함을 실감할 수 있게 한다. 거기 담긴 <오뉘 힘내기>전설까지 상기하면 산간 지역 메밀의 맛이 농다리와 얼마나 어울리는 민속문화인지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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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막국수 말만 들어도 회가 동하는 강원도 사람입니다. 어려서부터 막국수를 먹고 자라, 지금도 고향에만 가면 막국수부터 찾습니다. 얼마 전 제가 사는 동네 막국수집에 갔다가 세 젓갈도 못 뜨고 나왔습니다. 맛 없게 만드는 시합에 출전하면 대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원도 막국수만 제대로 막국수 맛을 내는 줄 알고 있는데, 진천에도 막국수다운 막국수가 있네요. 좋은 정보 감사 드립니다.
저도 예상밖이었습니다. 먹을 만합니다. 프로급 솜씨에다 성의도 있습니다. 시골이라선지 양도 많습니다. 농다리도 초평호수까지 끼고 있어 자연풍광과 역사유적이 함께 있는 곳으로 다녀올 만한 곳입니다. 구경하고 산책하고 돌아오면서 먹기에 딱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하루 나들이 코스로 추천합니다.